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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속]
영어에서 동사에 관한 것만큼은 이 세상에서 가장 명쾌하게 이해시켜 드리겠습니다.
N = 영어를 정복하려는 이 땅의 노력군을 의미한다.
C =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를 의미하며, 현재의 영문법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한다.
01. 한국 영문법은 일본 영문법에 어떻게 영향을 받았을까?
▶ 공항에서...
N: 코페르니쿠스님! 여기예요! 당신을 환영합니다. Welcome to you!"
C: 아! 노력군, 거기 있었군! 그런데 자네 영어가 좀 이상하네?
N: 이상하긴요? 알아들었으면 땡-이죠? 그런데 무슨 일로 한국에 오셨어요?
C: 그것은 한국인이 영어를 이해하는데 좀 심각한 문제가 있어서 [그 분]이 나를 보낸 거네.
N: [그 분]이라뇨?
C: 이 글을 쓰는 분을 [그 분]이라고 하는 것이네.
N: 아~ 그게 또 그런 개념이군요? 그런데 코페르니쿠스님의 이름은 좀 긴데, 한국인 체질에 맞게 좀 줄이면 안될까요?
C: 그럼 [코페르스]라고 부르게.
N: OK! 그럼 상황 설정 끝났으면, 이제 영어 강의실로 가시죠. 부르릉....
▶ 천동설과 지동설의 본질적인 차이점
C: 노력군! 자네는 천동설天動說과 지동설地動設의 차이점을 아나?
N: 천동설은 천지가 동동동 흔들린다는 썰/설이고, 지동설은 지구가 동동동 흔들린다는 썰/설 아닌가요?
C: A~ 기본개념이 너무 쉬우니까, 물어 보나마나네~ 좀 더 복잡하게 밀물, 썰물, 일식, 월식등을 물어볼 껄~
N: 그냥 얼떨결에 말장난한 건데, 그게 어떻게 맞았나 보네요?
C: 그래. 맞았네. 그런데 자네 말도 맞지만, 천동설은 사람들을 헷깔리게 하는 개념이고, 지동설은 사람들을 제대로 생각하게 하는 개념이네. 그런데 한국 영문법에는 천동설처럼 사람들을 헷깔리게 하는 개념들이 있네.
N: 그 말은 문제의식을 가지라는 말로 접수하겠습니다.
C: 즉, 수많은 영어 노력 열공님들이 영어를 배울 때, 도움을 주는 척 하면서, 헷깔리게 하는 개념들이 있다는 것이지. 한번 다음 녹음 자료를 들어보게.
▶ 기본개념을 고민하는 두 선생님의 대화
K 물리교사: 박선생님, 오늘 왜 그래요?
P 영어교사: 아~ 네~ 오늘 학생들에게 [TO부정사]를 가르쳤는데, 학생들이 잘 이해를 못해서요. 그래서 기본개념부터 설명했지요. 그런데 또 학생들이 한자를 잘 모르더라고요. 그래서 또 [부정]과 관계된 한자를 쪽 써놓고 설명했지요. 그러니까 영어 시간이 아니라 한자 시간이 되더라구요.
K 물리교사: 그래요? 저도 오늘 [개기일식]과 [개기월식]을 설명했는데, 잘 이해를 못하더라구요. 그래서 저도 한자로 설명을 하려고 했는데, 또 하필 한자가 생각이 안나잖아요. 짜증나게시리...
P 영어교사: 저도 오늘 [부대상황]을 가지고도 그랬어요. 어떤 학생은 부대상황을 [군부대에서 벌어지는 상황]이라고 생각하더라고요.
K 물리교사: ㅋ- 저도 중학교때 [기수]와 [서수]라는 말이 늘 헷깔렸었느데... 그런데 어느 날, 학원 선생님이 기수는 계산할 때 쓰는 수니까 [계산수 one, two, three...]라고 하고, 서수는 순서를 나타낼 때 쓰는 수니까 [순서수 first, second third...]라고 생각하라고 하더라구요. 그러니까 쉽더라구요.
P 영어교사: 그렇지요! 근데 영문법에는 왜 그런 어렵고 난해한 말들이 많을까요? 휴~
K 물리교사: 그냥 학생들에게 열심히 외우라고 하면 되죠? 우리도 그렇게 배웠잖아요?
P 영어교사: 지금까지 그렇게 해오고 있었어요. -.-
/ / /
N: 코페르스님! 저 정도 사정은 다들 알고 있어요. 하지만, 뭐 다들 적당히 알아서 가르치고 또 적당히 배우고 있어요. 저게 뭐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되나요?
C: 문제가 되니까, 저렇게 MP3 삑삑 돌린거지. 혹시 자네는 지금 한국인이 사용하는 영문법이 얼마나 오래 되었는지 아나?
