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해희수문집(雪海喜壽文集) / 예정수(芮正洙) - 510쪽, 2023년3월
[발간사]
세상에는 영원한 것은 없다
설해 예정수
인생은 유한하여 100년 살기가 어렵고, 살아온 77년도 결코 짧다고 할 수 없는 세월인데 뚜렷이 남긴 것도 없이 세월을 허송하고 나이만 먹게 된 것 같습니다. 내가 어릴 때는 고향 청도에서 조부모와 부모님의 슬하에서 귀하게만 성장해 왔었고, 중·고등학교 진학을 위해 부산에서 수학하고 대학생활을 서울에서 하게 되었습니다. 대학 재학시에는 불교에 심취하여 대학생불교연합회의 불교활동을 하였습니다.
따라서 한국불교의 많은 고승대덕을 만나게 되었고 신앙생활은 불교와 더불어 전국의 명산대천을 두루 순방하면서 인생관을 확고히 하는데 도움을 얻었습니다. 군대생활은 ROTC 장교로 임관하여 4년을 장교로 근무하면서 국가관이 투철한 반공사상과 자유주의를 표방하는 경제학도였습니다.
선고(先考)께서는 8대 독자(獨子)요, 9대 독자(獨子)에 가까운 나는 직장을 고향 가까이서 근무할 수밖에 없는 처지라 직장생활도 (주)태평양 대구본부에서 근무하였습니다. 제반 업무에 최선을 다하는 책임감은 누구보다 강하여 소기의 성과도 거두었습니다. 매사를 공평하게 처결하고 공과사의 구분은 분명히 하고 직장의 근무에서는 화장품, 식품사업 분야 녹차영업에 근무하며 우수사원과 좋은 실적에 따른 포상도 받았습니다. “세상에는 영원한 것은 없다. 모든 것은 한 때 일뿐, 그 한 때를 최선을 다해 살 수 있다면 삶은 신비요 아름다움”이라고 생각합니다.
나는 2남 2녀의 사남매를 둔 가족이 있다. 자녀들은 고작 학교만 본인의 의사대로 시켰는데 나름대로 자립하여 사회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앞으로도 이 길을 갈 수 있기에 감사하고 만족하고 있습니다.
관찰(觀察)은 눈으로 보는 것, 통찰(洞察)은 마음으로 보는 것, 성찰(省察)은 그것을 자기 자신에게 대입시키는 것입니다. 남에게 하는 충고의 방향을 내 안으로 돌리면 성찰이 되고, 나를 진학시키는 결과가 될 것입니다. 소크라테스는 ‘성찰하지 않는 인생은 살 가치가 없다’라고 했습니다. 제대로 된 자아성찰만이 삶을 바람직하게 바꾸는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다도의 중흥을 위한 차 문화 운동에도 앞장을 서게 되어 영남차회를 설립하기도 하였고, 부부들 차 모임인 동림차회를 창립하여 차 문화 불모지 이었던 대구·경북지역의 차인구가 전국에서 가장 많게 된 사실에도 일조를 했다고 자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유교의 사상과 전통문화를 이해하기 위하여 유도회란 조직에 입문하여 유학공부와 유림활동을 하였습니다. 전국의 서원과 향교를 둘러보며, 한국유학의 현상을 직시하게 되고 분에 넘치게 성균관유도회대구본부와 총본부 회장의 중책을 맡았습니다. 그래서 전국의 유림을 결속하고 활성화를 위하여 유림신문과 유도회지(儒道會誌)를 발행하게 되었습니다. 대구유림회관 건립과 성균관을 발전시킬 방안을 찾았으나 여의치 못하여 아쉽게 생각합니다.
그간 불녕(不佞)의 저를 위하여 희수(稀壽) 축시와 성균관유도회총본부 회장 취임 축시가 다수 답지하여 그냥 방치하기는 너무 외람되어 제책하여 성의에 보답하기로 했습니다. 여기 모은 글들은 주위와 소통하기 위해 축사와 격려사, 회고사와 논단의 부문들을 담은 것입니다. 저의 문집의 내용은 미진하나 많은 분들의 격려에 힘입어 출간이라는 결심을 하게 되었고, 앞으로 선배 동료 여러분들의 기탄없는 충고를 겸허하게 수용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저의 문집을 위하여 서문을 주신 이완재 박사님과 축사를 보내주신 손진우 성균관장님과 김하수 군수님, 여러 선후배 동료들의 훌륭한 축하 글에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편집에 도움을 주신 예종만 대구종친회장, 예재호 전달성중교장, 한시의 교정을 맡아주신 이승목, 박화식 시백과 출판을 맡아준 동양사의 황보 현 사장과 전정옥 여사와 여러분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2023년 3월 일
다노경권실(茶爐經卷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