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孫基元 박사의 周·人·工 四書三經] *—<제5강> (2016.2.1)
— <周·人·工 四書三經>은 ‘周易과 人性을 工夫하는 四書三經 강좌’를 말한다 —
☆…『대학(大學)』은 <경(經)> 1장(章)과 <전(傳)> 10개 장(章)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전(傳)> 10개 장(章)은 경일장(經一章)에 나오는 삼강령(三綱領)과 팔조목(八條目)을 덕목별로 구체화하여 서술하고 있다. 그리하여, 주자(朱子)는『대학장구』에서 <전1장>에는 삼강령(三綱領)의 ‘명명덕(明明德)’을, <전2장>에는 ‘친민(親民)’을, <전3장>에는 ‘지어지선(止於至善)’을, <전4장>에는 ‘본말(本末)’을, <전5장>에는 팔조목(八條目)의 ‘격물치지(格物致知)’를, <전6장>은 ‘성의(誠意)’를, <전7장>은 ‘정심(正心)·수신(修身)’을, <전8장>은 ‘수신(修身)·제가(齊家)’를, <전9장>은 ‘제가(齊家)·치국(治國)’을, <전10장>은 ‘평천하(平天下)’와 ‘총론(總論)’을 서술하고 있다.
오늘의 대학(大學) 읽기 — 대학 (전5장) ; 주자의 <格物補傳>
<經一章>
'大學之道 在明明德 在親民 在止於至善’
古之欲明明德於天下者 先治其國 欲治其國者 先齊其家 欲齊其家者 先修其身
欲修其身者 先正其心 欲正其心者 先誠其意 欲誠其意者 先致其知 致知在格物
* <傳 5章> — ‘격물치지(格物致知)'의 장(章)
이것은 지혜가 이르는 것이다 하는 것이다.
☆… 주자(朱子)는 이 원문의 문장 윗부분에 빠진 것이 있는 것으로 보고 정자(程子)의 뜻을 계승하여 그 빠진 부분을 스스로 보충하였으니 이것이 다음의 <格物補傳>이다.(此句之上別有闕文 此特其結語耳 ○ 右傳之五章 蓋釋格物致知之義而今亡矣 ○ 此章 舊本通下章 誤在經文之下)
<傳五章>—朱子의 <格物補傳>
○ 間嘗竊取程子之意 以補之 … 曰
所謂致知在格物者 言欲致吾之知 在卽物而窮其理也 蓋人心之靈 莫不有知 而天下之物 莫不有理 惟於理有未窮 故其知有不盡也 是以大學始敎 必使學者 卽凡天下之物 莫不因其已知之理而益窮之 以求至乎其極 至於用力之久而一旦豁然貫通焉 則衆物之表裏精粗無不到 而吾心之全體大用 無不明矣 此謂物格 此謂知之至也
근간에 시험 삼아 가만히 정자(程子)의 뜻을 취하여 보충하기를 다음과 같이 하였다. …
이른바 지혜를 이룸이 사물을 접하는 데 있다고 한 것은, 나의 지혜를 이루고자 한 것은 사물에 접하여 그 이치를 궁구함에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대개 사람 마음의 신령함은 지혜(智慧)를 가지고 있지 아니함이 없고 천하의 사물은 이치(理致)를 가지고 있지 아니함이 없으나, 오직 이치에 있어서 아직 다 궁구하지 아니함이 있기 때문에 그 지혜가 다 이루어지지 아니함이 있는 것이다. 이 때문에『대학(大學)』의 가르침을 시작함에 있어서, 반드시 배우는 자로 하여금 모든 천하의 사물에 나아가서 그 이미 아는 이치로 인하여 더욱 궁구하여 그 극진한 데 이르는 것을 구하지 아니함이 없게 하는 것이니, 힘쓰는 것을 오래 하여 어느 날 아침에 환하게 관통하는 데 이르면 모든 사물의 바깥과 속, 정밀한 것과 거친 것이 이르지 아니함이 없고 내 마음 전체의 큰 작용이 밝지 아니한 것이 없을 것이니, 이것이 사물이 연구된다고 하는 것이며 이것이 지혜의 이루어짐이라 하는 것이다.
* [핵심 어구] *— ‘欲致吾之知 在卽物而窮其理也’와 ‘豁然貫通’에 대하여
☆… 손기원(孫基元) 선생은 ‘致知’는 ‘지혜를 이루는 것’이요, ‘格物’은 ‘탐구하여 통찰하는 것’으로 해석한다. 그러므로 ‘欲致吾之知 在卽物而窮其理也’는 ‘나의 지혜(智慧)를 이루고자 하는 것은 사물에 다가가서 그 이치를 탐구(探究)하여 통찰(洞察)하는 것’이니, 이는 ‘힘쓰는 것을 오래 하여 어느 날 아침에 환하게 관통(貫通)하는 데 이르면 모든 사물의 바깥과 속, 정밀한 것과 거친 것이 이르지 아니함이 없고 내 마음 전체의 큰 작용이 밝지 아니한 것이 없을 것이다.’(至於用力之久而一旦豁然貫通焉 則衆物之表裏精粗 無不到 而吾心之全體大用 無不明矣)
☆… 그러므로 치지(致知), 즉 지혜를 이룬다고 하는 것은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여기서 지혜(智慧)란 인간의 성(性)이 갖추고 있는 지혜이니, 맹자(孟子)의 양지(良知)이며 인의예지(仁義禮智)의 지(智)인 것이다. 그러므로 지혜(智慧)를 이룸은 결국 성(性)을 회복함으로써 가능하다.