N: 글쎄요? 우리가 1945년 8월에 해방되었으니까, 한 60년은 넘지 않았겠어요?
C: 그렇지? 그런데 그렇게 오랜 세월동안 사용했으면, 이제 더 이상 저런 고민은 없어야 되지 않을까? 그래서 혹시 노력군이 철썩같이 신봉하면서 배우는 현재의 영문법에 어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즉, 현재의 영문법이 자네의 영어 학습에 도움을 주면서도, 동시에 방해를 하는 원인이 되는 것은 아닐까?
▶ 도대체 한국 영문법에는 무슨 문제점이 있을까?
N: 그럼 코페르스님은 그 문제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C: 아마 한국 영문법에는 크게 다음과 같은 2가지 문제점이 있을거네.
첫째, 한국인은 현재 일본 영문법 개념으로 영어를 배우고 있다는 것이다.
둘째, 현재의 영문법은 영어의 근본적인 구조 체계를 한국인에게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N: 코페르스님, 정말 거창한 문제 제기하시네요?
C: 내가 좀 통이 통통 크잖아? 그럼 먼저 첫 번째 사항을 이해해 보세.
N: 손해볼 것은 없지요~
▶ 왜 지금에 와서 일본 영문법이 문제가 되는 것일까?
C: 노력군, 자네는 [영어실력기초英語實力基礎]라는 책을 알고 있나?
N: 알고 있죠. 그거 좀 옛날에 나온 책 아녜요?
C: 그 책은 안현필 선생님이 1950년대에 쓴 책이지. 그 책은 학생들이 영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쓴 책이네. 그 분은 일제시대때 일본 아오야마(靑山)학원대 영문과에서 영어를 배웠지.
N: 그런가요?
C: [17인이 털어놓는 영어 학습법 - 김준호 저/ 홍익미디어 발간]에 보면, 이 안현필 선생님이 학창 시절때 영어 공부를 한 이야기가 나온다네. 그런데 그 책의 124쪽에서 그 분은 [우리나라에서 배우는 영문법은 모두 영국식 → 일본식 → 한국식으로 된 것이니, 이 점에 특히 유의해서 공부해야 합니다.]라고 지적하고 있네.
N: 그래요? 그런 내용도 있어요?
C: 이것은 일제시대때 일본에서 영어를 배운 분이 직접 지적하는 말이네.
N: 음~ 저는 그냥 우리 영문법이 뭔가 아리숭하다고 느꼈는데, 막상 그런 말을 들으니까, 어떻게 반응해야할 지 모르겠네요. 그럼 현재의 일본 영문법이 우리 영어 교육의 모든 문제점인가요?
C: 모든 문제점? 그렇지는 않겠지. 그 문제들 중의 하나라고 하면 어떨까?
N: 하나라고요? 그건 좀 그렇겠네요.
C: 이 일본 영문법은 해방 당시에는 별로 문제가 되지 않았지. 왜냐하면 그 당시의 사람들은 일본어와 그 개념에 친숙했기 때문이네. 하지만 이제 영어를 배우는 신세대들은 그렇지 않다네. 앞의 두 선생님의 대화를 참고로, 다음 내용을 살펴보세. 내가 또 자네를 위해서 한자사전 좀 뒤졌지.
N: 공짜로 읽는 건데, 뭐 그런 수고까지...
한국인의 언어적 정서와 일본인의 언어적 정서는
결국 다를 수밖에 없다!
▶ 부정이라는 말을 일본어로 풀이해 보자.
C: 노력군, 한국인이 [부정]이라고 하면, 그것은 일반적으로 [아니다(否定)]또는 [깨끗하지 않다(不淨)]라는 말이지. 그러면 TO부정사에서 [부정]이라는 말도 그런 뜻일까?
N: 글쎄, 뭐 그런 비슷한 말 아니겠어요?
C: 이번에도 그런 어정쩡한 답변이 정답으로 당첨되면 좋겠지만, 미안하네. 거기에선 [정해져 있지 않다(不定)]는 말이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TO부정사, TO부정사]한다는 거지.
N: 어휴~ 저도 맨날 그렇게 떠드는데... ^^;
C: 하지만 오리지나루 일본인은 Mcdonald(맥도널드)를 마꾸도나루도(マクドナルド)라고 할지언정, 이것을 전혀 혼동하지 않는다네. 왜냐하면 그들은 [아니다]라는 부정(否定)을 히떼이(ひてい)라고 하고, [정해져 있지 않다] 는 부정(不定)을 후떼이(ふてい)라고 해서, 글자도 틀리고, 발음도 틀리기 때문이지.
