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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88 건강이야기 스크랩 70대의 몸으로 부모님 이해하기, 노인체험
바라만보고 추천 0 조회 347 11.05.17 09:33 댓글 1
게시글 본문내용

70대의 몸으로 부모님 이해하기, 노인체험

'노인생애체험센터' 가보니

글 건강나래 최이정 대학생 기자

 

 

 

여러분~ 어버이날 부모님과 함께 어떤 시간 보내셨나요~??

 

사실.. 20대인 저는 아직까지는 나이가 든다는 게 어떤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어렸을 때는 머리가 벗겨진 중년의 아저씨나 허리가 굽은 할머니를 보면 그분들의 젊은 시절이 잘 상상이 안 되었어요.

마치 할머니는 할머니로 태어난 것처럼..?? ^^;;

 

그런데 제가 점점 '나이 먹는 것'에 대해 민감해지게 되었습니다.

바로 저희 엄마를 보면서요...

 

얼마전 집에서 엄마가 제 또래일 때의 사진을 봤는데 기분이 참 묘했습니다.

숱 많은 머리, 날씬한 몸, 세련된 옷차림, 무엇보다 젊고 생기 있는 표정이 나이 50을 바라보고 있는 지금의 엄마와 대조된거죠.

다른 사람은 몰라도 우리 엄마는 영영 안 늙을 줄 알았는데, 오랜만에 본 엄마 머리에 흰머리가 반이었던 점도 제 마음을 아프게 하더라구요.

 

나이가 드는 것이 눈에 보이는 부모님의 모습을 보면서 저도 이제는 슬슬 저 역시 언젠가는 늙으리라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는 도달할 노년에 대해 제가 아는 게 너무 없더군요.

지금 노년기를 겪고 있는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20년 내에 노년기로 접어들 우리 엄마, 아빠...

반세기 안에 노인이 될 저 모두를 이해하기 위해 서울 용산구 효창공원 안에 있는 "노인생애체험센터"에 다녀왔습니다.

 

※ 노인생애체험센터 http://www.aging-simulation.or.kr/

 

 

 

 

Step1. 체험복 착용

 

센터에 일단 들어가면,

먼저 노인의 신체능력을 체험하기 위한 체험복으로 갈아입습니다.

 

체험복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냐면요~

 

 

1) 안경

전 이게 제일 불편하더라구요.

시야는 바늘구멍만큼 좁지, 색깔도 붉은 색이라서 제대로 안보이지... 10분 쯤 쓰고 나니 어지러웠어요.

 

2) 장갑, 손가락 구속도구

촉각이 둔해졌다는 것을 느끼기 위해 흰장갑을 끼고 그 위에 4손가락을 자유롭게 쓰지 못하는 구속도구를 씁니다.

 

3) 관절 구속 도구

무릎 관절, 팔꿈치 관절을 마음대로 못 움직이는 찍찍이를 착용했어요. 이거 착용하고 나면 저절로 로봇춤을 추게 됩니다.

 

4) 등 찍찍이(?)

등에 덧대서 저절로 허리가 굽어지게 하는 찍찍이였는데, 이것 까지 딱 끼고 나니까 정말 노인 같아졌답니다.

 

5) 모래주머니

팔목, 발목에 각각 1개씩 4개를 찼더니 몸이 천근 만근... ㅠㅠ

 

기념사진 찰칵하고 출발~!!

 

 

 

Step2. 가정생활 체험

 

노인생애 체험 센터는 노인들의 가정생활을 시뮬레이션 할 수 있게, 주방, 욕실, 거실, 현관, 계단 같은 시설로 되어 있어요.

 

▲ 과연 이게 무슨 용도의 물건일까요? 상상해보세요~!!

 

손이 둔해진 노인분들을 위해 손쉽게 단추를 잠그게 도와주는 도구입니다.

멋쟁이 우리 할아버지한테 꼭 필요한 거라서 눈치껏 잘 봐뒀지요! (^^)*

저의 할아버지를 위한 어버이날 선물 리스트 1번째였답니다. ㅎㅎ

 

▲ 오른쪽과 왼쪽 문중에서 어떤 게 더 노인분들을 배려한 디자인일까요?

