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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식 입교한 68기 사관생도들의 가입교 일일훈련소식(10.1.15 ~ 2.17)을 종합하여 게시합니다.
* 출처 : 해사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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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5일
오늘 해군사관학교 제68기 신입생 가입교식에 참석하여 주신 부모님과 가족, 친지분들에게 우선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가입교식 이후 진행되었던 함정견학은 즐거우셨는지요? 마음 같아서는 제가 끝까지 안내해 드리고 싶었지만 금쪽같은 신입생들을 놔둘 수 없는 상황이어서 그러지 못한 점을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가입교식에 참석하지 못하신 부모님과 친지분들은 아쉽지만 ‘훈련사진’과 ‘동영상’란에 게시되어 있는 자료를 보시면서 위안을 삼으시길 바랍니다.
우리 신입생들은 인호관에서 가입교식을 마치고 앞으로 5주간 훈련을 실시하게 될 신입생대대로 이동하여 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아마 총원이 같이 찍은 사진에서는 자제분의 얼굴을 찾아보기가 어려우셨을 겁니다. 저도 지금 제가 신입생때 찍은 사진을 보면 잘 찾지 못한답니다. 그러나 소대별로 찍은 사진에서는 쉽게 찾으실 수 있을 겁니다. 멋지게 잘 나왔는지요?
사진촬영 이후 앞으로 생활하게 될 내무실을 확인하고 군복과 체육복, 운동화 등 보급품을 지급하고 몸에 잘 맞는지 확인하였습니다. 간간히 체격이 좋은(?) 신입생들도 있던데 아마도 5주후에는 지금보다 더욱 멋진 모습을 보실 수 있게 되실 겁니다. 물론 사무용도품이나 화장품 등 신입생들이 생활하는 데 불편함이 없도록 준비하였으니 부모님들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보급품을 나눠준 후 저녁식사를 실시하였습니다. 영양사가 신입생들이 온다고 좋은 메뉴를 준비해 주어서 그런지 신입생들이 맛있게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그러한 모습을 보니 제 마음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앞으로도 영양가 있고 질 좋은 식단으로 신입생들의 건강유지와 체력강화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저녁식사 후에는 이발을 실시하였습니다. 아마 처음으로 머리를 짧게 깍는 신입생들이 대부분이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짧은 머리를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으십니다. 사관학교 입교 후에는 멋지게 두발관리를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여생도의 경우 머리를 기를 수도 있습니다. 이발 후 목욕탕에 온수를 준비하여 충분한 시간동안 목욕을 하였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동기생들과 좀 더 가까워지고 앞으로 있을 가입교훈련을 준비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참! 여생도 이발은 여성 미용사가 실시하고 있으며, 목욕탕 또한 따로 준비되어 있으니, 여생도 부모님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목욕 후에는 제가 신입생들에게 가입교 훈련의 목적과 사관생도 신분의 중요성과 의미에 대해 설명해주고 앞으로 5주간의 훈련에 최선을 다해주기를 당부하였습니다. 오늘 제가 한명 한명 바라보았던 신입생들 모두가 5주 후 입교식까지 볼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우리 신입생들이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선택한 사관생도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 부탁드립니다.
오늘 밤은 아마도 신입생들에게는 생소한 밤이 될 듯 싶습니다. 대부분 처음보는 동기생들과 한방에서 아직은 낯선 내무실에서 첫날 밤을 보내야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낯선 밤은 곧 익숙해질 것이고 훈훈하게 잘 수 있도록 난방을 충분히 하고 있습니다. 해군사관학교와 여러분의 훌륭한 자제분을 믿으시고 오늘 편안한 밤 보내시기를 기원드립니다.
‘공지사항’란에 신입생 중대와 소대 편성을 게시하였습니다. 앞으로 ‘격려의 한마디’란에 글을 올리실 때에는 중대와 소대를 적으셔서 글을 올려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부모님들께서 걱정하지 않으시도록 매일 훈련소식을 전해드릴 예정입니다. 제가 작가가 아니다 보니 표현이나 용어사용에 있어 적절치 못한 부분이 있더라도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주시고 우리 신입생들의 건강한 가입교훈련 소식에 많은 격려 부탁드립니다. 혹시 문의사항이 있으신 경우에는 언제라도 ‘궁금합니다.’란에 문의하시면 가능한 빠른 시간 내에 답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내일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시고 항상 건강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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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6일
토요일인데 오늘 하루 잘 보내셨습니까? 자제분들과 같이 있으셨다면 주말이라 가까운 공원에라도 다녀오셨을텐데 많이 허전하셨죠? 하지만 너무 서운해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소중한 자제분들은 국가를 위해 큰 일을 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계획된 일정을 잘 해내고 있습니다.
오늘 아침에는 제2체련장(신입생들이 훈련받는 운동장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에서 건강하고 신선한 소리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그 소리는 바로 신입생들이 처음으로 아침 뜀걸음(조깅)을 실시하는 소리였습니다. 아직은 다소 구령(발 맞추는 소리)이나 뛰는 것이 사관생도들의 모습에는 미치지 못하나 첫날부터 많은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점차 나아질 것이고 5주 후에는 세상에서 가장 늠름하고 멋진 뜀걸음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아마 아침 잠이 많았던 신입생들은 오늘 아침에 일어나는 것이 조금 힘들었을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또한 가입교 훈련이 끝날 때쯤이면 자연스럽게 여겨질 수 있을 겁니다. 사관생도가 된 후 첫 외박시 부모님들께서 예전과는 다른 모습의 자제분을 보실 수 있을 것을 기대하셔도 좋습니다.
아침식사를 하고 난 후 건강한 가입교 훈련기간과 생도생활을 위해 신종플루, 파상풍 예방접종을 실시하였습니다. 물론 고등학교나 사회에서 미리 접종한 신입생들은 예방접종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예방접종을 하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았는데 신입생 모두 사관생도가 되기에 전혀 손색없이 주사바늘을 두려워하지 않고 당당하게 접종하는 모습을 보니 잘 교육시키고 훈련시켜 지금의 모습을 지킬 수 있게 해줘야겠다는 생각을 다시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점심식사 후에는 저를 도와 신입생훈련을 책임지고 있는 훈육관이 신입생들과 만남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신입생들이 스스로 목적의식을 가지고 자율적으로 훈련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동기를 부여하였습니다. 또한 동기생의 소중함과 단결의 의미도 강조하였습니다. 훈육관시간이 종료된 후에는 제가 가입교훈련 일정에 대해 신입생들에게 교육하고 대화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시간을 통해 신입생들이 앞으로 받아야 할 교육과 훈련 내용을 이해하고 적극적인 훈련참여를 할 수 있도록 강조하였습니다. 교육시간 내내 열심히 경청하고 우렁차게 대답하는 신입생들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 훈련을 잘 받을 수 있겠다는 믿음도 강해졌습니다. 저의 작은 바람은 이러한 시간을 통해 신입생들이 훈련기간 동안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사관생도로서 자긍심을 가져 주었으면 하는 것입니다. 물론 그렇게 하기 위해 저와 훈육장교, 조교생도들은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입니다.
이후에 약 2시간 동안 조교생도들이 신입생들을 안내하여 학교 시설물 견학을 실시하였습니다. 훈련을 시작하기 전 지금 1학년생도(67기)들에게 “가입교 훈련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여러 가지를 이야기 한 것 중에 학교 시설물 견학에 대해 좋은 기억들을 가졌던 것처럼, 68기 신입생들도 이 시간을 통해 사관생도가 된 후 생활하게 될 사관학교 시설물과 유례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다행이 진해 날씨가 춥지 않아서 견학시간 동안 큰 고생은 없었습니다.
저녁시간에는 군복을 착용하고 개인사진촬영을 실시하였습니다. 아직까지 군복을 입은 모습이 다소 어색해 보이기는 하지만 나중에는 자연스럽고 멋진 모습으로 변화될 것입니다. 그리고나서 생도생활에 필요한 내무실 정돈법과 복장 착용법 등을 교육하였습니다. 어제 보급품을 나누어 주고 어떻게 정리하고 있는지 보았더니 개인마다 다 다른 것을 보았습니다. 어떤 신입생은 양말을 놓아야 할 곳에 내의를 놓고, 또 어떤 신입생들은 내의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하는 것도 보았습니다. 그러나 오늘 교육을 통해 이제는 개인 물건을 어떻게 정리하는 것이 생활하는데 가장 편안하고 효율적인지를 알게 되었을 것입니다. 물론 이러한 것들은 훈련기간을 통해 지속적으로 숙달시켜 나갈 것입니다. 나중에 부모님들께서는 올바르게 변화되어 있는 자제분들을 보시고 흡족해 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내일은 일요일입니다. 일요일이라 그렇게 힘들거나 어려운 훈련일정은 없습니다. 오전에 사관생도로서 그리고 군인으로서 갖추어야할 기본적인 제식동작과 국군도수체조를 배운 후 오후에는 입교 후 입게 될 사관생도 근무복, 정복, 예식복 등 피복류를 체척할 예정입니다. 제 경험으로 비추어 내일 체척한 피복류의 크기에서 최소한 1~2번은 수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수정을 많이 하면 할수록 몸이 건강해지는 것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입니다.(쉽게 말씀드리자면 살이 많이 빠지고 건강해 진다는 의미입니다. ^^) 그리고 저녁시간에는 소대모임을 통해 아직 서먹서먹한 신입생들 간에 서로 친해질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어렵고 힘든 시기일수록 바로 옆에 있는 사람들이 가장 소중하다는 것은 부모님들께서도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야간에는 처음으로 군복을 입고 비상소집을 하여 뜀걸음(조깅)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처음이라 긴 거리는 실시하지 않고 2km정도를 가볍게 빠른 걸음 수준으로 실시할 것입니다. 물론 신입생들의 적응기간이 지나고 나면 시간이 지날수록 거리는 조금씩 늘여나갈 예정입니다.
이제 신입생들이 점호를 마치고 잠자리에 들 시간입니다. 자제분들에 대해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편안한 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직접 만나시거나 전화통화는 하실 수 없지만 꿈속에서라도 신입생들에게 격려와 사랑 많이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그러한 부모님들의 사랑과 관심이 지금 편안하게 자고 있는 신입생들에게 긍정의 에너지가 될 것입니다. 그리고 밤에 춥게 자는지 걱정은 안하셔도 됩니다. 조교생도들과 훈련관들이 돌아가면서 온도를 확인하고 건조할 경우 내무실에 물도 뿌려주며 신입생들 건강에 각별히 유의하고 있습니다.
그럼 내일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편안히 주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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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7일
벌써 신입생들이 해군사관학교에 들어 온지 3일째입니다. 아마도 부모님들께서는 하루하루가 일주일, 한달같이 길게 느껴지실 겁니다. 그러나 너무 염려하지 마십시오. 신입생들은 이곳에서 멋진 사관생도가 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생활하고 있답니다. 새가 알에서 깨어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두꺼운 껍질을 깨고 나와야 하듯, 지금 신입생들도 강하고 멋진 사관생도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답니다.
오늘 이 곳 진해 해군사관학교 날씨는 겨울날씨답지 않게 맑은 하늘에 구름도 한 점 없이 따뜻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신입생들의 모습도 더욱 씩씩해 보였습니다. 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오전에는 신입생들이 처음으로 제2체련장에서 국군도수체조교육과 제식훈련을 하였습니다. 국군도수체조 교육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았는데 역시 68기 신입생들의 능력은 매우 뛰어난 것 같습니다. 옛날과 같이 국민체조를 배우지도 않은 세대인데, 교관의 교육내용을 바로 이해하고 따라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한 학습능력을 보고 지도하는 교관도 놀랐을 정도입니다. 물론 처음이라 다소 어색한 부분이 있었던 것도 사실입니다만 생각했던 것보다 빠르게 배우고 익힐 것 같습니다. 그리고나서 제식훈련을 하였습니다. 오늘 실시한 제식훈련은 경례동작, 우향우, 좌향좌, 뒤로돌아 등 군인에게 가장 기본적인 동작들을 말합니다. 제식훈련 또한 오늘 훈련시간이 2시간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훈련이 끝나고 나서 나타나는 신입생들의 모습에 벌써부터 많은 절도와 패기가 배어나오고 있습니다. 아마 오늘보다는 내일이, 그리고 내일보다는 다음 주에 점차 더욱 멋지고 늠름한 모습으로 변화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경례동작시 “필승”을 외치는 모습은 이틀 전 가입교식에서 보여주던 모습과는 많이 다르게 씩씩하고 우렁차졌습니다. 그러한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의 가입교 시절이 떠오르기도 하여 신입생들 뒤에서 조용히 웃기도 하였답니다.
오후에는 사관생도가 되어 입게 될 정복, 예식복, 근무복 등을 체척하였습니다. 옆에서 제가 체격이 좋은(?)신입생들에게 “허리 크기를 좀 더 줄이는게 좋지 않겠나?”하고 이야기 하였더니 “몸에 맞지 않을 것 같습니다.” 하고 대답하더군요. 그래서 허리를 줄이라고 더는 강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2주 후에 체척된 옷을 수정할 때 제 말을 들을 걸 하고 후회하게 될 겁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몸이 건강해져 옷이 크게 되면 다시 몸에 잘 맞도록 수정하여 입교식때에는 가장 멋진 제복을 입고 부모님께 인사드리게 될 겁니다. 체척하면서 신입생들에게 “꼭 가입교 훈련기간을 건강하게 마치고, 지금 체척하고 있는 옷들을 모두 입기를 바란다”하고 말했더니 신입생들이 모두 밝은 표정으로 “네! 알겠습니다.”하고 우렁차게 대답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고나니 더욱 더 신입생들 교육훈련에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훈육하여 가입교한 신입생 162명 모두를 입교시켜야겠다는 굳은 마음을 다지게 되었습니다. 피복류 체척이 끝난 후에는 소대모임을 실시하였습니다. 지금 신입생들은 소대별로 구분되어 있으나 아직은 같은 내무실을 사용하는 3~4명을 제외하고는 서로 잘 모르는 상황입니다. 특히 여생도들은 여생도들끼리 생활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습니다. 소대모임을 하고 있는 것을 가만히 살펴보니 우리 68기생들의 재능이 아주 많은 것 같습니다. 자기 소개할 때도 개성 있게 잘 하고, 장기자랑을 시켰더니 노래하는 생도, 춤을 추거나 랩을 하는 생도, 또 수화를 보여주는 생도 등 다재다능한 신입생이 많았습니다. 또한 이름 외우기 게임을 통해 동기생들 간에 관심을 부여하고 “68기 우리는 하나다”라는 의식을 심어주고, 질문시간을 통해 궁금증을 해소해 주었습니다. 주로 질문하는 내용은 사관생도가 되면 생활이 가입교때와 어떻게 바뀌는지, 생도생활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인지 등 사관생도 생활에 대한 질문이 아주 많았습니다. 이는 모든 신입생들이 가입교 훈련을 잘 마치고 정식 사관생도가 되어 입교하기를 희망하는 것임을 저는 느꼈습니다. 물론 이러한 소대모임시간을 통해 신입생들이 화장실은 잘 다니는지 생활하는데 어려움은 없는지 등 세심하게 확인하고 있습니다.
저녁시간에는 생도생활에 필요한 내무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아니 어제도 실시하였는데 오늘도 왜 또 하냐고요? 군에 다녀오신 아버님들은 아시겠지만 내무생활하는 방법은 한번 알려 주었다고 해서 바로 체득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매일 매일 시간이 있을 때마다 조교생도들이 관심을 가지고 반복교육을 해야 사관생도가 되어 생도생활을 할 때 잘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매일 교육의 중점은 바뀌게 됩니다. 오늘 내무생활 교육중점은 당직서는 법, 개인용품에 기명하는 법(모두 똑 같은 것을 보급 받았기 때문에 속 내의부터 모든 것에 개인 이름을 적어야 동기생 것과 바뀌지 않겠지요? 물론, 기명하기 쉽도록 개인별로 스탬프도 제작해서 미리 나누어주었습니다.) 직각식사 하는 법 등입니다.
야간에는 처음으로 비상소집훈련을 하였습니다. 첫날이라 제2체련장에 집합하여 몸 풀고 가볍게 5바퀴정도 뜀걸음하였습니다. 거리로는 2km정도 됩니다. 이번 주 야간에 뜀걸음 훈련은 적응기간을 두기 위해 서서히 단계적으로 신입생들 뜀걸음 능력을 보면서 거리를 늘여갈 예정이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참, 야외에서 훈련할 때에는 항상 군의관과 구급차가 준비되어 있어 만일의 사태에 항상 대비하고 있습니다. 뜀걸음 훈련시 우렁차게 구호를 붙이는 신입생들을 바라보고 있자니 이제 가입교훈련이 정말 시작이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부모님들과 친구 분들의 격려와 사랑이 더욱 많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지금과 같이 훈련이 끝날 때까지 계속적인 성원 부탁드립니다.
오늘 한 소대에서 생일인 신입생이 있었습니다. ‘격려의 글’란을 꼼꼼히 보신 분은 누구인지 아실겁니다. 그래서 소대장생도가 작은 선물(?)을 준비하여 주었습니다. 바로 초코파이입니다. 가입교 이후 신입생들이 단 것을 먹지 못해 많이 즐거워했을 겁니다. 많이 준비는 하지 못했고 소대 동기들의 마음이 하나되라는 의미로 초코파이 1개를 소대원들이 나눠먹도록 했습니다. 밖에서는 먹을 생각도 하지 않던 초코파이 한 조각의 소중한 맛과 진한 동기생애를 느낄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는 의미에서 실시하는 것입니다. 혹시 너무 하다는 생각을 하시는 부모님들도 계실지 모르겠으나 나중에는 원하는 만큼 먹을 수 있는 시간도 있으니 너무 상심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일은 이제 본격적으로 가입교 훈련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오전에는 제식훈련과 해군사관학교 소개, 군인기본 정신교육, 병기(어머님들을 위해 간략히 설명 드리면 “총”을 말합니다. ^&^) 수여식 등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특히 병기 수여식은 제가 대표생도에게, 그리고 각 소대장생도가 해당소대 신입생들에게 병기를 직접 전달해 주어 일반 학생신분에서 사관생도로의 신분전환 의미를 강조할 예정입니다. 아마 대부분의 신입생들이 실제 병기를 처음 접하기 때문에 다소 흥분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할 겁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병기가 자기 애인과 같이 느껴질 겁니다. 아버님들은 제가 드리는 말씀을 잘 이해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체력단련과 사관학교 의무대장이 의무교육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체력단련은 가입교식을 했던 인호관(실내체육관)에서 체육교관이 실시할 예정입니다. 몸에 무리가 가지 않으면서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5주간의 체력단련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니 부모님들께서는 신입생들이 너무 힘들지 않을까하고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야간에는 군악대장과 성악병이 와서 군가교육을 실시할 예정입니다.(신디사이저로 반주하면서 연습할 겁니다.) 점점 더 군인다운 모습으로 변해가는 모습이 그려지시죠 ^ ^
글을 쓰다 보니 벌써 늦은 시간이 되었네요. 일일훈련소식에 관심을 가져주시는 부모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지금 이 시간에 우리 68기 신입생들은 하루 일과를 마치고 편안한 꿈나라에 가 있습니다. 부모님들께서도 편안한 밤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꼭 꿈에서 소중한 자제분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시길 기원드립니다.
그럼 내일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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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8일
오늘 이곳 사관학교 날씨는 어제보다 더욱 따뜻하여 벌써 봄이 온 것은 아닌가하고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날씨가 춥지 않아서 부모님들께서는 안심이 되시죠? 하지만 훈련을 집행하는 저로서는 조금 아쉬운 마음(?)도 있답니다. 왜냐하면 가입교 훈련기간 중에 가장 힘든 여건에서 훈련을 하고 견디어야 나중에 사관생도가 되고 해군, 해병대 장교가 되었을 때 어떠한 상황에서라도 부여된 임무를 완수할 수 있는 능력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런 말씀을 드리는 제가 너무 혹독하다고 서운해 하시지는 않았으면 합니다. 저도 사랑스러운 후배들이 사관학교생활과 더 나아가 장교로 임관되어 국가를 위해 일할 수 있는 큰 재목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물론 날씨가 좋다고 해서 계획된 훈련보다 더 하지는 않습니다. 모든 훈련은 체계적이고 단계적으로 계획되어 진행되고 있으니 안심하십시오.
오늘도 신입생들은 절도 있는 군인의 모습을 갖춰 나가기 위해 제식훈련을 하였습니다. 어제 말씀드린 것처럼 하루가 다르게, 아니 오전과 오후가 다르게 신입생들의 모습에서 군인의 멋과 강인함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앞으로 5주 후 입교식에서 멋진 모습을 기대하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해군사관학교 소개교육을 통해 앞으로 모교가 될 사관학교에 대해 좀 더 이해할 수 있는 시간도 가졌고, 의무대장이 사관학교의 의무대 소개와 각종 질병예방법, 의약상식 등을 교육하였습니다.
오늘 교육훈련 일정 중 특이할 만한 사항은 병기수여식을 실시하였다는 것입니다. 이제 신입생들에게 각자 새로운 애인(?)이 생겼습니다. 이 병기는 앞으로 5주간 신입생들에게 소중한 친구가 되기도 하고 신입생을 지켜주는 수호신이 되기도 할 것입니다. 병기 수여식을 하면서 간단한 행사를 하였는데 저는 신입생들이 잘 하지 못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신입생들이 병기다루는 법이라든지 병기를 가지고 경례하는 법 등을 교육받지 못하였기 때문이죠. 그런데 행사를 하면서 제법 병기를 잘 다루는 것이었습니다. 행사 시작하기 전에 약 20분정도 교육하였는데 이정도이니 앞으로 정해진 교육일정에 따라 교육을 받게 되면 정말 멋진 군인이자 사관생도가 될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후에는 병기를 수여받은 기념(?)으로 행군을 하였습니다. 행군이라는 단어에 너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신입생들에게 행군에 대한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 짧은 거리를 산책삼아 다녀왔습니다. 부모님들께서도 가입교식때 보셨지만 사관학교 전경이 얼마나 아름답습니까? 아마 신입생들도 오늘 행군을 통해 사관학교의 아름다운 모습도 보고, 행군능력도 키우고, 신선한 공기도 마시고 아주 보람차게 느꼈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물론 처음 병기를 가지고 하는 행군이라 다소 어색한 모습도 눈에 보였지만 앞으로 잘 해내리라 생각합니다.
저녁에는 군악대장이 와서 군가교육을 하였습니다. 군가를 배우는 것은 누구에게나 신나는 일인 모양입니다. 어쩌면 항상 귀에 MP3를 꽂고 음악을 즐겨듣던 세대들이라 더욱 즐겁게 배운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듭니다. 군가도 부르다 보면 그 어떤 노래보다도 즐겁고 경쾌하고 의미 있는 노래라는 것을 우리 아버님들께서는 잘 아실 겁니다. 요즘 신세대 노래는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어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저도 벌써 젊은 세대와 같이 어울리기 어려운 세대가 되어가나 봅니다. ㅠ ㅠ
군가교육을 마치고 신입생들은 어제와 같은 거리로 뜀걸음을 하고 세면하고 나서 지금은 모두 꿈 속에서 부모님들을 뵈러 달려가고 있을 겁니다. 꿈속에서라도 찾아오면 반갑게 안아주시기 바랍니다.
내일은 제식훈련과 행군훈련 그리고 신입생들에게는 즐거운 소대모임이 계획되어있습니다. 같은 또래끼리 한 곳에 모여 자기소개도 하고 내무생활교육도 받는 소대모임은 신입생들 입장에서는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 중 하나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오늘 하루도 신입생들의 변화되어 가는 모습을 보며 보람차게 보낸 것 같습니다. 그리고 가입교 훈련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만큼 격려의 글에 부모님들의 관심과 사랑을 많이 남겨주시기 바랍니다. 아주 많이 목마를 때 물 한잔이 소중한 것처럼 지금 신입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부모님들의 격려입니다.
오늘 하루도 편안히 주무시고 소중한 자녀분들을 위해 기도해주시기 바랍니다. 오늘 진해는 구름 한점없이 맑은 날이라 별이 많이 보입니다. 그럼 내일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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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19일
오늘 날씨도 어제처럼 따뜻한 기운이 넘칩니다. 하지만 구름이 조금 끼어있는 하루였습니다. 주간 일기예보를 보니 이제 날씨가 조금 추워진다고 합니다. 혹시 비가 올지도 모른다고도 하고요.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십시오. 날씨가 추워지면 춥지 않도록 밤에는 내무실 난방에 관심을 가질 것이고, 낮에는 열심히 운동시켜 체온이 떨어지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혹시 비가 온다고 해도 걱정하실 필요 없으십니다. 비가 오면 실외훈련은 실내 체육관에서 실시할 예정입니다. 물론 실내체육관까지 이동하는 동안은 우의를 착용하고 가기 때문에 조금은 맞을 수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훈련을 시작한지 2일이 지났습니다. 2일 만에 우리 신입생들이 아주 많이 바뀌었습니다. 경례태도도 좋아지고, 제식훈련 덕에 군인다운 걸음걸이도 점점 더 멋져지고 있습니다. 어제만 하더라도 제식훈련 할 때 정지 간에 방향이동도 어색했는데 오늘은 이동하면서도 잘 합니다. 물론 아직도 구령을 잘 듣지 못해 옆 동기생과 부딪치는 신입생도 있습니다. 곧 나아지겠지요.
오늘은 야외에서 하는 훈련이 많이 있었습니다. 오전, 오후 제식훈련을 하였고 저녁식사 전에 가볍게 행군 적응훈련으로 산책하는 수준으로 아름다운 사관학교를 보았습니다.. 어제 병기 수여식 이후부터 병기를 가지고 행군을 하였는데 이제 제법 군인다운 모습이 나타납니다. 어제 처음 병기를 가지고 훈련 할 때는 거의 꿩 총(사냥꾼이 사냥총을 메는 모습을 상상하시면 됩니다.) 수준이었는데 말입니다. 하루하루 군인다워지는 모습을 곧 동영상과 사진자료를 통해 보실 수 있으실 겁니다.
이번 주 저녁시간에는 매일 군가훈련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신입생 입장에서는 매우 신나는 일이겠지요. 오늘도 1시간 동안 즐겁게 군가를 배웠습니다. 노래라는 것이 참 묘한 힘이 있는 모양입니다. 잠깐 군가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봤는데 어찌나 재미있어 하든지. 제가 너무 오래있으면 그 재미를 깰 것 같아 “열심히 배워서 나중에 뜀걸음 할 때 씩씩하게 불러야 한다.”고 말해주고는 바로 나왔습니다. 지금 생각해도 잘 한 행동인 것 같습니다. 그렇죠?
