이 밤이 지나면
우린 달리는 것과 흐르는 것들의 목적지에 닿을 거야
그곳에선 너와 나의 이름을
말하는 이도 부르는 이도 없겠지만-
태양 아래에 서서
나는 너의 무늬들을 기억하고 하나하나 불러줄게
야간주행, 배수연
"엄마가 전에 말했잖아.
사랑은 어쩌면 달나라에 가는 것과 비슷한 거라고,
그러니까 내 말은, 달나라에서 살 수는 없지만,
그곳에 찍은 발자국은 영원하다는 의미이지."
엄마의 집, 전경린
미치기 직전의 상태로 끝까지 살아가는 식물처럼
나는 아프고 너는 지켜보기만 했는데
너를 좋아해서 웃어만 지는 얼굴
온갖 것들의 낮, 유계영
내 이름은 비정성시
비정하고 성스러운 도시에서 다시 만나자
그땐 우리 가파른 검은 계단을
베고 누워 나란히 잠들기로 하자
죽어도 헤어지지 않을 해피 엔딩이란 없겠지만
저예산 영화제작소, 김은경
끔찍함마저 끌어안아야 어른이지
울지 않아야 어른인거지
반지하 앨리스, 신현림
첫댓글 고마워 엄마의 집 너무 좋다
제목보고 감탄하면서 들어옴... 다 너무 좋다
사랑에 대한 양극의 감정을 담는 시들이 많아서 좋다 불행은 있어도 그 안의 행복을 지우지 않는 것 같아서 좋아 좋은 시들 고마워
같은 언어를 쓰지만 정말 다르다 어쩜 저렇게 감각적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