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을엔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다...♡
바람 같은 인생 떠돌다 보니
슬픔도 슬픔 아닌 척
눈물도 감추고 흘려야 할 때가 있습니다
강물 같은 세월 흐르다 보니
겉옷 속옷 다 젖어
가랑비에도 몸을 섞고 싶을 때가 있습니다
가을이 흡족히 오는 계절
뒤로한 슬픔 위로 받지 못해도
맘껏 슬퍼도 되는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다
낙엽 떨어진 빈 나뭇가지처럼
다 떠나 보낸 애정이지만
부러울 것도 욕심낼 것도 없는
한결 가벼운 숨결로
아득바득
차마 못 놓은 것들
다 버린 융숭한 마음으로
썰렁한 잠자리에
군불 같이 다사로운
가을엔 누구를 만나고 싶습니다
옷을 짓는 대는 작은 바늘이 필요한 것이니
비록 기다란 창이 있다고 해도 소용이 없고
비를 피할 때에는
작은 우산 하나면 충분한 것이니
하늘이 드넓다 하여 따로
큰 것을 구할 수고가 필요 없다.
그러므로 작고 하찮다 하여
가볍게 여기지 말지니 그 타고난 바와 생김에
따라 모두가 다 값진 보배가 되는 것이다.
- 원효대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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