오늘 야간에는 점호준비를 평상시보다 조금 길게 하였습니다. 그동안 교육훈련하고, 보급품 수령하고, 신입생들 치수에 맞는 보급품으로 조정, 재보급하고 하느라고 청소가 조금 미진해서 구석구석 먼지하나 없이 깨끗하게 정리하라고 그렇게 하였습니다. 오늘 청소하면서 신입생들이 그 동안 어머님이 얼마나 고생하셨구나 하고 느꼈을 겁니다. 그래서 군에 오면 효자가 된다고 하는 모양입니다. 물론 제 입장에서는 청소상태가 마음에 들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것도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나아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저의 임무이기도 하고요. 점호 후에는 소대모임을 가졌습니다. 전에도 한번 갖기는 했으나 사람 만남이라는 것이 어디 한번에 정이드나요 지속적으로 만나봐야지요. 앞으로도 일주에일 1~2번 정도는 소대모임을 계속 실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소대모임시에 환자에 대해서도 자세히 확인하였습니다. 집 나와서는 건강한게 최고 아니겠습니까? 미리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사항들은 예방하고 또 신입생 개인마다의 신체적 특징을 알고 있는 것이 가입교 훈련을 잘 해나가도록 지도하는데 도움이 되겠지요. 소대모임 후에 바로 취침하여 신입생들에게는 아주 편안한 밤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자율적인 체력단련에 대해 간략히 말씁 드리겠습니다. 먼저 매 식사하기 전에 자율적으로 턱걸이, 윗몸일으키기, 팔굽혀펴기 종목을 하고 있습니다. 어떤 신입생은 체력적인 면에서는 지금 사관생도를 시켜도 될만큼 훌륭한 생도가 있는가 하면 또 어떤 생도는 조금 많은 노력이 필요한 생도도 있습니다. 하지만 꾸준하게 하는 것 만큼 효과가 큰 것이 없는 것처럼 5주라는 시간동안 지속적으로 한다면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이라 생각됩니다. 참! 체력단련을 하면서도 동기생애를 느낄 수 있다는 것을 오늘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어떤 종목인지 아십니까? 바로 턱걸이입니다. 다소 이해가 안되시는 부모님들도 계시겠지만 턱걸이를 하는 동안 동기생이 밑에서 받쳐주며 턱걸이를 하는 생도를 도와주는 것입니다. 물론 잘하는 생도는 그럴 필요가 없겠지요.
내일은 제식훈련을 숙달시키고 충무공과 장보고 정신에 대해 교육할 예정입니다. 저녁에는 목욕도 실시할 것이고요. 신입생들에게 오늘보다 조금은 신체적으로 여유 있는 하루가 될 것 같습니다.
가입교 훈련 이후에 TV를 볼 수 없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신입생들에게 세상소식도 알려줄 겸 오늘 밤에는 인터넷을 통해 세상소식도 간단히 확인해 볼 예정입니다. 그럼 편히 주무시기 바랍니다. 저는 내일 또 인사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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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20일
아침에 눈을 떠보니 창밖에 하얀 안개가 가득하고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습니다. 덕분에 우리 신입생들은 체련장에서 아침 뜀걸음을 하지 않고 실내에서 체조로 대신하였습니다. 신입생들 입장에서야 속으로 쾌재를 불렀겠지만 제 마음은 많이 아쉬웠답니다. 왜냐하면 체력이라는 것이 하루라도 쉬지 말고 계속 단련 해줘야 효과가 있는데 말입니다. 보약을 먹는 것과 같이요. 어쨌든 신입생들과 부모님들 입장에서는 올해 하느님께서 많이 도와(?)주시는 모양입니다.
오늘은 해군의 정신 중 충무공과 장보고 정신을 사관학교 교수님께서 생도들에게 교육하였습니다. 충무공과 장보고에 대한 것은 우리 부모님들도 많이 알고 계시리라 생각됩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지금 충무공의 어록 중 신입생들에게 가장 필요한 2가지가 생각납니다. 첫째가 옥포해전에서 말씀하신 勿令妄動靜重如山(물령망동 정중여산)입니다. 이는 “함부로 가벼이 움직이지 말라. 태산같이 조용하고 신중하라”라는 뜻이라는 것을 아시고 계실겁니다. 둘째는 명량해전에서 하신 말씀인 今臣戰船尙有十二(금신전선 상유십이)로 “지금 신에게는 아직도 전선 12척이 있습니다.”입니다. 이 두 가지가 생각나는 것은 우리 신입생들이 사관학교를 고민해서 선택한 바와 같이 혹시 가입교 기간 중 작은 어려움과 고민으로 인해 마음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그 첫번째이고, 또 하나는 역사마저도 바꿔 쓸 수 있는 긍정의 힘을 우리 신입생들이 가져주기를 하는 마음이 그 두 번째 이유입니다. 우리 68기 신입생들이 잘 해주겠죠? 그리고 잘하도록 할 겁니다.
어제까지 제식훈련을 훌륭하게 교육받은 우리 신입생들이 오늘은 드디어 병기를 가지고 훈련을 시작하였습니다. 바로 집총훈련의 시작입니다. 점점 더 군인다워지고 있습니다. 물론 조교에게 병기에 대해 설명을 듣고 열심히 따라 하기는 하지만, 처음이라 병기다루는 모습이 영 마음에 차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번 한 주는 가슴 속에 “기다리자. 아니 기다려줘야 한다.”고 계속 다짐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이곳에서 가입교훈련을 받은 선배들이 그랬듯이 5주간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훈련을 받으면 68기도 분명히 잘해낼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오늘 저녁에도 신입생들이 신나하는 군가교육도 한 시간 하였습니다. 군악대장이 멋지게 생겨서 그런지 저 보다 군악대장을 더 좋아하는 것 같아 조금 샘이 나기도 합니다. ^&^ 오늘도 역시 군가시간을 신나하더군요. 하지만 이번 주까지만 군가교육을 하고 다음 주부터는 뜀걸음이나 행군 때 배운 군가를 불러야 하는데 잘 배우고 있나 모르겠습니다. 다음 소대모임시간에 소대장생도들에게 확인해보라고 시켜야 되겠습니다. 물론 모른다고 해서 큰 질책은 하지 않습니다. 다만 지금이 교육기간인만큼 모르고 있으면 재교육을 시켜야 되지 않겠습니까? 일국의 해군사관생도가 되어야 할 신입생들이 기본적인 군가를 몰라서야 안되겠지요.
군가교육을 마치고 오늘은 추위를 참는 내한훈련을 하였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날이 너무 따뜻해서 제가 의도했던 훈련목표를 100% 달성하지는 못한 것 같습니다. 저로서는 조금 아쉽습니다. 다음에는 주간 기상예보를 잘 확인해봐야 하겠습니다. 내한훈련이 끝나고 목욕탕에 따뜻한 물을 받아 목욕시키고 나서 지금 점호를 받고 있습니다. 점호가 끝나면 수양록에 일기를 쓰고 내일의 일과를 위해 모두 편히 잠을 자겠지요.
내일은 야외훈련이 조금 많습니다. 국군도수체조도 하고, 집총훈련도 합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십시오. 내일 야외훈련이 많은 만큼 내일 모래는 인격지도교육(매주 신부님, 목사님, 법사님께서 신입생들에 좋으신 말씀을 해주실 예정입니다.) 등 강의실에서 하는 교육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참! 어제부터 신입생들이 거주하고 있는 건물을 우리 신입생들이 지키기 시작했습니다. 동기생들이 서로 시간을 나누어 긴 밤을 지켜주니 우리 신입생들이 더욱 편안한 잠자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그래서 저도 마음이 더 놓입니다.
항상 서투른 글을 많이 읽어주시고 격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분명한 것은 부모님들께서 신입생들이 건강하고 씩씩하게 그리고 자긍심에 넘치는 사관생도가 되기를 바라시는 것처럼, 이 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도 진정으로 우리 68기 신입생들이 가입교훈련을 잘 마치고 정식 사관생도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럼 오늘은 이쯤에서 말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편안히 주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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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21일
오늘은 부모님들께 일일훈련 소식을 전해 드리는 시간이 좀 늦었습니다. 많이 기다리신 부모님들께 우선 죄송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하루 훈련이 끝나고 나면 훈육요원들과 조교생도들이 모여 그날 교육훈련에 문제점은 없었는지 그리고 다음날 교육훈련 준비는 잘 되었는지 회의하고 토의하다 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습니다.
어제까지 따뜻하던 진해 날씨가 오늘은 조금 쌀쌀해 졌습니다. 그렇다고 많이 추운날씨는 아니고 장갑을 벗고 다니면 조금 손이 시린 정도입니다. 강원도에 사시는 분들은 아마 이런 날씨를 봄날씨로 생각하실수도 있을 듯 합니다.
오늘 우리 신입생들은 국군도수체조도 배우고 어제 배웠던 집총훈련도 계속하였습니다. 어제 비가 와서 체련장에서 하지는 않았고요, 실내체육관에서 실시하였습니다. 국군도수체도 이제 제법 조교를 잘 따라합니다. 하지만, 아직도 왼쪽이 먼저인지, 그리고 오른쪽이 먼저인지 잘 모르는 신입생들이 있어 지켜보는 저는 재미있었답니다. 아마 그런 모습을 지켜보는 것이 저의 행복이 아닌가 합니다. 집총훈련도 어제와는 다르게 제법 군기가 잡혀갑니다. 다음 주까지 병기를 가지고 훈련하다보면 이제 병기가 곧 신체의 일부분이 된 것처럼 잘 다루겠지요. 오후에는 행군적응 훈련도 했는데 오늘 행군장소는 부모님들께서도 아실 것같아 설명드리겠습니다. 바로 단성로입니다. 부모님들 사관학교 견학하실 때 생도사에서 오른편에 보이던 작은 언덕 같은 곳이 있지요? 그 언덕에 있는 산책로가 바로 단성로입니다. 우리 신입생들이 사관학교에 입교하고 나서 봄에 면회오시면 좋은 산책 길이 될겁니다. 바다도 멋있고, 산책로도 예쁩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오늘 훈련한 신입생들에게는 그러한 것들이 잘 보이지 않았을 겁니다. 행군 군기를 유지하기 위해 앞 생도의 머리만 보거나 익숙치 않은 길에 발을 접질려 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발조심을 계속 시켰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입교 후에 여유있게 산책하게 되면 그 멋을 알게 되겠지요
저녁 먹기 전에는 개인 병기 손질을 하였습니다. 병기가 자기 애인이라는데 병기 기름으로 화장도 시켜주고 깔끔히 씻어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한 10일 후에 있을 사격시에 개인병기로 사격을 하는데 정비를 잘 해놔야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겠지요. 통로에 앉아 처음으로 자기 병기를 분해하고 청소하는 모습을 보니 “이제 너희도 진정으로 군인이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잘 분해하지 못하는 동기생을 도와주는 모습도 참 보기 좋았고요. 사람마다 능력이 다르기는 한 모양입니다. 한마디를 해도 바로 알아듣고 척척분해하는 생도가 있는가 하면 여러번 이야기 해도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생도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너무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병기분해를 잘 못한다고 해서 멋진 사관생도가 될 수 없는 것은 아니니까요(그래도 자기 병기를 자유자재로 손질하고 정비할 수 있는 능력은 갖춰야겠지요? ^&^)
저녁식사를 하고 오늘도 즐거운 군가교육시간을 가졌습니다. 이제 군가를 배울 수 있는 시간도 내일뿐이라 못내 아쉽습니다. 멋지게 생긴 군악대장이 오지 않아서 좋기(?)는 하지만 힘들 때 잠시 여유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끝나버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앞으로도 신입생들이 간간히 여유를 갖도록 소대모임이나 체육활동 등을 주기적으로 실시할 예정입니다.
야간에는 뜀걸음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적응기간을 갖기 위해 아직까지는 낮에 하는 훈련도 그렇고 야간에도 운동화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군복에 운동화가 어울리지는 않지만 그래도 부상을 예방하고 신입생들에게 적응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필요한 조치라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사관생도답지 않은 복장이 맘에 들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적응기간이 끝나고 나면 우리 신입생들이 군복에 군화를 착용하는 모습을 곧 보게 될 것 같습니다. 생각만 해도 너무 의젓하지 않습니까?
내일은 신부님께서 인격지도 교육을 하시고, 교장님께서 직접 신입생들에게 좋은 말씀을 해주실 예정입니다. 아마 가입교 훈련을 하고 싶은 마음이 지금보다 더욱 강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의욕도 충만해질테고요.그리고 처음으로 행군다운 행군을 할 예정입니다. 오늘까지는 평지 행군 적응력을 키웠지만 내일부터는 산악행군 적응력을 키워줄 예정입니다. 물론 거리는 짧게 시작해서 신입생들의 신체 피로도를 최소화할 예정입니다.
이제 그만 저도 정리하고 내일 일과를 준비해야겠습니다. 우리 신입생들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직접 만나보시고 통화 하실 수는 없으시겠지만 마음으로 많은 사랑 보내주시기 바랍니다.
그럼 저는 내일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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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22일
오늘도 이것저것 마무리하고 내일 일과지시하다 보니 부모님들께 소식 전해드리는 시간이 늦었습니다. 많이 기다리고 계셨을 텐데 죄송합니다. 오늘은 어제 알려드린바와 같이 좌학 시간이 많았습니다. 생도들에게 에너지를 충전해 줄수 있는 기회였던 것 같습니다.
오전에 신부님의 인격지도 교육이 있었습니다. 우리 생도들 입장에서는 오랜만에 부담없이 신부님의 좋은 말씀을 많이 들었을 거라 생각됩니다. 어렵고 힘들 때 신부님의 말씀이 얼마나 여유있었겠습니까! 물론 목사님과 법사님도 모두 인격지도 교육시간이 계획되어 있으니 혹시 다른 오해는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나서 사관학교 교수님께서 해군과 해병대 소개를 해주셨는데요, 아마 막연하게만 알고 있던 해군과 해병대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을 거라 생각되고, 이 시간을 통해 생도들이 자신의 꿈을 더욱 키워나갈 수 있는 계기가 되었을 겁니다.
오후에는 교장님께서 직접 신입생들에게 좋은 말씀을 해주셨습니다. 오늘 상담한 생도에게 들어보니 가슴이 뭉클할 정도로 큰 감동을 받았다고 합니다. 덕분에 사관학교를 선택한 것에 대한 자부심도 생기고, 가입교 훈련기간을 잘 마쳐 어렵고 힘든 시기에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는 진정한 승자가 되겠다고 합니다. 너무 의젓하고 멋지지 않습니까? 이제와 생각하니 군인으로서 가장 기본적인 것을 배우는 복종주에 교장님의 정신훈화시간을 계획한 것이 참 잘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교장님 정신훈화를 마치고 처음으로 산악행군 적응훈련을 하였습니다. 부모님들의 격려의 글을 읽던 중에 산악행군에 대해 걱정하시는 분이 계셔서 간단히 설명드리겠습니다. 대부분 아시겠지만 가입교 훈련의 꽃은 천자봉 행군과 옥포만 의식입니다. 두가지 모두다 필승주에 실시하게 되는데요 천자봉행군을 성공적으로 실시하기 위해서는 평지에서의 행군능력 뿐만 아니라 산에서의 행군능력도 키워야하기 때문에 사관학교의 영산 망해봉 등반훈련을 하는 것입니다. 뭐 훈련이라는 용어를 사용해서 그렇지 일반적인 표현을 빌면 가벼운(?) 등산 정도 생각하시면 됩니다. 물론 처음이기 때문에 거리는 짧게 했습니다. 차차 늘어날 예정이긴 합니다만.
첫 망해봉 등반치고는 우리 신입생들이 아주 잘해주었습니다. 단 한명의 환자도 발생하지 않고 안전하게 잘 마쳤답니다. 자랑스러운 우리 신입생들을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녁식사를 마친 후에는 드디어 마지막 군가교육을 하였습니다. 이제 필수 군가는 모두 배웠고 실전에서 사용할 일만 남았습니다. 아마 다음주부터는 우렁차고 씩씩한 군가가 사관학교에 퍼져 나갈겁니다. 하지만 당분간 우리 신입생들이 신디사이져 소리는 들을 수 없어 아쉬운 부분도 있습니다. 군가교육이 끝난 후에는 내한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내한훈련이 옥포만 의식은 아니고요, 생도들이 극기심을 함양하고 동기생의 따뜻한 체온을 느껴 서로의 소중함을 알게 해주는 훈련입니다. 물론 만일의 경우에 대비해서 구급차와 의무요원은 모두 배치된 상태에서 훈련을 집행하였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이틀 전에 실시한 것보다는 훈련목표를 제법 달성 했다고 생각됩니다.(진해날씨가 조금 싸늘했거든요) 계획된 훈련을 마치고 따뜻한 목욕탕에 목욕물 받아놓고 충분히 피로를 풀도록 조치했습니다
목욕이 끝난 후에는 점호 받고 지금은 편안한 꿈나라에서 행복한 꿈을 꾸고 있을 겁니다. 내일은 토요일이라 신입생들에 재미있는 일과가 계획되어있습니다. 바로 체육활동입니다. 아마 이 시간을 기다리는 생도들이 많았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종목은 부상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한 종목으로 선정했습니다. 체육활동하다 골절이라도 생기게 되면 해군에 큰 손실이 날 수 있기 때문에 가입교 기간 중에는 위험부상이 있는 종목을 피해 안전을 최우선 고려하여 종목을 선정하였습니다. 하지만 생도연대에 올라가게되면 많은 종목을 할 수 있으니 5주만 참아주시기 바랍니다. 아니죠, 이제 4주만 참으시면 됩니다.(벌써 신입생들이 들어온지 1주일이 지났습니다.) 그리고 오전에는 인성검사, 오후에는 체력검정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인성검사는 신입생들의 성격을 파악하는데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되고, 또 체력검정을 통해 신입생들의 체력을 확인해보려고 합니다.
이제 복종주도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습니다. 한주동안 심하게 변화된 환경에 우리 생도들이 잘 적응하고 있습니다. 다음주부터 시작되는 인내주에는 뜀걸음 거리가 조금 늘어날 예정이기는 하지만 이 또한 잘 적응하고 이겨내리라 생각됩니다. 꾸준한 관심을 가져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이것으로 소식을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편안히 주무시고요, 내일은 조금 일찍 소식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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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23일
세상살이가 그러하듯이 사람 마음먹기에 따라 세상이 달라보이는가 봅니다. 여느 때와 같은 아침이었는데 오늘 아침에는 주말이라 그런지 더 편안하고 안정되어 보입니다. 맑은 주말 날씨와 따뜻한 햇빛 때문에 더욱 그런 생각이 드는 모양입니다. 우리 신입생들 방에도 햇살이 들어왔을텐데 그 따뜻함을 잘 느꼈을지 모르겠습니다.
오전에 우리 신입생들은 인성검사를 실시하고 처음으로 주말점검을 받았습니다. 주말점검 준비할 때 한번 살펴보니 구멍난 양말을 꿰매고 있는 생도, 창틀을 닦고 있는 생도, 화장실을 청소하고 있는 생도, 내의를 정돈하고 있는 생도 등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신입생들 모두 이제 성인이 된 나이들인데도 불구하고 청소하고 준비하고 있는 손들이 왜이리 아이들 고사리손 같아 보이는지. 하지만 그 고사리 손들이 짧게는 가입교 훈련을 마치고 사관생도가 된 후 그리고 길게는 10년, 20년 뒤에 대한민국 해양을 지키고 국위를 전 세계에 선양할 수 있는 큰 손들이 되겠지요. 내무실을 돌아다니며 아픈 생도는 없는지, 훈련이 힘들지는 않은지 물었더니 모두 다 괜찮다고들 합니다. 참 기특하지요. 복종주가 지났는데 왜 아프지 않고 힘들지 않겠습니까?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사용해서 뻐근하기도 할테고, 그동안 생활하던 신체리듬과도 달라져서 힘들기도 했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 신입생들이 이제 사관생도가 되기 위해 서서히 변화되어가고 있는 모양입니다. 의젓해지고, 큰 꿈과 희망을 위해 작은 고통과 어려움은 숨길 줄도 알고. 이렇게 신입생들이 성숙해가는구나 하고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제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네요. 하지만 그래서 더욱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
오후에는 체력검정을 하였습니다. 종목은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오래달리기(1.5km)입니다. 지금 신입생들의 체력수준을 측정하기 위해서 실시하였는데 우리 신입생들이 하나라도 더하기 위해서 그리고 1초라도 더 좋은 기록을 내기위해서 얼굴이 벌게지도록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니 68기를 잘 뽑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습니다. 체력검정이 끝나고 박물관과 거북선을 배경으로 하여 소대사진 촬영을 하였습니다. 사진 많이 기다리셨죠? 벌써 홈페이지를 통해 보신 부모님들이 많으실겁니다. 1주일 전과 많이 달라졌나요? 혹시 1주일 전보다 여위어 보인다고 걱정은 하지마시기 바랍니다. 여윈 것이 아니라 건강해진 것입니다. 소대별 사진촬영이 끝난 후에 체련장에서 체육활동을 하였습니다. 항상 제식훈련이나 집총훈련 또는 뜀걸음 훈련으로 번호 붙이기와 구령만이 가득하던 체련장에 오늘은 “00소대 파이팅!, 잘하자, 이기자, 000 멋쟁이!” 등 파이팅을 외치는 소리가 넘쳐났습니다. 역시 젊음이 좋은 것 같습니다. 체력검정 하느라 많이 피곤했을텐데 말입니다. 공 4개로 160여명이 즐겁고, 행복한 것을 보니 운동중 구기종목이 참 경제적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참, 경기 후에 이긴 소대에게는 상품도 있었답니다. 상품내용은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다 알려드리면 입교식 후에 자제분과 하실 말씀이 없기 때문에 작은 여운을 남기는게 좋을 듯합니다. 입교식때 잊지 마시고 꼭 확인해주십시오
저녁식사를 한 후 행정시간을 갖고 뜀걸음 훈련을 하였습니다. 처음으로 체련장을 벗어나서 거리를 조금 늘려 뛰었습니다. 개인 간의 체력차이가 있어 힘들어 하는 생도도 있고 거뜬히 잘 뛰는 생도들도 있었습니다. 단체심을 함양하고 소속감을 배양하기 위해 가능하면 단 한명의 낙오자도 생기지 않도록 천천히 뛰었으니 혹시 체력이 약해 힘들지는 않았을까 하는 우려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간혹 힘들어하는 생도에게 “힘들면 병기 맡겨”라고 이야기 했더니 죽어도 안된답니다. 며칠사이 자기 병기하고 정이 아주 많이 들어 다른 사람에게는 줄 수 없는 모양입니다. 뜀걸음하고 나서 따뜻한 목욕물에 모두 목욕을 시켰습니다. 훈련 목적상 집이나 온천에 가서 하는 것처럼 한가롭게 하지는 못했겠지만 몸에 묻은 피로를 씻기에는 충분하리라 생각됩니다. 참! 뜀걸음 훈련시에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서 구급차와 의무요원은 가까운 거리에서 항상 대기하고 있으니 만일의 사태에 대해 큰 우려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늘은 그동안 부모님들께서 올려주신 “격려의 글”을 모두 생도들에게 나누어주었습니다. 많은 생도들이 읽고 또 읽으며 자신에게 관심과 사랑을 보내주시는 부모님과 친지분들, 선생님 그리고 친구들에게 많은 고마움을 느꼈을 것입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점호시간에 매일 격려의 글을 개인에게 전달해줄 예정입니다. 그리고 부모님께 편지쓰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곧 가까운 시일 내에 댁으로 반가운 손님이 찾아갈 것 같습니다.
내일부터는 복종주가 끝나고 인내주가 시작됩니다. “사관생도가 되고 싶은가? 인내하라!”, “강한 바람은 갈대의 줄기를 흔들지만, 뿌리는 흔들지 못한다” 등의 모토를 중심으로 훈련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자랑스러운 자제분을 보실 날이 이제 4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 신입생들이 중간에 포기하지 않고 명예주까지 견디어 명예주의 멋을 느끼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내일은 종교활동을 하고 집총체조 숙달훈련 등을 할 예정입니다. 종교활동은 생도생활 중 지속적인 종교활동을 실시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기 위해 가입교 훈련 기간 중 매주 각각의 종교를 체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주부터는 본인이 희망하는 종교활동을 시작하고, 이는 생도가 되어서도 동일합니다.
오늘 오전에 제 아이들이 전화해서 엄마모시고 로봇대전 보러간다고 합니다. 같이 가주지 못해 마음이 무겁더군요. 제 마음이 이러한데 전화한통 하실 수 없는 부모님들 마음이야 어련하시겠습니까? 그립고 힘드시겠지만 훌륭한 자제분들이 더욱 멋지게 성장하기 위한 과정이라 생각하시고 기다려주시기 바랍니다. 가입교 훈련기간을 통해 꿈과 희망을 가슴에 품고 패기있는 청년사관생도들이 되어 입교식때 부모님들께 당당히 인사 드릴겁니다. 그럼 오늘도 이만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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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24일
시간이 유수와 같다는 말이 참 와 닿는 요즘입니다. 자제분들을 이곳에 맡기시고 하루하루 억겁의 시간을 보내고 계시는 부모님들께는 아마 가장 멀게 느껴지시는 말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기서 우리 68기 가입교생도들을 교육하고 훈련하며 진정한 사관생도, 조금 더 멋진 사관생도 육성에 혼신의 힘을 기울이고 있는 훈육요원들과 조교생도들이 느끼기에는 시간이 쏜 살과 같습니다. 벌써 인내주로 접어들어 경례구호도 ‘인내’로 바뀌었으니 말입니다.
