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노동자의 날’ 1주년 기념사
연대단체와 내외 여러분들, 그리고 우리 민성노련 성노동자 동지들이 함께 이 자리에 모여 ‘성노동자의 날’ 기념행사를 갖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합니다. 오늘은 지난해 6월 29일 우리들 스스로가 잠실에서 당당한 인간임을 선포했던 ‘성노동자의 날’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저희 민성노련 노조는 성매매 특별법 시행직후부터 오늘까지 미력하나마 이 사회에서 횡행하는 오명과 낙인에 맞서 성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노동권 쟁취를 위한 투쟁을 꾸준히 전개해왔습니다. 그동안 저희들은 성특법과 무자비한 단속으로 인해 생존 자체가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몸으로 투쟁하던 초기방식을 바꾸어 60회에 가까운 ‘성명전’을 통해 여성가족부와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성특법을 주도하는 저들의 비논리를 폭로하고 우리들의 주장을 널리 알려 왔습니다. 저희들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음은 사회 각 분야에서 입증됐습니다. 우리가 옳았고 여성가족부 등 성특법 편에 서있는 그들이 틀린 것입니다.
이제 우리들은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의힘 여활모, 여성문화이론연구소, 세계화반대여성연대, 평등연대, 한국인권뉴스, 고정갑희 교수님, 김경미 교수님, 이성숙 교수님과 같은 연대 동지들을 친구로 갖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은 비공식적이긴 하지만 전국철거민연합과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연대단체들 외에도 우리 사회에서 성노동자 운동을 지지하는 분들은 수없이 많습니다. 좀 길지만 우리 성노동자들을 이해하는 소중한 분들인 만큼 경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급진적 여성주의와 종교적 윤리주의가 성특법의 제정 배경”이라면서 이 법이 우리 성노동자들의 “인권을 오히려 침해하는 모습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하신 고려대 이상돈 교수님.
“성특법의 제정과 시행은 '한국 여성주의의 실패작'이다” “성매매에 대한 선악 판단을 앞세울 것이 아니라, 성매매에 종사하는 이들의 인권 그 자체가 핵심이 되는 입법의 장이 열려야"한다 면서 "성특법 재개정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 역설한 건국대 한상희 교수님.
"성매매 행위를 단순히 금품수수가 있었다는 이유나 도덕적 판단에 따라 처벌하는 것은 논리적 근거가 없다'고 판결한 수원지법 정종관 부장판사님.
2004년 12월 한나라당 의원 8명이 당시 국회 앞에서 단식농성하던 저희 성노동자들을 격려차 방문했는데, 이 자리에서 “나도 굶으면서 단식 해봤지만 몸이 많이 축난다. 먹으면서 여러분들의 의사를 전달하면 좋겠다.”라면서 격려금을 주신 현 경기도지사 당선자인 김문수 의원님.
여성가족부가 시도한 “무려 288억원이나 투입해 시도한 탈성매매 정책”에 대해 정밀한 실태조를 통해 "자활정책의 실패"임을 입증한 한나라당 고경화 의원님과 국정감사에서 "성특법은 실패했다"고 선언한 한나라당 김희정 의원님.
“'몸을 판다'는 것은 많은 경우 생존의 벼랑에 몰린 나머지 어쩔 수 없이 내리는 심각한 실존적 결단인 동시에 나름의 손익계산에 입각한 경제적 선택인데, 법률적 금지조치로는 이런 선택을 하는 사람을 줄일 수 없다”고 2002년에 주장했다가 지금은 침묵 중인 유시민 보건복지부 장관님.
"성매매와 성착취를 구분해서, 성착취 및 인신매매 근절을 위한 특별법 제정이 보다 현실적"이라며 자발적 성거래와 인신매매를 구분하자고 했던 형사정책연구원의 김은경 박사님.
생계형 성거래가 헌법이 보호하는 '직업에 포함되고 보호되어야 하는 이유로 "어떠한 경우에도 국가는 생존권은 박탈할 수는 없기 때문에 대안을 제시하지 않고 '금지'할 수는 없다"고 밝힌 헌법학자인 곽순근 박사님.
“집창촌에 관해서는 규제주의를 통해 양성화되길 바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는 민주당 김강자 전 여성위원장님.
성특법을 “보수적 도덕주의와 여성주의의 동맹”으로 보고 “단순 성매매행위자 쌍방의 비범죄화”를 주장하며, 특정한 ‘여성주의’의 틀에 얽매이지 않고, 우리 성노동자들의 ‘자주적 조직화’와 공개적 발언을 고무 원조할 것을 권유한 서울대 조국 교수님.
우리 성노동자들이 이곳에 온 것을 “정부의 경제정책과 노동정책이 크게 왜곡되어 빈부의 차이가 심해진 데”서 원인을 찾고 따라서 우리에게 “지금 합당한 일자리가 주어지지 않는 이상 생존권과 주거권은 반드시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격려해주시는 전국철거민연합 남경남 의장님.
지난 5월 30일 우리 민성노련을 방문하여 성노동자 운동을 격려해주신 일본인 역사학자도 계십니다. 이 분은 “여성운동 지도자들은 그들(성노동자들)의 함성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 ”그 결과 성노동자들은 더욱 열악한 불법적인 매춘으로 유입될 수밖에 없었다“고 비판하며 오늘 한국의 성특법을 1백년전 미국의 순결십자군운동에 비유한 오사카 외국어대학 후지메 유키 교수님입니다.
지금 민성노련을 비롯한 전국의 성노동자들에게는 거대한 파도가 밀려오고 있습니다. 올해까지는 시범적으로 특정 집창촌을 폐쇄시키고 내년까지는 전국의 집창촌을 모두 폐쇄한다고 합니다. 여성가족부는 지방자치단체와 건설자본을 파트너로 삼아 재개발사업으로 집창촌을 싹쓸이 하겠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에 대한 어떤 대안도 없이 자신들의 ‘정치적 성과물’만을 위해서 말입니다. 정말 비열한 짓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 민성노련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민성노련은 성노동자들의 생존권과 노동권, 주거권을 수호하기 위하여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권력과 자본의 야합’을 기필코 막아내겠습니다. 동지들과 연대단체 여러분들께서는 모두 끝까지 투쟁에 동참해주시길 간곡하게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06년 6월 29일
민성노련 위원장 이 희 영
첫댓글 이희영 너하고연애하려면어디로가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