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이 있는어린 왕자> 출간
저 자 생텍쥐페리/ 역 자 최복현 /출판사 와우라이프
발행일 2011년 1월 10일/ 쪽 수 210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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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자기가 길들인 것밖에는 알 수 없는 거야. 사람들은 이제 무얼 알만한 시간조차 없어. 그들은 상점에서 이미 만들어져 있는 모든 것을 사면 돼. 하지만 친구를 파는 상점은 하나도 없지. 그래서 사람들은 친구가 없는 거야. 네가 친구를 갖고 싶다면 나를 길들이면 되고……."
생텍쥐페리는 프랑스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이다. 1900년 6월 29일에 태어나 1944년 7월 31일 실종되기까지 그는 항상 글을 쓰며 일을 하는 행동주의 작가로 살았다. 야간 비행을 하며, 전시 조종사로 비행기를 몰며 그는 수없이 죽음의 고비를 넘나들었다.
때로는 밤하늘에서 때로는 열사의 사막에서 절대고독을 맛보았다. 그런 그의 삶의 여정이 <어린왕자>와 같은 위대한 역작을 쓰게 했던 것이다. 그는 생각의 깊이가 있었고, 그 깊은 생각의 깊이 때문에 그의 작품을 이해하기가 어렵다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그 깊이를 알면 알수록 그의 작품은 더욱 아름답고 그윽한 인생의 깊이를 알려주며 다가온다.
이번에 새로운 번역을 시도한 시인이며, 작가, 그리고 불문학자인 최복현 역시 초등학교를 졸업한 후 독학으로 대학과정까지 마친 후 불문학 박사과정을 정규과정에서 수료했다. 특이한 삶을 살아온 역자와 작가의 만남으로 새로운 시도의 <해설이 있는 어린왕자>가 우리 앞으로 찾아왔다.
이 책을 통해 <어린왕자>를 알 것 같으면서도 뭔가 감추고 있는 것 같아서 아쉬움을 가지고 읽었던 독자들의 궁금증을 다소 해결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 같다.
이 책은 번역자이며 작가인 최복현이 최초로 시도한 해설을 단 어린왕자이다.
어린 왕자!
이 책은 성서다음으로 많이 읽히는 책으로 정평이 나있다. 이러한 명성에 걸맞게 국내에 출간된 번역서만도 수백 종에 이른다. 그만큼 국내에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책이라는 반증이다. 수많은 번역서들, 하지만 어떤 번역서를 골라 읽느냐에 따라 감동은 다르게 다가온다. 그중 최복현이 번역한 <어린 왕자>는 독특한 맛이 있다.
그는 국내 최초로 영어와 불어를 함께 수록한 <어린 왕자> 번역서를 출간하여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그가 번역한 <어린 왕자>는 원문과 가장 어울리는 분위기를 연출한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영어와 불어를 활용할 수 있는 역자의 능력 덕분이다.
이번에는 독자들의 갈증을 채워주기 위한 방법으로 색다른 번역서를 출간했다. 이 책은 <어린 왕자>의 내용 전문에다 해설을 첨가한 책이다. <어린 왕자>는 얼핏 보기에는 쉽고 재미있어 보이지만 막상 읽어보면 이해할 수 없는 비의들이 많이 담겨있다. 학교에서 독후감 숙제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책이지만 그 내용을 제대로 알고 숙제를 내주는 선생님도 많지 않다고 한다.
<해설이 있는 어리 왕자>는 그 문제를 해결해줄 수 있는 특별한 책이다. 전문을 읽어가다가 어떤 부분에 눈길이 멎고, 이 내용은 어떤 비의를 감추고 있을지, 어떤 상징을 나타내고 있는지 궁금하다면 바로 옆에 달려있는 해설을 보면 그 문제는 말끔히 해결된다. 그러면서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 즐거움을 맛볼 수 있다. 막연히 알고 있던 상징들을 명쾌하게 알 수 있는 기쁨을 발견할 수 있다.
<어린왕자>에는 비행사이며 작가인 생텍쥐페리의 삶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어린왕자는 셍텍쥐페리의 분신이라고 할 수 있다.