오늘은 맑고 평온한 일요일 아침이었습니다. 벌써 가입교 10일째에 접어들어 낯선 이 곳이 어쩌면 조금은 익숙해졌을 우리 68기 예비생도들에게도 평온한 아침이 아니었을까 하고 짐작해봅니다. 다른날과 달리 약간의 마음의 여유를 가졌을 토요일을 지나 계속 이어지는 일요일에는 집총체조로 하루를 열었습니다. 일요일인데 너무하는 것 아니냐고 말씀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만은 캠프가 아닌 훈련이지 않습니까? 민간인에서 군인이 되어가는 길이 이렇게 험난함을 우리 부모님들께서도 잘 아시리라 믿습니다. 이렇게 훌륭한 68기 생도들을 보내주셨으니 부모님들께서는 더 단단한 마음을 지니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이제 제법 목소리에 악과 깡이 담기고, 우렁차게 번호를 부치며 대열을 형성해 걷고, 병기를 다룬답니다. 아직 어설픈 감이 많기는 하지만 일주일전에 비하면 눈부실 정도의 발전을 보여주는 우리 68기 신입생들이 얼마나 자랑스러운지 모르겠습니다. 저를 비롯하여 정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으니 날로 더욱 멋지게 성장하겠지요. 집총체조를 마치고 오늘은 종교활동을 실시하였습니다. 기독교, 천주교, 불교를 소대별로 지정하여 실시하였고, 다음주에는 순환을 시킬 예정입니다. 마지막 종교활동시에는 자신이 원하는 종교를 택하여 종교활동을 할 수 있으니 너무 아쉽게 생각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종교활동 중에는 그 어떤 때보다도 신입생들이 편안함을 느꼈을 겁니다. 저도 그랬으니까요. 종교단지라 마음의 평안을 느끼는 것도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항상 교육과 훈련을 강조하는 조교생도들이 옆에 없는 유일한 과업시간이기도 하고 오래간만에 정규식사시간에 먹는 밥이 아닌 다른 음식을 맛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훈련을 받다보면 단 것이 많이 생각나서 다들 초코파이를 찾게 되는데 제 경험에 비추어보면 가입교 훈련 중 먹었던 이 초코파이가 최고의 맛이었던 듯 합니다. 세월이 많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건 아마 이 초코파이 맛이 아닐는지!! 아버님들은 공감하시겠죠?
오후에는 체력단련 및 제식훈련을 실시하고, 어제와 마찬가지로 망해봉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전투복에 군화를 착용하였습니다. 신입생들의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하여 운동화를 신고 일주일간의 적응기간을 가졌는데 사실 전투복에 운동화는 잘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요? 처음 착용하는 군화를 신고, 어깨에는 병기를 걸고 당당히 걸어가는 모습들이 얼마나 멋진지 상상이 되십니까? 그새 군가를 많이도 외웠는지 행군하는 내내 군가가 끊이지를 않았습니다. 사관학교 전체에 68기 생도들의 목소리가 우렁차게 흘러 퍼졌답니다. 오늘 망해봉 훈련은 여생도들을 소대에서 열외시켜 먼저 출발시켰습니다. 남생도와 여생도간의 체력 차이에서 오는 부담감을 줄여주기 위한 일환으로 실시하였고, 철저한 시간체크와 개개인의 몸 상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는 체력을 관찰하고 앞으로 있을 훈련에 대비하기 위함입니다. 낙오자 한명 없이 정상까지 잘 올라와준 68기들이 제 생각보다 더욱 훌륭하다는 사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망해봉을 내려오는 길에는 석양이 푸른 바다에 반사되어 아름다운 노을을 볼 수 있었습니다. 나무 사이사이로 비춰지는 불그스름한 햇살이 어찌나 아름다운지 감동적이기까지 했는데, 우리 68기도 그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열의에 가득차서 하나라도 더 해보고자 하는 68기 신입생들을 볼 때마다 저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지고 흐뭇해지곤 합니다. 그래서 조금이라도 더 가르치고 싶어 이렇게 조바심이 나는 것 같습니다. 저녁에는 즐거운 소대모임시간을 가졌습니다. 복종주 한 주가 지났으니 소대원들과도 꽤 정이 들었겠지요. 군대에서 만났던 사람만큼 끈질기게 가는 인연이 또 있을까요? 생도들은 4년을 줄기차게 붙어다니니 더 하답니다. 처음 보는 학생들이 만나 68기라는 이름아래 아무 것도 모르고 ‘동기생애, 동기생애’ 외쳐대면서 어느새 하나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은 모를테지만, 세상에 가족 다음으로 힘이 되어 주는 존재가 바로 옆에 있다는 사실을 차츰 깨달아 갈 겁니다. 161명의 친구가 한꺼번에 생겼으니 이보다 멋진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부모님들의 사랑하는 아들, 딸들이 인생에서 가장 멋진 경험을 하는 기간입니다. 몰려오는 걱정은 잠시 미뤄두시고, 기쁨으로 남은 4주를 기다려 주신다면 이 세상 최고의 추억을 가슴에 담은 멋진 해군사관생도를 보시게 될 겁니다.
내일부터 본격적인 ‘인내주’의 시작입니다. 인내주와 극기주에는 반복된 제식동작, 집총훈련의 숙달 및 본격적인 체력증진을 위한 교육/훈련이 있을 예정입니다. 너무 걱정은 하지 마십시오.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밟아갈테고, 한 명도 빠짐없이 끌고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겁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의 자제분들은 생각하시는 것보다 훨씬 더 강인하니까 말입니다.
시간이 많이 늦었습니다. 따뜻한 물에서 목욕을 실시하고 우리 신입생들은 달콤한 잠에 빠져들었습니다. 훈육요원들과 조교생도들 모두는 부모님의 심정으로 한 명 한 명을 눈여겨 살펴보며 교육 훈련에 힘쓰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당당한 네 글자를 앞에 달고 자랑스런 삶을 살기 위한 곳입니다. 이 곳 해군사관학교에 자제분들을 맡기셨으니 항상 믿음으로 지켜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좋은 밤 되시고,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2010년 1월 25일
어느새 오늘도 시간이 이렇게 늦어졌습니다. 68기 가입교생도들을 잠자리로 들여보내고 훈육요원들과 조교생도들이 마감회의를 하다보면 항상 이 시간이 되어버립니다. 오늘 하루 사랑하는 우리 아들, 딸들이 무얼 하고 지냈나 궁금하실텐데, 부모된 입장으로 잘 알면서도 하루가 가기전에 훈련소식을 전달하는게 생각보다 쉽지가 않는군요. 하루, 이틀 그래도 겨울이구나 할 정도의 날씨는 됐었던 듯 했는데, 오늘은 다시 봄날씨가 얼굴을 내밀었습니다. 며칠전 윗지방에서 초빙강연차 내려오셨던 분께서 우스갯소리로 '진해는 열대지방이다'라 말씀하셨는데 그런걸 보면 진해는 추워도 추운날씨는 아니었나봅니다. 부모님 입장에서는 참 안심되는 말이죠? 요즘같이 훈련받기 좋은 날씨가 없으니 이것도 다 68기의 복이라고들 말한답니다.
인내주의 본격적인 하루가 시작되었습니다. 이제 전투복에 전투화를 착용하고 항상 들고 다니는 것이 당연한 듯 우리 68기 가입교생들의 손에는 병기가 들려있습니다. 복종주가 끝난 지금 68기 생도들이 보여주는 당당한 모습은 예상된 일임에도 불구하고 왜 이렇게 가슴이 뭉클해져오는 건지. 한참 어린 후배생도들이 그저 대견하고 자랑스러울 뿐입니다. 십일 전, 아이같이만 보였던 학생들이 나름 군인으로서 한몫을 하겠다고 목소리를 자아내고, 애를 쓰는 것이 안쓰러운 마음이 들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십일동안 이렇게까지 변화해준 우리 68기 한명한명에게 감사와 격려의 말을 보내고 싶습니다. 물론 아직 훈련 목적상 직접 말을 해줄 순 없지만 입교식때 "수고했다. OOO생도"라고 꼭 말해주고 싶습니다. 한 두명도 아닌 162명의 사람을 가르치고 훈련시키는 '훈육'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더 고되고 힘이 들때도 있습니다. 그렇지만 평생 처음 겪는 육체적 고통과 낯선 곳에서의 적응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68기들을 보고 있노라면 저절로 어깨에 힘이 들어가고 더욱 열심히 하고자 하는 의욕이 생기게 된답니다.
오늘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집총체조와 제식훈련을 하였습니다. 오전에는 군법교육도 있었네요. 아마 이번주 내내 집총 및 제식훈련, 그리고 망해봉 훈련을 하게 될 듯합니다. 특별한 과업보다는 숙달 및 체력증진에 목적을 두는 한 주가 되겠습니다. 그래서 인내주입니다. 기억하시죠? "사관생도가 되고 싶은가? 인내하라!" 오늘 망해봉 훈련도 어제와 마찬가지로 여생도 제대를 따로 편성 후 먼저 출발 하였습니다. 오늘은 어제보다 거리를 조금 더 늘렸는데, 목적지까지 올라가는데 1분이나 되는 시간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등반에서 1분이란 결코 쉽게 줄여지는 시간이 아니니 우리 68기들이 대견스럽지요? 약간 소대에서 멀어지는 생도들이 있긴 해도 정상에 올라갈 때까지 모두 다 합류하였고, 눈에 띄는 낙오자도 없었습니다. 이렇게까지 잘 따라오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는데, 날로 늠름해지는 것 같습니다. 정상에서 당직 소대장생도가 "귀관들은 눈앞에 펼쳐진 바다에서 무엇을 보고 있는가? 귀관들이 보고 있는 것은 푸른 바다가 아니라 대양해군의 미래이다. 보이는가? 대양해군의 미래를 그 두손에 꼭 쥐고 절대 풀어놓지 말아라"라고 말하자, "알겠습니다!!!"라고 세상이 떠나갈 듯 외쳐지는 68기의 목소리가 전 해군사관학교를 울렸습니다. 그걸 보고 있자니 순간 코끝이 짠해지는 것이 해군의 미래가 이렇게 제 눈앞에서 만들어져 가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목욕을 실시하고 통로에 나란히 앉아 각자의 병기를 꺼내 병기청소를 하였습니다. 병기를 들고 있는 모습이 어색하기만 했던 생도들이 이제는 제법 병기를 분해하고 조립할 줄도 압니다. 애인이 아니라 조강지처를 만들어 놓는 것 같습니다. 손에 천을 들고 총구에서부터 개머리판까지 세심하게 닦아주는 진지한 모습의 68기들이 떠올려지십니까? 이렇게 매번 병기를 닦을 때마다 생도 개개인의 일부가 되어가는 것일 겁니다. 4년을 함께 해야하는 소중한 병기니 시간이 지날수록 손질해주는 손길도 남다른데가 있어지겠지요.
우리 68기들은 매 식사시마다 "나는 세계 최고의 해군사관생도가 된다!!"라며 스스로 다짐하고 밥을 먹기 시작합니다. 하루, 이틀, 한달, 일년 그리고 4년이 지났을 때 지금 이곳에서 훈련받고 있는 이 많은 아이들은 분명 세계 최고의 해군사관생도가 되고, 세계 최고의 해군장교가 되는 날이 오겠지요. 그 날을 기대하며 오늘도 훈련에 박차를 가하고 한발 더 내딛기를 종용하며 독려하고 있습니다. 내일은 더 강하게, 그 다음날은 내일보다 더 강하게 스스로 진정한 사관생도가 되는 길을 가르치고자 합니다. 그러나 여기 있는 훈육요원들과 조교생도들은 그저 그 길로 안내를 할 뿐 모든 것은 우리 68기 가입교생들에게 달렸습니다. 여러분의 자제분들은 아마도 훌륭하게 지금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고 세계 최고의 해군사관생도로 거듭날 것입니다. 당당한 모습으로 부모님 앞에 서는 그날까지 조금 더 기다려 주시길 바라면서, 오늘은 이만 줄이겠습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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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26일
요즘 어떠십니까? 아들, 딸 없는 집안이 텅 빈 것 같으시죠? 그래도 10일이 넘게 지났으니 조금은 적응이 되셨지 않으셨을까 생각해봅니다. 우리 68기 생도들의 가입교 훈련이 끝나기 전에는 저도 여기에 매인 몸이라 가족들을 5주 동안 보지 못하는 입장입니다. 부모님들의 입장을 십분 이해하고 있습니다. 편안히 학교 잘 다니는 제 자식도 같이 있어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과 안타까운 마음이 드는데 군대에 보내신 부모님들의 마음은 오죽하시겠습니까? 그래서 오늘 하루도 더 열심히 제 자식 보듯 68기들을 살펴보곤 합니다.
이제 제법 훈련의 반복적인 과업이 틀을 잡아가고, 68기들도 적응이 되어가는 듯합니다. 육체적 고통이야 덜해지려면 꽤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가입교 훈련 뿐만 아니라 생도생활 4년을 하다보면 어느새 건강해지고 익숙해져버린 자신들의 몸을 발견하는 날이 오겠지요. 육체적 고통은 그렇다 치고, 어느새 경례를 하고, 소대장 생도들의 구령에 맞추어 발을 맞추고, 점검을 받고, 훈련을 받는 것이 익숙해진 표정들입니다. 가입교식날 경례하던 손이 스스로 어색하여 민망한 웃음을 짓던 그 아이들이 어느 덧 이렇게 멋져진 겁니다. 병기수여식 사진을 보시고 격려한마디 란에 게시하신 부모님들의 글 중 상당수에 옆에서 병기를 나눠주던 소대장 생도들이 당당해 보이고, 아들, 딸들이 위축되어 보여 안쓰럽고 마음이 아프다는 내용이 있었습니다. 아마 부모님들께서 가입교식 날 아들, 딸의 이름을 당당히 외치던 조교생도들의 모습을 보며 ‘우리 아들, 딸은 언제 저렇게 되는 날이 올까?’ 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아십니까? 그 당당한 조교생도들도 지금 우리 68기처럼 꽤 힘든 시간을 보낸 것이 불과 3년 전입니다. 하루하루 참고 견뎌내기만 하면 되는 겁니다. 인내! 참 어려운 것이지요. 가입교 훈육요원들은 우리 가입교생들에게 그 어려운 인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겨우 이틀째지만 인내주의 3분의 1이 지났습니다. 시간이란 이렇게 빠르게 흘러가고, 고통은 순간이라 우리 68기들은 잘 버텨내고 있답니다.
연일 계속되는 제식훈련과 총검술, 체력단련 그리고 망해봉 훈련. 반복되는 일상에서 1월 1일 새다짐을 하던 그 마음가짐으로 매순간을 참고 이겨내는 멋진 68기들에게 박수를 보내주십시오.
새로 소대를 하나 더 편성하였습니다. 이름하여 ‘9소대’입니다. ‘9소대’가 뭔가 하시겠죠? 9소대는 다름아니라 입교식 날 더 멋진 사관생도로 거듭나기 위해 ‘건강한 몸만들기 프로젝트를 실행하는 소대’ 정도로 설명드리면 될 것 같습니다. 8개 소대 중 건강한 몸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생도들을 선별하여 훈련관 및 중대장 생도가 직접 체계적 운동을 시키고 있습니다. ‘9소대’에 선별되지 않은 생도들 중에서도 자신도 9소대 운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하는 생도들도 있어 웃음을 자아냅니다. ‘9소대’라고 하여 원래 소대에서 떨어져 나오는 것이 아니라 식사 전‧후의 막간의 시간을 이용하여 운동을 하는 것이니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석식 후에는 동정복 1차 수령을 하였습니다. 피복체척을 한 후에 그 사이 몸이 더욱 건강해진 생도들이 있어 가봉을 하였습니다. 아마 인내, 극기주가 지나면 2차, 3차 계속해서 수정을 해야 되는 일이 생길 겁니다. 그러면 정복을 입은 모습이 눈에 띄게 더욱 멋있어 지겠죠? 4주 뒤에 입을 동정복을 미리 걸쳐본 것 만으로도 우리 68기들의 얼굴이 활짝 밝아져 저도 기쁜 시간이었답니다.
점호가 끝나고 소대모임을 가지는 시간에는 어김없이 부모님들과 친구, 친지분들의 격려의 글을 나누어 주고 있습니다. 68기들에게는 가장 큰 힘이 되는 시간이겠지요. 빡빡한 과업으로 정신없을 우리 68기들에게 개인시간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업이 허락하는 한 편지를 쓰고, 수양록(일기와 같은 것입니다)을 작성하는 시간을 보장해주고자 노력한답니다. 또 소대모임 시간만큼은 소대장 생도들도 소대원들끼리 이야기할 시간을 갖게 하고, 환자가 있는지 확인합니다. 왜냐하면 전투화를 처음신어 물집이 생기거나 발이 까진 생도들이 있는지 확인하고 안쓰던 근육을 쓰기 때문에 몸에 무리가 가는 생도들도 있기 때문입니다. 환자는 소대장 생도들이 소대원에 대해 직접 확인하고 조치를 하기 때문에 너무 걱정 마시기 바랍니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를 마무리 하려고 합니다. 내일도 더 힘찬 하루를 보내게 될 겁니다. 변해가는 68기들의 모습이 저를 힘나게 합니다. 4주가 하루 빨리 지나서 저도 얼른 이만큼 당당하고 건강해진 68기들을 자랑스럽게 부모님들께 보이고 싶습니다. 그 날을 기대하며 이만 글을 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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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27일
오늘은 날씨가 좀 그렇지요? 아침부터 하늘이 흐릿하더니 오후엔 결국 흥건히 비를 내려주시더군요. 날씨가 따뜻하고 맑아도 사랑하는 아들, 딸 걱정으로 하루하루 마음 졸이고 계실텐데...오늘은 날씨마저도 도와주지 않아서 부모님 걱정하시는 마음이 이 곳 진해까지 들리는 듯 합니다. 혹 비가 내리는 걸 좋아하시는 분들은 아마 오늘로 인해 싫어지시진 않았는지요?
훈련에 영향을 미치는 어떤 일이 발생한다는 것은 또 다른 의미가 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환경의 변화는 단순히 훈련을 받는 68기들을 힘들게 한다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습니다. 비가 내리는 단순한 상황도 우리 68기들에게는 새로운 환경이나 고난을 이겨낼 수 있는 강인함을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이렇듯 아주 사소한 것 하나도 지금의 68기들에게는 모든 것이 배움입니다. 그렇게 날로 강인해 지고 하루가 다르게 성장해 가는 것이겠지요. 당장 순간은 고통스럽겠지만, 이후 '세계 최고의 해군사관생도의 탄생'이라는 가치를 볼 때 결코 아파하거나 안쓰러워 할 일만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벌써 인내주의 반이 지나갔습니다. 저는 시간이 이토록 빨리 흘러버리는 것이 내심 걱정입니다. 68기들이 생각보다 더 잘 따라와 주는 것에 하늘에 감사하면서도, 과연 우리 훈육요원들이 제대로 잘 이끌어 가고 있는 것인지. 우리 가입교생도들에게 가르쳐주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은데 시간은 한없이 짧게만 느껴지니 그것이 안타깝습니다. 물론 가입교 훈련은 생도생활의 전초전이고, 당당하고 멋진 호국간성이 되기까지 4년이란 기간동안 교육받을 시간이 있으니 제 걱정은 기우에 불과한 것이겠지요. 그렇지만 하나라도 더 많이 가르쳐주고 싶은 것이 신입생대대장으로서의 욕심인가 봅니다.
오늘 오전에는 국군도수체조와 군대윤리 수업을 하였습니다. 국군도수체조는 저번에 한 번 말씀드린 적이 있지요? 군대에서 하는 국민체조와 같은 것입니다. 이제 모든 동작을 배워 숙달하는 일만 남았습니다. 국군도수체조를 처음부터 끝까지 제대로 한번 하면 땀이 송송 배어나올 정도가 되어 훈련 전 확실한 스트레칭이 된 답니다. 오후에는 어김없이 병기를 들고 집총체조숙달 훈련을 하였습니다. 해병대 교관의 '좋습니다~ 아주 좋습니다~'라는 소리가 68기들이 기합소리와 섞여 제 방까지 올라와 흐뭇하였습니다.
집총체조가 끝나갈 때쯤이 되니 비가 추적추적 내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다음에 계획되어 있는 과업은 망해봉훈련, 군인이 비가 온다고 전쟁을 안 할 수 있습니까? 망해봉대신 가벼운 산책로를 다녀왔습니다. 전투복에 군화, 우의를 입고 병기를 둘러메고서 말이죠. 단성로와 보성로, 세병로를 거쳐 장교교육대대까지 한시간 반에 걸쳐 행군을 실시하였습니다. 우산을 쓰지 않고 온몸으로 비를 맞으며 걸어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아마 흔치는 않은 경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더군다나 18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함께라면 더욱 특별하겠죠. 우리 68기들도 처음하는 경험이었을 겁니다. 비를 맞으며 걷는 아들, 딸을 생각해보시면 어떤 기분이 드십니까? 그저 안타깝고 걱정이 앞서시나요? 정말 걱정 안하셔도 됩니다. 제가 군대생활 하며 느낀 거지만. 비라는 것은 참 신기해서 맑은 날보다 오히려 사람의 신체능력을 120%는 향상시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비오는 날의 구보훈련이나 행군훈련은 오히려 신이 나는 일이지요. 물론 옷이 젖어 조금 찝찝한 감은 있어도, 그것 부슬비에 살짝 젖은 기분이 남을 때 해당되는 이야기고, 오늘같이 온몸이 젖어 버리는 경우는 차라리 즐거워지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런건지 오늘 행군속도가 조금 빠른 축에 속했는데도 참 잘들 쫒아오더군요. 그 와중에 소대장생도들이 가르쳐 주는 군가를 씩씩하게 따라 부르면서 말입니다. 오늘 훈련이 어땠냐는 질문에 "즐거웠습니다"라고 한 생도가 대답을 하였습니다. 그 대답을 하는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 펴 있는 걸 보니 거짓은 아닌 듯 하였습니다. 아마 우리 68기들은 오늘 빗속에서의 한시간 반의 행군으로 해냈다는 성취감과 가슴 뿌듯한 자부심을 느꼈을 것 입니다. 부모님들을 걱정시키셨을 오늘의 궂은 날씨가 사실 오늘 68기들을 도왔습니다. 야간에 계획되어 있던 비상소집훈련(구보)이 취소되었기 때문이죠. 68기들은 모르는 사실이지만, 날씨가 좋았다면 한차례 더 건강해지는 시간을 가졌을 겁니다. 따뜻한 물에 목욕을 실시하고, 꿀맛 같은 저녁식사를 하였습니다. 이후에는 거의 일주일만에 예쁘게 머리도 깎았습니다. 한겨 깔끔해졌죠. 취소된 구보훈련 대신 물에 젖은 병기의 녹을 방지하기 위하여 병기청소를 지시하고는 이후 소대모임 시간을 주었습니다.
이렇게 숨가쁘게 우리 68기들은 오늘 하루를 마루리 지었습니다. 인내주에 들어서고 계속되는 훈련으로 육체적 피로가 점점 쌓여가는 시점입니다. 이번 주와 다음 극기주를 이겨내기만 한다면 끈끈한 동기생애와 함께 한층 여유러워진 시간을 각게 되겠지요. 우리 68기들이 내일 하루도 잘 살아주길 바라며 오늘은 이만 인사드리겠습니다. 평안한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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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28일
목요일입니다. 인내주가 진짜 끝나가네요. 실질적으로 내일이면 인내주의 훈련이 종료된다고 보아야겠지요. 68기는 진짜 복이 많은 기수인가 봅니다. 날씨가 이렇게 좋을 수는 없는데 말이죠. 사실 사관학교 출신 장교들이 모여 가입교 훈련 이야기를 할 때 집총체조 이야기를 꺼내면 다들 하는 얘기는 오직 한가집니다. ‘너무 추워서 아무 생각도 안 났다’. 구보 훈련이나 망해봉 훈련처럼 동적인 훈련과는 다르게 집총체조는 한 자리에 서서 하는 훈련이기 때문이죠. 바다 쪽에서 불어오는 칼바람이 어찌나 매섭던지 뼛속까지 시려와 눈물이 찔끔 날 정도였답니다. 그런데 68기는 이렇게 하늘이 도와주시니 다른 기수들과 공감할 추위에 대한 추억은 없어져 조금 아쉽게(?) 됐습니다. 부모님들은 다행이다 하시겠지요?
오늘 오전에는 집총체조를 하고 해군의 관습과 예절에 대한 교육, 군인기본정신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해군의 특성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었던 만큼 우리 68기들에게는 흥미있는 시간이었을 겁니다. 점심에는 배고픔 극복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쉽게 말하면 평소에 먹던 것보다 밥을 적게 먹는 겁니다. 이러한 훈련을 하는 이유는 관리자로서 다양한 경험을 실시함으로써 부하들의 고충을 사전 경험해 보라는 취지에서 실시한 것입니다. 혹시라도 꼭 그런 훈련을 받아야 되느냐 하는 마음을 가지신 부모님이 있으시다면 ‘젊어서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라는 말이 있듯이 다양한 경험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해진다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가입교 전에는 사실 게임하다 귀찮으면 안 먹고, 자다보니 안 먹고, 자신이 좋아하는 반찬만 골라먹는 편식을 하는 것이 요즘 아이들입니다. 아버님들께서도 아시겠지만, 군대에 오게 되면 편식도 고치고 뭐든 남기지 않고 규칙적으로 먹게 되고, 당연했던 것들의 소중함을 깨닫게 됩니다. 육체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사관생도만큼 건강한 20대 청년들이 없습니다. 부모님들의 자제분들도 훌륭히 성장해 가는 중입니다. 사실 배고픔 극복훈련이라 하기에도 민망한 수준의 훈련이지만, 훈련을 받고 있는 우리 68기들은 많이 먹어도 늘 배가 고플테니 인내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먹여도 계속 먹이고 싶은 부모님의 마음을 왜 모르겠습니까? 지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의 강도로 훈련을 받은 저이지만 이리도 마음이 짠해지는 것은 제가 나이를 먹었기 때문인가 봅니다. 그래도 마음을 다잡고 오늘도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오후에는 연대장님 정신훈화 시간이 있었습니다. 좋은 말씀과 함께 우리 68기들에게 막대사탕 1개씩을 주시더군요. 배고픔 극복훈련으로 허기졌을 가입교생들에게는 단비와 같은 것이었을 테죠. 20살이 된 아이들이 막대사탕 하나에 눈을 반짝이는 모습을 상상해보십시오. 웃음이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그 마음이 이해가 너무 잘 돼서 제가 격려의 한마디에 올라와 있는 글들을 읽다보니 68기들이 먹고 싶은 음식목록을 편지로 적어 보낸 것이 재밌었다는 친구들의 글이 많이 보이더군요. 부모님들은 그 목록을 보고 안쓰러워 맘이 먹먹해 지셨겠지만, 군대에 가보지 않은 친구들은 그저 재밌나 봅니다. 이렇게 우리 68기들은 음식의 소중함을 깨닫고, 유사시를 대비하기 위해 제 시간에 규칙적으로 에너지를 보충해주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 망해봉 훈련은 그제보다 거리를 조금 더 늘였습니다. 망해봉을 다녀와 장교교육대대까지 구보로 복귀를 하였죠. 꽤 긴 거리였을텐데 서로의 발소리에 귀를 기울여 발을 맞추며 모두 완주하였습니다. 처지는 생도들이 없진 않았지만, 체력이야 금방 좋아질테고 끝까지 쫓아오는 의지만이 68기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겁니다. 따끔하게 충고하고 때로는 따뜻하게 독려하여 68기를 잘 이끌어가고 있으니 너무 걱정마시기 바랍니다. 점심을 적게 먹어서인지 저녁은 다른 끼니보다 반찬이 좋더군요. 또 많이들 먹기도 하구요. 역시 먹어야 힘이 나는 거겠죠. 석식 후에는 비상소집훈련이 있었습니다. 3정문까지의 구보훈련이었습니다. 가입교식때 오셨던 분들은 3정문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사관학교로 들어오려면 차를 타고도 한참 달려야 했다는 걸 기억하실 겁니다. 짧지는 않은 거리지요. 처음 3정문 구보훈련을 실시하였기 때문에 사실 속도는 일반인이 걷는 수준으로 조절하였습니다. 다행히 야간에는 전투화대신 운동화를 착용하였으니 조금 부담이 덜 하였을테지만, 그래도 3kg이 넘는 병기를 들고 뛰려면 여간 힘든게 아니었을겁니다. 어떻게 하면 끝까지 잘 따라오게 만들지 늘 고민하며 68기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첫 3정문 구보에 이만큼 훌륭하게 훈련을 받아준 68기가 자랑스럽습니다. 바다를 보며 큰 소리로 ‘멋진 68기’를 외쳐 부르던 그 목소리들이 한없이 따뜻하게 다가옵니다.
