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작가회의 통합선언문(2014. 3. 29)
인간적 품격을 지키는 휴머니즘 문학을 위해
한국작가회의가 창립한지 올해가 4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지난 1974년 11월 18일, 당시 권위주의체제인 군사정권 아래서 표현의 자유와 사회 민주화에 헌신하기 위해 창립한 <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1987년 9월 17일, 그해 6월 시민항쟁과 9월 노동자대투쟁의 여파 속에서 민주주의 쟁취와 민족통일에 기여하기 위해 창립한 <민족문학작가회의>의 정신을 이어받은 한국작가회의 역사 40년은 말 그대로 이 땅에서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옹호의 외길을 걸어온 가시밭길이었음은 널리 알려진 일입니다.
그동안 많은 선배문인들은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 민족통일이라는 민족적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 직장에서 해직되고 감옥에 가고 붓을 빼앗기는 고난을 겪으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러는 과정 속에 이 땅의 문학적 수준을 내용 없고 철학적 깊이가 부족한 변방의 공허한 메아리 수준에서 이제 어느 세계문학과 어깨를 겨뤄도 될 만큼 보편적인 수준으로 그 미학적, 철학적 깊이를 심화시켜온 것도 사실입니다.
지난 1987년 11월 14일 대구에서는 <대구경북민족문학회>가 창립했습니다. 당시 우리 사회의 도도한 민주화의 물결 속에서 민주화운동과 통일운동에 동참하면서 지역운동이라는 부문운동의 의미까지 더한 대구경북민족문학회의 창립은 앞 서 언급한 자유실천문인협의회와 민족문학작가회의 창립이라는 한국문학사적, 민족운동사적 맥락 속에 고스란히 놓여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당시 대구경북민족문학회의 공동대표였던 정지창, 이하석 두 분의 선구적 노력과 헌신을 반드시 기억할 필요가 있습니다만 그 배후에는 자유실천문인협의회 주역이었던 문학평론가 영남대 염무웅 교수, 아동문학가 이오덕, 권정생, 손춘익 같은 이 지역에서 올바른 문학을 위해 노력해오던 선배 문인들의 영향 또한 잊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민족문학의 발전과 사회민주화, 지역분권이라는 대오 속에서 잠시 문학활동의 효율적인 성취를 위해 <대구작가회의>와 <경북작가회의>로 분리되어 활동해 왔던 두 단체가 오늘 다시 하나의 단체로 통합함을 선언합니다. 십 수 년 동안 두 지역 단체로 분리되어 활동해 왔던 경험과 문학적 성과를 고스란히 이어받아서 하나의 더 큰 단체, 더 활동성이 높은 단체로 발전해나가길 우리 스스로에게 기원합니다.
이제 하나가 된 대구경북의 문학인들은 무엇보다 문학인으로서 인간적인 소통과 품격을 높이면서 수준 높은 문학적 성과를 낳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특히 정치적, 문화적으로 보수적인 지역으로 알려진 이 지역에서 건강하고 열린 문학적 가치를 지향하고 지역문학의 풍성한 성과를 위해 한층 더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 지역이 자랑하는 이상화, 이육사의 민족문학 정신을 이어받고 지역분권과 문화분권이라는 삼권분립의 민주주의의 가치의 실현을 통해 균형 잡힌 민족문학, 한국문학의 발전을 <대구경북작가회의>가 추동해내야 할 것입니다.
한국작가회의가 창립한 지 40년이 되었고 그간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어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 고통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인간은 고난 속에서 단련되듯이 민족사적 고난 속에서 한국문학은 민족문학, 민중문학의 풍성한 열매와 그 어느 때보다 수준 높은 문학적 성과를 경험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미완인 채 비틀거리는 이 땅의 민주주의와 세 모녀의 자살과 같은 비극적 빈곤의 현장, 심화되는 계급과 계층의 양극화 현실, 답보상태인 민족통일에 대해서도 날카로운 문학적 시선을 떼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대구경북작가회의>라는 새로운 통합문학단체의 결성을 통해 수준 높은 지역문학의 성취를 통한 한국문학, 민족문학의 발전에 기여하고 인간적 품격을 지키는 휴머니즘문학의 깊이 있는 달성에 매진 할 것을 스스로에게 다짐하면서 대구경북작가회의 창립을 기쁜 마음으로 다시 한 번 자축하는 바입니다.
2014. 3. 29
대구경북작가회의회원 일동
* 행사 안내
‘4. 19 기념 등반대회’
연례적으로 대구작가회의에서 해 오던 행사입니다.
통합 첫 행사이나 많은 참여 바랍니다.
자작시낭송, 노래자랑, 장기자랑, 푸짐한 선물 준비했습니다.
참가 회원들은 자작시도 1편 갖고 오세요.
때 : 2014. 4. 19(토)
장소 안동시 길안면 <천지갑산>
모임 : 대구회원-오전 9시까지 대구법원주차장 모임
경북회원-오전 11시까지 <천지갑산> 주차장에 개별 모임
회비 : 1만원
*문의 : 박승민 사무국장: 010-2612-1548), 박은주 충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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