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스러운 사회사업은 평범한 삶이다
광활 25기 양한희
광활하며 마음껏 놀고 싶었습니다. 아이, 어른 상관없이 만나서 함께 놀고 싶었습니다. 이야기하며 운동하며 뜀박질하며 산책하며 놀고 싶었습니다. 처음에 소망했던 바대로 잘 놀고 누렸더니 6주가 금세 지나갔습니다. 추억이 방울방울 생겼습니다. 사랑을 듬뿍 받았습니다. 떠나가려니 마음이 무겁습니다.
철암에서 복지 수단이 없어도 가족과 이웃들의 관계로 충분히 잘 살 수 있음을 몸으로 느끼고 확신하고 싶었습니다. 소망하는 바 잘 느꼈습니다. 이웃들의 정으로 나눠주신 음식. 일용한 양식이었습니다. 방학에 활동하는 학생들에 대한 이웃들의 관심. 살만한 동네라고 느껴졌습니다.
철암에서 살며 자연스럽게 사람을 돕는 방법 체화하고 싶었습니다. 광활하며 더 구체적으로 생각했습니다. 자연스럽게 사람을 돕는 방법은 무엇일까. 궁리하니 깨달았습니다. 사회사업이 아이들의 일상생활로 자연스럽게 스미도록 도와주고 싶었습니다. 경쟁을 부추기는 일이 되지 않게 하고 싶었습니다.
가정극장. 집에서 친구들과 가족들과 함께 영화 보기. 아이들이 가정극장주가 되어 준비하고 함께 가져온 과자 나눠 먹으며 소박하게 재미있게 지냈습니다.
도깨비 하룻밤. 아이들이 제안한 놀이로 재미있게 놀았습니다. 도깨비 동요 부르며 신나게 놀았습니다. 놀면서 추억 쌓아갑니다.
역사책모임. 고려시대 역사를 느끼러 어디로 가면 좋을지 아이들이 궁리했습니다. 교통편, 계산, 밥하기 모두 아이들이 했습니다. 베개 싸움하며 땀 흘렸습니다. 갯벌에서 조개 찾고 물놀이했습니다.
주 사업뿐만 아니라 짝궁 활동 야영 자전거 활동하며 느꼈습니다. 사회사업은 삶이다. 아이들의 삶에, 아이들의 일상생활에 자연스럽게 스미도록 도와주는 것임을 느꼈습니다. 나의 어린 시절과 동떨어지지 않는 활동인지 더욱 삶 속의 일들을 도와주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특별한 걸 좇지 않고 평범한 활동. 그것이 가장 자연스럽게 도와주는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뜻을 좇으면 행복은 따라오는 것임을 느꼈습니다. 아이들을 사람답게 도와주고 싶은 뜻을 좇으니, 추억 낭만 감사 행복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임을 느꼈습니다. 어떤 구실로든지 아이들을 활동의 주인이 되도록 서로 어울리도록 도와주었습니다.
함께 가위바위보하며 산책했던 추억. 준범이네 할머니께서 시원한 물과 과자를 주셨던 감사한 일. 어르신들께서 인사해주셨던 일. 밤하늘에 쏟아질 것 같던 수많은 별. 옥수수 땄던 일.
다 담아서 가기에는 많은 추억들이 생겼습니다. 마음이 무거울 정도로 감사한 일이 많았습니다. 잊지 못할 사랑들 받았습니다.
시간이 참 빨리 흘러갔습니다. 그 시간 속에 함께 했던 재성 오빠를 기억합니다. 감자볶음, 스파게티, 김치볶음밥 돈으로 사 먹을 수 없는 맛있는 음식들 차려주었습니다.
“한희는 뭐 하고 싶니? 먼저 골라.”
방을 정할 때도, 역할을 나눌 때도, 음식을 고를 때도 오빠는 항상 제 의견을 먼저 물어봤습니다. 오빠가 배려해준 덕분에 편안했습니다.
편의점에 갈 때마다 먹고 싶은 건 없는지 물었습니다. 사회사업하며 드는 생각들 나눴습니다. 무심한 듯 잘 챙겨주는 오빠가 있어서 든든했습니다. 오빠와 함께한 광활이라 행복했습니다.
“사람을 섬긴다고 생각하지 말고 주님을 섬기는 마음으로 기쁘게 섬기십시오.”
에베소서 6장 7절 말씀입니다. 이 구절의 본이 되는 사람. 바로 김동찬 선생님입니다. 광활 학생들, 마을 아이들, 어른들. 그 누구보다도 사람을 잘 섬기시는 분. 김동찬 선생님입니다. 광활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하면 김동찬 선생님 옆에만 붙어있으라는 말씀들을 들었습니다. 김동찬 선생님 옆에 있기만 해도 배울 점이 많습니다. 주시는 사랑이 많습니다.
“해리포터!”
아이 어른 모두 어려운 일이 생기면 선생님을 찾습니다. 선생님께서 이야기를 들어주시면 울음이 그치지 않을 것 같던 아이도. 이웃에 대한 오해도 풀립니다. 하시는 일이 없는 것 같은데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됩니다.
선생님께 여쭤보면 지혜를 얻습니다.
“문제를 건들지 않고 그 아이가 부러워할 만큼 재미있게 노는 거야.”
“한희가 잘 도와줄 수 있는 만큼 해보는 건 어떨까? 활동하기를 원하고 잘 할 수 있는 아이에게만 집중해도 괜찮다.”
마음이 어렵다가도 선생님 말씀을 들으면 편안했습니다. 사람의 강점을 바라보시고 좋은 점을 바라보시는 선생님께 감탄했습니다. 저도 선생님처럼 사람을 귀하게 대하는 사회사업가이길 원합니다.
합동연수 때 들었던 갈매기 조나단 이야기를 기억합니다. 먹을 궁리를 하라는 주변 말에도 꿋꿋히 자신의 뜻을 좇았던 조나단. 뜻을 좇으니 먹을 걱정 없고 행복이 자연스럽게 따라왔습니다. 저 또한 뜻을 좇는 사회사업가이고 싶습니다. 감사했던 광활이었습니다.
첫댓글 추억이 방울방울 생겼다는 이야기에 제 어린시절 '둘리'가 생각났습니다.
양한희 학생의 철암 이야기 들으며 20년 지난 오늘 둘리와 다시 만났습니다.
내일 풍성하게 나누며 좋은 추억 만들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동료들과 나누게 될 이야기가 기대됩니다. 고맙습니다.
수료식 때 아이들이 보내온 영상에서의 웃음에 양한희 선생님이 사회사업 실천을 위해 고뇌하고 노력한 모습이 고스란히 묻어났습니다. 양한희 선생님의 밝은 기운이 철암 아이들에게도 스스로에게도 큰 힘이 된 것 같습니다.
문제해결 중심에 빠지기 쉽습니다. 제가 그러했습니다. 문제해결 중심에서 벗어나니 당사자의 강점, 둘레사람과의 관계가 보였습니다.
자연스럽고 감사 잘하는 한희 선생님,
광활 수료를 축하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