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 갓 시집온 새댁이 금 몇돈짜리 반지를 해줬다고 자랑을하면
대수롭지 않게 들었던 어린시절 어느집 책꽂이에 꽂인 책을 보고 왈칵
욕심이 생겼었지요.
어릴적 그 욕심은 커서도 사그라 들지않는 내 욕심의 첫번째 번호였습니다.
남의집 방문을 해서도 그집의 분위기를 들여다보고 아무리 호화롭게 꾸며졌어도
책장하나 갖춰지지 않은 집은 조금 씁쓸해하는 못된 버릇이 있습니다.
명품이 있는 백화점보다는 서점가기를 좋아하는 버릇은 지금까지도 내 발목을 잡곤하지요.
한참 집이 어려웠던 시절 서점에가서 좋아하는 책한권 못사고 돌아서던 시절의
곤고함이 참 서러웠지요.
지금은 마음대로 사고 싶은책 살수 있지만 돋보기를 써야만 읽을 수 있는 나이가 되니
책이 저만치 멀어진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그게 아님을 알았습니다.
광주전남 편지가족 모임을 광주우정청 7층에서 갖게 되었지요.
디지털시대에 손가락 하나만 튕기면 서울이고, 외국이고 톡 톡 소리로 가는 세상에 손편지를
써서 봉투에 넣고 우체국에 가서 우표를 붙여 편지를 보내자고 모인 우리는 편지가족이지요.
그야말로 언젠가는 낡은 유물이 될수있는 "편지"라는 아름다운 단어가 없어질까봐 조바심이 나기도
하지만 꼭 우리가 외치는 손편지가 아니라도 어느 형태로든 편지는 우리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은
불씨로 남을 것임을 믿습니다.
그렇게 모인 우리는 참 아름다운 여성이고 현명한 어머니들입니다.
우정청의 배려로 틈틈히 써온 글을 읽고 격려하며 나누는 담소는 어느 모임에 비기겠습니까?
그리고 거기 우정청 7층엔 한쪽 벽을 메우고도 남는 책꽂이에 책이 빽빽이 꽂혀 있었습니다.
잠시 짬을 내어 차한잔 마시며 광주시내를 바라보는 조망권도 끝내주지만 사색하며 볼수있는
좋은책들이 있음이 얼마나 좋은 시간인지 감탄해봅니다.
누가 어떤책을 빌려갈까 염려도 없이 책은 그자리에서 나를 처다보고 있었지요.
내 양심에 눈도장을 찍고 책 한권을 들고 나왔습니다.
"상상력은 초승달로 나무도 베게한다"고두현 시인의 책입니다.
삼사일 돋보기쓰고 열심히 읽었지요.
다음 모임때까지 읽으면 내 상상력으로 뭘벨까? 생각했지만 아니라는 고개저음입니다.
시처럼 가슴 짠한 편지를 우리 편지가족에게 소개드릴께요.
" 큰집 뒤따메 올 유자가 잘 댔다고 몇개 따서
너어 보내니 춥울 때 다려 먹거라.고생만앗지야.
봄 볕치 풀리믄 또 조흔일도 안 있것냐.
사람이 다 지 아래를 보고 사는거라 어렵더라도 참고
반다시 몸만 성키 추스리거라"
늙은 어미가 객지에 가 있는 자식에게 귤 몇 알 보내며 쓴 글이 손에 잡힐듯 선합니다.
두달만에 만나는 모임에가면 7층 광주 시내가 환히 보이는 창가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호사를 누려볼랍니다.
하늘이 가깝게 보이고 구름이 한가로운 오후의 한가로움도 가져보구요.
첫댓글 재탕으로 썼드니 글도 맞춤도 엉망입니다.
재 수정 할라다가 또 홀랑 날라갈까봐 그냥 나열 했네요.
자꾸 홈피에 안들어온다고 야단치시는 황회장님께 "몇명이나 들어온다고 그러시요."
그랬드니 "네명은 들어온게 제발 홈피 좀 관리하자" 누군가 앞장서지 않으면 대열은 더이상 가지 않음을 압니다.
항상 죄송해요. 아장아장 따라가도록 해볼께요.
그림처럼 그날의 모습들이 선합니다,
뭘하나 날마다.
정작 편지는 손을 놓고서..
부회장님의 글을 보면서 날 돌아보게 합니다.
새벽에 눈을 뜨고 편지가족 일을 이것저것 챙기면서 힘이 돼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종이 한 장도 맞잡고 가야 가볍겠지요.
글 잘 봤습니다.
감칠맛나는 구수함에 입꼬리가 올라갑니다.
비오는 날입니다.
맛있는 것 친구들과 함께 먹으면서 좋은날 되시길요.
두 분 대화가 넘 아름답습니다.광주 아들 집에 오후 왔는데 낼은 아들식구와 서울 다녀 토요일 순천으로 갈 겁니다.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