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샨티데바 보살 - 행복수업 (입보리행론)

[정공]

샨티데바

적천(寂天)보살

샨티데바(적천보살)는 7~8세기경 인도 나란다 대학에서 대승의 중요 사상을 널리 선양한 중관학자였다.

남인도 사우라아슈트라국의 왕자로 태어났다. 어느 날 꿈에서 문수보살을 친견했을 때 "왕의 자리는

지옥과 같다."라는 말을 듣고 왕위 계승에 회의를 품게 된다. 드디어 왕위를 계승하기 전날 밤 왕궁을 몰래

 나와 나란다대학에 가서 비구가 되었다.  

 많은 큰스님 밑에서 폭넓게 수학하면서, 은밀히 삼매를 닦으며 무위행에 들어갔다. 그래서 겉으로는 항상

먹고, 자고, 놀기만 하는 그런 스님으로 보였다. 나란다사(대학)의 전통인 큰스님들이 경을 외우는 법회가

있었는데, 어느 날 적천스님의 차례가 되었다. 

나란다사의 대중은 이 스님의 입에서 도대체 어떤 경문이 나올 것인지 의심을 하며 모여들었다. 적천스님은

법좌에 올라 "여태까지 외웠던 것을 송경할까? 아니면 지금까지 없었던 것, 즉 새로운 것을 외워볼까?" 하고

물었다고 한다. 대중은 지금까지 없었던 것을 외울 것을 요구했고, 이에 적천보살은 대승의 모든  뜻이 결집된

이 입보리행론을 설하였다.  

 제 9장 지혜바라밀품 34절 '만일 사물과 비사물들이 마음앞에 존재하지 않는다면 그때 형상의 구분은 없어

지고 대상이 존재하지 않아 완전한 평정을 얻으리라.'하는 게송을 송경할 무렵 적천보살의 몸은 사라지고

오직 음성만이 하늘에서 들려왔다고 한다.  

대중은 이 모든 송경을 듣고 기억해 놀라움과 기쁨으로 이 경을 기록해 두었다.

입보리행론

인도말로는 ‘보디삿뜨바짜리야 아바따라’

티벳말로는 ‘장춥셈빼 쬐빠라 죽빠’입니다.

샨티데바 보살의 티벳 이름은 시왈하(shi ba lha)이며, 한문으로는 적천(寂天)이라 번역합니다. 

기원 8세기 무렵의 인도 중관학의 학승으로 17논사 가운데 한 분이십니다.

입보리행론은 샨티데바께서 7세기 경에 지으신 것입니다. 입보리행론의 뜻은 '보살행에 들어가다'입니다. 

보리심을 주제로 논 가운데 이보다 더 뛰어난 논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예로부터 인도에서는 이 입보리행론 을 아주 중요하게 여겼습니다.

그래서 이 논에 대한 주석서도 많습니다. 

이 입보리행론은 보리심에 관한 논서 가운데 가장 뛰어난 논서로 꼽히고 있습니다. 

입보리행론의 근간이 되는 경은 화엄경입니다. 화엄경의 중심 내용 즉 핵심은 보리심입니다.

샨티데바의 출가동기와 입보리행론을 설하게 된 계기를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샨티데바는 보드가야 서쪽에 위치한 사우다슈트라라고 불리는 지역에서 왕자로 태어났습니다. 

현재는 구자트라입니다. 아버지는 칼야나바르만이였고, 어머니는 바즈라 바라히의 화신이었습니다. 

샨티데바의 이름은 샨티바르만 이었습니다. 그는 천성적으로 조용했으며 부숙(Busuk)이라고 하는 선정에

들어가곤 했기 때문에 부숙이라고도 불렸습니다. 그는 부모님과 어른들은 물론 어린아이까지 공경했습

니다. 게으름을 피우지 않고, 타고난 정직함과 곧은 성품을 지녔습니다. 

부왕이 죽자, 왕위에 올라야 했습니다. 왕위에 오르기 전날밤, 그는 꿈을 꾸었습니다. 꿈속에서 문수보살을

만났는데, 문수보살은 그가 앉을 왕좌에 앉아 이렇게 말했습니다. "내 아들아,이 자리는 내 것이다. 나는

너의 수호자이다. 너와 내가 같은 자리에 앉는 것은 옳지 않다." 잠에서 깨어난 샨티데바는 왕이 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 여겨 출가를 합니다. 출가 이후, 12년간 요가 행자의 지도 아래 수행을 했으며, 그 결과

높은 삼매의 경지에 도달했습니다. 그 후 나란다사로 가서 지나데바의 제자가 되어, 비구가 되었습니다.