 

아마 이건 손을 소매 속에다 집어 넣고 문을 열려고 시도해 보시면 바로 알 수 있을 거에요!

바로 왼쪽의 눌러서 잡아 당기는 문이 훨씬 더 편하답니다.

돌리는 건 미끄럽고 잘 잡히지도 않아서 짜증나요... ^^;;

 

▲ 어르신을 위한 수저, 식기 세트를 찍어왔습니다.

 

가장 위에 있는 수저는요... 숫가락이 안으로 굽어 있어서 힘 없이 손이 달달 떨려서 음식을 잘 못드시는 어른들을 위한거에요.

중간에 있는 수저세트는 잡는 부분이 굵죠! 악력을 길러주는 수저라고 하네요.

식기 세트 밑에 있는 판은 미끄럼 방지 판이에요.

가끔씩 뜨거운 국이 증기 때문에 식탁에서 자기 쪽으로 스윽 움직인 경험, 다들 있으시죠?

젊은 사람들은 그걸 딱 잡으면 되지만, 어르신들은 반사능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에 힘드시답니다.

 

 

어르신들께는 신발을 신고 집에 들어오는 행동도 아주 힘겨울 수 있어요.

신발장 앞에서 신발 신기 체험을 하다 보니까,

왜 어르신들이 항상 '몸이 무겁다', '아구구구.... 죽겠다'를 연발하는지 진짜 100% 이해하겠더라구요!

 

모래주머니를 찬 손 때문에 신발장이 높아서 손도 안 닿지,

몸은 무겁고 시야도 좁은데 그나마 기댈 난간이라도 없으면 넘어지고 말았을 거에요.

노인분들의 집에 이렇게 신발을 신을 때 걸터 앉고 기댈 수 있는 의자와 버팀목이 꼭 필요하겠더라구요.

 

▲ 어르신들이 쓰는 세탁기는 위에서 넣는 방식 보다 드럼 세탁기가 훨씬 더 편해요.

 

허리도 아픈데 물을 먹어 무거워진 빨래를 들다가 삐끗! 하실 수도 있고, 서 있는 것 자체가 힘드실 수도 있으니까요.

앉아서 꺼낼 수 있는 드럼 세탁기가 더 편하시겠죠.

 

▲ 이 전자레인지에서 주목하실 부분은 손잡이 입니다!

 

젊은 사람들은 흔하게 버튼만 땡 누르면 문이 톡 열리는 방식이 편할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버튼을 누르는 행위에도 꽤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많은 어르신들이 힘들어 하신대요. ㅠㅠ

하지만 위의 사진에 있는 손잡이는 손을 끼우고 살짝 당기기만 하면 되니까, 힘이 덜 들어서 많이 선호된다고 합니다.

 

▲ 어르신이 있는 집이라면 요리기구도 가스레인지 보다는 인덕션 레인지로 바꾸세요.

 

가스레인지는 일단 켜는 데 꽤 미세한 운동이 필요하고 (불 켜기 직전에 딱딱딱하다가 화륵 불 붙는 그 미묘한 느낌!)

평평하지 않아 쏟아질 수 있고, 온도 조절이 안되서 사고 위험도 있죠.

 

인덕션 레인지는 온도가 너무 높아지면 스스로 조절하니까 안심!! ^^

(여담이지만 자취하면서 인덕션 레인지를 쓰는 저는 불만이 많아요. 온도도 너무 낮고 늦게 끓어서 속 터진다는...)

 

▲ 싱크대 아래가 왜 파여 있을까요?

 

바로 휠체어를 쓰는 어르신들이 휠체어에 탄 채로도 편하게 일을 하실 수 있게 하기 위해서 랍니다.

 

맨 밑에 페달은 물이 나오는 페달이에요.

이건 저희 집에 있어도 좋을 것 같네요.

가끔 고무장갑을 끼고 거품을 가득 손에 묻힌 채로 수도꼭지를 틀때 찝찝했거든요

 

▲ 이 파란색의 물건은 바로 어르신들이 일어나시기 편하게 설계된 방석이에요.

 

물론 소파에 털썩 주저 앉았을 때, 소파가 나를 빨아들이는 거 같은 느낌이 좋을 수도 있지만,

정말 허리 때문에 일어나기 힘들더라구요.

