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74차 정기산행(5월14일) 구례 "견두산 철쭉산행"

[자유인]

           구례 산동 수기리 수락폭포-> 영재봉(878m)-> 숙성치-> 밤재-> 계척산

                -> 견두산(774m)-> 산동 원촌리 송평                 ( 16km, 9km )  

                 전라도의 산

    남원-구례 견두산(804m)

      지리산 서쪽에 솟은 개머리 모양의 산

           주변 경치 잘 보이는 탁 트인 전망대 수두룩

   견두산은 백두대간의 지리산 만복대에서 서쪽으로 갈라져 나온 견두지맥이 그 뿌리다.

이 견두지맥은 전남북의 경계를 달리며 다름재~영제봉~밤재터널 위를 거쳐서 견두산을 솟구쳐 놓고, 천마산

~깃대봉~형제봉~천왕산으로 뻗어가다 구례 섬진강 앞에서 끝을 맺는다.

<산경표를 위하여>(저자 조석필)에는 섬진1지맥으로 나와 있다.

견두산의 물줄기는 서쪽은 수치천, 동쪽은 계월천을 통해 섬진강에 합수되고 남해의 광양만으로 흘러든다.

행정구역은 전북 남원시 수지면과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 경계해 있다.

   견두산은 본래 범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호두산, 또는 범머리산으로 불렸으나, 견두산으로 바뀌었다.

전설에 의하면 조선시대에 견두산에 사는 수많은 들개들이 한바탕 짖어대면 남원에 호랑이가 나타나 사람을

 해치거나, 큰 화재가 일어났다고 한다.

이에 전라감사 이서구가 산 이름을 견두산으로 고쳤다.

이후 남원과 수지면 고정마을에 돌로 호랑이 형상을 만들어 견두산을 향해 놓았더니 재난이 없어졌다고 한다.

 지금도 견두산이 보이는 남원시 수지면 고평리 고정마을 회관 뒤와 남원 광한루에는 호석이 있다.

한편 수지면 주민들은 옛 이름인 호두산으로 고쳐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견두산은 구례 방향에서 보면 개머리 형상이다.

   견두산의 북쪽 골짜기에는 백제시대의 사찰로 추정되는 극락사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빈대가 많아 폐찰되어 지금은 '극락' 이라는 골짜기 이름만 남아 있다.

지금도 이 골짜기의 바위와 돌에는 빈대 껍질과 빈대 허물이 박혀 있다고 한다.

   또한 명심보감 저자로 유명한 추씨의 시조인 추적의 7세손 추수경이 정유재란 때 전주싸움에서 아깝게 전사

하자 그 가족이 왜적의 보복을 피해 견두산 서쪽 기슭의 고평리, 지금의 마륜리 산골의 동굴로 피신해 400년

 동안 정착해 살았다고 한다.

그 동굴을 마륜동굴이라 하는데 후세 사람들은 '추씨의 굴', 즉 '추굴' 이라 했다.

이 동굴 안에는 최근까지 추씨들의 생활도구가 있었다고 하나 지금은 찾을 길이 없다.

견두산 북쪽 암벽에는 고려시대 작품으로 추정되는 마애여래입상이 새겨져 있다.

   밤재에서 천마산까지의 산행코스는 사방이 탁 트여서 지리산 연봉을 비롯한 주변의 산과 도시들이 한눈에

 잡히는 조망산행이 일품이다.

남쪽은 천마산과 깃대봉, 구례시가지, 동쪽은 지리산 노고단에서 천왕봉, 북쪽은 풍악산과 노적봉, 그리고 남

원시가지가 눈에 잡히고 서쪽은 고리봉과 동악산이 지척이다.

지리산에서 서북릉을 타고 빨치산들의 활동이 심했던 밤재에 이르면 남원과 구례를 잇는 19번 도로가 견두산

의 북동쪽 허리를 휘감고 지난다.

견두산 북릉 좌우 사면은 바래봉 철쭉에 버금가는 철쭉군락지로 유명하다.

   산행은 호남지리탐사회와 함께 밤재를 들머리로 하는 코스를 답사했다.

예전에는 남원 수지면 방향에서 견두산을 오르는 코스가 많았으나 사람의 왕래가 없어 고평리 쪽 들머리를 제

외하고 대부분의 등산로가 희미하다.