육체적 훈련은 날이 갈수록 강도를 더해가고 있습니다. 극기주가 되면 정점에 달하겠지요. 지금 68기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지칠대로 지쳐있는 상태일 거라 짐작합니다. 그래도 그 순간을 극복해 나갈 수 있는 건 같이 땀 흘리고, 거친 호흡을 내뱉으며 옆에서 달리는 동기들이 있기 때문일 겁니다. 혼자라면 버티지 못할 훈련들도 순간을 같이 하는 동기가 있고, 늘 68기를 응원하고 격려하며 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가족들과 친구들이 있기에 오늘도 멋지게 훈련을 마무리합니다. 68기들은 훌륭한 한 사람의 해군사관생도가 되기 위한 성장통을 치르고 있습니다. 잘 인내하고 오늘 하루도 무사히 훈련을 마쳐준 68기들이 대견스럽습니다. 내일 실시하는 망해봉 훈련에서는 소대별 사진촬영을 할 예정입니다. 일주일동안 많이 기다리셨죠? 내일은 반가운 얼굴들을 보시게 될 겁니다. 우리 68기들이 얼마나 늠름하고 멋있어졌는지 확인하실 수 있을 겁니다. 내일을 기대하며 안녕히 주무십시오.
------------------------------------------------------------------------------------2010년 1월 29일
실질적인 인내주의 훈련이 종료되었습니다. 벌써 내일이면 두 번째 맞는 주말이네요. 어김없이 이렇게 시간은 흘러가고 날이 갈수록 당당한 모습으로 거듭나는 68기를 보고 있는 것이 즐겁습니다.
우리 68기들은 오늘도 어제와 별반 다름없는 하루를 보냈습니다. 오전에는 국군도수체조를 숙달하는 시간과 목사님의 인격지도교육 시간을 가졌습니다. 오후에는 교육병과장 이‧취임식 참관과 망해봉 훈련이 계획되어 실시하였지요. 오늘 특이할 만한 과업은 아무래도 교육병과장 이‧취임식 참관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육체도 정신도 지쳐있는 우리 가입교생도들에게 다시 한 번 힘을 북돋아주고, 미래의 희망을 눈앞에 펼쳐준 시간이기 때문이죠. 사관학교를 졸업하고 34년간 해군에 몸 담으신 사관학교 교수부장님께서 오늘 이‧취임식 및 전역식을 가지셨습니다. 그 행사에 사관생도들이 분열을 했고, 우리 68기들이 참관을 하였습니다. 선배들과의 첫 대면을 한 것이죠. 군악대 주악에 맞춰 보무당당히 연병장으로 진입하는 사관생도들을 보는 68기들의 기분은 어땠을까요? 각자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나도 3주 뒤면 저 자리에 서 있겠지’, ‘정말 멋지구나’ 등등. 온갖 생각이 들었겠지요. 아마 그 순간만큼은 현재 힘든 모든 것들을 잊고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지 않았나 싶습니다. 오늘 가졌던 참관의 자리가 지쳐있는 68기들에게 조금이나마 힘이 된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68기들이 질문을 하더군요. ‘생도들은 분열을 많이 합니까? 오늘 한 분열이 잘 한 것입니까?’라구요. 선배들의 오와 열을 맞춰 분열하는 모습과 큰 소리로 경례하는 모습이 멋지고 신기했나봅니다. 다가올 입교식 및 졸업식에 대비하여 식사를 마치면 항상 3명씩 열을 맞추어 큰 걸음(팔을 120도로 흔드는 것) 연습을 시키고 있는데, 익숙치 않다보니 3명인데도 발이 엇갈리고, 손발이 안 맞아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연출하던 자신들의 모습이 생각났기 때문일 것입니다. 아마 신기하기도 했을 겁니다. 3명도 힘들었던 자신들인데 60명이 넘는 인원들이 맞춰서 행진을 하는 걸 눈앞에서 봤기 때문이겠죠. 신기한 듯 질문하는 68기들의 얼굴에 생도가 되고 싶다는 열망과 설렘이 섞여있는 걸 보니 절로 미소가 지어졌습니다. ‘귀관들도 생도가 되면 곧 그렇게 될 것이다.’라는 말로 68기들의 질문에 답변하였습니다. 정말 곧 그렇게 될 것입니다. 이제 겨우 3주가 남았을 뿐이니까요.
오늘은 망해봉 훈련이 끝난 뒤 소대별 사진촬영을 하였습니다. 홈페이지에 사진이 올라갔을 텐데 확인 하셨겠지요? 어제 제가 훈련소식에 오늘 사진촬영이 있다 말씀드렸으니 아마 부모님들께서 컴퓨터 앞에 앉아 이제나 저제나 사진이 올라오기만을 손꼽아 기다리셨을 겁니다. 어떻습니까? 우리 68기들 늠름해졌나요? 아들‧딸 전투복에 전투화 신은 모습에 왈칵 눈물을 쏟으신 분은 없으신지요? 아직은 약간 어설플지 몰라도 몰라보게 듬직해졌지요? 시간이 조금만 더 흐르게 되면 전투복이 제 것인양 멋지게 들어맞을 것입니다. 벌써 9소대의 효과를 톡톡히 보아 건강해진 68기들 모습을 아마 곳곳에서 발견하실 수 있으실 겁니다. 3주 뒤 입교식 날에는 정복을 입은 진정한 사관생도 1학년의 위풍당당한 모습을 보실 수 있으실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십시오. 멀지 않았습니다. 벌써부터 기대로 가득차시지 않으십니까? 저는 벌써부터 가슴이 두근거린 답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야간에는 삼정문 구보훈련을 하였습니다. 어제 하루 뛰어서인지 오늘은 훨씬 더 나아졌습니다. 거리가 멀다는 생각을 하는 순간 밀려오는 좌절감으로 몸은 더 무거워지고 뛰지 못하는 법이지요. 정신력이 이만큼 중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군가를 시키고, 또 호명을 시키고, 번호를 붙이게 하는 것이랍니다. 자신이 잘 뛰고 있다는 것을 끊임없이 이야기 해주고 독려해주며 완주를 시키는 것은 소대장의 의무이고, 이를 잘 따라와주는 것은 소대원들의 의무이지요. 그런 점에서 우리 68기들은 얼마나 훌륭한 소대원들인지 모르겠습니다. 소대장들로 하여금 기쁨을 느끼게 해주는 최고의 소대원들입니다. 오늘 하루도 정말 수고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매 순간 열심히 최선을 다하는 68기들이 기특하고 대견합니다. 내일은 조금 편안한 하루를 보낼 겁니다. 사랑하는 아들‧딸을 해군에 맡기시고 걱정이 태산이실 거라 생각합니다. 제가 아무리 부모 마음을 헤아려 노력하여도 온전히 편해지시기란 쉽지 않으시겠죠. 그래도 내일은 토요일이니 오늘 밤은 조금 편안히 주무시는 건 어떠실지요? 부모님들의 염려와 사랑으로 우리 68기는 오늘도 하루를 버텨내었습니다. 내일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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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30일
사관학교에 가입교한 후 세 번째 맞는 토요일입니다. 첫째 토요일은 가입교식 직후라 우리 신입생들 각오가 대단했을 때이고, 두 번째 토요일은 복종주의 어려움을 이겨내느라 옆 동기생의 이름과 얼굴도 잘 모르고 있었을 겁니다. 이번 세 번째 일요일은 인내주를 거의 마치고 동기생 이름과 얼굴을 알고 서로 친해져서 자신이 속한 소대에 대한 소속감을 강하게 느낄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합니다. 특히 이번 인내주부터는 신입생들이 자율성을 함양토록 소대 책임자생도 임무를 하루하루 번갈아 가며 수행토록하였습니다.(모든 신입생들이 책임자생도를 1~2번은 할 수 있도록 조치했으며, 이러한 지휘근무 경험이 생도생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처음에는 일주일만에 맡겨도 괜찮을지 걱정하였는데 소대장생도들에게 인원보고하는 법, 부대지휘하는 법 등을 잘 배워서 지금은 스스로 부대이동도 하고, 인원보고도 잘합니다. 아마 극기주, 필승주, 명예주를 거치게되면 사관생도들 만큼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재미있는 것은 신입생들에게 처음 책임자생도를 시켰을 때 호랑이같이 무서웠을 소대장생도들에게 인원보고는 어떻게 하는 것인지, 경례는 어떻게 하는지 등에 대해 교육한 것 외에도 스스로 질문하고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오늘 오전에는 중대장생도 시간과 훈육관 시간 그리고 주말 점검을 실시하였습니다. 중대장 생도시간에 우리 신입생들이 생도생활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 중대장 생도가 질문에 답변하느라 애를 많이 먹은 모양입니다. 중대 훈육관 시간에는 인내주의 어려움을 잘 참아낸 신입생들을 격려하고, 남은 기간 중에도 자신의 꿈을 위해 노력하기를 당부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주말점검 시간. 지난주 주말점검 준비할 때 모습은 지난주에 말씀드린대로 무엇인가 부족한 듯한 모습을 볼 수 있었는데, 오늘 주말점검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보니 일주일 사이에 많이 달라진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화장실 청소, 창틀청소, 내무정돈 등 모든 것들이 일주일이라는 시간동안 많이 좋아졌습니다. 짧은 기간에 이렇게 신입생들의 수준이 높아진 것을 보면 스스로 사관생도로서 해야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느끼고 그를 실천하려는 의지가 강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내무실을 돌아다니며 인내주가 힘들지 않았냐고 물었더니 모두 견딜만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음주 극기주는 이번주 인내주보다 힘들텐데 각오는 되어있냐고 물었더니 모두 “잘 할 수 있습니다. 문제없습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이런 신입생들을 보고 어찌 행복하지 않겠습니까. 이제 서서히 신체리듬이 사관생도 생활에 적응되어져 가는 것 같습니다. 하루 활동량이 복종주보다 많았지만, 아마도 피로감은 복종주 보다는 덜 했을 듯 합니다. 그래서 극기주도 우리 신입생들이 잘 해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잘하도록 지도하겠습니다.
오후에는 체육활동 시간을 가졌습니다. 지난 주에는 체력검정을 하느라 체육활동 시간을 충분히 주지 못해 내심 아쉬웠는데, 오늘 오후에는 마음껏 뛰어다니고 소리치도록 시간을 충분히 주었습니다. 오늘 신입생들이 체육활동하는 것을 지켜보면서 복종주에 있었던 군가교육시간 보다 더욱 즐거워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오후 내내 운동장이 떠나갈 만큼 파이팅을 외치고 뛰어다니고 행복해 합니다. 아마도 인내주의 피로를 다 씻은 듯합니다. 어제 저녁 뜀걸음 시간만 해도 힘들어하던 우리 신입생들이 오늘 오후에는 체련장 이곳저곳을 뛰어다니다 못해 날아다니는 듯합니다. 그리고 경기에서 이기고 나면 훈련기간 내내 자기들을 그렇게 힘들게 지도하던 소대장생도들에게 “0소대장님 사랑합니다. 최고입니다.”라고 외칩니다. 소대장들이 부럽습니다. “대대장님 사랑합니다.”는 그 어떤 소대도 외쳐주지를 않더군요. ㅠㅠ 오늘 저녁에 혼내줘야 겠습니다. ^&^ 또 재미있는 것은 소대별 대항으로 결승전까지 하였는데, 자기 소대를 이기고 결승에 진출한 소대가 우승하기를 기원하며 열심히 다른 소대를 응원해 주는 모습입니다. 이제 진정 68기는 하나가 된듯합니다. 이제 고작 인내주가 끝났을 뿐인데, 이리도 빠르게 서로 간에 68기로서 강한 소속감을 갖게 될 줄은 저도 예상하지 못했습니다. 또한 게임 중에 잘 못해서 아웃된 생도들에게는 질책 보다는 “괜찮아, 괜찮아!”하며 독려해 주는 모습이 이제 제법 어른스러워 보입니다. 이제 우리 신입생들은 부모님들의 소중한 자녀에서 향후 부하들을 감싸주고 다독여줄 수 있는 장교로서 그리고 사관생도로서 국가의 동량이 되어가는 듯합니다. 참! 오늘도 우승한 소대와 준우승한 소대에게 작은 상품을 수여하였습니다. 그리고 특별히 응원상도 준비하였습니다. 이번주 상품은 지난 복종주 보다는 푸짐하게 준비하였으니 입교식에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기대가 많이 되시죠?
저녁식사를 한 후 내무생활 교육시간을 갖고 내한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주말인데 좀 쉬게 해주지’라고 생각하시는 부모님들도 많이 계실 겁니다. 그러나 가입교 훈련기간을 통해 강하게 단련하지 못하면 앞으로 사관생도생활 그리고 장교로 임관되어서도 어려움이 닥쳤을 때 이를 극복해 내기보다는 피하려 할 수 있습니다. 군인에게 그리고 장교에게 어려움은 예고하고 찾아오지 않습니다. 언제나 어디서나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장교는 부하들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서는 안되고 늠름하고 당당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합니다. 그러한 기본자질을 이번 가입교 훈련기간을 통해 배양하는 것이 훈련목적 중에 하나임을 이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능력, 이것이 장교가 그리고 사관생도가 갖춰야할 덕목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오늘 내한훈련시에도 구급차와 의무요원이 대기하고 있고, 훈련이 종료된 후에는 따뜻한 목욕물에 몸을 녹일 수 있도록 조치하였습니다.
내일부터는 인내주가 끝나고 극기주가 시작됩니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강하게 만들 뿐이다.”, “꿈은 실패했을 때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했을 때 끝나는 것이다.”, “고통을 참지 못하는 자는 사관생도가 될 수 없다.” 등의 모토를 중심으로 훈련이 시작될 예정입니다. 극기주는 가입교 훈련기간 중 훈련강도가 가장 강한주입니다. 그러나 복종주와 인내주를 참아낸 우리 신입생들이 극기주도 잘 견디고, 다음주의 필승주와 명예주를 지나 자랑스러운 입교식을 할 날이 이제 3주 밖에 남지 않았습니다.(가까운 시일 내에 입교식 부대출입을 위한 보안조치를 위해 입교식에 참가하시기를 희망하는 가족분들 인적사항을 조사 할 예정입니다. 많은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우리 신입생들이 극기주의 어려움을 당당히 극복하고 필승주와 명예주를 거쳐 입교식에서 부모님들에 의젓하게 인사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내일은 종교활동을 하고 산성산 행군을 할 예정입니다. 산성산 행군거리는 약 17.4km입니다. 놀라시는 부모민들이 많이 계실겁니다. 2주 동안 우리 신입생들이 복종주와 인내주를 거쳐 이제 이만큼 할 수 있을 정도로 체력과 정신력이 강해져 있습니다. 단 한명의 낙오자도 없도록 가능하면 모두 같이 다녀올 생각입니다. 물론 만약의 경우를 대비해서 구급차와 의무요원은 항상 동행합니다.
이제 가입교 기간 중 거의 반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신입생들도 신입생들이지만 부모님들께서도 많이 힘드신 시기였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일일훈련소식이 부모님들의 걱정을 조금이라도 덜어주신다는 말씀에 저도 위안이 많이 됩니다. 가입교 훈련기간이 고난과 고통의 기간이 아니라 우리 신입생들이 사관생도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훌륭한 해군, 해병대 장교가 되기 위해서 반드시 거쳐야 되는 “보약”과 같은 과정이라고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일반학생 신분에서 사관생도로의 성공적인 신분전환을 위해 그리고 사관생도 기초 생활능력 배양을 위해 저와 훈육장교, 그리고 조교생도들이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휴일이라 그런지 말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쯤에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편히 주무시고 저는 내일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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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월 31일
오늘 일기예보를 보니 구름이 조금 끼고 비는 오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행입니다. 오늘 산성산 행군이 있는데 간밤에 비가 내리면 어떻게 하나 하고 걱정했는데 다행스럽게 비는 오지 않았습니다. 비가 오게 되면 산행이 조금 어려울 수도 있기 때문이지요. 어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오늘 가입교 중 가장 큰 훈련이라고 할 수 있는 ‘천자봉’ 행군에 앞서 ‘산성산’ 행군을 실시했습니다. 어제 일일훈련소식에 오늘 산성산 행군이 있다는 말씀을 드렸는데, 마음이 많이 불편하셨죠? 걱정 되셨을 겁니다. 그러나 오늘 우리 신입생들이 “참 잘했습니다.”
산성산 행군을 가기 전, 오전에는 성인지력 향상 및 성군기 예방교육이 있었고, 이후에는 바로 종교활동을 실시하였습니다. 생도들이 4주간의 동계휴가를 마치고는 지난주 목요일에 복귀하였습니다. 그래서인지 가입교생만 존재했던 이곳 옥포만이 꽉 찬 느낌이 드는가 봅니다. 아주 활기도 넘치고요. 가입교생들이 훈련장소로 이동할 때 간간이 보여 지는 생도들을 보면서 좀 더 많은 동기가 부여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지난주에도 실시한 종교활동이었지만 이번주는 생도들이 같이 참가하는 종교활동이기 때문에 또 다른 느낌이 있었을 것입니다. 가입교 기간 중 가장 즐거운 일과시간이 뭐냐는 질문에 ‘종교활동’이라고 대답할 만큼 종교활동은 기대로 가득찬 시간(초코파이와 콜라를 먹을 수 있는 유일한 시간입니다.^&^)인데 그것은 비단 우리 68기생도들에 한정된 얘기만은 아닐 겁니다. 생도들도 새로 들어오는 신입생들 얼굴을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종교가 없는 생도들도 종교단지에 들르곤 한답니다. 특히 현재 1학년 생도들인 67기는 68기가 보고 싶어 어제부터 설레였을 겁니다. 물론 한마디 말도 시키지 못하고 쳐다보기만 해야 하지만, 그래도 이제 곧 2학년이 될 67기들의 기쁜 마음은 누구와도 비길 수 없는 것이겠지요. 우리 68기들도 이 힘든 가입교 훈련을 견뎌내고 1학년 생활을 이겨내면 내년 이맘때쯤 종교활동 시간에 69기를 맞이하며 행복한 감정을 느끼게 될겁니다. 부모님들께서는 아주 먼 얘기 같으시겠죠? 그렇지만 또 금방입니다. 가입교 2주가 금방 지나간 것처럼, 또 그렇게 시간은 흘러 68기들이 종교활동에서 69기 가입교생들을 만났다며 들뜬 목소리로 전화하는 목소리를 듣는 순간을 금방 맞이하시게 되실 겁니다.
오늘은 오후의 산성산 행군이라는 큰 일과로 인해 지난주보다 바삐 움직였습니다. 우리 신입생들이 몇 번의 가벼운(?) 망행봉 행군을 실시한 적이 있지만 처음으로 꽤 긴 거리를 가는 만큼 걱정반 설렘반으로 시작하는 행군이었을 겁니다. 의무요원과 구급차를 준비하고, 사진촬영과 동영상촬영을 협조하고 훈육요원과 소대장생도들이 사전에 행군요령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우렁찬 군가를 시작으로 산성산을 향해 내딛는 68기들의 발걸음이 사뭇 당당해 보였습니다. 왕복 17.4km. 결코 짧은 거리는 아니었고, 산성산에 올랐다 장교교육대대로 복귀하는 목표시간이 오후 6시였기 때문에 꽤 빠른 걸음을 재촉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병기를 어깨에 걸쳐 메고 군가를 부르며 동기생과 발맞춰 걷는 6시간이 우리 68기들에게는 어떻게 다가왔을까요? 산성산으로 가는 길 중간 중간에 부두에 정박해 있던 군함들이 많았는데 그것을 볼 여유는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부지런히 길을 재촉하면서 혹시나 절뚝대는 생도들은 없나, 많이 힘들어 하지는 않나, 제대간의 간격이 너무 벌어져 부대 후미가 쫓아가는데 벅차지는 않나 많은 것에 관심을 기울였습니다. 소대장생도들은 자신의 소대원 20명의 상태를 면밀히 관찰하느라 바빴을 테고, 저를 비롯한 훈육요원, 중대장, 보좌관 생도들은 행군의 전체적인 진행상태와 부수적인 지원업무에 신경을 쏟았습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고군분투 한 사람은 역시나 자신과의 싸움을 했을 우리 68기 신입생들이었을 겁니다. 산성산 입산 전 손원일 제독 동상 앞에서 참배를 실시하였습니다. 초대 해군 참모총장이시자 지금의 대한민국 해군과 해군사관학교가 있기까지 일생을 바치신 해군의 아버지시죠. 늘 이분 앞에서는 한없이 부끄러워지고, 또 그만큼 해군의 일원임이 자랑스러워지곤 하는데 우리 68기들은 어땠을지. 아마 아직은 행군에 집중하느라 깊이 생각지는 못했을 것입니다. 어쩌면 단순히 쉴 수 있는 장소(?)로만 여겼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생도생활을 하고 해군에 대한 이해가 깊어지게 되면 꼭 한번 故 손원일 제독님의 일생과 해군정신에 대해 깊이 받아들일 날이 올 것이라 생각됩니다. 산성산 바로 아래의 ‘운주관’(대강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이라는 곳에서 마지막 휴식 시간을 갖고 대열을 정비한 후 산성산 행군을 시작하였습니다. 사실 산성산 자체는 길이만 약간 길 뿐 망해봉 보다 경사가 높지 않아 산책로에 가깝습니다. 산성산에 오르는 것은 우리 68기들에게는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었을 것입니다. 실제로도 잘 따라와주었고, 분명 망해봉 보다 훨씬 쉽다는 생각을 한 생도도 있었을 것입니다. 굽이 굽이 돌아가는 길을 따라 걸으며 바라보는 진해항은 무척이나 평화스러워 보였습니다. 곳곳에 정박해 있는 군함들, 바삐 움직이는 진해항의 활기찬 모습과 어우러진 넓은 바다를 보니 가슴이 탁 틔었습니다. 우리 68기들도 분명 그랬을테죠? 팔각정에서 빵과 음료수를 먹으며 휴식을 취하고, 간단히 장기자랑 시간도 가졌습니다. 노래와 춤, 비트박스 등 많은 장기를 선보였는데 역시 가입교 장기자랑의 백미는 ‘소대장 생도 성대모사’ 였습니다.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장기죠. 아버님들께서는 충분히 이해하시리라 생각됩니다. 교육과 훈련으로 굳어있는 우리 68기들의 재능과 끼를 잠시나마 엿볼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얼굴에 맺힌 땀방울도 식히고, 한바탕 웃어주며 사기도 진작시키고 무척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장교교육대대로 돌아오는 길에도 지치지 않고 우리 68기들의 군가소리가 온 진해항을 울렸습니다. 줄줄이 이어지는 68기들의 행렬과 군가가 진해항을 수놓고, 학교로 돌아오는 그 시간을 68기들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반나절, 동기들과 함께 땀방울을 흘리고 격려하고 독려하며 함께 오른 산성산. 무사히 완주한 우리 68기 신입생들이 너무도 자랑스럽습니다. 오늘 산성산 행군으로 얻은 성취감과 자신감은 필승주에 있을 천자봉 행군에 분명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오늘 우리 68기들의 행군을 지켜보며 천자봉도 무리없이 갔다올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안심이 되었습니다.
행군 이후 따뜻한 목욕물을 준비하여 피로를 풀도록 했는데 시간이 충분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극기주인만큼 불편한 것은 감수해야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러한 불편함이 우리 신입생들이 성장하는 데 좋은 경험이 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목욕 후에 저녁식사를 한 후 소대모임과 내무생활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마감회의때 소대장생도들에게 들으니 아마 오늘 산성산 행군이 피곤해서 그런지 소대모임시간에 눈들이 많이 감겼던 모양입니다. 지금 이 시간 우리 신입생들은 그 어떤 날보다 깊은 잠을 잘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고단한 만큼 취침시간이 편하니 세상은 참 공평한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군화를 신고 이렇게 장거리를 걷는 것이 처음이라 아마도 잠을 자면서 무릎도 쑤시고, 발도 피로할 것입니다. 간간이 물집도 잡혀 쓰라리겠지요. 그러나 점호시간에 소대장생도들이 한명도 빠짐없이 발상태를 직접 확인하고 목욕을 할 때는 몸에 이상은 없는지 항상 살펴보고 있습니다. 물론 마음이 아프시겠지만 너무 아프게만 생각지 말아주시기 바랍니다. 부모님들의 사랑스러운 아들․딸들이 진정한 대한의 자랑스러운 아들․딸로 거듭나고 있는 과정이기 때문입니다. 무엇을 하든 성장통은 있게 마련입니다. 아픔과 고난, 시련이 없는 성공은 없겠지요. 그 순간의 고통을 이겨내고 누구보다 훌륭하고 강인한 대한민국의 호국간성으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 극기주의 시작인 산성산 행군이 안전하게 끝난 만큼 이번 한주에 준비된 다른 훈련들도 잘 마무리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내일은 전투수영과 PT체조 그리고 제식훈련 등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혹시 자제분이 수영을 못한다고 해서 전투수영에 대해 걱정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맨몸으로 수영하는 것은 아니고요, 카포크자켓(구명복)을 착용하고 따뜻한 풀장에서 생존수영법을 체험하는 훈련입니다. 물론 소위 인간물개들이라 불릴 수 있는 안전요원이 요소요소에 배치되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
극기주의 시작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자랑스러운 68기들을 믿어주신 만큼 앞으로 남은 훈련에도 많은 관심과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오늘도 너무 늦게 글을 올려드려 죄송합니다.ㅠㅠ 저는 내일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편안히 주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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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일
오늘 아침 진해 하늘이 꾸물구물 한 것이 비라도 내릴 것 같더니만 결국 오후에 체련장에 먼지가 나지 않을 만큼 살짝 내려주었습니다. 극기주가 시작되었다는 것을 하늘이 아는 모양입니다. 극기주가 시작되었다고는 하지만 우리 신입생들에게는 그렇게 큰 어려움은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복종주와 인내주를 거치면서 극기주에 대한 내성이 생겨났기 때문이지요. 아마 처음부터 극기주를 시작했더라면 아마도 많은 신입생들이 중도에 포기했을 겁니다.
