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 갑자기 왔다가 솅겐 지역 체류 가능 기간 (180일 기간 중 90일 ㄹ체류 가능)이 다하여 5월 말에 한국으로 일시 귀국했었습니다.
그동안 은 다른 직원이 제 대신 이곳에 와서 어려운 일을 처리하고 있었지요.
솅겐 체류 자격이 다시 발생한 8월 27일, 바로 그날로 다시 이곳 네덜란드로 돌아왔습니다.
들어오는 날, 입국 심사대에서 네덜란드 심사직원이 묻더군요.
"이번에는 며칠인자 유럽에 ㅁ버물다 갈거야?"
지난 번에 거의 90일을 채운 기록이 나타나니 물어본 것이었습니다.
"음... 한 80일?"
"왜 그리 오래 있어? 여기서 일하는 거야?"
"당연히 일하지. 출장인데."
"무슨 출장이 그리 길어?"
"그러게 말야. 너희 네덜란드 업체가 좀 잘 해 줬으면 좋은데, 돈만 열심히 챙기고 일은 제대로 안하니 허구 헌날 그놈들하고 얼굴 맞대고 일하지 않으면 안되니, 나도 참 힘들다."
이 말을 듣고 저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입국 심사직원, 살짝 한숨을 내쉬더니 입국 도장을 찍어주더군요.
이렇게 베네룩스 2기 생활을 또다시 시작했습니다.
다행이 제가 한국에 잠시 머물 동안 벨기에에서 만들던 부품은 완성되어 네덜란드 공장으로 옮겨진 덕분에 벨기에까지 수시로 왔다갔다할 일은 없어졌습니다.
다시 들어오기 전, 제 마일리지를 확인하니 딸네미가 그리도 시렁위의 곳감 빼먹듯 써버린 제 마일리지가 이곳을 지속적으로 왕복하며 다시 한 사람의 유럽 왕복 항공권이 가능할 만큼 다시 쌓였더군요.
짐사람에게 서운한 일이 있어 대판 싸웠던 어느 여름날, 속상해 혼자서 편의점에서 맥주를 마시다가 항공사에 전호ㅑㅏ를 걸어 짐사람의 왕복 서비스 항공권을 예약했습니다.
그리고는 집에 돌아와 아무 이야기 안하고 항공사에서 보내준 예약 확정 카톡을 전송해 주고는 그대로 잠자리에 들었지요.
저와 한바탕 하고 속상해 있던 집사람이 아침에 물어보더군요. 웬 항공권이냐고.
"결혼 기념일이 9월 초라 그 때 맞춰서 예약한 것이니 여행 삼아 네덜란드로 와."
한바탕 전쟁을 무료 항공권 한장으로 풀었습니다.
이렇게 제가 들어오고 10여일 지나 집사람도 암스테르담 공항을 통해 들어왔습니다.
지독하게 외로운 베네룩스에서 집사람을 만나 머치 신혼여행 때처럼 이리 저리 계획을 짜고, 제가 일할 때는 제 차 안에서 뜨개질과 한국 인터넷 방송ㅇ들 들으며 시간을 보내다가 일이 긑나면 즉시 네덜란드 이곳 저곳과 벨기에까지 돌아다니며 오랫만의 둘만의 여행을 즐겼지요.
Rotterdam, Amsterdam, Anywerpen, Gent, Brussel, Koeln, Luxemburg, Barl Nassau, Mol....
지난 번 왔을 때 업무 상 돌아다니다가 알아둔 베네룩스+독일의 코스를 승용차로 수시로 돌았습니다.
하루 1,000Km 이상 운전을 한 날도 있었지요.
제가 일하는 동안 호텔에서 기다리던 날은 제가 곧 들어간다는 전화 연락에 마치 신혼 때처럼 호텔 창 밖으로 제가 차를 몰고 들어오는 것을 기다리고 있던 날도 있었더군요.
꿈만 같던 10일이 지나고 공항으로 데려다 주고 다시 방으로 돌아오던 길, 열흘 내내 그리도 날씨가 좋지 않아 애를 먹이던 하늘은 구름을 벗어나 따가운 햇살이 눈이 부시게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빈 방에 들어오니 허전하기가 이를 데 없더군요.
항공사 앱을 켜서 항공기의 출, 도착 상황을 확인하며 혼자서 호텔 바에 내려가 맥주를 4잔이나 마시고서야 겨우 잠들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기다리고 가슴 설렜던 동반 여행이 다 가고 다시 혼자 남게 된, 도다시 지독하게 외로워진 상황은 오히려 더 견디기 힘들었지요.
그렇게 허전함 속에 추석 연휴까지도 이곳 업체들과 ㅆ,름하며 보내고, 이제는 마지막 제품 검사를 마치고 출하를 위한 교정 작업에 들어갔습니다.
약 2~3주의 수정 작업 및 대형 화물 포장 작업을 마치고 나면 두 회사의 물건들을 모두 현장으로 떠나보내고 한국으로 들어갑니다.
아마 11/20일 조금 지나면 한국으로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1주일 후면 제 유럽 체류 자격도 소진되니 더 있을 수도 없고요.
제게 유럽은 지독한 외로움의 땅,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우울한 날씨를 가진 땅, 어려운 일을 풀어 나가느라 고생했던 땅, 그리고 집사람과 행복한 결혼 26주년 기념 여행을 했던 당으로 기억에 남게 될 것 같습니다.
다시 유럽 입국 자격이 생기면 그 때에는 함께 비행기를 타고 외롭지 않은 방문을 하고 싶습니다.
행복한 베네룩스를 꿈꾸어봅니다.
첫댓글 다시 소식 접하게 되어 반갑습니다. 행복한 베네룩스 시절을 보내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