그럴때 사뿐히 앉았다 사뿐히 일어날 수 있는 이 간이 방석을 어르신들께 선물해보세요!

 

▲ 눈이 불편하면 정말 모든게 불편할 것 같아요.

 

특히 저는 백내장 안경을 써보니 정말 정말 불편했는데요.

백내장 수술을 하고 나서 집 밖에 거의 안 나가시던 저희 할머니가 생각나서 눈물이 ㅠㅠ

지금 노인인 세대들은 젊었을 때 우리 세대 처럼 컴퓨터나 핸드폰을 만지지 않은 분들인데도

백내장, 녹내장에 고통 받고 계세요.

과연 제 세대가 나이 들면 어떻게 될지..... 휴우... 두렵지 않으세요?

 

▲ 혹시나 어르신이 움직일 수 없게 된 즉, 와상환자가 되었다면 이 침대가 정말 유용할 거에요.

 

누워 있는 사람이 자세를 2시간에 한번씩 바꾸지 않으면 욕창이 생기죠.

이 침대는 저절로 자세를 바꿔서 욕창을 방지하고, 침대 하나에 샤워 시설, 변기, 비데가 모두 장착되어 있답니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심사를 받으면 저렴한 가격에 빌릴 수 있다고 하네요!

 

하지만, 저는 제가 아는 어떤 사람도 이 침대를 쓸 일이 없었으면 좋겠어요.

 

▲ 욕실에도 지지대 몇 개만 설치하면 훨씬 사고를 줄일 수 있답니다.

 

작은 배려가 집안에서의 비극을 막을 수 있어요.

사진에 나온 샴푸는 머리에 바르고 나서 행궈내지 않고 마른 수건으로 닦기만 해도 되는 샴푸랍니다.

제가 모르던 실버 케어 제품이 이렇게도 많아요.

 

 

Step3. 휠체어 체험

 

체험의 마지막이자 백미는 바로 휠체어 체험이었어요.

 

 

제가 그날 같이 갔던 분들은 간호사셔서 정말 휠체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잘 다루셨지만,

저랑 제 친구는 둘이서 의자를 폈다 말았다 아주 고생했네요. (게다가 둘다 너무 무거워서 ㅋㅋㅋㅋㅋ)

사람이 언제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르니, 휠체어의 사용법은 상식으로도 꼭 알아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Step4. 체험을 마치고나서..

 

체험하는 중에 제가 가장 많이 생각했던 건, '아, 돈을 진짜 많이 벌어서 부모님께 꼭 이런 집을 사드려야겠다' 하는 것이었어요.

하지만 현실....... ㅠㅠ 아직 가난한 대학생이니...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서 '나이 먹는 것'에 대해 공감하고 이해해 보기로 했습니다.

 

또 다소 퉁명스러운 할머니 할아버지나, 지하철에서 밀치는 중장년층들의 마음도 이해할 수 있게 되었어요.

신체적으로 무기력하고 시야가 좁으니까 당연할 거라는 마음이 드네요.

 

짧은 체험이었지만,

이 경험을 통해 윗 세대와 세대 갈등도 해소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와 같이 갔던 친구는 자기 할머니가 왜 그렇게 예민한건지 알고 싶어 했는데, 끝나고 나니 '난 아마 더 괴팍한 노인이 될 거 같아' 라고 하더라구요.

 

체험복을 벗고 다시 팔팔한 20대의 몸이 되어 센터를 나서는데, 화창한 봄 바람이 살랑살랑 불었습니다.

그리고 이제서야 왜 청춘이 좋다는 것인지, 이때가 황금기라는 것인지 깨달았습니다.

 

부모님과 나의 미래를 볼 수 있는 노인생애체험센터,

각 지자체 마다 센터가 있는 곳이 많으니, 어렵지 않게 체험해 볼 수 있다고 합니다.

 

혹시라도 지난 어버이날~ 부모님께 사랑하고 존경한다는 표현없이 그냥 무심코 지나치셨다면...

아직 늦지 않았어요~!!

카네이션 한 송이와 함께 편안한 효도선물을 전달해보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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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11.05.17 09:33

    첫댓글 어버이 날은 지나 갔지만 이런 경험은 꼭 필요한 것 같아요~요즘 노인 공경하는 마음도 없어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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