어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오늘 오전에 전투수영과 PT체조를 실시하였습니다. 전투수영은 1중대가 실시했고, PT 체조는 2중대가 했습니다. 2중대 부모님들 혹시라도 ‘왜 힘든 PT체조를 2중대만 시켰나’하고 걱정하지 마십시오. 내일은 1중대가 PT하고 2중대가 전투수영을 할 예정입니다. 수영장이 작아서 1,2중대를 구분한 것은 아니고요, 효율적인 수영훈련을 하기 위해 준비한 것입니다. 아시다시피 해군사관학교 수영장은 국제 규젹에 부합되는 50m 수영장입니다.(보통 도시에 있는 수영장이 아마 25m수영장일 겁니다.) 전투수영하는 곳에서 우리 신입생들 수영솜씨가 얼마나 되나 하고 살펴보았더니 의외로 아주 잘 하는 생도들도 제법 있었습니다. 물론 아직 많은 수의 신입생들이 물에 대한 적응력이 아주 조금(?) 부족하더군요. 그러나 사관생도가 되게 되면 다양한 수영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대부분 물개 수준의 수영 실력을 갖추게 되니 조급해하지 마시고 1~2년 꾹 참고 기다리시면 됩니다. PT체조는 인호관(실내체육관)에서 실시하였습니다. PT체조 교관 말이 “요령을 피우면 힘든 훈련이 되고, 긍정적으로 열심히 하게 되면 건강한 육체로 바뀐다”며 신입생들을 격려하더군요. 뒤에서 가만히 살펴보니 모든 신입생들이 건강한 육체를 바라는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그동안에 쌓인 피로 때문에 그렇겠지요. 하지만 아시다시피 힘들다고 멈춰버리면 앉고 싶고, 앉아 버리면 눕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이 녀석들 요령피우지 말고 열심히 해서 뭉친 근육도 풀고, 체력단련 하는데 집중해라”라고 따끔하게 혼내주었습니다. 잘 했지요?
오후에는 비가 조금 내려 제식훈련할 때 우의를 입히고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제 마음 같아서는 우의를 입히고 싶지 않았는데 소대장들이 신입생 감기 걸린다고 꼭 입히자고 하도 졸라대서 우의를 입혀 훈련을 하였습니다. 아마 신입생들이 이런 소대장 마음을 알기 때문에 체육활동 때 그렇게 소대장 최고라고 외쳤나 봅니다. 오늘 이동 간 제식훈련때 극기주 이지만 신입생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해 입교식 연습을 조금 하였습니다. 선서하는 법과 입교식때 연병장에서 부대이동하는 법 등을 말입니다.(원래는 명예주에 하는 것인데.) 선서 연습할 때 신입생들을 가만히 살펴보니 모두 눈빛이 빤짝이는 것이 벌써 명예주가 아닌가 싶었습니다. 힘든 극기주에 이번 제식훈련이 조금이나마 신입생들에게 극기주를 잘 이겨낼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제식훈련이 끝난 후에 어김없이 망해봉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오늘 망해봉 훈련 코스도 그리 쉽지는 않았을 겁니다. 극기주의 훈련 목적에 부합되도록 경사도가 높은 코스를 선정하여 실시하였기 때문입니다. 오늘 훈련 중에 역시 사관생도를 양성하는 가입교 훈련의 성과는 대단하다 싶었습니다. 불과 2주 전에 가장 짧은 코스로 망해봉 훈련을 실시했을 때에도 많이 힘들어 했는데, 이제는 어려운 코스를 가더라도 너끈하게 잘 해냅니다. 이동 간에 소대장생도의 지시에 따라 군가도 힘차게 부르고 말입니다. 처음 소대장생도들이 망해봉 훈련이나 행군 훈련시에 군가를 가르치는 모습을 생각해 보면 정말 많이 발전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뭐 오늘 실시한 망해봉 훈련 코스가 경사도는 제법 되지만 그래도 세병로(입교식때 자제분들에게 설명해 달라고 하시면 됩니다.)를 걸을 때쯤 이제는 오른편에 있는 바다를 조금이라도 바라보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바다를 멍하니 바라만 보다가는 소대장생도에게 꾸지람을 듣게 되지만, 이제는 그 정도의 여유는 가지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행군이나 훈련시 훈련에 집중하지 않을 경우 부상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아버님들께서는 잘 알고계실 겁니다. 그래서 소대장생도들이 바다를 바라보면 걷는다거나, 눈을 감는다거나 하는 행동을 하게 되면 바로 꾸지람을 합니다.)
저녁식사 후에는 내무생활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이제 신입생들이 생도연대에 올라가게 되면 반드시 준수해야 되는 사관생도 생활수칙 등을 중심으로 교육하였습니다. 제 경험상 아마도 교육만으로 사관생도 생활수칙이 완전히 체득되는 것 같지는 않고요, 생도연대에서 생활하다보면 많은 선배생도들의 사랑과 관심에 의해 더 빨리 체득되는 것 같습니다. 내무생활 교육 후에는 내한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날도 추운데 내한훈련이라니 하고 걱정하시는 부모님들도 계시겠지만 내한훈련의 목적은 전에 설명을 한번 드렸고, 다음주에 있을 옥포만 의식을 준비하는 차원에서 신입생들에게 추위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주기 위한 것이니 너무 타박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어제 산성산 행군, 오늘 망해봉 행군 등으로 인해 야간에 뜀걸음 훈련을 하게 되면 신입생들의 신체적 피로도가 계속 누적되어 훈련의 성과가 좋기 않기 때문에 사전에 충분히 고민하여 준비된 계획이라고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물론 내한훈련이 있는 날에는 항상 목욕탕에 따뜻한 물을 준비하고 몸을 녹일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해 줍니다.
내일은 오늘 일과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다만 이번주에 있을 사격훈련에 대비하여 예비사격술을 준비하였습니다. 이번주 수요일과 목요일에는 훈련장소를 이동하여 사격훈련과 유격훈련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충분히 교육하고 준비하여 단 한건의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시작이 반이라 하였습니다 극기주가 벌써 이틀이 지나갔으니 곧 끝나겠지요. 하루하루 쉽지 않은 일과를 열심히 수행하고 있는 우리 신입생들이 자랑스럽습니다. 지금 시간에는 신입생들이 아마도 내한훈련때 추웠던 몸이 따뜻해지고 편안하게 잠을 자고 있을 겁니다. 우리 부모님들께서 따뜻하고 편안한 밤 되시기를 기원드립니다. 저는 그럼 내일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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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2일
극기주라 그런지 일일훈련소식을 전해드리는 시간도 점점 늦어지는 것 같습니다. 이 시간까지 ‘혹시 신입생들이 잠을 자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고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신입생들은 계획된 일과에 따라 벌써 내일의 훈련에 대비해서 곤히 자고 있는 시간입니다. 내일과 모래 사격과 유격훈련을 준비하느라 오늘은 마감회의가 조금 늦게 끝났네요. 극기주도 이제 3일이 지났습니다. 힘든 시간들이지만 우리 신입생들이 잘 따라 오고 있어 참 대견스러운 마음뿐입니다.
오늘 오전에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전투수영과 PT 체조를 했는데 2중대가 전투수영을 그리고 1중대가 PT체조를 했습니다. 수영실력을 보아하니 1중대가 2중대보다는 아주 조금 나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생도생활을 하다보면 모두 비슷한 실력을 지니게 되니 2중대 부모님들께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후에는 내일 사격훈련을 대비해서 어떻게 하면 사격을 안전하게 그리고 잘 할 수 있는지에 대해 교육했습니다. 아버님 세대에 있었던 교련시간이 없어진 지금 세대들에게 사격이란 것이 조금은 흥분되기도 하고, 또 재미있어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훈련관의 설명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기 위해 집중하는 모습을 보니 내일 있을 사격에서 좋은 결과가 나타날 것 같습니다. 교육이 끝난 후에는 언제나 마찬가지로 망해봉 훈련을 실시했습니다. 이제는 신입생들에게 망해봉 훈련이 생활화 되었나 봅니다. 코스에 익숙해진 것도 있겠지만 그 만큼 체력이 강해졌다는 의미도 되겠지요. 이제 망해봉훈련을 하기 전에 정렬하는 모습이나, 보고하는 모습, 그리고 훈련에 참가하는 모습 등이 사관생도로서의 자세가 서서히 나오고 있습니다. 덕분에 소대장생도들이 조금은 여유로와 진 것 같아 보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소대장생도들의 후배사랑이 끝이 없기에 조금 더 완벽한 모습, 그리고 조금 더 자부심에 가득한 모습을 만들기 위해 항상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저녁식사 후에는 내무생활 교육을 실시하고 뜀걸음 훈련을 하였습니다. 내무생활 교육은 우리 보좌관 생도들이 사관학교 복지시설 이용방법과 군인의 기본자세에 대해 교육하였습니다. 비록 우리 신입생들이 몸과 마음이 조금 고단(?)하기는 하지만 사관생도가 되어 누리게 될 복지시설에 대한 관심이 아주 많았나 봅니다. 이제 3주후면 직접 선배들과 함께 누릴 수 있으니, 이번 교육이 적극적 긍정적 훈련참여에 좋은 동기부여가 된 것 같습니다. 그리고 군인의 기본자세는 사관생도로서 기본중의 기본 아니겠습니까? “사관생도는 군인의 표상이다.”라는 말에 부합되도록 신입생들에게 강조 교육하고 또 지속적으로 지도하고 있습니다. 입교식때 만나보시게될 우리 신입생들의 변화된 모습을 기대하셔도 좋을 듯 합니다. 오늘 뜀걸음 훈련시에는 남생도와 여생도가 같이 제대를 편성하여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그 동안은 남생도와 여생도의 체력 차이로 인해 가끔 대형을 분리하여 훈련을 실시하기도 했지만 이제 극기주에서는 동기생애와 단체심, 소속감 함양 등을 위해 해당 소대원들이 모두 같이 훈련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아니 여생도가 어떻게 남생도와 같이 뛰나?’하고 의아하게 생각하시는 부모님들도 계실지 모르시나, 사관생도는 가능합니다. 왜인고 하니 힘들어 하는 동기생의 병기를 옆동기생이 들어주고 그것으로도 안되면 손을 잡고 끌어주기도 하고, 뒤에서 밀어주기도 하며, 때로는 “000 파이팅, 같이 가자”라고 외치며 옆 동기생이 낙오하지 않도록 동기생들간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참 아름다운 모습 아닙니까? 바로 이 생도들이 앞으로 20~30년 후 세계 속의 대한민국을 지켜나갈 인재들입니다. 물론 남생도와 여생도가 같은 소대에서 참가하여 훈련할 때는 적절하게 뜀걸음 속도를 조절하기도 합니다. 뜀걸음 훈련이 종료된 후에 목욕 실시하고 내일 있을 사격훈련과 모래있을 유격훈련에 대비하여 무장류 점검을 실시하였습니다. 처음으로 받아보는 완전군장을 보고는 신입생들이 마음이 뿌듯한 모양입니다. 얼굴에 화색이 돌고 빨리 내일 훈련에 참여했으면 좋겠다는 표정들입니다. 그리고 사격훈련에 대비하여 병기점검도 했습니다. 몇 번 병기 완전분해를 가르치기도 하고 했지만, 아버님들도 아시다시피 그것이 하루 아침에 되겠습니까? 비록 처음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그래도 마음대로 잘 안되는지 훈련관과 조교들에게 오른손을 번쩍들어 “분해가 잘되지 않습니다.” “조립이 잘 되지 않습니다” 등 계속적으로 도움을 요청하더군요. 소대장생도들을 잘 선발하기는 한 모양입니다. 여기 저기 바쁘게 왔다 갔다 하며, 문제를 척척 해결해 주는 모습을 보니 입교 후에 선후배로서의 다정한 모습이 미리 보이는 것 같아 흐믓하게 바라보았답니다.
내일은 훈련장소를 이동하여 사격훈련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오늘 마감회의시 훈련관과 소대장생도들에게 안전사고 예방활동에 최대한 노력하라고 당부하였습니다. 그리고 사격훈련시에는 제가 직접 안전관련 분야를 세세하게 확인할 예정입니다. 우리 신입생들은 국가가 키우고 있는 인재들입니다. 단 한건의 안전사고라도 발생하게 된다면 그것은 바로 국가적 손실에 다름없기 때문에 조심하고 또 조심하여 훈련을 실시토록 하겠습니다. 물론 조심한다고 해서 훈련의 강도가 약해지는 일은 없다는 것 이해하시죠? ^&^ 그리고 내일 모래에는 유격훈련을 실시하게 됩니다. 따라서 매일 매일 일일훈련소식을 전해드려야 하는데 내일 저녁에는 소식을 올리기가 어려울 것 같습니다. 혹시 여건이 마련된다면 내일 저녁에도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사격훈련과 유격훈련이 끝나고 나면 극기주도 거의 지나가게 됩니다. 우리 신입생들이 마지막 명예주까지 훈련을 잘 받고 건강하게 지낼 수 있도록 항상 노력하겠습니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들께서도 끝가지 신입생들에게 많은 격려와 사랑을 당부드립니다. 늦은 밤 입니다. 오늘도 편히 주무시고, 저는 사격과 유격훈련이 끝난 후 돌아와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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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4일
극기주도 이제 하루 남았습니다. 진해날씨는 입춘이 지나서 그런지 점점 따뜻해지는 느낌입니다. 바람이 불지 않아 그런 것도 있겠지만 우리 신입생들의 뜨거운 열정과 패기가 있어 그런지 무서운 동장군도 이곳 해군사관학교는 잠시 피해가는 모양입니다.
오늘 오전에는 어제 야전교육대를 다녀와 피곤한 몸을 회복시키는 차원에서 학술정보관 이용법과 인격지도 교육 등 좌학교육(강의실에서 공부하는 것을 말합니다.)시하였습니다. 학술정보관 교육은 학술정보관(예전의 도서관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관장님께서 직접 오셔서 학술정보관 이용법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사관학교는 정예호국간성을 육성하기 위해 매일 군사훈련만 실시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 부모님들께서도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일반대학과 마찬가지로 정규학기가 시작되면 지성인으로서 갖춰야할 학문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학술정보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우리 신입생들이 가입교가 끝나고 생도연대에 올라가서 자연스럽게 학술정보관에서 책을 빌려보고, 자료를 찾아 공부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만 해도 마음이 흐믓해집니다. 그리고 나서 법사님께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인격지도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아마 우리 신입생들이 많이 기다렸던 시간이 아닌가 싶네요. 종교활동과 마찬가지로 인격지도 교육시간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종교인들께서 좋으신 말씀을 해주시는 것과 더불어 가입교 기간중에는 체험할 수 없는(?) 간식을 준비해주시는 것도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짧은 시간이었겠지만 우리 신입생들이 힘든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겁니다.
오후에는 입교식 준비를 위해 제식훈련 연습을 하였습니다. 인내주만 하더라도 옆 동기생과 발 맞추는 것도 어색하던 우리 신입생들이 이제는 제법 발도 맞추고 손도 잘 맞춥니다. 물론 아직도 부모님들께 인사드리기에눈 부족한 감이 없지 않으나, 하루하루 성장하고 발전하는 신입생들이 대견스럽기만 합니다. 지금 정도의 수준으로 연습이 지속된다면 입교식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나서 망해봉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전에도 한번 말씀드린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매일 망해봉훈련과 야간 뜀걸음 훈련을 실시하는 이유는 개인 체력단련이 그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 이유는 다음주 필승주에 있을 천자봉 행군에 대비하여 자심감을 배양하기 위함입니다. 머리로만 생각하던 천자봉 행군이 이제 채 1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망해봉 가는 모든 길들이 우리 신입생들에게 익숙해져서 척척 잘 해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늘 저녁에는 사관생도가 되어서 입어야할 피복류에 대해 체측하고 수정하였습니다. 오늘은 예식복과 근무복 체측을 하였는데요, 근무복의 대부분은 모두 허리를 줄였습니다. 바지에 손을 넣어보니 한 주먹씩은 다 들어가더군요.(오늘 한 생도의 기록을 보다 보니 사관학교 입교를 위해 원서에 있던 사진으로는 지금의 모습이 잘 떠오르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안 먹이고 괴롭혀서 살이 빠진 것이 아니라 규칙적이고 과학적인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한 신체로 바뀐 것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니 어쩌면 입교식에 오셔서 멋진 모습으로 변화된 우리 신입생들을 보시고 마음이 흐믓하시리라 생각됩니다. 피복류 수정때 우리 신입생들에게 기분이 어떠냐교 물었더니 “이제 정말 사관생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며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2주가 남았으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된다”고 당부하였습니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지금의 어려움과 고난을 감수해야 하겠지요. 또한 지금 사관생도 제복을 입어보는 것보다 사관생도가 되는 즐거움과 행복함이 더욱 큰 것은 우리 부모님들께서도 잘 이해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내일은 극기주의 마지막 날입니다. 주말이기는 하나 훈련은 계속되어져야 하겠지요, 내일 오전에는 사관생도(생도연대)들의 명예중대 선발을 위한 무장구보(병기들고 중대별로 일정거리를 다녀오는 것을 말합니다.) 경쟁이 있어 우리 신입생들이 참관을 할 예정입니다. 선배들이 씩씩하게 훈련하는 모습과 명예중대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진정한 사관생도의 멋이 제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강한 훈련과 그리고 단체심, 소속감, 자긍심에서 나온다는 것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주말점검을 한 후에 오후에 망해봉 훈련과 뜀걸음 훈련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제 내일만 지나면 극기주가 끝나고 필승주가 다가옵니다. 지금까지 어렵고 힘든 시기가 있었을 우리 신입생들에게 좋은 격려의 글을 남겨주시면 앞으로 남은 2주의 시간이 더 빨리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극기주가 어제 시작했는데 오늘 끝나는 것처럼 필승주와 명예주도 바람과 같이 빠르게 지나갈 것이라 생각됩니다. 모든 신입생들이 입교식날 부모님들께 멋지게 인사드릴 수 있도록 남은 기간도 모든 조교생도들과 훈육요원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편히 주무십시오. 저는 내일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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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5일
극기주도 이제 하루 남았습니다. 진해날씨는 입춘이 지나서 그런지 점점 따뜻해지는 느낌입니다. 바람이 불지 않아 그런 것도 있겠지만 우리 신입생들의 뜨거운 열정과 패기가 있어 그런지 무서운 동장군도 이곳 해군사관학교는 잠시 피해가는 모양입니다.
오늘 오전에는 어제 야전교육대를 다녀와 피곤한 몸을 회복시키는 차원에서 학술정보관 이용법과 인격지도 교육 등 좌학교육(강의실에서 공부하는 것을 말합니다.)시하였습니다. 학술정보관 교육은 학술정보관(예전의 도서관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관장님께서 직접 오셔서 학술정보관 이용법에 대해 설명해 주셨습니다. 사관학교는 정예호국간성을 육성하기 위해 매일 군사훈련만 실시하는 곳이 아니라는 것은 우리 부모님들께서도 잘 알고 계시리라 생각합니다. 일반대학과 마찬가지로 정규학기가 시작되면 지성인으로서 갖춰야할 학문분야에도 관심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해야 하기 때문에 학술정보관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우리 신입생들이 가입교가 끝나고 생도연대에 올라가서 자연스럽게 학술정보관에서 책을 빌려보고, 자료를 찾아 공부하는 모습을 상상하기만 해도 마음이 흐믓해집니다. 그리고 나서 법사님께서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인격지도 교육을 실시하였습니다. 아마 우리 신입생들이 많이 기다렸던 시간이 아닌가 싶네요. 종교활동과 마찬가지로 인격지도 교육시간이 기다려지는 이유는 종교인들께서 좋으신 말씀을 해주시는 것과 더불어 가입교 기간중에는 체험할 수 없는(?) 간식을 준비해주시는 것도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아닌가 싶습니다. 짧은 시간이었겠지만 우리 신입생들이 힘든 몸과 마음을 회복할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겁니다.
오후에는 입교식 준비를 위해 제식훈련 연습을 하였습니다. 인내주만 하더라도 옆 동기생과 발 맞추는 것도 어색하던 우리 신입생들이 이제는 제법 발도 맞추고 손도 잘 맞춥니다. 물론 아직도 부모님들께 인사드리기에눈 부족한 감이 없지 않으나, 하루하루 성장하고 발전하는 신입생들이 대견스럽기만 합니다. 지금 정도의 수준으로 연습이 지속된다면 입교식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나서 망해봉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전에도 한번 말씀드린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한데, 매일 망해봉훈련과 야간 뜀걸음 훈련을 실시하는 이유는 개인 체력단련이 그 첫 번째 이유이고, 두 번째 이유는 다음주 필승주에 있을 천자봉 행군에 대비하여 자심감을 배양하기 위함입니다. 머리로만 생각하던 천자봉 행군이 이제 채 1주일도 남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이제 망해봉 가는 모든 길들이 우리 신입생들에게 익숙해져서 척척 잘 해내고 있으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늘 저녁에는 사관생도가 되어서 입어야할 피복류에 대해 체측하고 수정하였습니다. 오늘은 예식복과 근무복 체측을 하였는데요, 근무복의 대부분은 모두 허리를 줄였습니다. 바지에 손을 넣어보니 한 주먹씩은 다 들어가더군요.(오늘 한 생도의 기록을 보다 보니 사관학교 입교를 위해 원서에 있던 사진으로는 지금의 모습이 잘 떠오르지 않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안 먹이고 괴롭혀서 살이 빠진 것이 아니라 규칙적이고 과학적인 교육훈련 프로그램을 통해 건강한 신체로 바뀐 것이니 크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니 어쩌면 입교식에 오셔서 멋진 모습으로 변화된 우리 신입생들을 보시고 마음이 흐믓하시리라 생각됩니다. 피복류 수정때 우리 신입생들에게 기분이 어떠냐교 물었더니 “이제 정말 사관생도가 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하며 즐거워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아직 2주가 남았으니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야된다”고 당부하였습니다.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을 하고,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지금의 어려움과 고난을 감수해야 하겠지요. 또한 지금 사관생도 제복을 입어보는 것보다 사관생도가 되는 즐거움과 행복함이 더욱 큰 것은 우리 부모님들께서도 잘 이해하시리라 생각됩니다.
내일은 극기주의 마지막 날입니다. 주말이기는 하나 훈련은 계속되어져야 하겠지요, 내일 오전에는 사관생도(생도연대)들의 명예중대 선발을 위한 무장구보(병기들고 중대별로 일정거리를 다녀오는 것을 말합니다.) 경쟁이 있어 우리 신입생들이 참관을 할 예정입니다. 선배들이 씩씩하게 훈련하는 모습과 명예중대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보고 진정한 사관생도의 멋이 제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강한 훈련과 그리고 단체심, 소속감, 자긍심에서 나온다는 것을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주말점검을 한 후에 오후에 망해봉 훈련과 뜀걸음 훈련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이제 내일만 지나면 극기주가 끝나고 필승주가 다가옵니다. 지금까지 어렵고 힘든 시기가 있었을 우리 신입생들에게 좋은 격려의 글을 남겨주시면 앞으로 남은 2주의 시간이 더 빨리 갈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극기주가 어제 시작했는데 오늘 끝나는 것처럼 필승주와 명예주도 바람과 같이 빠르게 지나갈 것이라 생각됩니다. 모든 신입생들이 입교식날 부모님들께 멋지게 인사드릴 수 있도록 남은 기간도 모든 조교생도들과 훈육요원들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편히 주무십시오. 저는 내일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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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6일
극기주 마지막 날입니다. 이제 내일이면 필승주가 시작됩니다. 경례구호도 “극기”에서 “필승”으로 바뀌겠지요. 극기주까지 오면서 우리 신입생들이 잘 견뎌주었습니다. 실제훈련 내용은 제가 판단해서 크게 어려운 것은 없었지만, 고등학생 신분에서 받기에는 조금 어려운 부분도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잘 해주었습니다.
오늘 오전에는 어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교학과장님이 오셔서 사관학교 교과과정을 소개해 주시고, 사관생도들의 명예중대 경기(뜀걸음 경쟁) 참관을 하였습니다. 교과과정을 소개 받으며, 지금의 가입교 훈련이 생도생활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을 느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전공을 소개 받을 때는 아마 “2학년에 올라가서는 꼭 저 전공을 선택해야지”라는 각오와 다짐도 했겠지요. 아마도 가입교 훈련을 잘 참아내고 견뎌낼 수 있는 좋은 동기 부여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리고 나서 명예중대 경기를 참관하였습니다. 신입생들 입장에서는 좋은 경험이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이제 올해(또는 내년 초가 되겠지요)에는 직접 소속 중대에서 같이 뛰어야 할 테니 마음가짐도 남달랐겠지요. 제가 옆에서 “선배들과 같이 뛸 수 있겠냐”고 몇 명 신입생들에게 물었더니 어떤 생도는 “자신있습니다.”라고 크게 이야기 하고, 어떤 생도는 “아직 부족하지만 체력을 더욱 키워 반드시 같이 뛰겠습니다.”라고 하더군요. 제가 판단했을 때는 지금의 신입생 체력으로 반 이상은 같이 뛰어도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러나 아직도 노력을 조금 해야되는 신입생도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만 앞으로 남은 2주 간의 가입교 훈련과 생도연대에서 실시하고 있는 자율체력단련 시간을 잘 활용한다면 별 무리없이 잘 적응할 수 있을 겁니다. 명예중대 경기 참관을 마치고 주말점검을 실시하였습니다. 당연히 지난주보다 더욱 향상된 모습을 볼 수 있었고, 내무정돈 수준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하지만 생도연대에 올라가서 내무정돈이나 청소 등으로 힘들어하지 않도록 가입교 기간 중에 지속적으로 교육시킬 예정입니다.
