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마고도 호도협 트레킹을 무사히 마치고 윈난의 아름다운 샹그릴라 풍경 중에서도 최고의 절경으로 꼽히는 매리설산(梅里雪山)으로 향한다.
신(神)의 산이라 불리는 매리설산은 윈난 서북쪽 중국과 티베트의 경계에 있는 8대 성산(聖山) 중의 하나이다.
해발 6,740m인 매리설산은 처녀봉으로 사람의 발길을 허락하지 않았다.
인간의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1991년 일본 원정대가 정상을 앞두고 눈사태를 만나 17명 전원이 몰사한 이후 중국정부가 등반 허가를 내주지 않는다고 한다.
자 그럼 신(神)의 산~
매리설산을 찾아가는 만보의 발걸음을 따라가 보자. 산행기라기 보다는 사진을 통한 아름다운 절경을 감상한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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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일차. 2016년 6월 3일(금)
- 08:00 뻔즈란 홍은 대반점
- 11:50 매리설산 매표소
- 12:40 시땅촌 들머리(2,600m)
- 14:05~14:15 첫 휴게소
- 15:55 두 번째 휴게소
- 16:50 남중패스(3,700m)
- 18:40 상위뻥 제일관경객잔
뻔즈란(奮子蘭) 마을에서 맞이하는 싱그러운 아침을 연다. 새벽 일찍 일어나 아침 잠을 깨우는 적막한 산마을 풍경을 담고자 호텔을 나선다.
근데 중국인들의 일상에서 미처 생각지 못한 새벽이나 다름없는 이른 아침에 장을 열고 있는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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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허~
매사에 바쁠게 없고 서두름이 없어 만만디라 불리는 중국인 그들이라 생각했건만, 이거야 원~ 영 아니올시다!
중국 대륙의 급격한 변화 물결 속에 이것 또한 '빠름~빠름~' 울나라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닌가 싶다.
아니 이미 시작된 그들의 역동적 삶의 모습으로 사뭇 진지함이 묻어났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점심 대용인 행동식을 챙겨
버스로 이동한다.
이곳 뻔즈란에서 대략 110Km가 되는 매리설산 가는 길은 / 한동안 백마설산을 바라보며 달리는 아름다움도 있지만 /
해발 고도가 1.800m에서 4,100m에 이르며 / 뱀처럼 꾸불꾸불한 천길 낭떠리지로 이어지는 위험도 따른다.
▲ -산찾사님 자료-
1시간 반쯤 지나 눈에 띈 세 명의 중국 젊은이들이 야영장비를 갖춘 무거운 배낭을 짊어지고 걷고 있고, 그 뒤를 따라가는 한 명 또한 자전거에 많은 짐을 싣고 험준한 고개를 넘고 있다.
그런데 단순한 여행이 아닌 / 현지 체험을 하며 / 많게는 몇 달에 걸친 리싸까지의 여정의 길로 / 지금 중국 젊은이들 사이에 열풍처럼 번지고 있단다.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말이 딱인 / 미래지향적인 관점으로 볼 때 중국 대륙의 미래는 밝지 않나 싶다.
해발 4,100m 고갯마루에 오른 뒤 ~ 올라간 만큼 내려가야 하는 그 삶의 길을 따라 우리는 그렇게 그 길을 찾아가고 있다.
차창 밖 구름 한 점 없는 맑고 푸른 하늘을 향해 불끈 치솟은 매리설산의 풍경이 신비롭다.
이제 얼마 있으면 저 아름다운 설산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다가가는 부푼 기대감이 일며 흥분도 된다.
해발 2,630m 고지에 형성된 마을의 풍경이 허공에 걸친 듯 소박하다. 이를 데 없이 포근한 삶의 향기가 묻어나고 가슴에 스민다.
니농 마을 아래쪽
란창강(瀾滄江)이다.
란창강은 중국의 서남부를 흐르는 강으로 ~ 칭하이(靑海省) 성 남부에서 발원하여 윈난성으로 흘러들며 누장(怒江) 강을 비롯한 지류와 합쳐 라오스에 들어가서 메콩강이 된다.
