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저녁에 잠을 자면서 수도꼭지를 물이 한 방울씩 떨어지게 해 놓고 잔다는 것이 그냥 깜박하고 자는 바람에 파이프가 얼어서 안 나오는 물이 한 나절이 지나서 오후가 되어도 겨울은 겨울인지라 갑자기 며칠 급강하는 온도에 물이 나올 기미가 없다.
얼마 전에도 그런 일이 있어서 여러 통 물을 길어다 놓은 것들 중에 다 쓰고 두 통이 남아 있다. 적어도 내일, 모레 까지는 그 물로 버티면서 그새 수도 파이프가 녹아서 물이 나오면 좋겠다.
송광사를 다녀오면서 찍은 사진을 정리하고 있는데 신년 초라고 전우들이 여기저기서 문자 메시지와 더불어 전화가 와서 한 시간 이상 수다 아닌 수다를 떨고 나니 이미 창밖에는 어둠속에 깊은 밤을 준비하고 있었다.
혼자이지만 어제 한 통 끓여 놓은 김치찌개와 더불어 밥을 먹고는 꼬박 하루 만에 다시 인터넷을 열어보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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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록 우식이 자신만의 산행과 함께 그렇게 꿈 넷을 이루어진 날이었다.
꿈 다섯
2010년 새해부터는 이제 죽는 그 순간까지 꿈 너머 꿈을 이루며 살아가는 사람이 되고 싶다.
시간에 구애를 받지도 않고 쫒기지도 않은 나날 속에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일요일이자 주일에 눈을 뜨니 아침 9시 전후였다. 그 어느 누구도 상상치 못하는 자유가 아닌 방종을 누리고 있는 중이다. 이유야 어찌되었던 군 후배 덕택에 일 년에 이런 날을 몇 번 누려 볼 수 있을까?
스스로는 부모형제가 있는 내 고향 충청도에서 무의도식하며 농사일을 도와드리며 공짜 밥을 먹어본 것 말고는 내 인생 52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잠을 자다가 새벽에 일어나 소주 한잔과 더불어 라면을 끓여서 술안주 삼아 배를 채웠다. 왠지 모르게 라면이 먹고 싶었다. 거기에 술도 한 병이나 어제 밤 10시 이후로 마셨으니 일찍 일어나기가 쉽지 않은 것은 당연한 일이다.
어제 수도가 관리소홀로 얼어 붙어있어서 물이 안 나와 저녁을 먹고 설거지를 못한 그릇들이 보기 흉하게 싱크대에서 손길을 기다리고 있기에 설거지를 하고 두 바가지 가량의 물을 커피포토와 냄비에 끓여서 며칠 만에 머리를 감고 11시 주일예배를 다녀왔다.
오래간만에 뜨거운 마음으로 예배를 드렸다. 금년부터는 정말 52주를 꼬박 주일에 예배를 드릴 각오로 새로 시작해 보고자 말이다.
그리고 우식이는 자신의 꿈에 노예가 되지 말고 교회 표지석처럼 꿈 너머 꿈을 꾸는 그런 존재로 다시 태어나고자 새로운 마음으로 기도를 드렸다.
마침 예배시간이 끝나고 앞뒤 좌우 옆 사람과 인사를 나누는 시간에 우식이는 옆에 앉아있던 어느 노인과 인사를 나누면서 연세를 여쭈어 보았다. 85세라고 한다.
우식이는 고향에 살아계신 93세가 되시는 어머니가 생각나서였다. 3개월 동안 고향에도 전화도 한 번 안 드렸다. 우식이는 고향을 남들처럼 마음 놓고 그냥 가고 싶을 때 가는 고향이 아니다.
그가 고향을 떠나있으면서 다 이루지 못했던 입신양명에 대한 한이 그의 가슴에 남아 그의 부모형제들에게 마음의 빚이 무거워 함부로 들락거리지 않는다.
금년에도 알게 모르게 이런 저런 이유로 내 고향 충청도를 출간하면서 절반 이상을 어머니와 큰 형님에게 물질적인 부담을 안겨 주었다. 스스로 전부해결을 못하고 마지막 옷 장사를 나오면서 어머니에게는 옷을 뗄 돈을, 큰 형님에게는 책 출판 비용을 큰 금액을 돌려서 해결하고 나왔다. 이제 작년 가을부터 금년 봄 상관에 그것을 해결하지 않으면 고향을 갈 체면이 안 선다. 당장 한 달 전후 자신의 아버지 기일에 다녀와야 하는데 일부라도 그 전에 옷 장사를 하던가 책을 팔던 가 어느 정도 해결하는 과제로 새해를 시작하는 과정에서 하 여간 오늘까지는 군 후배 배려로 의식주를 신세지고 있으니 내일부터 새로운 각오가 필요한 것이다.
그래 내일 부터는 정말 본업이 작가이고 생업은 최소한의 옷 장사이다. 글을 쓰고 책을 세상 사람들이 읽게 하는 일인 독서한국, 비전 한국을 위한 일에 먼저 우선순위를 두자.
그 이전에 무엇을 먹을까, 마실까 염려는 다 하나님에게 맡겨두고 철저한 신앙에 밑바탕을 둔 또 한 번의 새로운 도전을 해 보자구나.
꿈 다섯은 우식이 자신이 죽는 날까지 이루어야 할 영원한 그의 꿈 너머 꿈일 것이다. - 끝-
감사합니다. 특별한 재미도 의미도 없는 무미건조한 몇 일간의 수필형식의 일상소설을 읽어주신 분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립니다. 2010.8.30. 문숭리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