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1이고 땅은 2이다. 하늘은 3이고 땅은 4이다. 하늘은 5이고 땅은 6이다. 하늘은 7이고 땅은 8이다. 하늘은 9이고 땅은 10이다. 하늘 수는 다섯이고 땅 수도 다섯이다. 다섯 자리를 서로 얻었으며 각각 합함이 있으니, 하늘 수의 합은는 25이고, 땅 수의 합은 30이다. 하늘 수와 땅 수가 55이다. 이것이 변화를 이루고 귀신의 작용을 행하는 연유이다.
* [강 설(講說)]————
주역(周易)에서 수는 ‘경우(境遇)의 수(數)’를 말한다. 다시 말하면, 천지자연과 세상만사의 무수한 경우의 수(數)를 말하는 것이다. 모든 수(數)는 일(一)에서 십(十)까지 열 개로 표현된다. 기본 수는 10개뿐이다. 세상의 모든 이치를 수(數)로써 표현한다면, 이 열 개의 수는 천지자연의 모든 변화와 그 원리를 표현하는 기본 도구가 된다.
‘하늘 수’[天數]는 양(陽)이니 홀수[奇數]를 가리킨다. ‘땅 수’[地數]는 음(陰)으로 짝수[偶水]를 가리킨다. 하늘이 앞서 주도하고 땅이 이를 따르기 때문에, 먼저 시작되는 1, 3, 5, 7, 9는 하늘의 수이고, 따라가는 2, 4, 6, 8, 10은 땅의 수이다.
‘다섯 자리를 서로 얻는다’는 말은, 하도(河圖)와 낙서(洛書)를 참고로 하면, 다섯 수가 각각 자기의 마땅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하도(河圖)에서 1, 2, 3, 4, 5를 오행(五行)의 ‘생수(生數)’라고 하여 [그림] 안에 있고 생수(生數)가 음양과 짝하여 오행의 ‘성수(成數)’를 도출해 내는데, 그 방식은 생수의 중앙(中央)의 수인 5를 각각 더하면 성수(成數)가 되며 [그림]의 밖에 있는 것이다. 토(土)의 생수는 5이고 중앙(中央)에 있으며 주인이 된다. 오행은 모두 중앙의 5인 토(土)를 얻어서 만물을 생산한다. 그러므로 토(土)는 중궁(中宮)에 있으며 태극(太極)이 사방에 이르는 것을 상징한다.
1은 북쪽의 수(水)이고 양기(陽氣)가 처음으로 발생하는 곳이다. 생수 1에 중앙의 5를 더하면 성수 6이 된다. 물이 있으면 반드시 생명이 이루어지나니 천(天) 1이 수(數)를 낳고 지(地) 6이 그것을 이룬다. 이렇게 수(水)에는 이미 양수(陽數) 1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음수(陰數) 6이 있으니 음양(陰陽)의 기우(奇偶)가 배합하였으니 수(水)가 바로 음양(陰陽)의 두 기(氣)가 교감하여 이루어졌다는 것을 나타낸다.
2는 남쪽의 화(火)이고 음기(陰氣)가 처음으로 일어난 곳이다. 중앙의 5를 더하여 성수 7이 된다. 3은 동쪽의 목(木)이니 해가 뜨는 곳이다. 양기(陽氣)가 점차 증가하고 중앙의 5을 더하면 성수 8이 된다. 4는 서쪽의 금(金)이니 해가 지는 곳이다. 음기가 점차 사라지고 중앙의 5를 더하여 성수 9가 된다. 5은 중앙의 생수이고 중앙의 5를 더하여 성수 10이 된다.
그러므로 ‘합이 있다’는 말은 1과 6, 2와 7, 3과 8, 3와 9, 5와 10이 각각 같은 자리에 있다는 말이다. 기수(奇數)로 대표되는 것은 하늘이니 양(陽)이며, 우수(偶數)로 대표되는 것은 땅이니 음(陰)이다. 오행의 생수(生數)와 성수(成數)를 더하면, 천수(天數)[奇數]는 25이고 지수(地數)[偶數]는 30이니 천지(天地)의 수(數)를 모두 합하면 55이다.