* [주역으로 읽기] ———
☆… 명명덕(明明德)은 주역의 팔괘 중, 화(火)괘[☲]에 해당한다. 불은 빛을 발하니, 명명덕을 위한 수신의 첫 단계인 격물치지(格物致知)는 지혜의 빛을 밝히는 것이다. 사물을 다가가서 탐구하고 그 이치[理]를 통찰하여 우리의 본성(本性)을 깨달아 가는 것이 학문(學問)의 근본이다.
* [강설] ———
☆… 일찍이 당(唐)나라 말기(末期)의 이고(李翶)가 ‘성(性)의 회복(回復)’을 주장한 바 있다. 그는「복성서(復性書)」라는 글에서, 성(性)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성(性)을 실천하는 것’과 ‘정(情)을 없앨 것’을 주장하였다. 그의 이러한 논리는 북송(北宋)의 주돈이(周敦頤)에게 계승되지만, 주돈이는 이고의 복성(復性)의 방법에 객관성과 확실성을 더하기 위하여 우주론(宇宙論)을 전개하였다. 다시 말하면, 성실성을 실천하고 감정을 없앤다고 하는 것은 주관적인 방법으로 객관적인 기준이 없으며, 그 결과에 대한 확실성도 보장되지 않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단점을 보충한 것이 주돈이의 우주론이다. 주돈이(周敦頤)는 인간의 성(性)은 마음 속에 있는 것이어서 감각기관으로 감지되는 것이 아니지만, 이 성(性)은 다른 모든 존재자에게도 존재하므로 일단 다른 사물에 접하여 거기에 있는 성(性)을 객관적으로 인식하기만 하면 그것이 곧 자기의 성(性)이기 때문에, 자기의 성(性)을 인식할 수 있다는 논리에 입각하여, 성(性)의 인식방법을 우주론적으로 전개하였다.
☆… 장재(張載)는 인식주체인 자기의 존재의 본질을 성(性)이라 하고 타물의 존재의 본질을 이와 구별하여 이(理)라고 한 후, ‘궁리진성이지어명(窮理盡性以至於命)’이라는『주역』‘설괘전’의 말에 근거하여, 성(性)을 회복하는 방법으로 이(理)를 궁구할 것을 제시하였다. 그러므로 장재의 우주론에서는 성(性)과 이(理)의 동질성이 전제되어 있다. 따라서 정이(程頤)는 ‘성(性)은 곧 이(理)이다.(性卽理)’라고 명언(明言)함으로써 이를 표명하였고, 주희(朱熹)는 이러한 이론들을 계승하여 격물장(格物章)의 보전(補傳)을 만들기에 이른 것이다.
☆… 지혜를 이루는 것이 사물에 접하여 그 사물의 이(理)를 연구하는 데 있다고 하는 것은, 객관적으로 감지되지 않는 나의 지혜를 이루기 위해서는 먼저 나의 성(性)을 회복하여야 하는데, 나의 성(性)은 다른 사물의 이(理)이므로 우선 다른 사물을 관찰하여 그 사물에 존재하고 있는 이(理)를 인식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마음은 본래 신령스러운 것이어서 지혜를 갖추고 있고, 천하의 모든 사물도 그 존재의 본질로 이(理)를 갖추고 있다. 그러나 사람은 자라면서 차츰 성(性)을 잃게 되고 지혜도 잃게 된다. 이를 되찾기 위해서는 성(性)을 회복하여야 하며, 성(性)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성(性)과 동일한 외물의 이(理)를 궁구하여 인식해야 하는 것이다. 나의 성(性)이 다른 사람의 성(性)이고 다른 사람의 성(性)이 천하 만물의 성(性)이므로, 나의 성(性)을 회복하면 개체인 내가 전체가 되고 만물이 된다. 원래 성(性)을 회복하는 목적도 나의 전체성을 회복하는 데 있었다. 다른 사물을 관찰하여 그 사물의 이(理)를 찾아내면 그것이 곧 나의 성(性)임을 알게 되어 성(性)을 회복할 수 있게 되는데, 나의 성(性)이 다른 사람의 성(性)이며 천지만물의 성(性)임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다른 일물(일물)의 이(理)가 천지만물의 성(性)임을 확인해야 한다.
그러므로『대학(大學)』을 공부하는 사람은 천하의 모든 사물을 접하되, 이미 알고 있는 어떤 사물의 이치(理致)를 근거로 더욱 궁리하여 그 가장 궁극적인 이치를 아는 데까지 이른다. 그리고 다시 다른 사물에 접하여 그 사물의 이치를 궁리하여 알고, 또 다른 사물의 이치를 궁리하여 아는 과정을 되풀이한다. 그러다 보면 어느 날 아침, 개개의 사물의 이치가 모든 사물 전체의 이치와 꿰어져 하나로 통일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 개개의 사물의 이치가 모든 사물 전체의 이치와 꿰어져 하나로 통일되어 있음을 알게 되면, 모든 사물의 이치를 하나하나 다 궁구하지 않더라도 모든 사물의 외적 존재형태와 내적 존재이유, 정밀한 존재원리와 현실적인 존재형태 등이 모두 하나의 이치에 꿰어져 있으므로 모두 알 수 있게 된다. 그리고 나의 마음은 개체적인 것이 아니라 천지만물 전체의 마음임이 확인되어 나의 육체 하나만을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천지만물 전체의 현상을 유지하는 원동력으로 바뀌는 것이다. … 이것이 사물이 연구된다고 하는 것이고, 이것이 지혜의 이루어짐이라 일컫는 것이다. (이기동『대학중용강설』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