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에
대한 생각과 다짐
홍보
담당자가 된 이후 두 번째 소식지를 만들고 있습니다.
학창시절에는
제가 입사 후에 홍보 담당자가 될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기관의
사정으로 갑자기 홍보 담당자가 되면서 어떻게 홍보 사업을 할지 궁리했습니다.
푸른복지
출판사에서 나온 김종원 선생님의 '홍보로 사회사업하기' 책을 읽었습니다.
'홍보
담당자 모임' 홍당모에 참여하면서 다른 기관의 사례와 방법에 대해 공유하고 공부했습니다.
소식지로
사회사업을 하고 싶었습니다.
소식지를
한 번 만드는데 150만원이 넘는 비용. 1,200부나 되는 양.
홍보
담당이 된 이후 창고에 쌓여있는 수백만원 너치의 수천장의 소식지를 고물상에 버렸습니다.
버려지는
소식지를 보며 책임과 형식에 얽메여 소식지를 만들지 않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제작에서부터
배포까지 뜻있게 일하고자 했습니다.
기관의
미션과 비전을 자연스럽게 녹아내고 싶었습니다.
소식지에
기관의 소식과 강점보다, 당사자와 지역사회의 강점과 복지를 나누고 싶었습니다.
담당자
혼자 만드는 소식지가 아니라 주민과 동료와 함께 만들고 싶었습니다.
주민모임
도깨비 연방 나들이에서 만난 이명자 선생님
우리
복지관에는 주민모임인 도깨비 연방이 있습니다.
도깨비
시장 옆 공영주차장에 위치한 마을 에코 카페입니다.
http://cafe.naver.com/artbangahgol
최근
9월부터 이명자 선생님께서 도깨비 방 공간지기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74세의
고령의 연세이신데 지역신문인 도봉뉴스지를 보고 수세미 뜨기 활동에 참여했다가 공간지기까지 인연이 이어졌습니다.
10월
말에 도깨비 방, 안방, 규방, 꽃방이 함께 포천 산정호수로 나들이를 다녀왔습니다.
호수
둘레를 걸으며 이명자 선생님과 처음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젊은
시절부터 지금까지 꾸준히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오셨다고 하십니다.
혼자
취미 생활을 하는 정도를 넘어
창작과
비평, 인간과 문학원 등에서 글쓰기 모임을 하고 작품까지 내셨고,
이화회원
모임에서 그림을 그리며 전시회도 해오고 계셨습니다.
연신
감탄을 하며 이명자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74세의
고령의 연세에도 몸도 생각도 또렷하시며 건강하셨습니다.
글쓰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기회가 되면 소식지 작업을 부탁드려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명자
선생님, 소식지에 글 부탁드려도 될까요?
어느
날, 이명자 선생님께서 공간지기 활동을 하시는 수요일에 도깨비 방에 방문했습니다.
도깨비
방에 비치된 소식지를 보여드리며 '마을에서 온 편지'라는 코너에
평소
도깨비 방 활동을 하며 경험한 내용과 생각을 글을 써 주실 수 있는지 여쭈었습니다.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이미
소식지를 다 읽어봤어요. 내용이 좋아요. 몇군데 원고를 내야 할 곳이 있어 바쁘긴 하지만 써볼께요. 지난 번에 함께 나들이 다녀와서 참
좋았어요. 안그래도 카페에 먼저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선생님,
고맙습니다. 도깨비 방을 직접 경험한 선생님의 생생한 이야기가 담기니 참 좋아요. 지역주민이신 선생님께서 함께 참여해주시는 일이 더
의미있어요."
2주
뒤에 다시 도깨비 방에 찾아 갔습니다.
써
주신 글도 직접 받고 인사드리며 사진도 찍고자 했습니다.
'사람중심'이
복지관의 운영미션 중 하나인 만큼
소식지에
가급적 당사자와 주민들의 얼굴이 잘 나오도록 하고 싶었습니다.
담백하고
진솔한 글이 참 좋습니다.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담아 인사드렸습니다.
"나이
많은 뒷방 늙은이에게 이렇게 부탁해줘서 고마워요. 내가 아직 할 수 있는 일이 있고 도움이 된다는 것이 좋아요. 그래서 내가 여기 도깨비 방을
좋아하는 거에요."
내친김에
소식지 최종본이 나오기 전에 오타나 잘못된 표현을 살펴봐 주실 수 있는지 부탁드렸습니다.
바쁜
일정이 있긴 하지만 할 수 있는만큼 봐주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지난
두레박 작업 때도 '예인 미용실' 원장님께도 퇴고를 부탁드리며 주민편집위원으로 위촉했었는데
이명자
선생님께서 두 번째 주민 편집위원입니다.
고맙습니다.
주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민감함과 책상을 박차고 나올 수 있는 용기
우리
방아골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한 달에 두 번, 전체 일꾼이 함께 동네를 나가며 주민을 만납니다.
개인적으로도
얼마든지 주민만나기라는 명목으로 자유롭게 동네를 다닐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구조적으로 동네를 나갈 수 있는 시간이 확보가 되니 주민을 만나기가 용이합니다.
주민을
만나는 시간이 참 좋습니다.
주민을
만날 때 힘이 나고 주민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 즐겁습니다.
주민과
이야기를 나눈 후에는
어떻게
하면 복지관과 동네 일에 함께 활동 할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주민과 주민의 관계를 제안하고 주선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주민이 가지고 있는 강점과 자원을 잘 살피고자 노력합니다.
민감하게
주민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번
소식지 작업도 이명자 선생님의 글쓰기와 그림 그리기의 강점을 보았습니다.
기관에서
구조적으로 주민을 만나기 위한 구조를 만들어 준다고 해도
주민을
만나고 동네를 다니는 일은 개인의 의지가 중요합니다.
소식지를
쉽게 만들고자 하면 혼자 책상에 앉아 동료들에게 글을 부탁할 수 있습니다.
이명자
선생님 같은 분이 있다고 해도 굳이 만나지 않고 전화통화하며 원고를 받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직접 주민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사람
중심'이라는 기관의 비전처럼 일하기 위해서라도,
사람을
돕고 관계를 주선하는 사회사업가의 정체성 때문에라도
직접
주민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책상에
앉아 손가락 닳도록 키보드와 전화기를 두드리기보다
발바닥
닳도록 주민과 지역사회 현장을 다니고 싶었습니다.
일도
많고 행정도 많지만 책상을 박차고 나올 수 있는 용기가 늘 있으면 좋겠습니다.
홍보로
사회사업하기
주민의
이야기가 담겨있는 소식지. 당사자를 강점을 찾고 세워주는 소식지.
이런
소식지를 만들고 싶습니다.
소식지가
완성이 되어 도깨비 방에 비치 하면
수요일
오전마다 이명자 선생님께서 도깨비 방에 방문하는 손님에게
열심히
소식지를 전하며 설명해주시겠죠?
이명자
선생님께 소식지를 여러 개를 드리면
도봉구에
글쓰고 그림그리는 좋은 둘레사람에게 소식지를 나눠주시겠죠?
홍보로
사회업하고 싶습니다.
어떤
사업을 하든 사회사업을 하겠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지역사회를 두루 다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