❊ 하도(河圖)와 낙서(洛書)에 대하여
《하도(河圖)》는 복희(伏羲)가 황하(黃河)에서 얻은 그림으로, 이것에 의해 복희는 《역(易)》의 팔괘(八卦)를 만들었다고 하며, 《낙서(洛書)》는 하우(夏禹)가 낙수(洛水)에서 얻은 글로, 이것에 의해 우(禹)는 천하를 다스리는 대법(大法)으로서의 《홍범구주(洪範九疇)》를 만들었다고 한다.
유교의 주요 경전인 『주역(周易)』과는 별개로 북송시대의 역학자 소강절(邵康節)은 《하도 河圖》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진 ‘복희선천팔괘도(伏羲先天八卦圖)’를 제시하였다. 복희선천팔괘도는 ‘복희팔괘방위도’, ‘복희팔괘차서도’, ‘복희64괘방위도’, ‘복희64괘차서도’의 네 가지 괘도(卦圖)로 구성되는데, 복희역이란 《하도(河圖)》및 이를 바탕으로 후대에 등장한 ‘복희선천팔괘도’의 역학 체계를 의미한다.
《하도 河圖》에서는 1부터 10까지의 자연수를 통해 우주의 원리를 도식화하고자 하였다. 1·6, 2·7, 3·8, 4·9, 5·10의 구조로 음양의 조화를 맞춘 수를 배열하여 창조의 원리를 제시한 것이다. ‘복희선천팔괘도’에서는 수(數)에 괘(卦)와 방위(方位)를 결부시켜, 보다 깊고 포괄적인 우주 생성의 체계를 설명하였다. 소옹(邵雍)이 정리한 <복희팔괘/방위도>는 아래와 같다.
일(一)은 건괘(乾卦)와 남방(南方), 이(二)는 태괘(兌卦)와 동남방(東南方),
삼(三)은 이괘(離卦)와 동방(東方), 사(四)는 진괘(震卦)와 동북방(東北方),
오(五)는 손괘(巽卦)와 서남방(西南方), 육(六)은 감괘(坎卦)와 서방(西方),
칠(七)은 간괘(艮卦)와 서북방(西北方), 팔(八)은 곤괘(坤卦)와 북방(北方)
수(數)와 방위의 관계를 통해 우주 만물이 생겨나고 변화한 방식과 순서를 설명했던 것이다.
[9]-1 大衍之數 五十이니 其用은 四十有九라 分而爲二하여 以象兩하고
掛一하여 以象三하고 揲之以四하여 以象四時하고 歸奇於扐하여
以象閏하나니 五歲에 再閏이라. 故로 再扐而後에 掛하나니라
대연(大衍 )의 수는 50이지만, (점을 치는 데) 사용하는 것은 49이다.
이를 나누어 둘로 만들어 하늘과 땅 양의(兩儀)를 상징한다.
한 손에 한 개를 떼 내어 따로 가짐으로써 하늘, 땅, 인간의 삼재(三才)를 상징한다.
나머지 시초(蓍草)를 4개씩 덜어내니 이는 4계절을 상징한다.
4개씩 덜어낸 나머지를 손가락 사이에 끼운 다음, 두 손의 나머지를 내려놓음으로써
‘윤달’을 상징한다. 윤달이 대개 5년에 두 차례 있으므로
그 이치를 상징하여 나머지를 두 번 손가락에 끼운다.
· ‘大衍之數’에서 ‘衍’(연)은 ‘넘치다, 넓히다’
· ‘掛一’에서 ‘掛’(괘)는 ‘걸다, 걸어놓다’
· ‘揲之以四’에서 ‘揲’(설)은 ‘숫자를 손으로 집어서 세다’
· ‘歸奇於扐’에서 ‘扐’(륵)은 ‘손가락 사이’
· <윤달> : 음력 1개월 29.53일 > 1년 354.3일 / 양력 1년 365.2422일, 차이 11일
19년 7윤법; 평균 2.71249년마다 윤달이 온다.