N: 코페르스님! 혹시 [선행사]도 그런 말 아닌가요?
C: 좋은 지적이야. [선행사]도 그런거지. 한국인에게 선행(善行, 先行)이라는 말은 [착한 행동]또는 [앞서 행하다]라는 말이지?
N: 그쵸!
C: 그러면 여기에서 [선행]은 [착한 행동]은 아닐테고, [앞서 행하다]라는 말이겠지? 그런데 또 그래도 문제네. [앞서 행하다]라고 하면, 그것은 동사여야 하는데, 왜 또 선행사는 명사인가? 그래서 통일문법이라는 책에서는 선행사를 [앞명사]라고 한 것을 본 적이 있네.
N: 무슨 말인지 알겠네요. 근데 코페르스님! 또 물어보는데, 그런 것이 영어 학습에서 꼭 그렇게 심각한 문제가 되나요?
C: 흠~ 그렇지 않을 수도 있겠지.
N: 그럼, 저런 걸 가지고, 트집잡는 코페르스님이 오히려 문제 아닐까요?
C: 바로 그 점이네. 그러니까 지금 한국인은 바로 그런 식으로 현재의 영문법 개념에 그냥 그렇게 길들여져 있는 거지.
▶ 얼듯 보면 아무 문제가 없는 개념들
C: 보어, 서술어, 전치사, 화법, 분사, 시제, 부대상황, 부사, 부정대명사, 관계대명사, 관계부사, 지각동사, 사역동사, 수여동사, 선행사, 사역동사, 무생물주어, TO부정사, 대명사, 기수, 서수, 정관사, 부정관사, 구, 절, 자동사, 타동사, 완전타동사, 불완전타동사, 간접목적어, 직접목적어, 여격동사, 부가의문문, 접속사, 간투사, 현수구문... - 이런 개념들은 얼뜻 보면, 아무 이상없다네. 노력군이 이런 말을 모르는 것도 아니지?
N: 그럼요? 사춘기때 얼마나 많이 스트레스받으면서 외웠는데 모를 리가 있겠습니까?
C: 그럼 한번 설명을 해보게.
N: 에고~ 코페르스님께서도~ 아무래도 설명하라하면 그게 쫌 복잡해서...
C: 바로 그거네. 자네가 저 개념들을 설명하려면, 일단 고민이 앞서지? 도대체 왜 그럴까? 왜냐하면 저것들은 모두 한자를 빌려서 만든 일본말이자, 일본 개념이기 때문이네. 그런데 저런 것들이 저렇게 많으면 어떻게 될까?
N: 코페르스님! 저는 구체적으로는 생각안해 봤어요? 근데 뭐 저만 그럴까요? 전부 다 그럴 것같은데...
C: ㅋ- 그렇게 생각한다면, 내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 그런데 어쨌든 그럼 다음과 같은 문제점이 생기지 않을까?
첫째, 영문법에 대한 학습자의 이해속도가 떨어지면서, 암기식 문법 학습이 이루어진다. 당연히 영어교사는 학생들에게 설명을 하기가 어려워진다.
둘째, 저렇게 기본개념이 난해하면 전체적인 영문법의 통일성이 끊어져 버린다. 그래서 학습자들이 영문법의 전체적인 유기적인 관계를 통찰하는 것을 방해한다.
N: 코페르스님! 그럼 저게 어떻게 보면 좀 문제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C: 어휴~ 고맙네. 이제야 문제의식 제대로 조금 느껴줘서...
N: 그런데 요즘은 영문법을 별로 중요시하지 않는데, 이 시점에서 꼭 영문법 개념을 그렇게 따지셔야 하나요?
C: 그래서 학원이나 학교에서는 영문법을 안가르치고, 안배우나?
N: 하긴 또 그게 이상하더라구요. 제 조카애는 초등학교 5학년인데, 영어공부 좀 해서 그런지, 벌써 학원에서 영문법을 달달달 배우더라구요.
C: 그렇지? 아마 그게 진짜 속사정 현실이겠지. 근데 한국인은 영어실력이 올라갈수록 영문법을 깊이 배울 수밖에 없네. 한국 땅에서 영어를 배우는 한은 좀 그렇다는 말이지. 그런데 그것은 누구의 잘못이나 실수도 아니고, 비영어권이라는, 어쩔 수 없는 환경 조건 때문에 그런 거지. 그럼 여기서는 이만 줄이고 다음 칼럼에서 다시 만나세. 그런데 다음 칼럼은 바로 여기 내용과 연결되는 것이네. 너무 길 것 같아서 반반씩 나눈 것이지.
여기까지 읽느라고 수고하셨습니다.
함께 영어를 해결하자. 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