오후에는 역시나 망해봉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망해봉 훈련 중 저도 오늘 처음으로 하늘을 바라보았더니 맑은 가을 하늘처럼 구름 한점 없이 깨끗한 하늘이었습니다. 바람도 없어 잔잔한 바다도 평화롭게 보였구요. 망해봉 등반길에 어떤 소대장은 잠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도록 배려도 해 주더군요. 이제 극기주가 끝나가니 소대장생도들도 우리 신입생들도 모두 조금씩 여유로워 지는 것 같습니다. 망해봉 등반길에 한 생도에게 바다를 바라보라고 하며, “이제 저 바다는 네가 지켜야 한다.”라고 했더니 “알겠습니다.”라고 크게 외치며 씩 웃는 모습이 무척이나 믿음직해 보였습니다. 한 생도에게 물어본 것이지만 아마 지금 훈련에 참가하고 있는 모든 신입생들의 마음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이제 망해봉 훈련 코스도 신입생들에게 익숙해져서 큰 무리없이 잘 마칠 수 있었습니다. 코스를 더 늘릴 수 있다면 좋으련만 오늘 훈련 한 코스가 제일 긴 거리라 애로사항이 좀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망해봉 훈련에 다른 코스를 추가할까도 생각해 보았습니다. ^&^
오늘 저녁에는 소대모임을 실시하고 행정시간을 많이 주었습니다. 복종부부터 극기주까지 쌓인 피로를 풀 수 있도록 한 조치였는데 우리 신입생들이 오늘 저녁시간을 통해 에너지를 재충전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내무실을 간간히 돌아보니 부모님께 편지 쓰는 신입생도 있고, 수양록(일기장을 생각하시면 됩니다.)을 기록하는 생도도 있고, 동기생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생도들도 있었습니다. 모두 기쁨이 충만하고 여유로운 시간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내일부터 필승주가 시작됩니다. 극기주가 끝났다고 해서 모든 군사훈련이 끝나는 것은 아닙니다. 이번주에도 뜀걸음 훈련은 계속되고요, 제일 의미 있는 천자봉 행군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물론 함정과 항공기 견학 등 신체적 부담이 덜하고 견문을 넓힐 수 있는 프로그램도 준비되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내일은 종교활동과 전사자 추모비 참배, 그리고 신입생들이 제일 기대하는 상품이 걸려있는 체육활동 등이 계획되어있습니다. 그래도 휴일인데 조금 여유로운 일과가 진행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항상 사관생도가 되기 위해 그리고 해군장교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열심히 하는 신입생들 옆에 있자니 제가 더욱 젊어지고 에너지가 충전되는 것 같습니다. 저에게 충전된 긍정의 에너지를 신입생들이 훌륭하게 생도생활을 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데 몽땅 쏟도록 하겠습니다. 훈련소식을 적다보니 오늘도 늦은 시간이 되었네요. 우리 신입생들 열심히 잘 하고 있으니 오늘도 편히 주무시기 바랍니다. 저는 내일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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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7일
우리 신입생들이 맞는 네 번째 일요일이었습니다. 날씨는 진해답게 춥지 않은 날이었구요. 바람도 하나 없었답니다. 신입생들이 종교활동하고 체육활동하기에는 아주 좋은 날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제 자제분들이 없는 주말에 많이 익숙해지셨나 모르겠습니다. 앞으로 4년 아니 어쩌면 더 오랫동안 주말을 같이 보내실 수 없을지 모르겠으나 항상 가슴속 한쪽에는 훌륭하게 국가의 동량으로서 역할을 준비하고 수행하고 있는 자제분들이 있으니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오늘 오전에는 종교활동을 하였습니다. 이제 이번주를 마지막으로 타 종교를 이해하는 과정은 끝나게 되었습니다. 다음주부터는 자신의 신앙에 따라 종교활동을 할 예정입니다. 물론 생도연대에 올라가서도 마찬가지이고요. 종교가 없는 생도들은 하나의 종교를 선택하여 종교활동에 참가할 예정입니다. 종교활동은 전에도 말씀드린 바와 같이 신입생들에게 많이 기다려지는 시간이었을 겁니다. 무서운(?) 조교생도들로부터 벗어나서 편안하게 종교활동도 하고 간식도 먹을 수 있는 시간이니 말입니다. 하지만 오늘 종교활동시간에 신입생들이 너무 많이 졸아서 저로서는 신부님, 목사님 그리고 법사님께 조금 죄송한 마음도 들더군요. 마음이야 신입생들을 천 번 이해하지만 그래도 사관생도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을 해서는 안되기에 종교활동 후에 가벼운 훈계를 하였습니다.
오후에는 졸업생 전사자추모비참배를 하고 체육활동을 하였습니다. 졸업생 전사자추모비는 해사반도에 있는데요, 입교식날 오시면 신입생들과 같이 가보실 수 있을 겁니다. 해사반도는 해군사관학교 박물관 옆에 있는 작은 방파제를 말하는데 그 경치가 무척이나 아름답습니다. 특히 저녁노을이 지고 출동임무를 수행하고 돌아오는 군함이 있을 때는 더욱 그렇지요. 입교식날 면회시간이 제한되어 부모님들께서는 저녁노을을 보실 수 없겠지만 우리 신입생들은 생도생활 하면서 아주 많이, 그리고 자주 볼 수 있을 겁니다. 이곳에서 가끔 야외 결혼식도 열리고, 사관생도 면회객들도 자주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참! 해사반도에 가시게 되면 백두산함 마스트가 있는데 꼭 가보시기 바랍니다. 유래와 역사도 모두 기록되어 있으니 한국 해군의 역사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졸업생 전사자추모비는 2001년에 “해사반도 성역화” 사업에 따라 건립되었습니다. 이 추모비에는 전투 중 나라를 위해 순국한 해사출신들의 전사내용이 각인되어 있어 그들의 우국충정을 다시 돌아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신입생들도 오늘 이 추모비에서 참배를 하고 선배들의 뒤를 이어 우리바다, 그리고 우리국가를 지킬 것을 다짐하였습니다. 추모비참배를 마치고 즐거운 체육활동을 하였습니다. 이제 우리 신입생들이 사관학교식 피구와 발야구에 많이 익숙해져 있는 모양입니다. 처음 체육활동시간에는 규정을 잘 이해하지 못해 시간이 많이 소요되었는데 이제는 바로 게임을 시작하더군요. 오늘도 역시 제2체련장에는 우리 신입생들의 응원소리와 파이팅을 외치는 소리로 가득했습니다.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일요일 체육활동시간은 가입교 훈련기간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체육대회를 보는 기분입니다. 물론 저도 상쾌하고 즐겁지요. 어느 누가 즐거워 하는 모습보다 힘들어 하는 모습을 즐기겠습니까.
저녁식사 후에는 9부두까지 뜀걸음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거리로는 약 7km정도 되는데요 이제 이 정도 거리도 우리 신입생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아직까지 간혹 힘들어 하는 신입생들도 있지만 끝까지 다들 잘 따라와 주어 저로서는 우리 신입생들이 많이 고맙습니다. 이렇게 다들 교육목적에 부합되도록 노력하는 모습이 말이지요. 이제 내일부터는 이번주에 있을 천자봉 행군에 대비해서 체력관리를 시작하려합니다. 환자생도가 발생해서 천자봉을 같이 가지 못한다면 너무 아쉽지 않겠습니까? 그래서 가능한 무리한 훈련은 실시하지 않을 예정이고, 몸이 조금 불편한 신입생들에게 충분한 휴식을 제공해 줄 예정입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매일 쉴 수 없다는 것은 우리 부모님들께서도 잘 이해해 주시겠지요? 저녁 뜀걸음 훈련 뒤에 목욕시키고 소대모임을 갖도록 하였습니다. 환자파악도 하고 부모님들의 격려의 글도 나누어 주는 시간이지요. 지금 이 시간에는 모두 편히 잠을 잘 자고 있을 겁니다.
필승주가 시작되어 경례 구호가 “필승”으로 바뀌는 이제 신입생들이 제법 사관생도 티가 많이 납니다. 저는 매일 옆에 있어서 변화된 모습을 잘 보지 못하겠지만 우리 부모님들께서는 입교식날 오시면 건강하게 변화된 자제분들을 보시게 될 겁니다. 혹시 입교식날 오셔서 너무 변했다고 눈물을 흘리시면 안됩니다. 그러면 제가 너무 죄송하니까요.
내일은 생도생활에 실시하게될 문화부, 체육부 활동을 문화체육과장님께서 직접 설명해 주실 예정이고, 사관생도 평가규정에 대해서도 평가과장님이 직접 설명해주실 겁니다. 그리고 오후에는 망해봉 훈련을 하고 입교식 훈련에 대비해서 가장 기본적인 제식훈련을 숙달할 예정입니다.
오늘 하루도 우리 신입생들이 보람차게 잘 보냈으니 이제 부모님들께서도 편안히 주무시기 바랍니다. 항상 신입생들이 건강하게 가입교 훈련을 마치고 생도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지금의 가입교 훈련기간을 소중히 사용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안녕히 주무십시오. 저는 내일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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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8일
오늘 아침 진해에는 겨울비인지 봄비인지 모를 비가 내렸습니다. 아버님들께서는 잘 아시겠지만 군에서는 비가 오면 좋은 일이 많지요. 야외훈련이 줄어드니 말입니다. 하지만 아침에 비가 조금 온 후 하늘이 찌뿌둥하기만 하고 비가 오지 않아 우리 신입생들은 오늘 계획된 모든 일과를 하였답니다. 좋은 점은 야외 훈련중 먼지가 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오전에는 어제 말씀드린 바와 같이 문화체육과장님이 문화부와 체육부 활동에 대해 소개해 주셨고, 평가과장님께서 사관생도 평가규정을 소개해 주었습니다. 사관생도가 되면 일주일에 1번 문화부활동을 하고, 일주일에 3번은 체육부활동을 합니다. 일반대학과 비교한다면 동아리 활동쯤으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문화부활동에는 미술반, 사진반, 보컬반, 국악반 등 다양한 문화활동을 할 수 있고요, 체육부활동에는 미식축구반, 축구반, 배구반, 농구반 등 일반체육활동과 검도, 유도, 태권도 등 무도활동반, 요트반, 윈드서핑반, 스킨스쿠버반 등 해양스포츠반 등 다양한 체육활동을 할 수 있습니다. 해군사관학교가 타 대학이나 사관학교와 비교해서 가장 좋은 점이 아마도 해양스포츠를 마음껏 즐길수 있다는 것이겠지요. 물론 자신이 원하는 체육부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1학년때 수영검정과 무도(태권도, 검도, 유도 등) 유단자가 되어야 합니다. 평가규정 소개시에는 아직 우리 신입생들이 피부로 느낄 수 없어 관심이 좀 없을 수도 있었겠지만, 지,덕,체를 고루 연마하는 사관생도들에게는 중요한 내용입니다. 아마 생도연대에 올라가면 훈육관들이 잘 설명해주고 지도해줄겁니다.
오후에는 입교식을 대비해서 제식훈련을 계속해서 숙달할 수 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항상 드리는 말씀이지만 어제보다 오늘이 더욱 절도 있어졌고,그리고 오늘보다는 내일이 더욱 멋지게 성장하겠지요. 그리고 망해봉 훈련은 비가 와서 안전을 고려, 평지 행군훈련으로 대체하였습니다. ‘비가 오는데 야외 훈련시 미끄럽지는 않을까’하고 걱정하시는 부모님들이 많으셨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저희들도 부모님들 보다는 못하겠지만 장차 해군을 짊어지게 될 신입생들에게 관심과 애정이 많답니다. 그래서 가능한 안전하고 융통성 있게 훈련을 집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비가 온다고 해서, 그리고 날이 너무 춥다고 해서 너무 많은 걱정은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저녁식사 후에는 군인기본정신교육 수업을 하고 간단한 뜀걸음 훈련을 실시하였습니다. 뜀걸음 훈련시에 저녁 안개가 해군사관학교를 덮어주었는데 그 안개 사이사이로 신입생들이 내쉬는 입김이 참 멋졌습니다. ‘저것이 바로 젊음이고 패기이구나’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답니다. 그리고 이번주 주간기상을 고려하여 수요일에 천자봉행군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오늘부터 신입생들 건강관리에 들어갔습니다. 뜀걸음 훈련을 하고 따뜻한 목욕물에 몸을 충분히 쉴 수 있도록 평상시보다 많은 목욕시간을 지시하였습니다. 물론 하루 이틀 일과를 여유롭게 진행한다고 해서 몸 상태가 급격히 좋아지지는 않지만, 이번주 천자봉 훈련을 대비해서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환자생도도 관리하고 일과도 집행해 왔으니 올해 천자봉 행군훈련이 무탈하게 잘 진행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또한 올해 천자봉 행군에 우리 68기 신입생들을 격려하기 위해 교장님이 직접 동행하실 예정입니다. 물론 생도대장님과 교수부장님, 행정부장님 등 학교의 주요 지휘부에 계시는 분들이 모두 참가하실 예정입니다. 지금까지 우리 신입생들이 복종주부터 극기주까지 교육을 잘 받아 왔으니 천자봉 행군기간 중 교장님을 비롯한 선배장교분들에게 68기생들의 멋과 패기를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해 주어 멋진 68기의 모습을 보여주도록 할 생각입니다. 우리 신입생들이 잘 할 수 있겠지요?
벌써 필승주도 2일이나 지났습니다. 내일모래 천자봉행군을 다녀오고 나서 함정,항공기 견학을 하루 하고 나면 필승주도 이제 거의 끝나갈 시간이겠군요. 복종주 처음 시작할때만 하더라도 5주라는 시간이 그렇게 길게만 느껴지더니 벌써 입교식 행사를 준비할 때가 되었습니다. 이제 곧 댁으로 초청장이 반가운 손님이 되어 찾아갈 겁니다. 짧은 시간이지만 우리 신입생들이 멋지게 성장한 것 같습니다.
내일은 교수부장님께서 사관생도로서 자긍심 함양을 주제로 인성교육을 해주실 예정이고요, 야간에는 천자봉 행군을 대비해서 소대모임과 정비행정시간을 가져 충분한 휴식을 보장할 예정입니다. 천자봉 행군을 다녀오게 되면 우리 신입생들도 이제 정말 가입교훈련이 거의 끝나간 다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신입생들이 천자봉 행군에 대해 우려하거나 걱정하지 않도록 우리 부모님들께서 오늘 저녁 꿈속에서 꼭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밝은 대낮에 우리 신입생들 파이팅을 외칠 수 있도록 격려하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편히 주무시고요, 저는 내일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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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9일
오늘 아침에 안개가 자욱하더니만 결국 저녁부터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차라리 잘 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밤에 많이 내리고 내일 우리 신입생들이 천자봉 행군할 때쯤에는 따뜻한 햇빛은 아닐지라도 비만 오지 않는다면 좋을 텐데 말입니다. 하지만 비가 온다하더라도 우리 신입생들에게는 좋은 경험이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강한 파도가 강한 어부를 만든다”라는 격언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자신의 한계를 느껴보고 또한 그것을 계기로 자신을 더욱 강하게 단련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도 때문입니다. 어찌되었든 내일 비가 오든 비가 오지 않든 부모님들께서는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어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교장님을 비롯하여 학교 지휘부와 교수님, 훈육장교 등 많은 교직원들이 신입생들 옆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같이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내일 천자봉 행군을 대비해서 준비하는 시간을 많이 가졌습니다. 수통(물통)과 야전상의도 준비하고 내일 천자봉 정상에서 사진찍을 대형도 편성하였습니다. 교장님과도 사진을 찍을 것이고, 68기생들만 모여서도 찍을 예정입니다. 음. 좋은 사진이 나오려면 날이 좋아야 하는데 걱정입니다.(ㅋ 비가 오는 것이 훈련에는 좋지만 사진촬영하기에는 영 좋지 못하지요) 저도 집에 있는 사관생도 시절 앨범에 보면 가입교때 사진이 있습니다. 과거와 추억을 회상하기에 아주 좋은 물건이지요. 우리 신입생들도 아마 내일 좋은 추억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물론 천자봉 행군준비만 한 것은 아닙니다. 교수부장님께서 “사관생도로서의 자긍심”이라는 주제로 2시간 동안 우리 신입생들에게 좋은 말씀도 해주셨고, 몸을 푸는 차원에서 가볍게 뜀걸음과 행군도 실시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부모님들께서 제일 좋아하시는 따뜻한 목욕도 충분히 시켰습니다. 그리고 행정시간을 주어 동기생간 그동안 뭉친 근육도 풀어주도록 지시도 하는 등 가능한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내일 있을 행군에 대비해서 평상시 보다 1시간 일찍 취침을 시켰고요. 혹시 내일 행군이 걱정스러워 잠들지 못하고 뒤척이고 있는 신입생이 있을까봐 소대장 생도들에게 순찰도 지시하였습니다. 소대장생도들은 언제 자냐고요? 소대장생도들은 이슬만 먹고 살기 때문에 잠을 자지 않아도 아무 문제없습니다.(이건 농담이고요, 소대장 생도가 되기 위해서는 그 만큼 책임감과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해군사관학교에서 지,덕,체를 겸비한 최고의 생도들로만 선발하였습니다.) 오늘 푹 자고, 내일 패기있고 정렬적인 68기의 모습을 교장님을 비롯한 사관학교 교직원과 진해 시민들에게 멋지게 보여주기를 기대해 봅니다. 잘해주겠지요?
내일 천자봉 행군이 끝난 후에는 목욕으로 피로를 풀고, 67기 선배들이 준비해주는 선배와의 만남 시간(일명 빵 파티라고도 합니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67기 동기회장생도가 준비한 메뉴를 보니 우리 신입생들이 섭섭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 하지만 과식은 금물!!, 아직도 필승주가 끝나지 않았고, 제일 중요한 명예주가 다음주이기 때문에 건강관리에 노력을 해야 하는 시기입니다.(67기생이 준비한 메뉴는 입교식때 확인해 주시기 바랍니다.) 내일 천자봉 행군이 끝나고 나면 우리 신입생들 가슴 속에 ‘이제 정말 해사인의 한 사람이 되는 구나’ 하는 마음이 들겁니다. 해군사관생도로서의 자부심은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물론, 일반인도 모두 천자봉을 다녀올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입교 훈련을 받고 난 후 등반하는 천자봉에는 그 동안 수많은 선배 사관생도들의 맑은 정기가 어려있기 때문에 내일 이후 우리 신입생들의 가슴에 뜨거운 무언가가 자리잡게 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해군사관생도가 아닌 사람은 느끼지 못하는 비밀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죄송합니다만 제가 부모님들보다 일찍 눈을 좀 붙여야겠습니다. 내일 천자봉 행군을 대비해서 말이지요. 저도 마음은 20대인데 젊고 건강한 우리 신입생들을 매일 따라 다니다 보니 역시 마음뿐이구나 하는 생각이 가끔 듭니다. 그래도 신입생들 보는 앞에서 힘든 모습을 보여서야 어디 대한민국 水軍장수라 할 수 있겠습니까! 오늘 에너지를 비축해서 내일 안전하게 우리 신입생들에게 좋은 경험과 추억을 만들어 주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그럼 오늘도 편히 주무시고요, 저는 내일 천자봉에 다녀와서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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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0일
오늘은 지난 3주간의 훈련을 훌륭하게 수행하던 우리 신입생들이 그토록 기다리고 기다리던 천자봉 행군이 있는 날이었습니다. 어제 제가 말씀드렸으니 부모님들께서도 알고계셨지요? 아마 그래서 더 밤잠을 못 주무신 건 아닌지 내심 걱정했었는데 편히 주무셨습니까? 출발하기 전날 밤에 우리 신입생들은 약간 긴장된 모습을 보이며 설레임반 기대반으로 잠이 들었는데 밤새 잠은 잘 잤는지 궁금하더군요. 하지만 오늘아침 점호 시간에 일어나서 국군도수체조를 하며 힘차게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을 바라보면서 대대장으로서 너무나도 흐뭇하였고, 이 정도의 강인한 몸과 마음을 가진 우리 신입생들이라면 역대 어느 기수의 선배 생도들보다도 천자봉 행군을 훌륭하게 마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습니다.
아침 식사는 언제나 그렇듯이 영양사의 철저한 영양분석에 의해 정성껏 차려진 음식으로 실시하였습니다. 대대장으로서 우리 신입생들에게 배부르게 식사를 할 수 있도록 하고픈 마음은 굴뚝같았으나 오늘 실시할 27Km의 천자봉 행군에 대비하여 부득불 평소보다 약간 적게 식사를 하도록 지시하였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천자봉 행군시에는 개인당 초코바, 귤 2개, 커다란 빵 2개, 오렌지 쥬스를 지급하기로 계획하였기 때문에 훈련 도중 출출할 때 간단한 요기가 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늘 천자봉 행군은 우리 해군사관학교의 장이신 교장님을 비롯한 교직원 대부분이 참가하여 더욱 뜻 깊었습니다. 오전 9시경, 드디어 천자봉을 향한 첫 걸음을 내딛었습니다. 언제나 생도들과 함께 하시며 동고동락하시는 교장님께서 곁에 계셔서인지 우리 신입생들은 여느 때보다 훨씬 크고 우렁찬 목소리로 군가를 부르면서, 이제는 누가보아도 의젓하고 훌륭한 사관생도의 모습을 갖춰 행군을 하였습니다. 약 1.5Km의 행군에 이어 바로 실시한 구보에서도 우리 신입생들은 단 한명도 낙오를 하지 않았으며, 전 구보 구간을 완벽하게 완주하였습니다. 물론, 힘은 많이 들었을테고, 숨도 많이 찼을 것입니다. 왜 그렇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우리 68기 신입생들은 지난 3주 동안 훌륭한 조교생도들의 지도하에 이루어진 체계적이고 과학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하여 누구보다 강하고 멋진 사관생도의 모습을 갖추어 자신의 고통을 극복하고 그것을 이겨낼 수 있는 굳은 의지를 가슴속에 담을 수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어려움도 거뜬하게 넘어설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봅니다.
약 25분간의 구보구간을 통과하여 도착한 충무공리더십센터에서 우리 신입생들은 행군과 구보로 굳은 다리와 몸을 풀어주고 점심식사를 실시하였습니다. 평소에도 영양 가득한 식단으로 식사를 실시하고 있지만, 오늘 점심식사는 한층 더 풍성한 식단으로 식사를 하였습니다. 식사 덕분인지 신입생들은 한층 더 힘을 내어 본격적인 천자봉 등반을 시작하였습니다.
천자봉은 해군사관학교를 졸업한 모든 선배생도와 장교, 그리고 해군의 일원이라면 모두 한번쯤은 반드시 등반하게 되는 산입니다. 그렇게 수십년의 세월동안 선배들의 발길로 다듬어 놓은 그 길을 오늘 우리 신입생들이 걸었던 겁니다. 약 40분간 계속된 등반훈련 동안 비바람이 몰아치는 악천후 속에서도 모두들 묵묵하게 한발 한발을 내딛는 모습은 우리 68기들이 진정한 사관생도로 거듭나고 있음을 말해주었습니다. 3주전에 처음 보았던 68기의 모습과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었죠. 아침부터 날씨가 좋지 않고 결국엔 비가 내려 부모님들께서 아마 많이 걱정하셨을 겁니다. 하지만 이제는 3주전에 보셨던 아들․딸들이 아님을 생각해주십시오. 입교식때 확실히 확인하실 겁니다. 굳게 다문 입술, 강렬한 눈빛에 담긴 68기들의 해내고야 말겠다는 굳건한 의지를 확인할 수 있어 흐뭇한 시간이었습니다. 등반도중에 간간히 힘에 부쳐 조금씩 쳐지는 생도들이 있으면, 앞에서 끌어주고 뒤에서 밀어주고, 끊임없이 파이팅을 외치며 서로 격려를 하는 모습이 이젠 제법 동기임을, 68기는 하나임을 인식하고 있는 것 같아 얼마나 가슴이 뭉클했는지 모릅니다. 그렇게 68기들은 곁에 있던 서로의 도움으로 단 한명도 낙오하지 않고 무사히 천자봉에 오를 수 있었습니다.
천자봉 정상에 올라서자 도열하여 박수를 쳐주며 우리 68기들에게 격려를 해주시던 많은 교직원과 군무원분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이토록 많은 분들이 우리 68기의 천자봉 행군에 함께해주시고 격려해 주심에 무한한 감사를 느꼈습니다. 몇 시간의 행군과 등반으로 지쳐있었을 68기들이 그분들의 고마움을 느꼈으면 하고 진심으로 바랍니다. 교장님과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준비해 갔던 간식을 취식하며 휴식시간을 가졌습니다. 안개가 자욱해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냈던 천자봉 정상은 우리의 행군을 조금 더디게 하였던 오늘의 날씨 덕분에 더욱 운치가 있었습니다. 68기들에게는 평생 잊지 못할 천자봉 정상의 모습일 것입니다.
천자봉을 내려와 우리의 보금자리인 사관학교로 복귀하기 위한 행군을 시작하였습니다. 비록 장거리를 걷고, 뛰었지만 거리에서 응원을 보내던 시민들의 힘찬 박수가 68기들의 발걸음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우리 68기들은 그분들께 박수소리보다 훨씬 우렁찬 군가로 화답을 해주었습니다.
같은 시각 해군사관학교 연병장에서는 68기 신입생들을 맞아주기 위하여 비가 내리는 와중에도 선배생도들이 길게 늘어서 도열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먼 곳에서 신입생들의 모습이 보이자 선배생도들의 박수소리와 환호는 점점 더 커져갔고, 도열 사이를 통과하는 우리 68기 신입생들은 그 박수소리에 파묻혀 그동안 지친 육체적 피로를 느끼지도 못했을 것입니다. 유구한 과거와 찬란한 현재, 그리고 미래를 이어주는 해군사관생도로서의 첫 관문인 천자봉 행군을 무사히 마치며 작은 가슴속에 무한한 자부심과 꿈을 담을 수 있는 시간이었을 것입니다. 가입교 훈련의 상징적인 의미가 담긴 천자봉 행군을 무사히 완주한 68기들이 오늘 느꼈을 성취감을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것입니다. 수고하고 정말 멋지게 잘 해냈다는 생도대장님의 말씀에 얼굴가득 자부심 가득찬 68기들의 모습이 참으로 늠름하였습니다.
신입생들은 땀과 비로 젖은 전투복과 군화를 벗고 바로 따끈한 욕탕에서 목욕을 실시하였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현재 1학년 생도들인 67기와의 만남시간이 있었습니다. 식당 앞에 도열해서 68기를 기다리는 67기들의 마음이 얼마나 설레였던건지 68기들 모습이 보이자마자 사관학교가 떠나갈 듯한 1학년 생도들의 환호소리와 박수소리에 그대로 묻어나왔습니다. 그 소리가 너무 컸던지 68기들의 어리둥절한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일명 ‘빵파티’라고 하는 이 시간은 사실 맛있는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신입생들보다 신입생을 본다는 기쁨에 가득 찬 1학년 생도들의 시간입니다. 1년 전 배고팠던 가입교 훈련 기간을 떠올리며, 선배생도들의 신입생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관심으로 1학년생도 동기회에서 준비하는 것입니다. 훈련기간 중 자주 먹을 수 없던 음식을 먹으면서 선배생도와의 짧은 만남을 가지는 것이죠. 1학년 생도들이 우리 신입생들을 너무나 사랑한 나머지 음식을 너무 많이 준비하여 오히려 남을 정도였으니 부모님들께서는 앞으로의 생도생활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될 듯 합니다. 이렇듯 형 같고 누나 같은 자상한 선배 생도들이 생도생활 내내 아드님과 따님들을 챙겨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이 시각, 우리 신입생들은 꿈속에서 부모님들께 달려가고 있을 것입니다. 힘들어서 괜스레 어린아이처럼 투정부리고 싶은 마음, 부모님의 사랑을 그리워하는 마음, 그리고 무엇보다 천자봉 행군을 무사히 마치고 해군사관생도의 길에 한발짝 더욱 가까이 다가선 자신의 당당하고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 때문일 것입니다.
