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화
심보선
어느 지상에 가을이 임하고 있다
처음 보는 낯선 빛이 만인(萬人)의 발을
지그시 누르고 있다
낙화의 순간
누군가 무언가를 향해 나아간다
누군가 넘어지고
무언가 잘못된다
아직은 인간인 고아(孤兒)가
가족과 이웃
좋은 이와 나쁜 이를
구별할 수 없어 모두가 그리웁다
떨어지는 꽃이여
찰나의 귓바퀴를 맴도는 방랑이여
누군가 급히 거둬들인 시선이여
무언가 슬피 가리키는 손가락이여
지상의 어느 문에도 맞지 않아
허공에서 영원히 헛돌고 있는
고단한 열쇠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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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시
낙화/심보선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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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11.21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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