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공장 제조 라벨이 붙은 물통 |
‘불매운동’까지 언급되며 시끌시끌한 온라인 반응과 대조적으로 14일 찾은 서울 종로구의 무인양품 매장은 무슨 일 있냐는 듯 평화로웠다. 매장에는 여느 때처럼 청소용품, 문구용품, 주방용품, 수납용품 등 다양한 플라스틱 제품이 나란히 진열돼 있었다. 특히 여름철을 맞아 냉수용 플라스틱 물통이 가장 눈에 띄는 곳에 비치돼 홍보가 한창이었다. 몇몇 소비자들은 물통을 손에 들고 요리조리 돌려보며 구매를 고민하는 모습이었다.
해당 제품 전면에는 수출용 라벨이 커다랗게 붙어있었다. 영어, 일본어,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제품의 원산지, 소재 등이 표시된 라벨에 제조지 관련 내용은 ‘Made in Japan’, ‘제조자명 : 양품계획(주)’이 전부였다. 양품계획은 무인양품의 모회사다.
‘GIFU PLASTIC INDUSTRY CO, LTD FUKUSHIMA FACTORY’라고 적힌 라벨 |
물통을 들어 바닥을 자세히 살펴보니 ‘식품위생법에 의한 한글표시사항’ 라벨이 눈에 들어왔다. 제조사는 ‘GIFU PLASTIC INDUSTRY CO, LTD FUKUSHIMA FACTORY’, 즉 후쿠시마에 위치한 기후 플라스틱 공장이었다. SNS를 통해 퍼진 ‘후쿠시마 플라스틱’ 논란이 사실임에 무게가 실렸다.
폴리프로필렌 수납함은 어디에도 제조지에 대한 내용이 적힌 라벨이 붙어있지 않다. |
물통은 바닥에 붙은 라벨로 후쿠시마 공장에서 제조됐음을 유추할 수 있었지만 SNS에서 함께 거론된 폴리프로필렌 수납함, 필통, 파일함 등은 제조지와 관련된 내용이 라벨에 전혀 적혀있지 않았다.
무인양품 한국 공식 홈페이지나 해당 무인양품 매장 어디에도 제품의 제조지와 관련된 공지는 보이지 않았다. 매장 직원들은 제품의 생산 지역에 대해 잘 모르는 눈치였다. 계산대의 직원에게 물통을 건네며 “SNS에서 무인양품이 후쿠시마산 플라스틱을 쓴다고 난리던데 맞냐”고 묻자 “전혀 아니다. 그런 거였으면 국내에서 수입해 팔 수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