대한민국 해군사관학교를 믿고 맡겨주신 부모님들의 아들과 딸들은 결코 약하지 않습니다. 이제는 때때로 응석부리던 아이가 아닌, 진정으로 나보다는 다른 이들을 위하고, 이 나라 대한민국을 위하여 언제든지 몸과 마음을 바칠 수 있는 국가의 동량으로 거듭나고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늘은 여기서 글을 줄이겠습니다. 우리 신입생들이 가입교한 이래 가장 가슴 뿌듯하게 잠든 밤일 것입니다. 부모님들께서도 편히 주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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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1일
어제 천자봉 행군을 끝으로 체력을 증진시키는 목적의 육체적 훈련은 끝이 난 셈입니다. 그럼 오늘 우리 68기 가입교생들은 무슨 교육과 훈련을 받았을까요? 4주차도 거의 끝나가는 시점. 이제 정말 가입교 훈련이 막바지입니다. 68기 생도들은 다음 주의 입교식에서 부모님들께 당당히 대한민국 해군사관생도가 되었다는 신고를 하기 위해 오늘도 분주히 정신을 무장하는 강의를 듣고, 입교식 연습을 하였습니다.
오전에는 입교식에 대비하여 요즘 계속 집중해서 훈련 중인 분열훈련을 하였습니다. 제가 분열에 대해 한번 말씀드린 적이 있던가요? 이거 한달 가까이 훈련소식을 쓰고 있자니 이렇게 가끔 말씀을 드렸나 안드렸나 고민을 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사관학교 행사를 보신 분들도 있으실테고, 대표적으로 국군의 날 행사시에 TV에서 보신 분들도 있으실 겁니다. 옆구리에 총을 딱 붙이고 오와 열을 칼같이 맞춰 팔을 휘두르며 행진하는 모습 말입니다. 분열은 그 부대의 사기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의식행사라고 전에 한 번 말씀 드린 적이 있지요? 교수부장님 전역식의 사관생도들 분열을 우리 68기들이 참관했었다는 소식을 전하면서 말씀 드렸던 것 같습니다. 그때 보았던 그 분열을 이번 입교식에서 우리 68기들이 부모님들 앞에서 선보인답니다. 비록 입교식에는 병기를 지참하지는 않고 양팔로 분열을 하지만, 해보신 분들은 아실겁니다. 사실 양팔분열이 더 어렵거든요. 처음에는 많이 어색하기도 하고 북소리에 발맞추는 것이 얼마나 힘이 드는지 모릅니다. 가입교생에게는 언제 팔을 올려야 하는지 어떻게 옆에 있는 동기와 똑같은 보폭으로 걷고 팔 높이를 맞추는지 모든 것이 어려운 일이지요. 그렇지만 2월 19일 부모님들 앞에서 조금 더 멋지게 5주 동안 이만큼 변했다고 신고하고 싶은 모양인지 우리 68기는 참으로 열심히들 합니다. 소대장들이 수정해주는 경례동작에 신경쓰고 한층 더 목소리를 높여 ‘필승’이라고 힘차게 외치면서 말입니다. 빠른 시간 내에 대다수의 생도들이 수준에 오르고 있습니다. 몇몇 몸이 마음대로 따라주지 않는 생도들이 있어 웃음을 자아내고 있는데, 곧 멋지게 분열을 해낼테니 걱정 안 하셔도 될 겁니다.
오후에는 연평해전 교육이 있었습니다. 오늘 강연자는 실제 연평해전의 산증인인 이희완 대위였습니다. 해군이라면 결코 모를 수 없는 2002년 6명의 희생을 가져왔던 연평해전. 바로 그 해전의 고속정 357정의 부장으로서 소임을 다하고 다리 한쪽과 목숨과 같은 전우를 잃은, 그러나 멋지게 승리를 이뤄낸 해군장교입니다. 해전 당시의 생생한 상황과 군인으로서의 국가관, 사생관, 전우애 등 우리 68기들에게는 정말 뜻깊은 시간이 아니었을까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대한민국은 휴전 중입니다. 결코 전쟁이 끝난 나라가 아님에도 50년간의 휴전은 우리를 방심케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각지에서 목숨을 걸고 이 나라를 지키고 있는 사람들이 있음을 우리 68기들은 오늘 새삼 깨달았을 것이고, 자신들이 그 사람들과 같은 길을 가기 위해 이 곳에 왔음을 확실히 인지하는 시간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저를 비롯한 훈육장교, 조교생도들 모두가 오늘 이 강연을 들었습니다. 그만큼 저희에게도 뜻 깊고 의미 있는 강연이었으며 가슴 한 켠에 자부심을 가득히 채워주는 시간이었기 때문입니다. 아직 우리 가입교생들에게는 100퍼센트 와 닿지 않았을지도 모르지만 한 순간 코끝을 찡하게 하는 무언가를 느꼈다고 확신합니다.
야간에는 깔끔히 이발을 실시하고 저번에 가봉했던 동복류와 예식복을 최종수령하였습니다. 이제 정말 가입교가 끝나려나 봅니다. 사관생도가 되기 위한 마지막 단계에 들어선 것이지요. 오늘 최종수령한 동정복을 입고 부모님 앞에서 멋지게 신고할 2월 19일. 그 날이 저도 이토록 기다려지는데 부모님께서는 이루 말로 다 설명할 수 없으시겠지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십시오. 이제 정말 고지가 코앞입니다.
오늘 한 어머님께서 아들에게 장문의 편지를 쓰셨더군요. 그 중 참으로 와 닿는 부분이 있어 잠깐 옮겨봅니다. ‘인간으로서 가장 기본적이고 생리적인 욕구에 집중하게 되는 가입교 훈련. 그러나 가입교 훈련은 그저 사람을 단순하게 만드는 훈련이 아니라 약한 것을 무엇보다 강하고 단단하게! 쓸데없이 딱딱하고 단단한 마음은 부드럽고 사랑스럽게! 모나고 뾰족한 부분은 둥글고, 좁고 편협한 생각은 너그러움으로 활짝 열리게 하고, 불평이나 불만은 긍정과 넘치는 감사의 마음으로 바꾸어서 모든 넘치는 것과 부족함을 흔들고 깎아서 고르고 평평하며 넉넉하게 채워주는 사랑의 용광로인 것 같구나.’ 비록 5주간의 짧은 기간에 이 모든 것을 완전히 이루기는 힘들 것입니다. 그러나 4년의 생도생활은 우리 68기들을 충분하게 이리되도록 이끌어 주리라 믿습니다.
내일은 하루 종일 항공기 및 함정견학이 있습니다. 아직은 조금 먼 얘기지만 4년 후에는 68기들이 살아 숨쉬게 될 곳이지요. 아마 많은 것을 느낄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 될 것입니다. 오늘 저녁 조금 이른 감은 있으나 설 특식으로 경단이 나왔는데, 오늘 밤 68기들은 포만감과 함께 내일의 견학을 기대하며 단잠에 빠져들었습니다. 부모님들께서도 편안한 밤 되십시오. 내일 다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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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2일
천자봉 행군 때의 68기들의 힘찬 그 기운이 아직도 다 식지 않은 채 보슬비가 아주 기분 좋게 내리는 하루였습니다. 다행히도 오늘 하루는 야외에서 신체활동을 하는 과업이 주된 과업이 아니라 별 문제는 없었습니다. 오늘의 비는 아마도 다음 주에 있을 우리 68기의 입교식을 하늘에서 미리 축복해 주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오늘 오전에는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국군도수체조 연습을 하였습니다. 국군도수체조가 완성되어 가면 갈수록 자랑스런 우리 68기 아들, 딸들이 점차 군인이 되어 가고 있는 듯하여 대대장으로서 무한한 뿌듯함을 느낍니다.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자녀들로서 어디 내놓아도 손색이 없을 그 모습이 참으로 감동적입니다. 이에 더해 오후에 있을 함정견학을 대비하여 함상예절교육을 실시했습니다. 해군은 그 함상의 역사가 오래된 만큼 함정들만이 가진 예절과 특색 있는 예식 행사들이 많기 때문에 이에 대해 공부하는 것 역시 해군이 되어가는 과정으로서 참으로 의미 있는 시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 중 하나를 예로 든다면, 지금 가입교 생도들이 가입교 훈련 기간을 포함하여 생도시절 동안 계속하여 행하게 될 ‘길차려’를 들 수 있습니다. ‘길차려’라고 하는 것은 함정의 이동통로가 협소한 이유로 하급자가 상급자에 대해 우선 길을 비켜주며 상관에게 예의를 표하는 것을 말합니다. 생도사는 비록 통로가 넓지만, 생도들은 생도사를 졸업 후 나가서 생활할 함정으로 가정하고 생활하고 있기 때문에 칼같이 길차려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가입교 생도들이 복도에서 이 길차려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면 해군을 짊어지고 나갈 인재로서 기본인 예절을 잘 익히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흐뭇한 미소가 지어진답니다.
길차려를 비롯하여 현문통과 예절 등을 교육하였습니다. 참고로 현문이라는 것은 육상과 함정을 연결하는 계단 및 입구를 말하는 것입니다. 육상과 함정의 유일한 통로이니 해군에서는 이 현문을 매우 상징적인 의미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가입교 후에 가입교생도들이 익혀야 할 갖가지 암기사항, 군가, 생도생활에 대한 지식 전반에 대한 내용을 기록한 조그만 책자를 가입교생에게 나누어 주는데 이 책자도 그런 의미에서 ‘현문’이라고 불린답니다. 68기 모두가 지난 4주 동안 열심히 현문을 뒤적이며 여러 가지를 익혔습니다. 예절교육 후에는 항공기 견학을 나섰습니다. 우리 해군에 있어서 진로는 함정을 타는 항해 뿐만 아니라 해병대를 포함하여 항공에 대해서도 그 기회가 주어지고 있지요. 62전대를 방문하여 해군의 헬기를 보고 부대 설명을 듣고 견학을 실시하였습니다. 다양한 진로의 기회가 주어지는 것에 대해 그리고 우리 해군에도 이런 멋진 헬기가 있는 것에 우리 68기들이 호기심을 많이 보이더군요. 매일 고된 교육/훈련을 벗어나 부대 견학을 통해 자기 자신들의 미래를 넌지시 그려보고 있는 모습이 참으로 보기 좋았답니다.
오후에 실시한 함정 견학은 가입교 생도들에게는 또 하나의 힘이 되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을 것입니다. 대조영함, 독도함을 비롯하여 잠수함인 이종무함까지 둘러보며, 우리 68기들도 대한민국 해군의 힘을 마음껏 느낀 모양입니다. 아직 가입교 생도들이 이해하기에는 어려운 무기들과 시스템들이 가득한 함정이지만, 모두들 자부심과 자긍심에 가득 찬 표정에서, 저는 벌써 우리 해군의 밝은 미래를 보았습니다. 아직은 성장해야할 부분이 무궁무진한 해군의 미래에 대해 저 개인적으로는 참으로 비전이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우리 68기들도 오늘 아마 그 기본과 바탕을 체험했을 것이며, 대양해군을 향한 행진에 자신들이 주축이 될 것임을 어렴풋이나마 깨닫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야간에는 우리 해군사관학교에서 사관생도로서 반드시 거쳐야 하는 옥포만 의식을 드디어 실시하였습니다. 가입교 훈련의 최종 단계라고 보시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옥포만은 우리 해사인에게는 추억의 장소이자, 우리 선배들의 피와 땀과 눈물이 점철된 해사정신의 산실이며, 이 옥포만 의식은 해사정신이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옥포만에 우리의 의지를, 우리의 열정을 몸소 담구는 의식행사입니다. 추운날씨와 부슬부슬 내리는 부슬비가 내리는 연병장을 천천히 꽤 오랜 시간을 뛰었습니다. 옥포만 의식을 행하기 전 충분히 몸을 따뜻하게 데워주기 위해서입니다. 유사시를 대비해 의무대장을 비롯한 의무요원과 앰뷸런스를 대기시켜놓고, 생도대장님과 함께 우리 68기는 드넓은 옥포만을 향해 씩씩하게 앞으로 전진했지요. 비록 얼음장같이 차가운 바닷물이지만 우리 68기들의 정신력과 강인한 의지, 열정을 무너뜨리지는 못할 것이 분명하기에 저는 걱정도 하지 않았습니다. 당연히 우리 68기는 제 기대에 부응해 주었지요. 그러니 부모님들께서도 걱정과 염려보다는 격려와 칭찬의 박수를 보내주심이 어떨런지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동기생의 몸에 서로의 어깨를 걸고 군가를 부르며 할 수있다는 그 호탕한 외침이 온 대한민국을 울리고도 남음이 있었습니다.
해사의 명예와 국가의 영광을 위하여, 또한 국민의 평화와 행복을 위하여 장차 부하의 생명을 책임지고 관리할 사관생도의 길에 당당히 들어서게 된 우리 68기 가입교 생도들! 그들은 엄청난 권력과 부를 누리는 권세가나 부자가 절대로 할 수 없는, 존귀한 생명을 관리하는 가장 신성하고 어려움 임무를 맡게 될 것입니다. 부모님의 사랑하는 아들, 딸들은 그러한 막중한 임무 앞에 스스로를 깨끗이 정화하기 위하여 이 곳 옥포만의 차고 맑은 물에 과거의 잘못과 관습을 씻어버리고 새로운 정신세계, 해사인의 정신세계에 몰입하게 될 진정한 사관생도로 거듭났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이 의미 깊은 훈련을 무사히, 훌륭하게 수행할 수 있었던 것은 언제나 함께하는 우리 부모님들의 격려와 응원이 큰 몫을 했다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곧 입교식을 대비하여 입교식 행사 준비를 하게 될 우리 68기 가입교 생도들이 모두 건강한 모습으로 멋진 사관생도로서 입교하게 되는 그 날을 위해, 우리 부모님께서도 많은 기도와 격려를 부탁드립니다. 언제나 저희에게 힘을 불어 넣어주셔 감사하다는 말씀 올리면서 오늘 이만 줄일까합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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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3일
어제까지 흐린 날씨에 비가 오더니만 오늘은 구름 낀 날씨에 바람이 제법 쌀쌀한 날이었습니다. 주간 기상을 보니 입교식 날인 19일 날씨가 ‘대체로 맑음’으로 예보되고 있습니다. 혹시 ‘입교식 날 날씨가 나쁘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은 안하셔도 될 것 같습니다. 우리 68기가 운이 좋은 기수는 기수인가 봅니다. 작년 67기 때는 날도 조금 흐리고 바람이 많이 불어 고생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을 것 같습니다. 입교식 날에 명예중대 임명식과 64기 2차연대 근무자와 65기 1차연대 근무자 교대식도 같이 할 계획이니 부모님들께서 먼 걸음을 하셔도 의미 있는 사관학교 방문이 되실 것 같습니다. 물론 자제분들을 만나시는 것 하나 만으로도 충분하겠지만 말입니다.
오늘 오전에는 훈육관이 명예제도에 대해 신입생들에게 설명하는 시간과 주말점검 시간을 가졌습니다. 명예란 사관생도에게 그리고 장교에게는 생명과도 같은 것이어서 절대 졸지 못하게 하고 철저하게 교육시켰습니다. 일반 대학생들에게는 명예가 어떤 의미로 다가갈지 모르겠으나 사관생도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의미가 있기 때문입니다. 사관생도는 장차 우리 군을 이끌어갈 인재들을 의미합니다. 지금은 비록 신입생의 신분이지만 앞으로 20~30년 후에는 대한민국의 해군과 군을 이끌 인재들이지요. 이러한 인재들이 명예를 소중히 생각하지 않는다면 어찌 국가보위의 막중한 임무를 맡길 수 있겠습니까? 우리 해군사관학교는 명예문제에 관해서는 어떠한 관용도 베풀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오후에는 체육활동과 체력단련 시간을 가졌습니다. 비가 온 후라 체력단련장이 젖어 있어 실내체육관에서 체육활동을 하였습니다. 언제나 그렇듯이 체육활동은 신입생들에게 매우 즐거운 시간이지요. 오늘도 체육활동을 통해 그 동안 쌓여있던 피로감을 모두 씻어낼 수 있었을 겁니다. 저녁실사를 한 후에는 내무생활교육을 실시하여 이제 곧 생도연대에 올라갈 신입생들이 생도연대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야간과 내일 새벽에는 설날을 맞이하여 신입생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줄 예정입니다. 아마 부모님의 사랑이 얼마나 큰 것이었는지 그리고 본인 스스로 얼마나 소중하게 키워졌는지를 느끼게 해줄 좋은 시간이 될 것 같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이제 6일 후 입교식 날 자제분과 맛난 식사를 하시면서 이야기를 들어보시기 바랍니다. 참 그리고 내일 새벽(설날 새벽이 되겠지요) 우리 신입생들이 부모님들게 큰 인사를 드릴겁니다. 혹시 주무시다가 뭔가 따뜻한 느낌이 들면 바로 자제분들이 부모님들의 사랑에 대한 보답을 보내드린 것이라 생각하시면 될겁니다.
내일은 일요일이라 특별한 훈련은 없고요, 오전에 종교활동을 실시한 후 오후에 입교식연습과 체육활동을 실시할 예정입니다. 야간에는 행정시간과 소대모임을 가질 예정이고요. 종교활동은 이제 의무적으로 가지 않고 자신이 희망하는 종교를 선택하여 실시하게 될 겁니다. 참! 내일 아침에 생도대장님께서 오셔서 우리 신입생들과 같이 아침식사를 같이 하실 예정입니다. 신입생들이 부모님과 명절 아침을 같이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것이겠지만 올해 구정은 우리 생도대장님께 양보해 주시기 바랍니다. ^&^ 하지만 올 추석부터는 사관생도로서 우리 신입생들이 명절에 부모님과 같이 시간을 보낼 수 있으니 조금 더 기다려주십시오.(벌써 추석을 기다리시는 것은 아니시겠지요..)
오늘은 필승주 마지막 날입니다. 이제 내일부터는 명예주가 시작되고 경례구호도 “명예”로 바뀌게 됩니다. 경례구호를 ‘명예’로 사용하는 시간은 다음 주 한주 말고는 앞으로 없을 겁니다. 명예주의 진정한 멋을 우리 신입생들이 잘 느낄 수 있도록 마지막 입교식까지 훈육요원과 조교생도들과 더불어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비록 4주간이었지만 부모님들이나 신입생들 그리고 조교생도와 모든 훈육요원들에게는 모두 긴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등학생의 모습에서 사관생도로 늠름하게 변화된 신입생들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4주간의 시간이 ‘참 의미있는 시간이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로서도 이렇게 크고 영광된 임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어 우리 해군에 감사하는 마음뿐입니다.
오늘과 내일, 즐거운 명절에 비록 가정에 소중한 자제분이 없기는 하나 국가의 동량으로 키워지기 위해 대한민국 해군사관학교에서 열심히 교육/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우리 신입생들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셔도 됩니다. 우리 신입생들이 사관생도가 된 후부터 지속적으로 해군과 사관학교가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항상 최선의 노력을 다 할 것입니다. 오늘 편안히 주무시고요, 늦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항상 많은 격려와 관심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저는 내일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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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4일
오늘 진해 날씨는 전형적인 겨울 날씨였습니다. 인내주 극기주에는 봄날씨 같이 하늘이 맑은 날이 많더니만 이제 훈련이 다 끝나가서 그러는지 쌀쌀한 겨울날씨를 보이는 군요. 그나마 힘든 야외훈련이 다 끝나서 다행입니다. 물론 필승주에 비가 와서 천자봉 행군과 옥포만 의식때 우리 신입생들이 조금 고생했지만, 어찌보면 좋지 않은 날씨가 우리 신입생들에게 더욱 많은 성취감을 느끼게 해 줬을 겁니다. 우리 부모님들께서는 구정 명절을 잘 보내셨는지 모르겠습니다. 혹시 바쁘셔서 홈페이지에 방문하지 못하신 분들은 구정 신입생들 사진자료가 올라가 있으니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명절 새벽 우리 신입생들이 부모님들께 큰절하기 전에 한 생도의 부모님께서 보내신 편지를 읽는 시간이 있었는데 참 많은 생도들이 눈물을 보이더군요. 그 만큼 우리 신입생들이 부모님들의 사랑을 더욱 깊이 알게 되고 고마움을 느낄 만큼 더욱 성숙해졌다는 이야기이겠지요. 부모님들에 대한 우리 신입생들의 고마운 마음을 입교식때 표정과 행동으로 다시 느끼실 수 있으실 겁니다.
오늘 오전에는 입교식을 대비해서 작년 67기 입교식 동영상을 시청하고 종교활동을 실시하였습니다. 언제쯤인가요? 우리 신입생들에게 교수부장님 이취임식때 처음으로 생도연대 선배들이 분열하는 모습을 보고 ‘나도 과연 저렇게 행사를 할 수 있을까?’ 하고 걱정하고 불안해하던 신입생들이 오늘 67기 입교식 동영상을 보고는 ‘우리도 저만큼은 충분히 할 수 있겠다’는 강한 자신감과 여유를 볼 수 있었습니다. 아마 그 동안 훈련하고 연습을 통해서만 나타날 수 있는 모습이겠지요. 제가 보기에는 작년 67기생들도 훈련을 잘 받고 입교식도 잘했지만 올 68기들이 작년보다는 더욱 멋지고 훌륭하게 할 것 같습니다.(제 욕심인가요? ㅋㅋ, 하지만 지난 4주간 우리 신입생들이 해온 것으로 미루어 더욱 잘 할 수 있도록 할 자신 입습니다.) 동영상 교육이 끝나고 종교활동을 실시하였습니다. 어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이번 주부터는 자신이 희망하는 종교활동을 실시하였습니다. 군에서의 종교활동 목적은 장병(사관생도도 포함되겠지요)의 정신무장을 강화하고사기를 진작시키며 건전한 모범시민을 육성하기 위함이며 더불어 장병의 사생관을 확립하고 필승의 신념을 배양하여 궁극적으로 건전한 병영생활과 정신전력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사관생도들에게도 이러한 차원에서 종교활동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물론 이 과정에서 특정 종교의 신자수를 늘이기 위해 훈육장교나 조교생도들의 과도한 포교행위는 있을 수 없으니 혹시 우리 신입생들이 종교의 자유를 침해받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후에는 체육활동이 계획되어 있었으나 신입생 피복수령과 체력검정 등 일정이 조금 변경되어 입교식 준비를 실시하였습니다. 휴일이자 설날임에도 불구하고 자유스러운 체육활동을 실시하지 못해 다소 아쉬운 감은 없지 않으나 부모님들께 좀 더 사관생도다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기 위함이니 넓은 마음으로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체육활동은 생도연대에 올라가게 되면 다양하게 그리고 충분히 할 수 있답니다. 오늘 입교식 연습은 행사가 실제 진행되는 연병장에서 처음으로 해보았습니다. 역시 처음부터 잘되는 것은 없더군요. 약식으로 연습할 때는 분열수준이 많이 향상된 것을 볼 수 있었는데 연병장에서 신입생 총원이 연습을 하게 되니 다소 안정적이지 못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기본이 어디 가겠습니까?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안정된 모습을 찾아가는 우리 신입생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복종주때 오전보다는 오후에, 그리고 오늘보다는 내일 더욱 나아진 모습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드린 말씀을 기억하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내일은 분명 오늘보다 더욱 좋은 모습을 기대할 수 있을 겁니다.
저녁식사 후에는 소대모임을 실시하였습니다. 오늘 소대모임은 다른 때와는 조금 다른 이벤트를 마련하였습니다. 바로 소대장생도와 소대원들간 사진촬영을 실시하였는데요, 아마 이제까지와는 조금 다른 소대장생도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였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물론 아직까지 소대장생도들이 신입생들에게 편안한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지만 이제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무서웠던 소대장들이 따뜻한 모습으로 신입생들을 대할 날이 말이지요. 아마 우리 소대장생도들이 생도연대생활 중에 가장 기댈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선배들로 우리 신입생들에 남을 겁니다.
내일부터는 이제 본격적으로 입교식 연습에 전념할 예정입니다. 물론 다음 주에도 생도연대 견학이라든지 생도연대로의 병사이동, 충렬사 참배 등 명예주에 걸맞도록 사관생도로서의 자긍심을 함양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계획되어 있습니다.
오늘이 어쩌면 부모님들께는 처음으로 자제분과 떨어져서 맞게 된 첫 명절이어서 어떤 느낌이셨을지 잘 모르겠으나 우리 신입생들은 이곳 진해에서 의미 있는 명절을 잘 보냈으니 너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이 글을 쓰기 전에 신입생 내무실 한바퀴 돌고 왔는데 편안히들 잘 자고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 부모님들께서도 오늘 이제 편안한 밤 보내시기 바랍니다. 저는 내일 다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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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5일
본격적인 명예주의 첫째 날. 우리 68기들의 이번 주 과업은 어제 말씀 드렸듯이 입교식 준비로 점철된 한 주가 될 듯합니다. 이제나 저제나 추운 곳에서 씩씩한 대한의 건아로 변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을 아들, 딸 생각으로 전전긍긍하실 부모님들께, 늠름하고 멋진, 또 한편으로는 귀여운 후배를 기다리고 있을 생도연대의 사관생도 선배들에게 조금 더 나은 68기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저를 비롯한 신입생대대 모두는 오전/오후 모든 시간을 입교식 연습에 쏟아붓고 있습니다.
