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난Nan에서”
2020. 01.
성탄감사예배
새해 1월에 웬 성탄예배냐 하시겠죠? 난 5노회 지역 교회들은 성탄예배를 추수감사예배의 성격까지 겸하여 성대한 잔치처럼 엽니다. 그런데 담임목회자가 없는 곳이 많다보니 12월 중순부터 1월 말까지 일정을 짜서 돌아가며 예배를 합니다. 이때 다른 많은 교회들의 목회자들과 성도들이 와서 함께 어울려 예배를 드리고 음식을 풍성하게 나눕니다. 날짜가 서로 겹치기도 하여 이번에 저희는 폰타라, 쁘라싸탐, 댄담롱탐, 깐타팁, 폰싸완, 씰라팻, 싸이탄탐, 룽프라펀교회에 참석하였네요. 매번 설교를 달리 해야 해서 준비하는데 시간이 매우 부족하긴 했으나 연말연시를 말씀 앞에서 집중할 수 있어 큰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다가오는 1.31~2.1 이틀간 메싸난비전교회에서 신년부흥집회를 합니다. 동네 이웃들을 교회로 초대하고 인근 학교에서도 큰 축제를 벌입니다. 저녁엔 강사를 초청하여 말씀사경회를 하구요. 어느새 설립 5주년을 맞는 이 작은 교회에서 하나님의 큰 역사를 보기 원합니다.
목회자들과 함께라면
새해 일 시작하기 전에 저희 집으로 노회 새 임원들을 초대했습니다. 전에 4년 동안 살던 곳이 단칸방에 주방도 없어서 손님들을 자주 못 모셨던게 항상 아쉬웠거든요. 이번에 빌린 새집을 우리보다 더 기뻐하시는 노회 목회자들입니다. 이분들과 함께하니 뭐든지 든든합니다. 맡겨 주신 성도들을 위해 노심초사 걱정하고 기도하고 말씀으로 양육하기 위해 온힘을 다하는 우리네 목회자 분들이 참으로 사랑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그럴수록 담임목회자가 없는 교회들이 자꾸 눈에 밟히고 신경이 쓰입니다.
여러분 기도해 주십시오. 난Nan 5노회의 23개 교회와 전도처들 모두에 태국인 지도자가 바로 서서 자립, 자전, 자치를 건강하게 이루어 갈 수 있도록 말입니다.
먼저 가신 분들
12월 말부터 기도편지를 쓰고 있는 이 시간까지 노회에서 전부 열두 명이 돌아가셨습니다. 오랜 지병으로 혹은 연세가 많아 자연스레 가신 분도 있지만, 어느 전도사님의 25살 된 아들은 회사 기숙사에서 잠자다 갑자기 숨이 멎었습니다. 저녁 위로 예배를 드리고 나오는데 바로 이웃에서 임종의 소식을 듣기도 하였구요. 쉬운 설교가 어디 있겠냐만서도 특히 장례 때 하나님의 뜻을 구하며 말씀을 준비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입니다.
짧으면 3일, 이번에 가장 길게는 일주일 동안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매일 저녁 위로예배가 있으며, 시골교회는 보통 성도들을 위해 땅을 준비하고 자기네 묘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불교 국가에서 국민들 대부분 화장을 하는데 비하여 교회에서는 대개 매장을 하기 때문입니다.
난을 찾는 사람들
연말부터 지난주까지 참 많은 분들이 난을 찾으셨습니다. 우선 KGAM 태국북부 선교사 5가정이 난에서 수련회를 가졌습니다. 저희는 호스트가 되어 난의 이곳저곳을 소개하고 난을 마음껏 자랑하였습니다. 가는 곳마다, 먹는 것마다 다들 좋아하시니 저희가 난에 있음이 더욱 행복하게 느껴졌습니다. 함께 있어 힘이 되고 참 다행입니다.
곧바로 사랑하는 후배부부가 청년들과 같이 방문하여 때마침 열리고 있던 성탄예배 곳곳을 함께 하였습니다. 바람직한 교회상을 위해 고민하고 시도하고 기도하는 후배가 참 기특하고 저희 또한 큰 도전을 받았습니다. 그런가하면 이십년 만에 만난 동기 형님도 있습니다. 인천과 중국에서 청년들을 모아 세 비행기에 나눠타고 어려운 발걸음을 하였습니다. 예배하고, 심방하고, 치료하고, 기도하고, 어울리고... 일주일이 금새 지났습니다. 운전하는 긴 시간동안 차 안에서 나누었던 이야기들이 마음속 깊이 참 따뜻했습니다.
2020년이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하나님 그리고 교회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교사가 되어 주님 오실 날을 간절히 기대하며 하루하루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
2020년 1월 25일
이준호 조선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