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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인 술집오픈! 삼선교 막창~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2014-04-15/짝재기양말
76단 멤버 중 하나가 ‘삼선교’에 술집을 냈다.
삼선교 로터리에서 한성대 방향으로 성북천 개천가 모서리에 있는,
술집들만 쪼로롱 있는 가운데 명찰은 - ‘안지랑 막창’.
개업하는 날 잡아 76식구들이랑 몰려가 ‘추카’를 해줬다.
기획제작 허성수, 무대감독 김낙형, 여배우 고수민, 배우 정재진, 기주봉, 외 다수..
76식구들은 생활 속에 유대관계가 똘똘하고 의리가 끈적끈적하다.
요새, 정재진 기주봉 배우와 술자리 만남이 빈번한 편~
얼마 전, 중앙대 공연예술학과 교수 권재현을
중심으로 연극 ‘관객모독’을 학생들이 단체관극하고 뒤풀이술자리로 만난 적 있다.
교수 학생들.. 배우 스텝들.. 이리 섞어찌개가 되면 참 재미난다.
삼선교 막창집은 크진 않지만 아담하고 깔끔하고 럭셔리하다.
젊은 술꾼들 취향을 염두에 둔 인테리어 꾸밈인데..
테라스오픈 개폐식 술자리니 바람 잘 부는 바깥입구 쪽으로 자릴 잡았다.
내 모자에 바람개비가 신나게 도니 한목소리로 시끌벅적..
바람개비들 몇 개 달아주고 나보고 기타 치며 노래 부르라고..
독창성으로 희소가치에 의한 차별화로 장사 잘되게?
흠.. 뭐, 그래줄 수 있는데.. 공짜로? 나도 고급인력인데..
기타치고 노래 부르는 건 근처 유사업종 옆 가게들 눈총을 살 수 있어 그렇고..
바람개비? 흠.. 옛날 신촌로터리 술집 ‘매일♥그대 와!’처럼~흐..
술 먹다 일어나 담배한대 필 겸 술집환경과 시설사항,
주점 주변여건과 분위기 등을 쓰~윽 둘러봤다.
대충 둘러보고 ‘바람개비 설치’에 타당성 검토는 긍정적 결론을 내렸다.
가게 바로 앞에는 성북천이라 개천이 흐르고 있고..
아니, 근데 이 성북구에서 유명한 똥물천이 언제부터 이리 깨끗해졌지?
깨끗해 뵈는 물에 물고기도 많고 오리도 새도 살고 있다.
성북천 따라 휘어진 개천가 모서리부분에 자리 잡은
술집은 지형 입지위치에 따라 바람을 잘 타 항상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다.
뭐야~ 이거, 김광석 뮤지컬 ‘바람이 불어오는 곳’이란 말야~
바람 찾아 알아서 돌면서 움직이는 ‘동물적 조형물’이니..
시각적 명시도 확실하고 꼬마부터 노땅까지 몽땅 좋아하는 바람돌이 놀이기구니..
거참~ 축제현장들마다 설치작업이 많았지만 왜 그케 좋아하는지..
그래 이틀 뒤 완성품 5점과 부자재 재료공구 일체를 갖추고 갔다.
사다리가 있을 턱이 없는 개점집이라 근처 집수리 집에서
사다리를 빌리고 도와주는 인간 하나 없이 나 혼자 2시간 넘게 설치작업을 했다.
캐노피를 비켜 설치한 간판 아래 부분 빈 공간에 5점을 쪼로롱..
와이어로 매단 Mobile(모빌)형이고 지나친 흔들림 방지를 위해
체중 250g짜리 페트병 재활용 채송화 화분을 달았다.
아주 조그만 화분에 흙이지만 해마다 때 되면 채송화가 자라나 매일 예쁜 꽃을 피운다.
한 달 후인 계절의 여왕이 되면 Magenta(짙은 핑크)와 금빛 꽃으로..
이걸 100% 쓰레기로 만들었다면 누가 믿을까~마는 100% 실화다.
그것도 축제현장에선 3~5만원씩 팔아먹는 예술작품이다.
그것도 한국 아니, 동북아 3국에서 2개도 없이 딱 하나인
독보적인 Hand-Making(핸드-매이킹)으로 가공하고 빚어낸 ‘쓰레기작품’으로서..
5점이니 20만원어치 개업선물, 고급인력출장비100만원은 공짜~
설치 즉시 살맛났다는 듯 바람 찾아 쌩쌩 돌아가는 바람개비들..
옆집 가게들.. 동네사람들.. 아이들.. 바로 구경거리다.
이만하면 손님 끌어오는 ‘바람개비 삐끼’로서 손색없다.
활기찬 우아함에 품격을 갖추고 재미나게 ㅎㅎ..
해떨어지고, 관객모독 공연 끝나고, 바람개비설치작업 끝낸 보람찬 뒤풀이..
인적 구성원이 첫날과는 확 달라진 젊은 팀으로 편성되어 한잔~
기획제작 허성수, 작가연출 김낙형, 배우 김태훈, 성홍일, 외 다수..
막창집이니 막창에 관한한 메뉴가 모듬으로 나온다.
이 집 막창은 대학로나 마포 어디어디보다 훌륭하고 전문적이고 맛이 좋다.
미식가 수준으로 탐식해도 전혀 꿀리지 않는 자존심이다.
대학로에 그 잘 가던 막창집도 이젠 아~듀를 고해야..
대학로 너절한 상술지옥들도 이제부터 땡이다.
걸어서 10분이면 호젓하고 오붓한 막창집이 생긴데다 기분나면 기타도 노래도..
대학로 연극인들 낭만을 쌍스런 상+술+집들이 앗아간 현실에..
삼선교 이쪽 길목은 가난한 연극인들이 무지 많이 산다.
대학로 걸어서 10분 거리고 올망졸망 사람냄새 나고 무엇보다 집값이 싸니까~
사람냄새! 이것, 참~ 중요한데 건물냄새만 나는 서울이 지겹다.
극장이야 어쩔 수 없이 대학로라 하더라도
사는 곳 술집은 좀 벗어나 있어야 망가질 확률이 덜하다본다.
명륜동 혜화동 살아봤지만 난 본래 남산이 좋다.
삼선교 막창집, 내 손길이 묻었으니 장사 잘되길 바란다.
떼돈은 못 벌더라도 먹고살 만큼은 벌 느낌이다.
그보다는 인심 좋고 싸고 맛있고 기분 좋게 취할 수 있는 그런 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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