샨티데바는 나란다사에서 문수보살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을 해 삼매에 들곤 했지만, 겉으로 보기엔 게으

름뱅이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다른 학승들은 그를 '완전한 바보'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먹고, 잠자고,

배설하는 세 가지 일 밖에 못하는 사람을 뜻하는 부숙(busuk)이라고 불렀습니다. 부숙이란 가장 뛰어난

요가 탄트라 (anutta yoga tantra)의 용어로 모든 조건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행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그는 남들이 모르는 요기였습니다. 그러나 그의 행동을 못마땅해 하는 나란다사 승려들은 그를 쫓아낼

생각으로 대중 앞에서 승려들이 차례로 경을 외우는 집회를 열었습니다. 샨티데바의 차례가 되자,

대중은 단상에 옷을 던져 단을 높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샨티데바는 손으로 단을 누르고, 높은 단 위에

앉았습니다. 그리고 그는 대중들을 향해 말했습니다.

"지금까지 있던 경전을 외울까요?"아니면 새로운 경전을 외울까요?" 그러자 대중은 그에게 지금까지

없던 것을 외우라고 했습니다. 대승집보살학론(Siksamuccaya)은 너무 길고, 집경론(Suutrasamuccaya)

은 너무 짧아, 샨티데바는 입보리행론을 외웠습니다.

제9장의 지혜품 제34 게송, "실재하는 것과 실재하지 않는 것이 마음에 나타나지 않을 때, 다른 제3의

실재가 없기 때문에 '실재라고 집착할 만한' 대상이 사라져 마음은 고요해진다."는 대목부터 그의 몸은

공중으로 올라가,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나머지 게송은 목소리만 들렸다고 합니다.

이후 그는 나란다사를 떠나 인도의 여러 곳을 다니면서 외도들과 대론해서 논파하기도 하고, 왕을 도와

주기도 하였습니다. 샨티데바가 남긴 저술에는 대승집보살학론, 집경론, 입보리행론이 있습니다.

집경론은 원본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산스크리트 어로 남겨진 입보리행론주석서 가운데 10개만이

티베트어로 번역되었고, 현재 티베트어 주석서는 100종류에 달합니다. 

샨티데바 생애는 7가지 놀라운 일로 축약할 수 있습니다.

1. 수호 천신들을 지켜준 이야기

2. 나란다사 대학을 훌륭하게 장엄한 이야기

3. 외도와의 대론에서 이긴 이야기

4. 파산다카의 이야기

5. 걸인들을 보살핀 이야기

6. 왕을 도운 이야기

7. 외도 샹카라데바를 조복한 이야기

천년 이상 사랑 받아 온
(HAPPINESS LESSONS)
샨티데바의 행복수업 

김영로 옮김

이 책은 천여년 전에 인도의 샨티데바(Shantideva)라는 수행자에 의해 보리수행 (Bodhi - charyavatara)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세상에 나온 이래 많은 사람들을 깨달음과 행복으로 인도해온 참으로 훌륭한 행복교과서입니다.

금강승을 수행하여 한 생에 동안에 최고의 행복, 부처님의 깨달음을 얻으신 샨티데바(寂天) 보살.

옮긴이: 득자량 사경 합장

목차

1.보리심의 공덕
2.악업 정화
3.행보리심 일으키기
4.보리심 일으키기
5.지계와 정지
6.인욕바라밀
7.정진바라밀
8.선정바라밀
9.지혜바라밀
10.회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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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장. 지혜바라밀(초월적 지혜)]

1

부처님께서 설하신 모든 방편수행들은

궁극적으로 지혜를 개발하기 위한 것입니다.

공(空)을 깨닫는 지혜가 있어야(윤회의)

고통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지혜바라밀에 관한 가르침을

들음으로써 나머지 다섯 바라밀을

열 겁 동안 수행하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공덕을 얻는답니다.

2

진리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세속적인 것과 궁극적인 것입니다.

궁극적인 진리는 지성의 범위 안에 있지

않습니다, 지성은 세속적인 진리이기 때문입니다.

세속적인 진리=외부 현상

=상대적인 현실(공이 아닌 것)

궁극적인 진리=내부 실상

=절대적인 현실(공)

3

사람들은 두 종류로 구별됩니다,

수행자와 일반인으로.

일반인들의 견해가 그릇됨을

수행자들의 견해가 보여줍니다.

올바른 봄은

궁극적 진리를 보고

그릇된 봄은

상대적 진리를 본다.

4

깨달음의 차이 때문에

수행자들의 견해에도 차이가 있습니다.

