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목소리 -성악가 조수미 콘서트-
만은 김종원
목소리는 영혼을 피우는 꽃 피아노 선율이 잔물결로 일렁이면 목소리는 성대를 열고 꽃처럼 춤을 춘다.
목소리가 무대 위를 춤추면 몸도 따라 춤출 때 드레스는 무대 바닥을 애무하고 팔찌 귀걸이도 뒤로 묶어 오른쪽 어깨에 걸터앉은 머리칼도 나폴나폴 춤춘다.
목소리가 피아노 건반 위를 구르면 성악가는 오른손을 뻗어 피아노를 짚고 목소리가 무대 위에 세찬 잔물결로 파문을 그리면 손을 들어 가슴을 싸안다가 한 손을 들어 허공에 하소연하는 영혼
목소리는 상상 감성으로 피운 그리움 새순처럼 돋아나 푸른빛으로 나부끼면 푸른 꿈을 먹어 환상에 취하는 한여름밤 (2006. 08. 30) ------------------------------------- 춤추는 목소리 / 만은 김종원
우연한 기회에 조수미 아카데미 콘서트에 초대받았다. 세종문화회관이나 예술의전당 같은 큰 곳에서만 공연하다가 호암아트홀처럼 아담한 무대에서의 공연은 처음이라는 그녀. 관객들이 학교에서 주로 음악을 가르치는 음악교사들이어서인지 ‘문화 예술 교육을 당담하는 선생님들을 제일 존경한다.’는 인사말로 말문을 연 것처럼 그녀는 많은 무대 경험에서 배어나오는 매너가 있었다.
늦은 일곱 시에 시작하여 아홉시 반에 끝나도록 공연과 음악교사들과의 대화의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른다. 나처럼 국어교사 출신 등 타 교과 출신의 학교 경영자도 더러 와 있었지만... 하긴 그녀의 재능을 일찍 발견하고 리틀엔젤스를 운영하는 선화예술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외국 유학을 하도록 도와준 부모 덕택에 그녀는 환상적인 소프라노 공연을 하는 세계적인 성악가가 되어 한국을 빛내고 있는 인물임에 틀림없다.
40이 넘었다는데도 그녀의 몸매는 아직 탄력이 있어 보였다. 그녀의 한 손을 들어 허공을 향해 하소연하는 듯한 동작이 줄리엣이 로미오에게 구애하는 청순한 모습으로 보이는 것은 요즈음 공허한 내 가슴 탓인가...... (2006.09.02.)
* 조수미 씨가 서양에서 출시되는 음반에 한글로 보리밭을 쓰고 그 곡을 넣어서 음반을 낸 국어사랑 나라사랑을 실천했다는 이야기에 감동하여 옛날 조수미 공연을 보고 지은 시를 함께 감상하고자 합니다. 모국어는 한국인의 정신과 사상이 들어 있지요. 조수미 성악가가 존경스럽습니다. (2023. 01.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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