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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문봉, 용조봉, 신선봉, 용계골 龍의 나라로 가는 날, 용문골 아랫마을엔 뽀얀 물안개가 피어나고 있었다 능선의 모양이 마치 하늘을 타고 오르는 용의 발톱을 닮은 산, 용조봉(龍爪峰) 버들강아지의 힘찬 기지개에 겨우내 잠들었던 숲과 계곡 그리고 오랜 전설이 깨어난다 봄기운이 솟아나는 용문골 개울을 건너 도성寺를 오르면, 용조봉 수문장 바위가 몸을 일으키며 길을 막아선다 자기를 낮추고 겸손해야만 오를 수 있다는 용조봉, 수문장 바위에게 입산을 고하고, 신비한 산행을 시작한다 우람한 수문장 바위 몸통 사이의 좁은 길, 몸을 한껏 낮추며 그 길을 내려간다 드디어 용조봉 능선으로 들어가는 관문 앞, 선녀가 고향에 돌아온 듯 환하게 미소 짓는다 그 미소에 굳게 잠겨있던 바위가 갈라지며 신비한 관문이 활짝 열린다 마치 날개를 단 듯 가볍게 날아오르는 선녀 ~ 하지만 거친 수컷들이 관문에 들어서자, 암벽의 본성이 드러난다 햇볕에 번쩍이는 날카로운 발톱을 자랑하며 온몸으로 거부한다, 헐, 이를 워쪄유 ~ 그렇지만 이제는 많은 것을 다독이며 품을 수 있는 나이, 꿋꿋하게 앞으로 나아간다 까마득한 낭떠러지, 그러나 그 곳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힘차게 비상하는 소나무 ~ 절벽 끝에 우뚝 선 푸른 기상의 그 나무 하나가 고단한 청춘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마음의 고향에 온 龍 교수도 푹 빠져든다 쉴 새 없이 등장하며 청춘들을 공격하는 날카로운 바위와 아찔한 능선길, 두려운 마음에는 역시 따뜻한 손길이 최고여유 ~ 오르고, 내려가고, 또 오르고 … 애고 ~, 죽을 맛 이다 그러나 용조봉을 오르려면 반드시 통과해야 하는 관문이다 땀을 벗 삼고 까칠한 암벽을 다독이며 오른 용조봉, 부끄러운 듯 홍조를 띤 용조봉과 푸른 노송이 반겨준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어유, 앞에 버티고 있는 봉우리 두 개를 넘어야 신선봉이유 ~ 용조봉을 지키는 푸른 노송과 작별하자마자, 또 다시 오름길이다, 헐~ 그러나 거친 줄만 알았던 바윗길에도 부드러운 손길은 아직 살아 있었다 험난한 고비에 처할 때마다 신기하게 살아나는 심쿵한 손길과 발걸음, 아득한 순간마다 능선 저 너머 있을 정상을 생각한다 누가 감히 용의 발톱을 오르려 하는가? 선녀, 아니 센 언니 도움 없이는 절대 꿈꾸지 마시라, 워매, 그게 대체 뭔 말이유? 이곳이 바로 신선봉 가장 높은 龍들의 놀이터, 눈길 머무는 곳마다 신비한 전설이 살아날 듯 꿈틀댄다 저 돌이 그 옛날 용들이 갖고 놀았던 귀여운 공깃돌이유, 헐 ~ 용의 발톱이 빚어낸 그 귀여운 것을 품에 안고, 마음을 잔뜩 졸이며 네발로 기어 내려온다 다듬어지지 않은 원시 그대로의 길이 끊어질 듯 계속 이어진다 두렵고 낯설던 그 길이 이젠 정겹게 느껴진다, 헐 ~, 참말이유? 거대한 장벽이 길을 가로 막을 때마다, 센 언니의 도움으로 한 걸음 한 걸음 힘차게 나아간다 어떤 예술가도 그려낼 수 없는 우아한 자태로, 아름다운 전설이 살아있는 신비한 산, 용조봉을 내려온다 ~ 산행 일지 산행일 ; 2018년 03월 10일 산행지 ; 경기 양평 용조봉 산행 경로 ; 용문사 주차장 → 도성사 → 용조봉 → 신선봉 → 용계계곡 → 용문사 주차장 걸은 거리 ; 4.58km 걸린 시간 ; 4시간 41분 (휴식 1시간 34분 포함) 용문봉과 중원산 사이에 우뚝 솟아있는 용조봉(龍曺峰)은 경기의 금강이라는 용문산의 명성에 가려 널리 알려지지 않은 산이다. 그러나 암벽으로 이뤄진 짧은 능선길이 천혜의 절경이고, 능선아래 좌우 협곡에는 용문봉과 천사봉 그리고 중원산에서 발원한 천년 묵은 계곡이 숨어있다. 현재 오른쪽에 있는 용계계곡은 출입이 가능하지만, 왼쪽 조계계곡은 결전부대 (양평 기계화보병사단) 유격훈련장과 겹쳐있어 출입금지다. 오일 산악회는 언제나 51회 청춘들을 기다리고 있어유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