다행히 최근 구례군에서 밤재에서 견두산을 거쳐서 구례에 이르는 견두지맥 등산로를 정비하고 등산안내도를

 세워서 산행이 편리하다.

   남원 방향에서 19번 도로를 달리다가 밤재터널을 통과하면 곧바로 견두산 등산로 안내도가 있다.

콘크리트 길(용산로)에서 북쪽 등산로 표지판이 있는 곳의 임도로 따라 가면 동쪽으로 지리산 노고단이 흰 구

름을 머리에 이고 손짓한다.

잡초가 무성한 임도와 산길을 오르면 돌무더기가 있는 숙성치 사거리에 닿는다(밤재터널에서 20분 소요).

   동쪽은 만복대 코스고, 북쪽은 남원시 수지면 하산로다.

서쪽 능선으로 가면 묘소 2기를 만난다.

낡은 철조망이 등산로 변에 있고 북쪽으로 수지면 들녘이 다가온다.

고압선 철탑을 지나 잡초가 무성한 곳을 내려서면 밤재에 닿는다(밤재터널에서 1시간 소요). 구례군에서 등산

로를 잘 가꾸어 놓고 안내판, 화장실, 정자를 설치했다.

   나무계단을 오르면 노란 원추리가 마중 나오고 동쪽은 노고단과 반야봉, 북쪽은 남원시가지와 교룡산이 다

가온다.

산동산악회에서 능선 위에 벤치와 평상을 설치하고 자귀나무 쉼터라고 이름 붙였다.

의자바위를 지나면 철쭉이 터널을 이루고, 삼각점이 있는 계척봉이 마중 나온다.

계척봉에 이르면 지리산과 문덕봉과 고리봉, 남원시가지가 한눈에 잡히고 서쪽은 견두산이 손짓한다.

   급경사를 오르면 소나무와 바위가 어우러진 경관이 수려한 암봉이고, 사방이 탁 트인 조망대다.

이 암봉을 지나 견두산을 오르면 정상 부근 북쪽 아래 거대한 바위에 새겨진 견두산마애여래입상(전북유형문

화재 199호)이 있다.

곧이어 견두산 정상에 닿는다(밤재터널에서 2시간 40분 소요).

정상에는 묘소가 있는데 바위에 '숙부인남원윤씨지묘' 라고 새겨져 있다.

사방이 탁 트여서 조망이 훌륭하다.

   오찬 후 지리산과 문덕, 고리봉의 조망을 즐기며 평탄한 능선을 가면 망루터(천안전씨유허비터)를 만난다.

 밋밋한 상무봉(645m)을 지나면 천마산(견두산에서 1시간 40분 소요)에 닿는다.

버섯재배지 때문에 길이 능선에서 동쪽 임도를 따라 가다가 둔산치 삼거리에서 능선으로 이어진다.

   지형도에 둔산치는 상무봉과 천마산 중간에 또 하나가 있어 혼선이 온다.

이번에는 날씨가 너무 무더워서 천마산을 지나 두 번째 둔산치 삼거리에서 동쪽의 임도로 하산했다.

5분쯤 내려가면 구례 산동과 곡성 고달면을 잇는 도로의 고산터널 아래에 등산안내도와 쉼터 그리고 상수도시

설까지 돼 있다(견두산에서 2시간 소요).

   *산행길잡이

   ○1코스 밤재터널~(1.0)~숙성치~(2.0)~밤재~(3.0)~견두산~(5.6)~천마산~둔산치~(1.5)~고산터널

 <12.1km, 5시간 30분 소요>

   ○2코스 수지면 고평리 양촌마을(60번 도로)-용주암-(3.5)견두산-(5.6)천마산-둔산치-(1.5)고산터널

 <10.6km, 4시간 40분 소요>

   *볼거리

   견두산마애여래입상 견두산 정상 북쪽 암벽의 하단 약 2.5m 지점에 새겨진 이 마애불은 무릎 이하 부분이

결실되어 정확한 규모는 알 수 없으나 연화좌대를 포함한 불상의 높이는 3.2m, 어깨 폭 78cm, 두부길이

 58cm에 이르는 대형 마애불이다.

저부조의 선각에 가까운 조각기법과 장대한 신체표현, 손 모양의 형태, 비만한 듯한 얼굴에 꽉 다문 입 등의 얼

굴표정은 여원치마애불상 등 남원 지역 마애불과 친연성을 보여주며 제작연대는 고려시대 중반경으로 추정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