2012년 윤3월 / 2014년 윤9월 / 2017년 윤5월 / 2020년 윤4월)
* [강 설(講說)]————
「계사전」제9장은 ‘점(占)을 치는 방법’에 관한 기록이다.『주례(周禮)』「춘관(春官)」서인(筮人)의 기록에 의하면, 점(占)을 치는 방법에는 9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그 구체적인 방법은 전하지 않는다. 여기 <계사전>의 방법만이 유일하게 전해온다.
‘대연(大衍)의 수(數)’란 수를 크게 넓힌 것을 말한다. 수를 모두 합하면 55가 되는데, 55라 하지 않고 50이라 한 것은 그 대강을 말한 것이다. 중국의 학자 김경방(金景芳)의『주역전해(周易全解)』에 의하면, ‘오십(五十)’은 ‘五十有五의’ 잘못이라고 했다. 『역위(易緯)』「건착도(乾鑿度)」에서는 ‘五十有五’로 되어 있다.
그러나 점괘(占卦)를 뽑을 때는 49개의 시초(蓍草)를 사용한다. 그 까닭은 49개로 네 단계를 세 번 거쳐야 7·8·9·6이라는 수를 얻을 수 있으며, 7·8·9·6을 얻어야 괘(卦)를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49개만 사용한다면 대연지수를 50으로 하건 55로 하건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 시초 대신 산죽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49개 시초 외에 한 개를 따로 빼놓아, 태극(太極)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고, 사용하지 않는다. 남는 시초를 태극을 상징하는 것으로 하기 위해서는 6개인 것보다 한 개인 것인 낫다. 여섯이라는 수는 태극을 상징하기는 적절하기 않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보면 , 대연지수를 50으로 하는 것은 의미가 있다.
49개의 시초[산가지]를 두 부분으로 나누는 것은 하늘과 땅, 즉 음(陰)과 양(陽)을 상징한다. 그리고 그 두 부분을 나눈 뒤, 왼쪽에 있는 것에서 하나를 뽑아 새끼손가락 사이에 끼우는 것은 천(天)·지(地)·인(人) 삼재를 상징하는 것이다. ‘괘(掛)’는 ‘건다’는 뜻이므로 손가락 사이에 끼우는 것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끼우는 것이라면 뒤에 나오는 ‘륵(扐)’과 구별되지 않는다는 데 근거한다. 따라서 ‘괘일(掛一)]은 책상 위에 걸쳐 놓는다고 해석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리가 있다.
다음으로 왼손에 있는 시초를 4개씩 헤아리고 남는 것을 중지와 약지 사이에 끼우고, 다시 오른 속에 있는 시초를 4개씩 헤아리고 남는 것은 중지와 검지 사이에 끼운다. 4개씩 헤아리는 것은 ‘사계절’을 상징하고, 남는 것을 손가락 사이에 끼우는 것은 ‘윤달’을 상징한다. 윤달은 5년에 두 번씩 있으므로 두 번이 한 단위가 된다. 따라서 손가락 사이에 끼우는 것을 두 번 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손가락 사이에 있는 시초를 한 곳에 놓아두고 나머지 시초를 가지고 똑같은 방법으로 시행하여 또 손가락 사이에 있는 시초를 그 옆에 놓아둔다. 남는 시초를 가지고 또 한 번 시행하여 하나의 효를 얻기 때문에, 도합 18번의 시행으로 괘를 얻는다. ★시초점(蓍草占)을 치는 방법 ☞ 『주역강설』43~47쪽
❊ 주역의 점법 (1) 서법(筮法) — 산가지로 설시(揲蓍)하는 방법
1. 정갈한 장소에 50개의 산가지와 백지와 필기구를 준비한다.
2. 마음을 가다듬고 일시와 묻고자 하는 사항을 종이 위에 적는다.
