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께서 <삼위일체>라고 하니까, 마치 아버지, 아들, 성령께서 모두 통합된 <한 인격체>이신 줄로 아는 사람이 많은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한 인격체(one personality)는 아닙니다.
그 증거가 예수님은 하나님에게 기도하셨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심한 통곡과 눈물로 기도하시면서 "잔을 옮겨주시기"를 간구하셨습니다. 그리고 자신의 구하신 바가 아버지의 뜻이 아니라는 것을 아시고는 "내 뜻대로 마옵시고, 아버지의 뜻대로 되기를 원한다"고도 하셨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아버지에게 영광도 돌리셨고, 찬미를 드리기도 하셨습니다.
만일 예수님과 하나님이 독립되어 있지않은 한 인격이라면 이 모든 것들은 자기 내면과의 싸움인 것이며, 자기에게 영광을 돌리고, 자기를 찬미하는 일이 되어지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분명 예수님은 "나를 보내신 이는 아버지시라"고 하셨고, "내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아버지께서 주시는 것을 말한다"고 하셨습니다. 즉, 절대적으로 아버지에게서 독립되어 계시는 한 인격체임을 확실히 표현하신 것입니다.
그러면 왜 "아버지와 나는 하나이니라."(요10:30)고 하셨을까요?
이 말씀은 삼위일체의 근간이 되는 말씀인데, 왜 <하나>라는 말씀을 하셨을까요?
간단히 말하면 아버지와 동일개체이기 때문이 아니라 뜻(의지)이 같기 때문입니다.
서로의 뜻이나 생각이 같으면 <우리는 하나>라고 표현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구약에 보면 바로가 꿈을 꿉니다. 한번은 이삭이 아주 가냘픈 곡식이 충실한 곡식을 잡아 먹는 꿈을 꿉니다. 그 꿈을 꾸고나서 두번째 꿈을 꾸는 데, 이번엔 바싹 마른 일곱 암소가 살이 찐 일곱 암소를 잡아 먹는 꿈을 꿉니다.
이 꿈에 대하여 요셉은 이렇게 말합니다.
"바로의 꿈은 하나이라."(창41:25)
왜 분명히 두개의 꿈이고, 본 것도 다른데 <하나>라고 했을까요?
두 꿈이 모두 똑 같은 의미, 똑같은 목적을 가진 것이기에 그렇게 말한 것입니다.
이런 기본인식을 가지고 신약에 있는 몇 구절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요17:11, 21, 22, 22, 23)
예수님은 제자들을 위한 기도를 드리면서 요17장에서 "하나가 되게 하옵소서"라는 말을 다섯번이나 하십니다.
그러면 이것이 제자들의 몸을 모두 뭉쳐서 하나의 몸을 만들어 달란 말씀일까요? 아니면 그들이 모두 단 하나의 영이나 혼만 가지게 해달라는 기도였을까요?
그럴수가 없습니다. 그런 사람은 이 세상에 있을 수가 없습니다.
그러면 무엇일까요?
그들의 모두 신앙과 사랑이 일치되게 해달라는 기도라고 봅니다. 그리스도의 몸을 세우기 위해서는 그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믿는 무리가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행4:32)
누가는 초대교회의 성도들 역시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었다고 했습니다. 이 역시 각자의 마음이나 뜻이 같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지 모든 사람들의 마음과 뜻이 오직 하나만 남고 나머지는 없어졌다는 뜻이 아닙니다.
마음과 뜻은 사람 사람마다 독립적으로 가지고 있으되 주님을 믿는 믿음이나 교회를 사랑하고 전도하고 봉사하는 마음이 똑같아서 잘 단합이 되었다는 것을 그렇게 표현한 것입니다.
"창기와 합하는 자는 저와 한 몸인줄"(고전6:16, 12:12,14,19,26,)
바울은 창기와 합하는 자는 한 몸이라고 했는데, 그럼 두 몸이 하나가 되었다는 뜻일까요?
그럴 수가 없습니다. 이것 역시도 <한 몸>이 되었다는 뜻이 아니고, 성향이 같은 몸이 되었다는 뜻인 것입니다.
즉, 성결해야할 성도의 몸이 창기와 같은 음란한 몸이 되었다는 뜻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창기가 받는 벌을 함께 받을 것이란 말입니다.
"주와 합하는 자는 한 영이니라."(고전6:17)
이 말씀은 예수님을 영접하고, 주의 몸된 교회에 속하여 있으며, 주의 떡을 함께 먹고, 주의 잔을 함께 마시는 자는 이제 주의 영과 같은 영이라는 의미입니다.
결코 주의 영이 되었다는 뜻은 아닌 것입니다.
이 말씀은 바로 앞의 16절에 있는 "창기와 합하는 자는 한 몸이니라."는 말씀과 이어져 있습니다.
즉, <창기와 합하는 자는 (저와) 한 몸임과 같이, 주와 합하는 자는 (저와) 한 영이니라."는 뜻입니다.
앞절의 내용은 무엇입니까? 창기와 합해졌다고 해서 두 몸이 하나가 된 것이 아니고 다만 성향이 같아진 것 처럼,
이와 마찬가지로 주와 합해졌다고 해서 한 영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성향이 같은 영이 되었다는 뜻으로 보아야 하는 것입니다.
인간에게는 고유한 자신 만의 영이 있습니다.
다음과 같은 구절들이 인간 각자가 고유한 영을 가지고 있는 증거입니다.
욥10:12 "내 영을 지키셨나이다."
욥12:10 "모든 인생들의 영이 그의 손에 있느니라."
사57:16 "나의 지은 그 영과 혼이 내 앞에서 곤비할까 함이라. "
겔21:7 "모든 손이 약하여지며 각 영이 쇠하며..."
눅8:55 "그 영이 돌아와 즉시 일어나거늘...
롬8:16 "우리 영으로 더불어 ...증거하시나니 "
고전2:11 "사람의 영 외에는 누가 알리요"
고전5:4 "나의 영과 함께 모여..."
히12:23 "의인들의 영들과 ..."
그러므로 인간이 주의 영을 받았다고 해서 자신의 영은 없어지거나 즉시 주의 영이 된 것으로 생각할 것이 아닌 것입니다. 오히려 그 성향이 주님의 영과 같아졌음을 알고 감사해야할 것이로되, 자기의 영이 이제 주님의 영이 된 것 처럼 착각하면서 자기가 그리스도가 됐다거나 메시야가 됐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는 것입니다.
성경 말씀을 자칫 오해하면 얼마든지 이런 사람들이 나올 수 있는 것이며, 사람들을 혹세무민할 수가 있다는 것을 우리는 기독교 짧은 역사 130년 동안 많이도 경험해 왔던 것이 사실입니다.
부끄러운 일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