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정 선생]가족 인사(아버님 1주기 행사에서)
참 세월이 빨라 저희 아버님이 돌아가신지 벌써 1년이 지났습니다.
지난번 길었던 장례행사 기간 동안 여러 가지로 수고해 주시고 사랑을 베풀어주신 모든 분들께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감사 말씀 올립니다. 더구나 장례식 당일에는 전국에서 멀리 대전 현충원까지 많은 분들이 오셔서 예식에 참석해 주셨습니다. 아버님의 마지막 길을 이렇게 편안하게 예비하시고 인도해주신 하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오늘 바쁘신 중에도 더구나 우중에 전국으로부터 1주년 추모예배에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행사 준비를 위해 많은 수고를 해주신 한병덕 선생님, 강연회를 준비해주신 유희세 선생님, 박상익 선생님, 장문강 선생님께 감사드리며, 특별히 오늘 행사를 위해 많은 격려와 조언을 해주신 태평양위원회의 김동길 교수님과 장신대학교 민경배 총장님께 감사 말씀드립니다.
자식 된 입장에서 보면 아버님께서는 세상적으로나 가정적으로 그리 편안치 못한, 행복했다고 말할 수 없는 생(生)을 사셨다고 생각합니다. 생각해보면 지난 한 세기 동안의 격동기를 살아가면서 사실 아버님께서는 뚜렷한 배움의 기회도 못 가지셨고, 타고난 불같은 모난 성격의 타협할 줄 모르는 고집스러움과 어쩌면 모순덩어리인 개성의 소유자였으며, 항상 좌충우돌 여러 가지 논쟁의 대상이었습니다.
또 가정적으로도 가족들로부터 그리 환영 받지 못했으며 당연히 경제적으로도 여러 가지 어려움이 많았던 그런 삶을 사신 것입니다.
제가 어린 시절 언젠가 아버님께서 저에게 “나는 너희들을 위해 사는 것이 아니고 내 일생의 일을 위해 사는 것이다”라고 말씀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솔직히 저는 어린 생각에 “혼자 살면 될 것이지 가정은 왜 만들었는가”하고 속으로 의아해 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아버님이 말씀하셨던 그 일이란 바로 ‘무교회 신앙전도자’로서의 일인 것으로 이해가 되긴 하였습니다.
아버님과 어머님, 돌아가신 두 분 관계도 성격적으로 차이점이 많았으며 아버님은 자식들로서도 항상 두려움과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솔직히 저는 아버님과 대면하고 눈 마주치는 것이 항상 불안했을 정도였습니다. 더구나 자신께서도 말년에는 여러 가지 자식들의 일로 심적인 고통이 크셨습니다. 이 모든 것을 “결국 나는 자식들 교육에 실패하였다”고 회고하신 말씀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렇게 아버님께서는 세상적으로는 원만한 삶을 사시지 못한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에 와서 느껴지는 것은 아버님께서는 평생을 ‘하나님을 위한 종’으로서의 삶을 사신 것으로 생각합니다.
신앙적으로 생각할 때 평생 동안 돌아가시는 순간까지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님을 통한 십자가 속죄 신앙’을 확신하시고 끝까지 성서의 복음진리만을 위한 외길을 사셨다고 생각합니다. 외람된 말씀이지만 우리는 주위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변질되는 신앙을 많이 봅니다. 대체로 사람이란 나이가 들어가면서 박학다식해지고 유능해지다 보면 자연스레 여러 가지 시험에 들게 되고 또 세상적으로는 많은 유혹과 자만에 빠지게 되어 결국에는 변질된 신앙으로 변하게 되고 때로는 신앙 자체를 저버리게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이런 점에서 저는 결코 누구와도 무엇과도 타협하지 않고 끝까지 자신의 확고한 신앙을 지키고 의로운 삶을 살다 가신 아버님께 자식으로서 일면의 존경심을 가지게 되었으며, 늦게나마 아버님의 참 면모를 알게 된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작년에 김동길 교수님께서 저에게 “부친께서는 평생을 전투적인 외롭고 고독한 삶을 살다 가신 분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다시 생각나는 오늘이기도 합니다.
오늘 추모회에 참속해주신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 말씀드리며 앞으로도 아버님의 뜻이 계속 이어질 수 있도록 기도 부탁드리며, 또 조희 가족들에게도 변함없는 사랑을 베풀어주시기 바랍니다.
그동안 아버님을 위해 추모의 글을 주신 고 이기백 교수님과 김동길 교수님, 민경배 교수는, 박상익 교수님, 그리고 중앙일보의 전영기 기자님께 감사드립니다.
또 그동안 추모의 글과 장례행사, 그리고 이번 추모행사를 신문지상을 통해 널리 알려주신 중앙일보, 동아일보, 문화일보, 서울신문 여러분께도 감사드립니다.
오늘 행사를 준비해주신 여러 선생님들께 거듭 감사 말씀 올립니다.
끝으로 저희 가족 근황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저(노정)는 치과의사로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몰에서 노아치과 병원을 개원하면서 서울대학교 치과대학 초빙교수로 일하고 있습니다. 약사인 부인(이현자)과 대학을 졸업하고 수험 준비 중인 외아들(노상현)이 있습니다.
여동생(노유희)은 수년 전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났으며, 남편(이석복)과 자손을 삼남매가 있습니다. 장녀는 회사원으로 차녀는 내과의사로 일하고 있으며 차남은 수험 준비 중입니다.
남동생(노영)은 성형외과의사로 강남구 신사동에서 노영성형외과 개원의로 일하고 있으며 부인(문영경)과 해외유학 중인 두 아들(노창석, 노경석)이 있습니다.
막내인 여동생(노유애)은 평생 지병으로 인해 현재도 경기도에 있는 죽령 복음병원에서 요양생활 중에 있습니다. 위하여 많은 기도 부탁 드립니다
병원주소: 서울 강남구 삼성동 159 코엑스 몰 S-7 노아치과병원
T 6002-2828 H.P. 011-9928-2800
서울 강남구 신사동 575 가오닉스 스포츠클럽 B동 7층 노영성형외과
T 549-2153/4
2004년 9월 12일
장남 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