낮은 수행자들의 견해가 그릇됨을,

더 높은 수행자들의 견해가 보여 줍니다.

공(空)

(산스크리트어)SUNYATA

(영어)emptiness, voidness

5

일반인들은 현상을 보고 그것이 실제로

존재하고 환영이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이 점에서 일반인들과 수행자들의

견해는 일치하지 않습니다.

외부 세계는 모두 환영이니

난 내부 마음 관찰한다네.

-밀라레파

6

눈에 보이는 형상과 같은 직접적인 인식의 대상이

일반인들은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불결한 것을 깨끗하다고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그릇된 견해입니다.

공(空)은 지혜의 대상,

공을 생각하라,

기쁠 때도,

슬플 때도!

7

인연에 따라 생긴 현상이 무상하다고

부처님께서 설하신 것은 그것이 궁극적으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부여주시기 위해섭니다.

현상은 다만 세속적으로 존재할 뿐입니다.

다른 것에 의존하지 않는 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영원한 것은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아리아데바(聖天)

8

일반인들은 눈에 보이는 것들이 영원하고

우리의 몸이 깨끗하다고 믿고 있지만,

깨달은 이들에 의하면 모든 것은

무상하고 우리의 몸의 본성은 불결합니다.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하므로

모든 현상은 과정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영원히 존재하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9

(반론)어떻게 환영 같은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데

실제의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것처럼 공덕이 나옵니까?

중생이 환영과 같다면

어떻게 그가 죽은 뒤에 다시 태어날 수 있습니까?

10

(중관)조건들이 모여 있는 한

환영도 지속됩니다.

단지 오래 지속된다는 이유만으로 어떻게

중생들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볼 수 있습니까?

중관론자들은 모든 것이

실체가 없다고(空하다고)주장한다. 

그래서 중관론은 흔히 공의 이론이라 불린다.

11

(유식)의식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환영 같은 사람을 죽여도 죄가 없을 것입니다.

(중관)그와 반대로, 의식이 존재한다는 환영(착각)을

갖고 있으면 선과 악이 일어납니다.

유식학자들은 의식(마음)만 실제로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12

마술사가 만든 여자 환영에게는 마음이 없습니다.

마술에는 마음을 만들어낼 능력이 없으니까요.

그러나 환영은 다양한 원인 때문에 일어나고

환영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변하지 않고,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으므로

마음은 실제로 존재한다고 볼 수 없다.

13

(유식)윤회의 세계가 자연 상태의 열반이라면

중생들은 열반상태에 있을 테고,

열반하신 부처님들도 윤회 속에 계실 텐데,

부처가 되기 위한 수행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14

(중관)'자연 상태의 열반'은 부처님들이

이루시는 '실제의 열반'과 같지 않습니다.

윤회의 원인인 무명을 제거해야 열반이 가능

합니다. 원인을 제거해야 환영도 제거됩니다.

열반(nirvana): 모든 그릇된 생각과 상충하는 감정이 '꺼진(그친)'상태

15

윤회의 원인이 중단되면

그것은 세속적으로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유식)모든 현상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무슨 의식이 환영 같은 대상을 인식할 수 있습니까?

무엇이든 우리들을 속박하는 것은

우리들을 해방하는 길이 될 수 있다!

16

(중관)환영 같은 현상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현상에 대한 인식자 같은 것도 존재할 수 없습니다.

(유식)현상은 마음 자체의 본성으로 존재하나

의식이 없으므로 마음 자체는 아닙니다.

인식자=마음=의식

17

의식에는 대상을 인식하는 양상과

의식 자체를 인식하는 양상이 있습니다.

(중관)부처님께서 설하신 바에 의하면

마음은 마음 자체를 인식할 수 없습니다.

의식=마음

18

칼이 스스로를 자를 수 없듯이

마음도 스스로를 보지 못합니다.

(유식)등불이 스스로를 비출 수 있듯이

마음도 스스로를 볼 수 있습니다.

마음은 마음을 보지 못한다.(心佛見心)

19

(중관)등불은 스스로를 비출 수 없습니다,

어둠이 스스로를 가릴 수 없듯이.

(유식)수정과 달리 청금석같이 본래 푸른 것은

다른 것에 의존해서 푸르게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빛의 기능은 어둠 속에 있던 것을 드러내주는 것인데, 

빛은 자기가 어둠 속에 있지 않으므로

자기 자신을 비춰줄 수 없다.

20

눈의 의식(시각)같은 것은 대상과 관련되어 있으나

마음은 대상과 관계없이 존재합니다.

(중관)청금석을 푸르게 만드는 것은 스스로가

아니라 다른 원인과 조건들입니다.