3. 산가지 50개 가운데 하나를 뽑아 책상 위쪽에 가로로 놓는다.(태극을 상징, 위치 고정)
4. 나머지 49개(策)의 산가지를 양손으로 쥐고 무심코 둘로 나눈다.(象兩)
(왼손의 산가지는 하늘을 상징하는 천책(天策)이므로 들고 있고,
오른손의 산가지는 땅을 상징하는 지책(地策)이므로 오른쪽에 내려놓는다.)
5. 내려놓은 지책 가운데 하나를 빼서 왼쪽 새끼손가락과 약지 사이에 끼운다.(象三)
6. 왼손의 천책을 오른손으로 네 개씩 센다.(象四時)
7. 네 개씩 세고 남는 것(1~4개)을 왼손 약지와 중지 사이에 끼운다.(象閏)
8. 오른손에 들려있는 산가지는 왼쪽에 내려놓는다.
9. 오른쪽 바닥에 놓인 지책을 오른손으로 들고 왼손으로 네 개씩 센다.
10. 네 개식 세고 남는 것(1~4개)을 왼손 중지와 검지 사이에 끼운다.(象再閏)
11. 왼손에 들려있는 산가지는 오른손으로 잡아 오른쪽에 내려놓는다.
12. 왼손가락 사이의 산가지를 양손으로 모아 쥐고 태극 위에 건다.(1변)
(5 혹은 9개가 남은 것을 태극 위 왼편에 걸며, 다른 수가 나오면 오류이므로 다시 한다.)
13. 바닥에 남은 산가지(44 혹은 40개)를 들고 4~12의 과정을 거친다.(2변)
(4 혹은 8개가 남은 것을 태극의 중앙에 건다.)
14. 바닥에 남은 산가지(40 혹은 36 혹은 32개)를 들고 4~12의 과정을 거친다.(3변)
(4 혹은 8개가 남은 것을 태극의 우측에 건다.)
15. 이상 한 효, 측 초효(初爻)를 얻었으므로 종이에 아래에서부터 표시한다.
구 분
판별 방법
합수
사상 책수
표시 방법
노양 (老陽)
모두 양(5, 4, 4)
13
36 (4×9)
―――
소음 (少陰)
1음 2양
17
32 (4×8)
― ―
소양 (少陽)
1양 2음
21
28 (4×7)
―――
노음 (老陰)
모두 음(9, 8, 8)
25
24 (4×6)
― ―
16. 4~15의 과정을 반복하여 2, 3, 4, 5효와 상효를 얻어 초효 위에 차례로 표시한다.
17. 괘를 보는 방법 (필자가 활용하고 있는 방법을 소개함)
효 동(爻動)
상황 판단과 의사결정
변효가 없을 때
해당 괘의 괘사를 위주로 판단
변효가 1개일 때
본괘와 지괘의 변효 효사를 위주로 판단 (변화 추이 고려)
변효가 2개일 때
본괘 변효 중 상효를 위주로 하고 하효를 참고하여 판단
변효가 3개일 때
본괘와 지괘의 괘사를 위주로 판단 (추이 고려)
변효가 4개일 때
지괘 불변효 중 하효를 위주로 하고 상효를 참고하여 판단
변효가 5개일 때
지괘와 본괘의 불변효 효사를 위주로 판단 (추이 고려)
6효 전변일 때
지괘의 괘사를 위주로 판단 (단, 건괘는 용구, 곤괘는 용육으로 판단)
★ 지괘(之卦) - 본괘(本卦)의 노양(老陽)을 소음(少陰)으로,
본괘의 노음(老陰)을 소양(少陽)으로 바꾼 괘를 말한다.
▶ 주의 사항
1. 사특한 것, 욕심이 담긴 것은 묻지 말 것
2. 하나의 사안에 대하여 단 한 번만 물을 것
3. 획일적인 해석은 금물이며, 상황과 괘의 전체적 흐름을 참고할 것
□ 주역의 점법 (2) ; 척전법(擲錢法)
‘척전법’이란 동전을 던져서 점을 치는 방법을 말한다. 척전법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다. 한나라 때 ‘화주림법(火珠林法)’이라는 것도 척전법의 일종으로 추측되며, 당나라 때 지어진『의례소』에도 척전법이 소개되었고, 퇴계 선생도 척전법의 내용을 소개한 적이 있다.
