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관광공사 사장으로 임명된 귀화한국인 이참(55)씨가 29일 오후 서울 세종로 문화체육관광부에서 간담회를 하고 있다. 이참 신임 관광공사 사장의 임명장 수여식은 30일 오전 9시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실에서 열린다./ 뉴시스
“관광자원 스토리텔링을 개발해야”
이참(李參.55) 신임 한국관광공사 사장은 “귀화 한국인으로 처음으로 공기업 수장에 임명돼 개인적으로 감격스럽다”고 말했다.
이 신임 사장은 29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그동안 경험했던 것을 신나게 발휘할 기회가 주어져 참으로 좋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인 1호로 한국 정부의 고위직을 맡게 된 만큼 좋은 전통이 이어져 (한국이) 개방사회로 계속 나아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관광공사의 조직 및 기능을 대폭 개편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그는 “경쟁에 뒤지지 않기 위해 날렵한 조직이 돼야 한다”며 “다른 나라는 우리 관광공사처럼 수익사업을 중시하지는 않는다”고 언급했다.
이 사장은 "한국은 매력적인 문화를 갖고 있지만, 대외적으로 이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들이 한국의 경제, 정치적인 부분은 알지 몰라도 오랜 전통의 역사, 철학, 문화는 모른다는 말이다. 이 사장은 "내가 한국 매력에 빠진 것처럼 그런 걸 알리면 세계 사람들이 한국의 매력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한국 관광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우리 스스로 관광자원의 가치를 알지 못하는 점을 꼽았다. 그는 "유럽의 고궁, 성당을 보고 위축감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의 고궁은 또 다른 매력 포인트가 있다"면서 "예를 들어 유럽이나 중국과는 달리 쉽게 넘어갈 수 있는 궁의 담은 사회 지배층이 무력이 아닌 철학으로 나라를 다스렸기 때문이라는 점들을 스토리텔링으로 활용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소망교회에 다니냐는 질문에 “십 몇 년 전까지 통일교를 다니다가 하느님의 뜻이 아닌 것 같아 현재는 기독교 신도로 활동한다”면서 “장로교 집사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이 사장은 "임명 소식을 전해듣고 아내가 수고했다면서 눈물을 흘리더라"고 소감을 밝혔다. 30년가량 한국에 산 이 사장은 "인생의 절반을 이 나라를 위해 바쳤는데 '당신은 이 나라 사람 아니다'라는 왕따 기분을 느낄 때도 있었다"면서 "답답할 때도 항상 희망이 있었고 완전히 후회한 적은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