21

(유식)등불이 스스로를 비추지 않는다는 것을

인정하지만 그래도 그 본성은 비춤입니다.

(중관)마찬가지로 마음이 스스로를 알지 못하는데,

그렇다면 무엇이 마음을 인식합니까?

빛이 밝혀주는 것은 

어둠 속에 놓여지는 외부 대상이지,

빛 자체가 아니다.

22

무엇이 마음을 인식하는지 모른다면

마음이 스스로를 아는지 모르는지 논의하는 것은

아이를 못 낳는 여자의 딸의 아름다움에 대해

얘기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무의미합니다.

23

(유식)만일 마음이 스스로를 알지 못하면,

어떻게 그것이 알고 있던 것을 기억합니까?

(중관)기억은 다른 경험과 관련해서 일어납니다, 들쥐한테

물려 아플 때 그 독이 자기 몸에 들어온 것을 기억하듯이.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마음이 아니라 

마음이란 그 허공에 일어나는

생각이나 느낌이다.

24

(유식)어떤 사람들은 멀리 떨어져 있는 남들의 마음도 볼 수 있는데,

어떻게 아주 가까이 있는 자신의 마음을 볼 수 없겠습니까?

(중관)마법의 아이로션을 바르면 땅속 깊이 묻혀있는 보물도

볼 수 있으나 로션 자체는 볼 수 없는 거나 마찬가집니다.

25

우리의 목적은 시각이나 청각 같은 것을

반박하는 것이 아니고,

그런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는 생각을 반박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고통의 원인이니까요.

아무것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면 

우리는 아무것에도 집착하지 않을 테니

아무 고통도 겪지 않을 것이다.

26

(유식)환영 같은 현상을 마음이 아닌

외부 대상도 아니고 마음 자체도 아닙니다.

(중관)외부 대상의 존재를 주장하는 것, 그리고 외부 대상과

의식의 존재를 주장하는 것은 둘 다 그릇된 견해입니다.

27

의식의 대상이 환영과 같고 존재하지 않듯이

의식 자체도 환영과 같고 존재하지 않습니다.

(유식)윤회의 기반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거나

아니면 허공과 같이 완전히 비어있을 것입니다.

만일 실제로(즉, 영원히)존재하는 세계가 있다면 

거기에서는어떤 변화도 일어날 수 없다.

영원한 것은 변할 수 없기 때문이다.

28

(중관)만일 윤회의 삶이 실제로 존재하는

기반을 갖고 있다면, 어떻게 그런 세계에서

태어나고 벗어날 수 있겠습니까? 왜냐하면 그대의

생각에 의하면 마음은 독립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29

만일 마음이 독립적으로 존재한다면

모든 중생들은 부처님들일 것입니다.

그러니 마음만이 존재한다고 주장해봐야

무슨 이득이 있습니까?

어떤 것이 실제로 존재하려면,

그것은 모든 다른 것들로부터

독립되어 있어야 한다.

30

(유식)모든 것이 환영과 같다는 것을 깨닫는다고

어떻게 번뇌가 그치겠습니까?

환영 같은 여자를 만들어놓은 마술사에게서조차

그녀에 대한 욕정이 일어나는데요.

쓸데없는 번뇌를 키우지 말고,

그대의 마음을 자연스레 흐르게 하라.

-밀라레파

31

(중관)그것은 그들이 그러한 대상을 탐내는

번뇌의 습기를 버리지 못했고,

그 대상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보는 습성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수행은 이론과 실천 사이의 간격을

줄여가는 과정

32

공(空)을 보는 습관을 개발함으로써

실체가 존재한다고 보는 습관이 사라지고

모든 것은 실체가 없다는 견해를 익힘으로써

이 견해 자체도 나중에는 사라집니다.

지혜로운 이들은 중도에도 머무르지 말아야 한다.

-나가르주나

33

(유식)만을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식할 대상이 없다는 말인데,

어떻게 기반이 없는 비존재가

마음 앞에 남아있을 수 있습니까?

"그게 있다"고 말하는 것은 상견(常見)이요,

"그게 없다"고 말하는 것은 단견(斷見)이다.

그러므로 지혜로운 이는 존재에도

비존재에도 머물지 말아야 한다.

-나가르주나

34

(중관)마음 앞에 존재도 비존재도 남아있지

않을 때는 집착할 대상이 없으므로

마음은 관념적인 활동이 없는

완전한 평정 속에 머뭅니다.

상견(etermalism):모든 것이 존재한다는 견해

단견(nihilism):아무것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견해

35

여의주와 여의수(如意樹)가 관념적인 마음은

없지만 중생들의 소원을 이뤄주듯,

부처님들께서도 관념은 갖지 않고 계시지만

중생들을 위해 법륜을 굴리십니다.

