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하나를 둔 부부가 할머니 때문에 매일 부부싸움을 했습니다.
"여보, 이제는 정말 어머니하고는 함께 못 살겠어요."
목소리를 높혀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습니다
"그러면 어쩔거요? 며느리인 당신이 힘들어도 좀 참고 살아야지."
남편이 궁색하게 말했습니다
" 여보, 이렇게 하면 어떨까요? 어머니가 묵으실 방 하나를 얻어서 따로 살게하면 안될까요?" 라고 아내가 제안하자 남편이 대답했습니다
"어머니를 따로 살게 한다고? 그렇게 되면 남들이 입방아를 찧어대며 불효자라고 흉볼 텐데, 당신 제정신이야?"
그러자 아내는 다시 큰 소리로
"아니, 남 흉을 보든 말든 무슨 상관이에요!? 우선 당장 내가 힘들어 죽겠는데 무슨 상관이냐구요?" 라고 화를 냈습니다
며칠 후
부부는 할머니 짐을 하나하나 챙기고 있었습니다
냄비 하나, 전기담요 하나, 전기밥솥 하나, 헌 옷장 하나...
그런데 이때
초등학생인 아들이 일기장에 뭔가를 열심히 적고 있었습니다
"이삿짐 싸느라 바쁜데 넌 뭐하는거야?" 아내가 버럭 화를 냈습니다
아들이 대답했습니다
"이 다음에 엄마가 할머니처럼 늙으면 혼자 내보낼 때
챙겨 드릴 이삿짐 목록을 적고 있어요. 보세요. 냄비 하나, 전기담요 하나, 전기밥솥 하나, 헌 옷장 하나..."
아들의 말에 아내는 기절하고 말았습니다
아들의 일기장을 본 아내는 할머니의 이삿짐을 다시 풀어놓았습니다. 그날부터 아내는 할머니께 온갖 정성을 다해 효도했다고 합니다
문학채널 시낭송, 오늘의 인문학은 '현대판 고려장' 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