1. 먼저 동전 세 개, 종이, 필기구 등을 준비한다.
2. 궁금한 ‘문제’를 잘 생각하고 그 답을 구하는 진정한 마음을 갖는다.
3. 마음을 가다듬고 두 손으로 동전을 잘 흔든 뒤, 바닥에 정성스럽게 던진다.
4. 놓여진 동전의 ‘앞면[陽]’과 뒷면[陰]의 수(數)에 따라 효(爻)를 얻는다.
한 번 던지면 다음의 네 가지 경우 중의 하나가 나온다.
① 동전의 앞면이 모두 위로 놓였으면 노양(老陽) ← (양) (양) (양)
② 동전의 앞면이 두 개가 위로 놓였으면 소음(少陰) ← (양) (양) (음)
③ 동전의 앞면이 한 개가 위로 놓였으면 소양(少陽) ← (양) (음) (음)
④ 동전의 뒷면이 모두 위로 놓였으면 노음(老陰) ← (음) (음) (음)
5, 소음이 나온 경우, 종이 위에 음효 [― ―] 를 긋고, 소양의 경우, 양효[−―]륵 긋는다.
다만 노양과 노음이 나왔을 때는 소양, 소음과 구별하여 굵은 줄로 표시한다.
6. 이런 방법을 여섯 차례 반복하여 괘를 얻는다. 첫 번째 던져서 얻은 효가 초효이고,
그 다음 차례 차례 2효, 3효, 4효, 4효, 상효를 얻는다.
* [괘(卦)를 읽는 방법] ☞ 시초점(蓍草占)에서 괘를 읽는 방법과 같다.
[9]-3 乾之策이 二百一十有六이고 坤之策이 百四十有四라
凡三百有六十이니 當期之日고
二篇之策이 萬有一千五百二十이니 當萬物之數也니
是故로 四營而成易고 十有八變而成卦니 八卦而小成야
引而伸之며 觸類而長之면 天下之能事ㅣ 畢矣리니
건(乾)의 책 수가 216(36책×6)이고, 곤(坤)의 책 수가 144(24책×6)이니 모두 합하면 360이다. 이는 올해의 날 수에 해당한다. 주역 상·하 두 편의 산 가치 수[책수] 11,520(384효 중 양효 192×36+음효 192×24 = 11,520)이니 만물의 수에 해당한다. 그러므로 서죽(筮竹)을 4단계로 운영하여 역(易)을 이루니, 18번 변하여 괘를 이룬다. 8괘가 되면 작은 괘[소성괘]가 이루어진다. 그것을 늘여서 펼치고 각 유형으로 갖다 붙여 늘이면 온 세상에 일어날 수 있는 모든 일이 망라된다. 도가 드러나고 신의 덕을 행하게 되니, 따라서 더불어 교감하며 주고받을 수 있고, 더불어 신을 도울 수 있게 된다. 공자가 말하셨다. “변화의 도를 아는 자는 신이 하는 바를 알 것이다.” [참고] 11,520÷360= 32년, 약 '만날'
· ‘乾之策’에서 ‘策’(책)은 ‘산가지’ 즉 서죽(筮竹)을 말함
* [강 설(講說)] —————
점괘를 뽑을 때는 분(分)·괘(掛)·륵(扐)·귀(歸)의 방법을 세 번 반복하여 하나의 효(爻)를 얻는다. 여섯 개의 효를 얻기 위해서는 이를 18번 반복해야 한다. 세 번 한 뒤 남은 책(策, 산가지)를 제외한 정책(正策)은 36, 32, 28, 24 중의 하나이다. 36은 노양(老陽)인 9가 네 번 들어있는 것이고, 32는 소음인 8이 네 번 들어있는 것이며, 28은 소양인 7이 네 번 들어있는 것이고, 24는 노음인 6이 네 번 들어있는 것이다. 점법에서는 변화를 중시하여, 노양과 노음을 위주로 보기 때문에, 건괘에서는 36의 노양을 취하고 곤괘에서는 24의 노음을 취한다. 그러므로 건괘의 여섯 효는 36이 여섯이니 216이 되고 곤괘의 여섯 효는 24가 여섯이니 144이다. 이를 합하면 모두 360이 되니, 이는 일년의 날수와 일치한다.
