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성에 대한 오해 중 하나가 장애인용이라고 표지를 해 두면 더 좋은 것이라는 생각이다. 고속도로 휴게소의 식탁에 의자를 하나 빼두고 식탁 위에 장애인 픽토그램을 붙여 놓는 것이 그런 예이다. 이런 과도한 표지판의 역효과는 낙인 효과와 선택권의 침해이며 그로 인한 접근성의 하락이다. 첫째, 낙인 효과는 그 자리가 장애인 자리로 정해지고 그 자리에 앉으면 장애인으로 바라보게 되는 데서 온다. 굳이 장애인임을 드러내고 싶지 않아도 강제로 커밍아웃이 되는 것이다. 둘째는 선택권의 제한과 접근성의 하락이다. 그 표지가 없다면 휠체어 사용자도 모든 식탁에 가서 의자만 밀고 이용할 수가 있지만 그 표지로 인해 장애인은 표지가 있는 식탁을 이용해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은 그 식탁이 있으니 다른 식탁은 의자와 테이블이 붙어 있거나 높이가 높은 테이블로 즉 휠체어 사용자는 이용할 수 있는 형태로 바꿀 수 있게 된다.
최근 경주 보문호반길의 벤치 사진을 보면서 우려가 커졌다. 벤치 설치 측에서는 장애인을 배려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런 과도한 장애인 표지는 역효과가 더 크다. 장애인 표지 없이 빈 공간이라면 유모차가 올 수도 있고 사람들이 오손도손 모일 수도 있지만 과도한 장애인 표지로 인해 그 공간은 휠체어 사용자만 올 수 있고 휠체어 사용자는 그 곳에만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