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인들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의 뒤를 따라가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의 뒤를 따르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을 버리라고 말씀하십니다. 무엇이 자신을 버리는 것일까요? 자신을 버리면 어떤 상태가 될 것인가요? 어떻게 해야 자신을 버릴 수 있을까요? 이 세상을 살면서 자신을 버리고 살 수 있을까요? 그리고 정말 예수님께서 말씀하시는 ‘자신’이란 것은 무엇인가요?
사실 나는 아직까지도 ‘버려야 할 자신’을 잘 모릅니다. 그리고 자신을 버리지도 못한 것 같습니다. 지구상의 모든 동물들은 계속 이동합니다. 연어도 자신의 고향으로 귀향하고, 돌고래도, 귀신 고래도, 들소들도 끊임없이 이동합니다. 그런데 이동하는 이유를 아무도 모릅니다. 동물들도 정확하게 알고 있는지 모르고 있는지 잘 파악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냥 본능처럼 이동한다고 합니다. 마치 물고기가 바다에 살면서 바다가 무엇인지 모르는 것처럼 그렇게 나도 자신을 잘 모릅니다.
내 자존심이나 욕망이나 헛된 꿈이나 교만함이나 오만방자함이 모두 내 자신의 일부분이 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기심이나 화합할 줄 모르는 잘못된 가치관도 내 자신과 결부 되어 있을 것입니다. 믿음이 부족하고, 하느님께 대한 경외심도 없으면서 매사에 의심이 많은 것도 내 자신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죄로 더럽혀져 있으면서도 깨끗하다고 믿고 있는 어리석고 미련한 것도 자신입니다. 무엇보다도 사랑을 실천하지 않고 나눌 줄 모르는 인색한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생각하고 살펴보고 반성해도 모르는 자신을 어떻게 버릴 수 있는지 더 모르는 것입니다. 그냥 내 자신을 포기하고 죽어 버리라는 것은 절대로 아닐 것입니다. 하느님께서 사랑으로 이 세상에 마련해 주신 생명을 소홀히 하라고 하실 리는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을 버린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상상할 수도 없습니다. 그러나 그냥 포기할 수 없는 것은 진정한 크리스천이 되기 위해서 자신을 버리고 예수님을 따라야 한다는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