주역 전체 64괘 가운데 양효와 음효는 각각 192개이다. 그래서 양의 책 수는 36의 192배인 6,912개이고, 음의 책 수는 24의 192배인 4,068개이다. 이를 합하면 11,520개이다. 이것은 만물의 수에 해당한다. 만(萬)은 ‘모든 것’을 의미하므로 만물(萬物)이란 모든 존재라는 말이 된다. 그러므로 실제로 만물이 11,520개뿐만인 것은 아니지만, 11,520은 ‘모든 것’을 상징하는 수로 보는 것이다.(이상은 日本 集英社, 스즈끼요시지로(鈴木由次郞)『易經』에서 많이 인용하였음 ; 『주역강설』)
‘네 가지로 경영한다’는 것은 시초(蓍草)를 두 부분으로 나누고, 그 중 하나를 걸고, 나머지를 넷씩 세고, 남는 것을 손가락 사이에 끼우는 것을 말한다. 이와 같은 것을 18번 하면 괘(卦) 하나를 이루니 ‘성역(成易)’이라고 했다. ‘성역’은 ‘역을 만들어간다’는 뜻이다.
역의 64괘는 팔괘(八卦)를 중첩하여 만든 것이다. ‘팔괘를 끌어당겨 펼쳐서 만든다’는 의미에서 ‘引而伸之(인의신지)’라 했고, 팔괘의 종류를 각각 이어서 상·하로 길게 만든다는 의미에서 ‘觸類而長之(촉류이장지)’라 했다. 두 가지 모두 팔괘를 중첩하여 64괘를 만드는 과정을 설명한 것이다. 64괘가 완성되면 세상의 모든 일의 실천원리가 갖추어진다.
[9]-4 顯道하고 神德行이라 是故로 可與酬酢이며 可與祐神矣니
子曰 知變化之道者 其知神之所爲乎인저! 右는 第九章이라
(주역 64괘는) 도(道)를 드러내주고 덕행(德行)을 신비롭게 제시해 준다.
그러므로 참여하여 응대할 수 있고, 참여하여 신(神)을 찬미하고 도울 수 있다.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변화의 도(道)를 아는 자는 신(神)의 작용을 알 것이다.”
· ‘可與酬酢’(가여수작)에서 ‘酬’은 ‘술잔을 받다’, ‘酢’은 ‘술잔을 주다’, 그러므로 ‘酬酢’은 술잔을 주고 받는다는 뜻인데, 여기서는 ‘서로 응대하다’는 의미로 쓰였다.
* [강 설(講說)] —————
도(道)는 사람이 마땅히 가야하는 객관적인 길이고, 덕(德)은 그 길을 행할 수 있는 실천능력이다. 도가 없으면 덕이 있어도 진리를 실천할 수 없고, 덕이 없으면 도가 있어도 진리가 실현될 수 없다. 역은 객관적인 도를 제시해 줌과 동시에 그 도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실천원리와 방도를 제시해 주기 때문에 ‘도를 드러내주고 덕행을 신비롭게 제시해 준다’고 했다. 덕이 도를 실천할 수 있는 능력이라면, 덕행은 도를 실천하는 구체적인 행동방식이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역을 읽고 그 이치를 깨우쳐, 진리를 인식할 수 있고 실천할 수 있다. 진리를 실천하는 것은 세상의 일에 참여하여 제대로 응대하는 것이고, 하늘의 뜻에 참여하여 그것을 따르고 돕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