역자는 해설에서 <어린 왕자>가 명작 중에 명작이 될 수 있었던 이유로 저자의 직업을 이야기 한다. 세상은 어느 각도에서 보느냐에 따라 다르다는 것으로, 작가는 비행사여서 하늘에서 이 땅을 내려다보았던 때문이라는 것이다. 세상은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의미가 달라 보인다는 것이다. 밤 비행에서 하늘의 별은 그의 중요한 길잡이였을 것이며 별의 아름다움과 소중함을 느꼈을 거라는 견해이다.
죽음을 넘나드는 비행사의 직업, 지금의 비행기에 비하면 아주 형편없는 비행기를 타고 하늘을, 그것도 밤 비행을 하는 일은 생사를 넘나드는 일이다. 작가는 늘 죽음이란 검은 그림자를 옆에 두고 살았다. 그러한 세계가 그를 깊이 있는 사색으로 인도했던 것이다. 어린 왕자를 읽고 이해하는 일은 우선 작가의 상황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고 역자는 이야기한다.
사막에의 불시착으로 인한 두려움과 공포, 인적 없는 곳에서의 인간에 대한 그리움, 그런 행운들이 그로 하여금 어린 왕자를 만나게 해주었을 거라는 주장이다. 늘 떠돌아야 하는 직업의 세계에서 그는 가족에 대한 그리움이 있었고, 게다가 그의 직업의 어려움을 이해 못하는 아내를 통해 장미나무를 연상해냈고, 패전에 시달리는 조국을 바라보며 그는 말을 잃은 채 세상에 대해 왜? 라고 묻는 어린 왕자의 뒤로 숨어버리고 싶었을 것이라는 설정을 하고 있다. 어린 왕자가 아름다운 건 작가 자신의 삶이 어린 왕자의 언어 속에 용해되어 있기 때문에 어린 왕자는 작가 자신이고, 작가 자신 또한 어린 왕자 그 자체라는 것이다.
<어린왕자> 에는 우리를 닮은 인간군상들이 등장하고, 관계의 미학이 담겨있다. 그런 인간관계의 미학을 해설을 통해 좀 더 명증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읽을 때마다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어린 왕자. 어린 왕자 속에는 우리 사람의 모습들이 용해되어 있다. 허풍쟁이도 있고, 과대망상증의 권력가도 있고, 주판만 두드리는 장사꾼, 약장수, 점등인 등등, 이 땅에 존재하는 여러 부류의 군상들이 있다. 사랑의 의미와 사랑하는 법, 죽음의 의미와 소중한 뭔가의 의미가 무엇인지 우리에게 깊이 있는 대답을 주고 있다고 역자는 해설한다.
어렸을 때 읽은 어린 왕자와 어른이 되어서 읽은 어린 왕자의 의미는 또 다르게 다가온다. 슬플 때 만나는 어린 왕자와 기쁠 때 만나는 어린 왕자는 또 다른 모습이다. 누가 언제 어린 왕자와 만났느냐? 누가 어디서 어린 왕자와 만났느냐에 따라 그 의미는 사뭇 다른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역자는 자신의 독서체험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그야말로 어린 왕자, 그리고 생텍쥐페리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사람만이 번역하고 쓸 수 있는 책이어서 더 신뢰가 간다. 단순한 어학능력으로 이 책을 번역한 것이 아니라 깊은 애정을 가지고 어린 왕자를 수없이 읽고, 꼼꼼하게 번역한 후 독자들이 궁금해 할 곳에는 잠시 멈추고 그 부분을 아주 친절하게 설명해 주고 있다. 그래서 다른 번역서를 읽는 것보다 이 해설달린 어린 왕자를 읽으면 읽는 즐거움과 더불어 새로운 의미를 발견하는 기쁨을 함께 느낄 수 있다. 진정으로 어린 왕자를 제대로 이해하는 기쁨을 맛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내가 어린 왕자를 느꼈듯이 여러분도 어린 왕자를 좀 더 가까이 느끼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에요. 어쨌든 내가 그랬듯이 여러분도 어린 왕자의 진솔하고 소박한 친구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여러분의 삶이 날마다 기쁜 날들이 되기를 바라고요. 어린 왕자를 만나면 마냥 기쁘고 행복해질 거예요. 그리고 잃어버린 동심을 되찾게 될 거예요. 꿈을 되찾게 될 거예요. 아마도 이 순간부터 여러분은 어린 왕자가 살고 있을 하늘의 별을 쳐다보게 될 거예요. 그리고 무척이나 마음 설레고 기쁠 거예요."
-역자의 서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