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랭 바디우 집합론을 통한
이미지 차용과 통섭에 관한 연구
- 연구작품 <Create the Past>의 이미지 형성과 의미를 중심으로 -
A Study on Image Appropriation and Consilience
through Alain Badiou's Set Theory
- Focusing on image formation and significance of research work <Create the Past> -
박사학위 논문 국문초록
본 연구 논문은 이미지 차용(Appropriation)과 통섭(Consilience)의 미학적 형식에 기독교적 주제를 담아 제작된 연구 작품 <Create the Past>에 대한 조형적 분석과 내용적 의미 연구를 목적으로 한다.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의 이론적인 틀은 알랭 바디우(Alain Badiou)의 집합론(Set Theory)을 근거로 하였다. 본 연구자의 작품 <Create the Past>는 이미지 차용과 통섭을 조형적 방법으로 선택하여 토착화의 과정을 거친 이미지들로 기독교적 내용과 접목시키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
포스트모더니즘의 이미지 차용은 미술사를 전복시키는 도구로 시작되어 동 시대 예술의 주류가 되었지만, 저작권의 혼란을 야기 시키기도 했다. 이에 대하여 본 연구는 타인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동시에 예술가의 자유와 권리를 누리기 위해 허용이 되는 차용의 범위를 조사하고 있다. 또한 예술을 위한 방법이 목적으로 남용되고 있는 차용의 홍수 속에서 차용 미술이 상상력이나 창의력이 부족한 예술가들의 몸부림으로 치부되는 상황에 대하여 본 연구는 이러한 부정적인 관점까지 아우르며 차용의 당위성과 가치를 연구하고 있다.
통섭(consilience)은 오늘 날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어지는 방법론이 되면서 합침의 뜻을 지닌 단어들과의 정확한 구별이 요구되고 있다. 통섭과 유사한 단어들 사이의 차이점을 조사하여 연구 작품에서 추구하고 있는 이미지들의 합침이 통섭의 원리와 일치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더불어 동서양의 옛 사상이나 종교에서 발견되어 지는 통섭의 논리를 고찰하여 통섭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기독교적 주제의 미술은 서양미술사와 맥을 같이 하며 중심에 서기도 하고 소외되기도 하면서 지금까지 많은 사건과 진리를 발생시켜왔다. 그러나 기독교인이 급격히 늘어난 지금까지도 한국의 기독교 미술은 그다지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 기독교는 좁고 보수적인 신앙관의 잣대에 어긋나는 미술을 여전히 배척하고 있고, 미술계는 현대미술과 동떨어진 신앙 고백적 작품들을 예술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러한 고백적 작품들은 형식보다는 내용을 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현대미술의 흐름과 동떨어지기 쉽다. 그러므로 기독교 주제의 미술은 언제나 미학적 형식에 관한 연구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러한 점들을 연구 배경으로 하여 이미지 차용과 통섭의 개념과 철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기독교 주제 미술의 시대별 흐름을 고찰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예비적 고찰을 토대로 알랭 바디우의 철학을 적용시켜 연구하고 있다.
바디우의 철학사상에 나타난 집합론은‘보이지는 않지만 존재하는 그 무엇’, 즉‘공백(vide)’의 존재에 대한 증명이다. 바디우는 이러한‘공백’을 집합론에서 다루어지는 멱집합(power set)과 공집합(empty set)으로 설명하고 있다. 공백은 사건(evenement)과 돌출(excroissance)을 일으키며 비 일관적인 진리(verite)를 발생시킨다. 이렇게 생산된 진리를 철학이 규명을 해야만 진리로서 자리를 잡을 수 있다는 것이 바디우가 주장하는 비미학적(inesthetique) 관점이다.
이러한 비미학적 관점을 근거로 알랭 바디우 집함론의 주요 개념인‘사건’,‘돌출’,‘불안정한 다수의 주체’로 나누어 연구 작품 <Create the Past>의 조형적 분석을 하고 있다. 연구 작품 <Ongoing Supper>연작과 <The Creation>은 바디우의 사건의 사례로, 가변설치 작품인 <Ongoing Supper>는 바디우의 돌출의 사례로, 연구 작품 <Mes> 연작은 불안정한 다수의 주체의 사례로 분석하고 있다.
연구작품 <Create the Past>의 내용적 의도와 제작 과정을 분석하기위해서 차용된 원작들의 배경과 가치 및 차용 의도를 우선 살펴보고 원작이 연구 작품에 어떻게 차용과 통섭이 되었는지를 비교 분석하고 있다. 차용된 이미지를 서양 기독교 주제의 명화, 조선 후기 회화, 그리고 피노키오 이미지, 이렇게 세 가지로 분류하여 연구 작품과 비교 분석한 후, 모두 종합하여 집합론을 적용한 한국적 기독교 미술을 위한 이미지 연구로 연구자의 작품을 정리하고 있다.
본 연구자는 서양의 기독교 주제의 명화, 조선후기 회화와 피노키오 이미지를 차용하여 시대와 장소가 공존하면서도 토착화된 기독교적 주제의 작품을 추구한 것이다. 그리고 바디우의 집합론에 근거하여 좁은 보수성에서 벗어나 사건과 돌출을 아우를 수 있는 확장된 관점으로 기독교적 주제의 미술을 연구하려한 것이다.
사실상 미술이 기독교와 분리된 이후 지금까지 미술과 기독교는 애증의 관계가 연속되고 있다. 미술과 기독교는 서로 수용의 폭이 좁아 선뜻 다루기 어려운 주제임에는 틀림없다. 보수성이 강한 기독교적 주제를 가장 진보적인 미술의 형식에 담아내려는 시도에서 이미 많은 사건과 돌출이 발생되고 있다. 그러나 설사 진보적인 미술계나 보수적인 종교계의 비판이 있더라도 인간의 근본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종교와 미술의 접목은 연구되어야할 것이다.
본 연구를 토대로 한국적이면서도 동시대 미술담론과 맞물리는 형식에 기독교적 주제를 담은 작품들이 제작되길 바라며, 부분에 메이거나 치우치는 것이 아니라 헤아려지지 않는 공백을 수용하는 넓은 시각의 관점으로 기독교 미술의 연구가 이어지길 바란다.
민경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