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과바람
깊은 산속 벼랑위
바위끝에 호올로 서있는 소나무
눈과 비와 바람을
작은 가슴으로 다 받아들이며
일년사시 푸르른체
제 자리를 변함없이 지키고 있건만
소나무 사이로 불어오는 바람은
어이하여 이리불고 저리 불어 가는가
송화가루 날리는 부드러운 봄바람
온 산을 그윽한 솔 향기로 채우고
숨은벽 사이로 불어오는 청량한 여름바람
힘겨워 산에 오르는 사람들의 이마를 씻어주네
높은 하늘을 지나는 맑은 가을 바람
단풍나무를 지나 사철 푸르른 소나무로 불어오고
눈꽃 나르는 매서운 겨울바람
소나무의 고고함을 빛내주네
한곳을 그대로 지키는 소나무는
봄 여름 가을 겨울 변함없이 그 홀로 푸르고
계절따라 다른 모습으로 불어오는 솔바람은
소나무를 벗어나 멀리 사라지고 없는것 같아도
언제나 다시 돌아와
소나무와 오래 오래 벗하며 지내네
2003.5 지산
출처: 전국 보조출연자 노동조합 원문보기 글쓴이: 지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