시원한 바닷바람이 몰아치는 연병장에서 오와 열을 맞추고 씩씩하게 발걸음을 내딛으며, 익숙치 않은 북소리에 발을 맞추고 옆동기와 팔동작까지 맞추려니 여간 힘든게 아닐 겁니다. 거기다 훈육요원들의 수정사항을 머릿속에 넣으려면 아마 꽤 머리가 아프고, 머리로는 잘 이해되는 데도 몸은 따라주지 않아 보고 있는 저희보다 아마 스스로 더 답답하겠지요. 너무나 잘 이해하면서도 훈육요원들은 매번 옆에 붙어 소리를 질러대니 저희가 밉긴 미울 겁니다. 그래도 경례태도를 수정해주고 ‘쿵, 쿵’ 입으로 북소리를 맞춰주며 입교식 연습을 하다보면 어느 샌가 부쩍 분열 실력이 늘어있는 자신들을 발견하고 스스로도 뿌듯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제 겨우 5일이 남았습니다. 오늘 하루가 더 지났으니 4일이네요. 빈말이 아니라 우리 68기들은 참 똑똑한 것 같습니다. 조금만 수정해주면 금방 고치고, 저희가 놀랄 정도로 쉬이 따라오거든요. 아마 연대에 있는 선배생도들도 이번 1학년 너무 잘한다며 놀라지 않을까 싶습니다. 사실 졸업식인 웅포행사가 3월 3일로 당겨져서 안그래도 부족한 행사연습시간이 대폭 줄어버렸습니다. 학교측에서는 사실 그것이 꽤 걱정이었는데 우리 68기들 분열수준을 보니 그런 걱정은 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내일은 오늘과 마찬가지로 입교식 연습을 하고, 야간에 연대점호견학이 계획되어 있습니다. 드디어 선배생도들의 연대생활을 잠시나마 엿보는 시간이지요. 실제로 생도가 되면 생활할 생도사도 보게 되고, 선배들이 점호를 어떻게 받나, 생도들의 대표인 연대장 생도와 참모생도들의 점호도 지켜보며 앞으로의 생활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얼마나 설레는 가슴으로 우리 68기들이 잠들었을까 생각하니 제 가슴이 다 뛰는 것 같습니다. 그러고 나면 수요일에는 드디어 연대로 병사이동을 실시할 것입니다. 힘들고 고되었던 가입교 훈련이었지만 아마 아쉬운 마음이 많이 들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군요. 68기도 68기지만 장교교육대대에서 68기와 같이 했던 5주는 제게 뿌듯함과 아쉬움을 남기는, 그러나 정말 멋졌던 시간이었기에 제가 더 아쉬운 마음이 들 것 같습니다.
아버님, 어머님.
우리 자랑스럽고 사랑스러운 68기 아들, 딸들의 늠름하고 멋진 모습!! 2월 19일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하루하루 손꼽아 그 날을 기다리실 부모님들을 생각하며 내일은 더 열심히 68기들과 함께하렵니다.
오늘 밤도 편안히 보내시길 바랍니다. 안녕히 주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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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6일
오늘 하루도 잘 보내셨나요? 아들, 딸들을 몇일 뒤면 보신다는 생각에 밤잠 이루지 못하신 건 아닌지...?
오늘 오전에는 체력검정이 있었습니다. 가입교 후 얼마 지나지 않아 팔굽혀펴기, 윗몸일으키기, 1500M 오래 달리기, 이 3종목을 체력검정 하였다는 소식을 전했었는데 기억하고 계십니까? 우리 68기들이 그 동안 얼마나 체력이 늘었다고 생각하십니까? 훈련을 직접 시킨 저희는 충분히 짐작하고 예상한 바가 있었지만, 그래도 참 결과는 놀라운 것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다른 기수와는 달리 68기는 자율성을 강조한 체력단련을 실시하였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아침구보에 스스로 체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고 생각되는 생도가 자발적으로 구보훈련을 실시하였고, 팔굽혀펴기 및 윗몸일으키기도 마찬가지로 단체 훈련을 제외하고는 개인이 목표량을 세우고 스스로 체력향상에 힘쓰는 방법을 강구하여 실천하였지요. 자율성 향상에 중점을 두고 가입교 훈련을 실시하는 것이 처음이라 내심 모험성이 다분했기에 걱정되는 바가 없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오늘 우리 68기들이 훌륭하게 이 대대장의 걱정을 말끔히 씻어주어 어느 날보다 기분이 좋습니다. 1차 체력검정에 비해 팔굽혀펴기는 평균 11개 향상, 윗몸 일으키기는 평균 8개 향상, 무엇보다 많이 향상된 것은 역시 1500M 달리기입니다. 남생도는 1차에 비해 33초 단축, 여생도는 세상에..1분 16초나 단축하여 생도 1학년 최저기준을 통과하였습니다. 얼마나 놀라운 향상인지요? 참으로 대견스럽고 기특합니다. 가입교 훈련처럼 이렇게 집중적인 육체적 훈련을 하지는 않습니다만, 생도연대에 올라가게 되면 꾸준히 체력을 단계적으로 늘릴수가 있습니다. 가입교 훈련은 68기 모두 무리없이 생도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기초체력을 배양시켜 준 것에 지나지 않지요. 이 정도 체력이라면 68기 어느 누구도 모자람없이 생도생활을 무난히 해 낼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오늘 오후의 시작은 생도대장님과 함께 하였습니다. 68기들에게 짧은 시간이지만 귀한 시간을 내시어 피가 되고 살이 될만한 굵직한 얘기들을 해주셨지요. 생도들의 생활을 누구보다 유심히 지켜보시며 관심 기울이고 계시는 생도대장님의 깊은 말씀이 우리 68기들에게 잘 전달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생도대장님 정신훈화가 끝난 후에는 어제와 마찬가지로 입교식 연습에 전념하였습니다. 사실 분열과 같이 많은 사람이 똑같은 동작을 하는 훈련은 다른 어떠한 지름길이 없습니다. 오로지 반복 숙달만이 그 방법이지요. TV에서 비춰지는 멋진 사관생도 및 국군장병의 의식행사들은 수많은 시간과 땀을 투자한 진정한 노력의 산실이라 할 수 있답니다. 어떠한 요령 및 요행을 바라기는 힘든 일이거든요. 또, 사실 그만큼 정직하게 결과가 나오기도 하구요. 우리 68기들이 매일 고군분투하며 입교식 연습을 하는 것이 분명 3일 뒤의 입교식에서 빛을 발할 것입니다. 이러한 노력만이 더욱 당차고 멋진 해군사관생도의 모습으로 나타날 것입니다. 선배들이 떡 하니 놀라도록 만들만큼의 68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반드시 그리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저녁 식사 후에는 내일 있을 충렬사 참배와 19일 대망의 입교식을 위하여 깔끔하게 머리도 깎고, 최종 정복 수령을 하였습니다. 동근무복을 포함하여, 하근무복 일체, 생도생활에 필요한 생필품 및 가방류 등 일체의 보급품을 모두 수령하였습니다. 보급품 작업을 하고 있는 조교생도들을 보자니 이제 정말 가입교가 끝나는 구나 싶어 왠지 시원섭섭한 감정이 드는군요. 내일 이 시간쯤이면 68기를 포함하여 신입생대대 총원은 생도사에 있겠지요. 장교교육대대에서의 마지막 밤입니다. 드디어 우리 조교생도들도 5주동안 쓰고 있던 모자를 벗어던지고 항상 굳히고 있던 얼굴에 화사한 미소를 지으며 68기 앞에 나타날 때가 되었습니다. 68기에게는 어느 때보다도 충격적인 밤이 될 것입니다. 짧지만 자신들의 인생에서 가장 무서웠을 조교생도들의 각잡힌 모습이 아닌 푸근한 미소는 눈과 머리, 가슴에 박혀 한동안 떠나지지 않을 것입니다. 그렇게 오늘 밤은 충격과 기쁨에 넘치는 밤이 될 것입니다. 부모님께 견줄바는 못 되지만, 5주동안 민간인에서 군인으로의 전환을 위해 불철주야 한시도 눈을 떼지않고 우리 68기들을 교육/훈련시킨 조교생도들은 연대에 올라가면 누구보다 그들을 사랑으로 보듬어줄 훌륭한 선배생도들입니다. 한번 소대장은 영원한 소대장!! 이 말이 딱 맞지요. 중령이 된 지금도 가입교 소대장생도를 떠올리면 역시 아직도 선배님이라는 호칭보다 '소대장님'이라는 호칭이 먼저 떠오르는 걸 보면 말입니다.
내일은 충렬사 참배 후 병사이동이 계획되어 있고, 고대하던 생도사에서 수백명의 선배들과 사관생도로서 첫 밤을 맞이하게 될 것입니다. 웃음꽃이 활짝 필 우리 68기들의 얼굴을 떠올리자니 제가 다 기분이 좋습니다. 부모님들도 편안한 밤 되시고, 안녕히 주무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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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17일
드디어 오늘은 생도사에 입성하는 날이지요!! 부모님들 격려의 글을 보니 생도사 입성 축하글이 상당히 많더군요. 지금 우리 신입생들은 67기 1학년 생도들의 도움을 받아 병사 이동 후 짐정리를 하느라 정신이 없을 겁니다. 68기들 뿐만 아니라 오늘은 생도전체가 공실을 이동하는 날이라 사관학교가 시끌벅적하답니다. 저도 병사이동을 해야 하고, 가입교를 마무리 짓다보니 이것저것 챙겨야 할 것들이 많아 마음만 급하군요.
우리 68기들은 오늘 이른 아침부터 서둘러 정복을 착용하고 통영의 충렬사로 향했습니다. 충렬사 참배 및 세병관 견학, 당항포 전적지 답사가 오늘 하루 일과였다는 건 모두 아시지요? 정복을 입은 68기들이 어찌나 멋지던지. 옷이 날개라는 말의 전형을 보여주는 듯 했습니다. 멋진 정복이 다가 아니라 5주간의 교육과 훈련으로 다듬어진 68기들의 자세, 동작, 말투. 모든 것이 그들을 이렇게 멋지게 보이도록 해주는 것이겠지요. 5주전의 모습과는 너무도 달라서 이 아이들이 정말 그때 그 아이들인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평생 20년을 지켜봐 오신 부모님들이 아마 입교식날 많이 놀라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처음 입은 정복이 이 정도이니 앞으로 해가 거듭날수록 우리 68기의 자태는 더욱 빛을 발하게 될 것입니다. 외면적인 멋보다 내면에 채워지는 생도의 향기가 아름답고 멋지도록 겉으로 드러날 것입니다. 충무공 이순신 제독의 자랑스런 후예로서 그 분의 넋을 기리고 의지를 이어나갈 사관생도가 됨을 약속드리며, 우리 68기들은 오늘 가입교 훈련을 모두 마쳤습니다.
충렬사 참배를 마치고 병사로 돌아와 짐을 정리하는 동안 제 마음 속에는 만감이 교차합니다. 신입생들로 인해 즐거웠던 적도 많고 화가 나는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모든 것들이 제게는 너무도 소중한 추억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언제나 모든 일에 시작이 있으면 끝이 있는 법이지요.
가입교 훈련을 마치고 정식 입교하는 68기들의 특징을 나름대로 정리하여 보았습니다. 부모님께서 생각하시는 자제분의 모습과 다르다고 하여 너무 탓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
* 개인 프라이버시상 이름은 000로 표현하며 000로의 표현은 본인(아이디:해군love)이 변경하였습니다.
1소대
체력적 부담에도 끈기를 가지고 항상 열심인 000 생도
힘든 순간에 더욱 힘을 발휘하는 멋진 000 생도
동기생을 생각하는 마음이 각별한 듬직한 000 생도
순박하고 해맑은 멋진 미소의 000 생도
작은 고추가 맵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000 생도
사려 깊고 매사에 신중한 판단맨 000 생도
항상 밝은 표정, 철저한 자기관리 000 생도
힘든 내색없이 인내와 끈기의 끝을 보여주는 000 생도
매사에 긍정적 사고로 끊임없이 노력하는 멋쟁이 000 생도
훈련을 즐기는 낙천적 성격의 소유자 효자 000 생도
동기들을 아끼고 챙겨주며 스스로 노력하는 훌륭한 000 생도
항상 쾌활하고 긍정적인 자세로 살아가는 해피 바이러스 000 생도
남다른 이해심, 타인에 대한 깊은 배려, 항상 성실한 000 생도
1학년의 기본 큰 목소리, 제대를 이끄는 000 생도
동기를 끌어당기는 리더십, 항상 파이팅 그 자체 000 생도
해군사관학교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가진 1소대 마스코트 000 생도
묵묵히 자신의 맡은바 최선을 다하는 훌륭한 000 생도
2소대
매사 긍정적, 훈련시 동기들을 독려하는 모습이 인상적인 000 생도
항상 부지런하며, 꼭 필요한 행동만 하는 모범맨 000 생도
어렵고 힘든 일도 진취적인 자세로 임하는 멋진 000 생도
여유를 가지고 생각을 깊게, 신중하게 하는 어른스러운 000 생도
동기생들의 고민을 적극적으로 들어주는 포용력과 관대함, 000 생도
낙천적 성격, 밝은 표정, 항상 웃는 000 생도
모르는 것에 대한 호기심, 동기들과의 친화력 멋쟁이 000 생도
참을성이 많고 침착하며 우직한 000 생도
천진난만한 미소, 순수한 모습, 세심하고 배려 깊은 000 생도
의지 하나는 따라갈 자 없는 불굴의 의지녀 000 생도
큰 목소리, 동기들의 군가 선생님 긍정맨 000 생도
항상 적극적이고, 매사에 호기심에 가득찬 000 생도
높은 이해력, 신속정확한 동작 날쌘돌이 000 생도
어려운 동기들을 배려하며 책임강이 강한 재치만점 000 생도
차분하며 신중한 행동과 판단, 동기들에게 친근한 000 생도
꼼꼼하고 끈기있는 성격, 동기들의 컨디션 000 생도
싱그러운 미소가 멋진 긍정적인 000 생도
유머러스한 동기들의 인기쟁이 000 생도
사교성이 뛰어나고 쾌활한 유쾌남 000 생도
3소대
명석한 두뇌, 동기들을 향한 배려 멋쟁이 000 생도
따뜻한 마음, 긍정적 마인드 진짜 남자 000 생도
강인한 체력과 의지, 타인을 이끄는 매력 000 생도
굳건한 의지, 또렷한 눈망울이 반짝이는 000 생도
동기생을 자신처럼 생각하고 배려하는 따스한 마음의 소유자 000 생도
동기들과의 뛰어난 친화력, 동기를 이끄는 멋진 000 생도
뛰어난 운동신경과 체력, 동기들의 모범이 되는 멋진 남자 000 생도
묵묵히 동기생을 도와주는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000 생도
강한 책임감, 임무를 완수하려는 훌륭한 정신 000 생도
목표를 향한 불타오르는 의지가 남다른 000 생도
풍부한 감수성과 강한 정신력을 함께 갖춘 000 생도
체력 우수, 꼼꼼하고 철저한 성격으로 적응이 빠른 000 생도
남다른 배려심, 뛰어난 체력, 동기들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 000 생도
솔선수범하며 조용하면서도 재치가 넘치는 멋진 000 생도
군사분야에 대한 지식이 많고 꼼꼼하고 세심한 성격으로 모범적인 000 생도
동기들을 격려하고 배려하는 모습이 예쁘고 멋진 000 생도
열심히 하려는 강한 의지, 목표달성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파 000 생도
매사에 열정적, 잘못을 고치려는 적극적 태도가 훌륭한 000 생도
진지하고 열정적이며 목표달성 의지가 확고한 000 생도
긍정적 자세, 동기들의 얘기를 잘 들어주고 솔직함과 편안함이 매력인 000 생도
4소대
우수한 구보실력으로 꿋꿋하게 훈련 잘 받는 긍정맨 000 생도
동기생의 고민해결, 유머러스한 재치, 마음먹으면 끝까지 해내는 악바리 000 생도
부지런하고 과묵하며 군인다운, 의젓하고 믿음직한0 00 생도
자신을 갈고 닦기 위한 노력과 의지가 대단한 000 생도
군인정신이 투철하고 항상 열정적인 진정한 군인 000 생도
작은 것에 감사할 줄 알며, 긍정적이고 낙관적인 성격의 소유자 000 생도
훈련에 임하는 진지한 자세, 힘든 내색 않는 의젓한 000 생도
힘든 중에도 타인을 배려하며 다독일줄 아는 여유를 가진 듬직한 000 생도
훈련시에는 꿋꿋이, 동기들 사이의 분위기 메이커 000 생도
항상 큰 목소리, 부지런하며 유순한 성격의 000 생도
속이 깊고 성격이 긍정적이고 순하여 동기들과 잘 어울리는 000 생도
매사 최선을 다하고 행동에 신중함이 있어 세심한 000 생도
남을 배려하는 모습, 주도적으로 과업에 임하는 자세가 훌륭한000 생도
신속하고 재빠른 날쌘돌이, 강인한 인내심이 돋보이는 000 생도
항상 노력하는 자세, 끊임없는 향상, 발전가능성이 많은 000 생도
투철한 동기생애, 매사에 진지하고 열심인 000 생도
스스로 노력하는 모습이 멋진 정 많은 의리파 000 생도
긍정적 생각, 동기들의 카운슬러 000 생도
깊은 배려심, 누구보다 굳건하고 강인한 의지가 아름다운000 생도
깔끔한 내무정돈, 항상 성실한 태도가 돋보이는 000 생도
5소대
훈련으로 자신을 단련한다는 긍정적 마인드의 소유자 000 생도
동기들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훌륭한 인성의 소유자 000 생도
빠른 상황판단과 대처능력이 우수한 000 생도
항상 밝고 건설적인 사고, 훌륭한 몸짱 000 생도
타인에 대한 배려, 용기와 결단력 있는 모습으로 망설임 없는 000 생도
낙천적이고 사교적이며 희생에 앞장서는 멋쟁이 000 생도
도전정신이 강한 강인한 정신력의 소유자 000 생도
긍정적 마인드, 청결하고 깔끔하며 참을성이 뛰어난 000 생도
아이 같은 순수함과 천진난만한 미소가 예쁜 000 생도
타인을 이끄는 카리스마와 재치, 밝은 웃음이 멋진 000 생도
과묵하고 말보다는 행동으로 보여주는 000 생도
동기들의 믿음과 신뢰를 받으며 책임감이 강한 000 생도
정이 많고 올곧은 심성을 지녔으며 웃음으로 모든 걸 극복하는 훌륭한000 생도
항상 최선을 다하고 예의가 바르며 배려심 깊은 000 생도
체력이 우수하고 매사에 여유 있는 표정, 밝고 능동적인 자세 000 생도
남생도 못지않은 체력과 긍정적이며 여유로운 사고 멋진 000 생도
깊은 배려심, 강인한 의지력이 돋보이는 000 생도
진지하고 성실한 훈련태도, 동기들의 신뢰를 받으며 감수성이 풍부한 000 생도
6소대
매사 적극적이고 긍정적 생각으로 자신의 발전에 노력하는 000 생도
어려운 상황속에서 오히려 더 긍정적인 열정의 소유자 000 생도
동기생을 위한 희생정신이 뛰어나고 솔선수범하는 멋쟁이 000 생도
어른스러운 진정한 외유내강 000 생도
능동적이고 긍정적이게, 꿈을 향한 뚜렷한 의지가 돋보이는 000 생도
신중하고 무게감 있는 태도로 동기들의 힘과 의지가 되는 멋진 000 생도
언어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친화력으로 잘 생활하는 000 생도
매사에 적극적이며 새로운 일에 점차 발전적인 모습을 보이는 000 생도
두터운 동기생애, 뛰어난 인내심 000 생도
항상 긍정적 시각, 노력하는 자세가 훌륭한 000 생도
가냘프지만 누구보다 강한 외유내강의 000 생도
뛰어난 체력으로 힘들어하는 동기생애를 챙기는 000 생도
타고난 사교성으로 주변의 동기생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000 생도
항상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000 생도
자신보다 동기생들에게 힘이 되어주는 000 생도
자신에 대한 끊임없는 반성으로 다른 동기들에게 거울이 되는 000 생도
모든 상황에서 보다 밝은 면을 보려고 노력하는 000 생도
성실하고 어른스러운 태도로 동기들에게 커다란 위안이 되는 000 생도
항시 창의적이고 독창적인 사고를 통하여 새로움을 추구하는 000 생도
함께하면 어느새 편안해지고 느긋해지는 따뜻한 성품을 가진000 생도
7소대
낙천적이지만 누구보다 강한 심지를 가지고 있는 000 생도
어려워하는 동기생들에게 의지가 되어주는 듬직한 000 생도
누구보다 자기관리가 투철하여 다른 동기생들에게 모범이 되는 000 생도
어디서 무엇을 하던지 항상 앞장서서 이끌어가는 듬직한 000 생도
작지만 강한 의지와 열정으로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000 생도
다른 동기생들의 어려움을 자신의 것처럼 여기며 감싸주는 000 생도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에 대한 관리와 절제가 철저한000 생도
항상 솔선수범하여 맡은 일을 완수하는 000 생도
말재주가 뛰어나 다른 동기생들에게 웃음을 선물하는000 생도
조용하고 차분하지만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누구보다 멋지게 해내는 000 생도
모난데 없이 둥글둥글한 성격으로 사랑받는 000 생도
적극적인 과업 참여와 서글서글한 성격으로 사교성 좋은 000 생도
강한 의지를 바탕으로 모든 일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는 000 생도
강인한 의지와 누구보다 뛰어난 체력, 만능엔터테이너 000 생도
모든 일에 침착, 정확하며 신중하게 행동하는 000 생도
강한 의지와 활발한 성격으로 귀염받는 000 생도
몸에 베여 있는 군인다움, 강한 희생정신의 노력파 000 생도
동작이 재빠르고 항상 남을 먼저 생각하고 배려하는 멋진 000 생도
여유있는 성격으로 둥글둥글한 인간관계를 맺고 있는 000 생도
8소대
갑작스런 환경변화에 누구보다 잘 적응하며 근면성실한000 생도
남생도를 뛰어 넘는 근성과 의지가 굳센 000 생도
다른 동기들을 큰 형처럼 아우르는 푸근함과 포용력이 매력인000 생도
생각이 깊고 매사 착실하고 신중한 자세로 임하는 000 생도
힘든 훈련, 시련, 고통에 굴하지 않고 꿋꿋이 버티는 인내력이 돋보이는 000 생도
항상 활발한 행동으로 밝은 분위기를 유도하는 멋쟁이 000 생도
힘든 일에도 끈질기게 달라붙는 끈기와 노력, 실천하는 용기를 선보이는 000 생도
진정한 군인으로 거듭나며 매사에 최선을 다하는 000 생도
긍정적 마인드와 매사에 분발하는 자세가 훌륭한 000 생도
훈련에 최선을 다하며 남다른 노력을 잊지 않는 000 생도
늘 침착하고 차분하며 묵묵히 훈련에 최선을 다하는 000 생도
동기생을 생각하는 마음이 남다르고 배려심이 깊은 따뜻한 심성의 소유자 000 생도
성실하게 훈련에 임하며 매사 최선을 다하는 성실맨 000 생도
인내심이 강하고 벌써 충일한 군인정신을 점철된 훌륭한 000 생도
동기를 위해 자신의 고통도 기꺼이 감내하는 희생정신이 멋진 000 생도
활발한 성격으로 동기들을 격려하며 늘 긍정적인 000 생도
매우 강한 의지력, 절대 굴하지 않는 신념으로 멋지게 생활하는 000 생도
작고 왜소한 체구와는 다르게 강한 의지와 마음가짐이 멋진 000 생도
뛰어난 적응력으로 성실히 훈련에 임하는 000 생도
내무생활 및 훈련에서 돋보이는 성취도를 보여주는 000 생도
* 개인 프라이버시상 이름은 000로 표현하며 000로의 표현은 본인(아이디:해군love)이 변경하였습니다.
몇 마디 단어로 표현할 수 없는 훌륭한 점이 우리 68기들에게는 더 많지만 부족한 어휘로 이렇게 밖에 표현할 수 없음이 안타깝습니다.
우리 멋진 68기!!
그 동안 부모님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이렇게 멋지게 해군 사관생도로 입교하게 되었습니다.
68기와 우리 훈육요원, 조교생도들도 그렇지만, 무엇보다도 5주 동안 노심초사 아들, 딸 걱정에 밤잠 못 이루신 부모님들께 감사와 수고의 말씀을 전합니다.
이제 우리 신입생들이 명예로운 사관생도의 길을 걷게 되었습니다. 소중한 부모님의 자녀에서 국가의 자녀로 변하게 되는 것이지요.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과거(무과)에 급제하게 되면 어버이도 자녀들에게 대우를 해주는 것이 예의였습니다. 이제 귀중한 자녀분들에게 “우리 아기, 귀염둥이”라는 애칭보다는 사관생도 누구누구, 늠름하고 멋진 누구누구라고 호칭해 주신다면 우리 신입생들이 더욱 멋지게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아버님, 어머님!
오늘을 마지막으로 일일훈련소식을 마치도록 하겠습니다. 가입교훈련의 끝은 사관생도로서의 시작을 의미합니다. 가입교 기간 중에 보여주셨던 많은 관심과 성원을 우리 신입생들이 사관생도가 되어서도, 그리고 장교가 되어서도 대한민국의 호국간성으로서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가는 동안 내내 보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 힘이 바로 우리 신입생들이 국가의 동량으로서 성장하는데 가장 큰 에너지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저는 그럼 2월 19일!! 고대하던 그 날에 밝은 얼굴로 이 곳 옥포만에서 인사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첫댓글 68기 신입생 대대장님의 철학이 있는 가입교 일일훈련소식에 감사드립니다
가입교 내내 항상 감사했는데,,, 미처 인사도 못드리고,,, ♡ 대대장님 감사했습니다. ♡
68기 지금도 잘하지만 앞으로 대대장님의 훌륭한 가르침으로 더욱더 훌륭한 해군사관생도가 되리라 믿습니다.
와~ 정말 감동입니다. 69기 후배맘입니다.대대장님께서 이렇게 써주신 건가요. 한편의 어느 소설?드라마?보다 감동입니다. 후배맘도 많은 도움되고 으샤으샤합니다. 진심으로 68기 대대장님도, 이렇게 전달해주신 선배부모님도 넘 감사드립니다^^
정말 정성이 들어있는 일기형식의 글이라 맘에 와 닿고 이해가 잘 갑니다.. 참고로 잘 보고 느끼며 감사드립니다...ㅎㅎ
69기 생도 엄마입니다. 가입교 훈련 중 대대장님의 마음 따뜻한 일기를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우와! 대단해요...오늘첨봤네?
와우~ 정말 멋지십니다. 이렇게 인자하시고 생도 개개인에 대한 애정을 가지신 분께 가르침을 받는 해사생도들 화이팅입니다.
70기인데요 우리아이들 이런글은 어디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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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감사하고 고맙네요.진한 감동 입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추억으로 다시읽어보니 새록새록 감동입니다 ^^ 대대장님 참으로 감사했읍니다^^~~~
7년이 지났네요.. 그런데. 아직도 생동감 있게 다가 옵니다. 68기 생들 이제 어엿한 해군 대위가 되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