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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낙화유수(落花流水) 같고 우리의 삶은 하룻밤의 꿈처럼 짧기만 합니다.
지난해도 그러했듯 코로나19로 인해 국가적으로 개인적으로 어려운 한해였고 세계적으로도 종교적 갈등과 충돌도 함께 했던 시간이였습니다.
눈으로 볼 수는 없으나 지난 시간들 속에는 많은 회한의 눈물과 고통, 아쉬움이 가득했던 시간이였습니다. 그래도 순간 순간 지울 수 없는 감동의 순간들도 있었음에 위안과 감사의 마음을 갖게 됩니다.
아무리 힘든 일이 다가와도 우리들에겐 힘이되어 주시는 부처님이 계십니다.
힘들면 힘들수록 더 큰 신심과 원력으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주시고 힘들게 한 모든 인연들 또한 우리를 더욱 수행하고 정진하게 하신 불보살의 화현이였음을 알게 됩니다.
지난 시간 어느 한 순간도 광명으로 가득하지 않은 시간이 없었고 다가올 시간 또한 부처님의 광명이 찬란하게 비출 것이니 무엇을 두려워하고 무엇을 걱정할 것인지요.
매 순간 부처님과 함께 하는 시간이기에 늘 힘겨움은 잠시일 뿐 벅찬 감동으로 함께 하는 시간일 뿐입니다.
또 한해의 끝자락 입니다.
윤회하는 우리의 삶속에 끝과 시작이 어디에 있을 것입니까마는 중생이 그어놓은 찰나의 시간들이 현실속에는 있기에 그 순간을 알아차리고 더 마음을 다지는 계기로 삼으면 좋을 것입니다.
거대한 윤회의 흐름을 생각하면 우리의 삶은 찰나의 삶임에 틀림없습니다.
찰나의 삶이지만 지난 순간 순간 우리의 삶은 빛이였음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암울한 순간도, 행복했던 순간도 모두가 빛이였습니다.
그 순간은 아픔으로 얼룩진 시간이였어도 진리의 눈으로 바라보면 모두가 광명의 빛이였음을 알게 됩니다.
모두가 내가지어 내가 받는 한치의 어긋남이 없는 인과로 내게 돌어오는 소중한 삶입니다.
1년이라는 마디를 넘어서면서 지난 시간들을 반추해 보면 어떤 빛깔의 삶이였던
모두가 우리에게 필요했던 시간임을 알게 됩니다.
묵은해니 새해니 분별하지 말게
겨울가고 봄이 오니
해 바뀐 듯 하지만 보게나!
저 하늘이 달라졌는가?
우리가 어리석어 꿈속에 사네.
학명선사의 게송처럼 새해란 이름이 새해일 뿐 달라진 삶이 아닙니다.
지난 해 어느 해인들 소중하지 않고 중요하지 않은 해가 없지만 올해는 제게 더 큰 의미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매년 지속적으로 하던 자비의 쌀 나눔과 공덕회 의료비지원, 코로나극복과 도민안녕을 위한 방생법회 등 지속적인 자비실천행은 우리 불자님들과 함께 해 나가야 할 일이기에 늘 초심을 잃지 않으려 합니다.
신축년 한해는 반야사와 반야사 신도님들 그리고 제게 큰 의미가 있는 한해였습니다.
(사)제주웰다잉문화연구소가 사단법인 등기를 마치고 본격적인 웰다잉 문화 확산과 교육사업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였고, 제가 소장하고 있던 전적류 '지장보살본원경'과 '범집별행록절요병입사기'가 제주도 유형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반야사가 문화재 소장 사찰로 거듭날 수 있고 불교사학적으로도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반야사는 제가 온 이래 불사를 멈춘적이 없는 사찰입니다. 노후된 도량의 개보수 작업으로 소소한 변화의 과정을 지속해 왔습니다.
그러다 올해 대웅전에 삼존불(석가모니불, 약사여래불, 미륵존불)을 모실 수 있는 대작불사의 인연으로 여법하게 삼존불을 모실 수 있었던 것은 부처님의 크나큰 가피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불사를 하며 힘든일도 없지 않았으나 부처님이 늘 함께 하시기에 든든했습니다.
연일 이어지는 기도와 행사에 목이 잠겨 염불이 나오지 않을 때에도 부처님께서는 제게 일어날 힘을 주셨습니다.
신축년 한해도 제게는 기적이였습니다.
10년전 신묘년때 상락원 불사를 할 때에도 기적과도 같은 가피를 주셨는데 올해도 부처님은 넘치는 사랑을 주셨습니다.
이 모든 기적들을 저는 우리 불자님들과 일체중생들께 회향하려 합니다.
이제 더 여법한 도량으로 거듭난 반야사와 자비실천행을 함께 하는 불자님들과 함께 임인년 새해에도 한결같은 마음으로 부처님의 자비행을 실천하는 바라밀실천도량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반야사 임원과 신도님들, 인연있는 불자님들 고맙고 감사합니다.
모두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두 고맙고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불자님들 신축년 한해 아름다운 마무리 잘 하시고 불자님들 가정에 기적이 함께 하시는 임인년 새해가 되시길 기도합니다.
불자님들 가슴속에 부처님의 자비가 물결치고 광명의 빛이 가득하시길 바랍니다.
모두 성불하세요.
현파수상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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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축년 마지막 날에...
2021. 12. 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