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tv
늙은 어매 작은 아파트
잠 못 이룬 밤 보내시고
아침이면 일상으로 트는 tv.
침대에서,
겨우 지팡이 짚고 천리 길처럼 방문 나서서
거실 쇼파에 않아
종일 tv 친구 삼으신다.
젊은 후손들,
철새처럼 아침이면 나갔다가
저녁되서 찾아 들 때까지
홀로 외로운 어미 달래느라
엄마TV 종일 뭐라 뭐라 소리를 낸다.
그게 뭔 소린지 이젠 귀 닫은지 오래고
그냥 그냥 멍하니 쳐다만 보셨다.
그래도 ‘가요무대’ 제일 이라시며.
야속한 세월 몇 해 지나니
이번엔, 누워 tv 보셨다.
요양 병원 침대에서.
코로나로,
방문도 금지 되어
자손들 아슬 아슬 가슴만 타들어가도
오늘 내일 코로나 끝나지 않아 낯선 요양보호사가 옆을 지켰다.
그도 잠시,
몇 달이 못되어
어머니몸 한 줌 재가 되고 계셨다.
그 두~어 시간
자손들은
서성 거리며 할 일이 없었다.
서로 회색빛 얼굴에
눈들만 멀뚱멀뚱.
자손들은 서로 마주 보기도 어색해
촛점 없는 눈을하고 시선을 돌린다.
엄마가 즐기시던 그 tv로.
나와 TV
"동물의 왕국" 5시 30분
"미스터 트롯" 목요일 밤 10시
놓치면 아쉽고, 보게 되면 반갑다.
다른 시간들 별 흥미가 없다.
세상 돌아가는 어지러운 소식만 가득하다.
외국에 불난 소식, 홍수소식, 지진소식
어이구~~.
국내소식,
짓던 건물 무너지고,
마른 봄 강풍에 불이 나서
온 산 다 타고 있다는 벌건 소식에
가슴에도 불이난다.
어쩔거나? 어쩔거나?
저걸 어쩔거나.
24시간 뉴스로도 세상 소식 다 못 담는다.
카페 게시글
나비 마음의 시
엄마와 TV, 나와 TV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