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이들과 함께하는 첫 회의
새해인사 첫 회의를 위해 아이들을 모았습니다.
아직 수강신청이 끝나지 않은 상태이지만 가람이와 태혁이가 관심을 보였고 가람이의 설득으로 은주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먼저 아이들 각자가 가지고 있는 새해인사에 대한 기억을 나누었습니다.
순서대로 한 명씩 이야기하였는데 아이들 대부분 가족들에게 절을 하고 세뱃돈을 받았던 경험을 떠올렸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방학에는 어떤 분들께 인사를 드리고 싶은지 물었더니
저마다 서로 먼저 이야기하려고 손을 번쩍번쩍 들면서 고마운 분들을 많이 떠올렸습니다.
윤효섭원장님, 약사님, 노인정 어르신들 등 제가 얼굴을 뵌 분들도 있었고
그 외에도 학교 담임선생님, 빙꼬아주머니 등 다양한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고자 눈을 반짝반짝 빛내는 아이들의 모습이 참 예뻤습니다.
그럼 어떻게 인사를 드리고 싶은지를 물었더니 먼저 가람이가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내었습니다. 원래 가람이는 춤과 노래를 좋아해서 은주와 함께 짧은 공연을 준비해보겠다고
벌써 신이 났습니다.
은주는 예전에 한복을 입고 인사드렸던 경험이 떠올라서
본인 집에 여러 벌 있는 한복을 친구들에게 빌려주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태혁이는 생각해내는 데에 어려움을 겪어서 태혁이가 뭘 할 때 즐겁고 좋은지를 물었습니다.
과학실험을 할 때 가장 즐겁다고 대답해 주어서, 이걸 어떻게 인사로 활용하면 좋을지 더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회의를 마치고 차분히 앉아 돌이켜보니 아이들 한 마디 한 마디가 참 놀랍습니다.
이렇게 선생님과의 회의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자신의 의견을 조리 있게 이야기하는 아이들은
처음 보았기 때문입니다.
아이를 인격적인 존재로써 귀하게 대할 때, 함께하고자 거들고 칭찬하고 감사할 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신뢰를 가지고 꾸준히 할 때, 한 아이에게서 나오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차가워보이던 태혁이가 장난도 먼저 치고, 남자친구가 없다고 투덜대면서도 수줍게 회의실 문을 열고 들어와 줄 때, 이야기하는 저의 눈을 마주쳐주는 횟수가 점점 늘어남을 느낄 때, 조금씩 마음을 열어주는 것 같아 어찌나 감사하고 예쁘던지.
아이들과 처음으로 해보는 회의라 어떠한 것들을 챙겨야 할지, 어떻게 아이들을 주인으로 참여하게 할지 부족한 부분도 많았습니다.
중간에 아이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 발표하는 순서가 섞였을 때, 이야기가 지나치게 주제를 벗어났을 때 등 미리 예상하지 못한 순간들이 많았습니다.
오늘 함께 회의를 진행했던 규림언니와 다음엔 어떻게 하면 좋을지 의논해보았습니다.
아이들이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아이들에게 작은 역할을 주고, 회의 시작 전에 규칙을 함께 정하고 시작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동료들, 기관 선생님들, 아이들과 끊임없이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면서 매번 조금씩 나아질 것입니다.
# 효원이 부모님과 함께한 저녁식사
2013년의 마지막 저녁, 효원이 부모님께서 맛난 저녁을 사주셨습니다.
효원이 부모님께선 원통 1기 때도 숙소 등 여러 가지를 신경써주셨고
평소 배움터 일에도 많은 관심가지고 도움주신다고 들었습니다.
말씀 한 마디 한 마디에 배움터의 일이라면 믿고 응원하는 마음이 가득 담겨있어 참 감사했습니다.
특히나 지역 토박이이신 효원이 어머님과 20년 가까이 살아오신 효원이 아버님께
원통의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지역에 대한 애착과 자부심을 가지고 계신 것 같았습니다.
제가 자라온 곳과 음식문화나 생활습관이 다른 점도 많아서 참 신기하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저희를 단지 짧은 기간 스쳐가는 학생들로 생각하셨을 수도 있었을 텐데
귀한 인연으로 대해주시고 마음을 다해 베풀어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귀한 인연으로 대접받으니 힘도 많이 되고 앞으로 아이들과 함께할 시간에 대한 책임감도 더 커졌습니다.
잘 거들어 지역사회에 스며드는 사회사업, 더욱 잘하고 싶어졌습니다.
시간이 늦어 제대로 감사인사를 드리지도 못했는데 떠나기 전에 꼭 다시 한 번 찾아뵙고 예와 성을 다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첫댓글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감사하기.
한 사람 한 사람을 귀하게 여기기.
'어떻게 인사를 드리고 싶은지를 물었더니' 좋습니다.
아이를 인격적인 존재로써 귀하게 대할 때,
함께하고자 거들고 칭찬하고 감사할 때,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신뢰를 가지고 꾸준히 할 때,
한 아이에게서 나오는 잠재력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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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깊은 깨달음을 벌써 안 꽃잎.
꽃이 지면 열매가 맺지요? 꽃잎이 이름엔 그런 의미가 있는 건가...
'아이들이 좀 더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아이들에게 작은 역할을 주고,
회의 시작 전에 규칙을 함께 정하고 시작하는 방법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역할을 준다는 것은 내게 부탁한다는 것이고, 그 것이 내가 잘 하는 것을 살려 하게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니
아이 입장에서 날 인정하고 내가 쓸모있는 사람임을 확인해주는 행위로 여겨지겠어요.
규칙을 함께 정한다는 것도 여럿이 묻고 의논하는 것이요,
선생님이 일방적으로 정하기보다 아이들을 신뢰하고 아이들과 함께 규칙을 만들어내는 바이니
합리적이기도 하고 또 상호존중하는 의미를 담을 수 있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