덕홍(더친) 란찬강 협곡을 지나니 쇠창살로 무장한 매표소가 나온다. 표를 끊고 50분 남짓 걸려 매리설산 초입 마을인 시땅에 도착했다.
매리설산 트레킹 시작점은 서당 마을 (西當)●시땅●(2680m)이다.
매리설산 트레킹은 보통 2박3일 일정으로 진행되며, 오늘 목적지는 상우붕(上雨崩●상위뻥●3000m) 마을에 위치한 제일관경객잔까지다.
본격적인 트레킹을 하기 위해 각자 최소한의 간식과 식수를 챙기고 나머지 짐은 말(馬)의 힘을 빌린다.
또한 상편에서 말했듯이 컨디션 난조나 트레킹에 자신이 없다면 말을 이용하면 된다.
30분 정도 걸으니 왼쪽으로 시야가 터지며 백마설산의 아름다운 자태가 드러난다.
소담스럽게 핀 하얀 빛깔의 두견화는 봄꽃처럼 화려하지 않아도 다소곳하게 길손을 반긴다.
매리설산은 고도는 높지만 위도는 낮아 아열대와 온대 고원 등 지역에 따라 다른 기후를 나타내며 겨울에는 온난하고 여름에는 선선하단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온화한 날씨 덕에 열대의 식물을 모두 만날 수 있다고 설명하는 김철용 가이드의 식견이 뛰어났다.
이런 높은 고도에서 이렇게 울창한 숲을 이룬 산림 속을 걷는다는 건 땡잡은 느낌으로 정말 기분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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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트레킹에 나선 60대 중반 최고령자로 산행 실력이 프로급 산찾사 못지 않다. 왜? 꾸준한 걷기 운동의 산물이다.
상위뻥 마을로 넘어가는
최고점(3700m) 남중패스 고갯마루에 올라선 오늘 여정길은 사실상 마침표를 찍는다고 보면 된다.(4시간 소요)
그 다음 내리막길은 쉽게 걸으며 눈 부실 정도로 아름다운 매리설산의 정취에 흠뻑 젖어버리기 때문이다.
멘츠무봉▲지와런안봉
부종송지▲카와커부봉(6,740m)
주봉인 카와커브(카와격박/伽瓦格博) 봉은 '설산의 신'이란 의미란다. 주봉 옆으로 능선을 따라 13개 봉우리가 있는데 이들을 태자십상봉(太子十三峰)이라 부른다.
울창한 나무숲 사이로 뻥뚫린 설산의 풍경에 취해 걷다 보니 어느새 상위뻥 마을에 인접한 매표소가 우리를 맞이한다.
이렇게
즐거운 마음으로 도착한
객잔 창밖의 풍경이
한폭의 수채화를 그려낸다.
저녁 식사를 나누며 모두가 흡족한 모습으로 꿈같은 시간이었다.
이윽고 창밖 풍경이 밤의 장막에 가려진다. 짙은 남빛 하늘에 달빛이 은은히 비친다.
아랫마을 하위뻥 마을이 불빛을 밝히며 참 아름답게 보인다. 이것도 이곳 '설산의 신이 꾸며둔' 선물일까?
인생은 나를 찾아 떠나는 멀고 먼 여정의 길 ~ ~ ~ 이렇게 또 하루를 무사히 마친 <만보의 살아가는 이야기>
다음에 이어질 야그는
설산의 신 ~ 신(神)의 산에 숨겨진 비밀스런 신폭(神瀑)을 찾아가는 여정을 기대해 보시렵니까?
▼ P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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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여러분의 성원에 힘입은 '더불어 사는 세상'의 아름다움~~~ 찾아주신다면 미력이나마 성심성의껏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긍정의 힘이 세상을 바꿉니다.
만보, 석진호
첫댓글 잊을만 하니 또 기억을 떠 올리게 하네요.
간결한 문체와 멋진 사진.
감상 잘 햇슴다
모든 게 다 아우님 덕~^^
삭제된 댓글 입니다.
아침님과 통화 했습니다~^^
짐작 히시겠죠~ㅎ
햐
좋겠다나 부러워 죽것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