우리가 인식할 수 있는 것은 현실 자체가 아니라 

현실에 대한 관념일 뿐이므로

관념은 무지에 속한다.

36

독을 제거하기 위해 치료사가 만들어

진언으로 봉헌해 놓은 나무 기둥이

만든 이는 오래 전에 세상을 떠났지만

아직도 독을 없애주듯이,

37

어떤 보살님이 공덕과 지혜를 쌓아

부처님이라는 기둥을 세워 놓으시고

열반하셔도 그는 계속해서 중생들의

소원을 이루어 주십니다.

지혜바라밀이 '어머니'라고 불리는 것은 

모든 삼세의 부처님들께서 이 바라밀로부터

태어나셨기 때문이다.

38

(소승)어떻게 모든 관념으로부터 해방된 분들께

공양을 올리는 것이 공덕을 낳을 수 있습니까?

(중관)경전에 의하면 부처님이 계시거나 열반하셨거나

그에게 올린 공양은 마찬가지 공덕을 준다고 합니다.

대승(큰 수레)은 모든 중생들을 위해 

부처가 되는 것을 목표로 삼는데,

소승(작은 수레)은 

개인의 해탈을 추구한다.

39

경전에 의하면, 실체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면

공덕을 얻듯이, 믿음의 정도에 따라,

부처님께서 인습적으로 계시든 궁극적으로 계시든,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면 공덕을 얻는다고 합니다.

40

(소승)네 가지 진리(사성제)를 깨달으면 해탈을 얻을 수 있는데

뭣 때문에 이런 공관(空觀)이 필요합니까?

(중관)경전에 의하면, 공을 깨닫지 못하면

성불은 그만두고 해탈도 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귀신이 있다고 주장하는 건 해를 가져올 뿐이고,

귀신이 존재하지 않음을 아는 건 붓다의 길이며,

귀신과 현실[空]이 하나임을 아는 건 해탈의 길이라네.

-밀라레파

41

(소승)대승경전은 부처님의 말씀임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중관)어떤 식으로 그대의 경전은 확인됩니까?

(소승)그것은 우리들 쌍방에 의해 확인됩니다.

(중관)처음부터 그것은 그대들을 위해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42

그러므로 그대들이 소승을 받아들이는 기준을

대승에게도 똑같이 적응시켜야 합니다. 만일

어떤 것을 두 다른 측이 인정하는 것이 기준이라면

베다와 같은 경전도 불교겅전으로 보아야 할 것입니다.

소승도 부처님 가르침

대승도 부처님 가르침

문제는 수레가 아니라

거기에 실린 내용이네.

43

만일 대승경전이 반박받기 때문에 배척한다면

그대들의 경전도 배척해야 합니다.

그것이 외도들에게 반박당하고 있고, 경전의 일부는

그대들 자신과 남들이 반박하고 있으니까요.

44

대부분의 대승경전은 삼학의 모든 것을 가르치므로

마땅히 삼장 안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어째서 초전법륜의 가르침은 받아들이면서

제2법륜과 제3의 법륜은 받아들이지 않습니까?

삼학(三學):

계율(戒律), 선정(禪定), 지혜(智慧)

삼장(三藏):

경장(經藏),율장(律藏),논장(論藏)

45

부처님께서는 모든 고통의 원인인 번뇌라는 질병을

치료하시기 위한 약으로 가르침을 펴셨습니다. 그대가

더 높고 심오한 가르침을 이해하지 못한다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가르침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고통의 원인은 번뇌

번뇌의 원인은 무지

무지의 해결은 지혜

46

가섭 존자는 부처님의 가르침 가운데 많은 것

(대승경전, 주로 반야경)을 모으셨으나, 소승의 비바사는

반야경의 심오한 의미를 이해하지 못해서

부처님의 가르침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비바사(Vaibhashika):실재론자

47

불법의 주수지자는 열반에 도달한 아라한이었다고 하는데,

그대들 실재론자들은 그들이 진짜 아라한이 아니라고

주장합니다, 그대들의 견해에 의하면 그들의 마음이

실제로 존재하는 것에 아직도 집착하고 있기 때문에.

수지(受持):받아서 잊지 않고 마음속에 새겨가짐

48

(실재)그들이 열반 또는 해탈에 도달하여 아라한이 된 것은

번뇌를 버렸기 때문입니다.

(중관)드러난 번뇌만 버리면 아라한이 되는 것처럼 생각하나,

그에게는 아직도 윤회 속에 다시 태어날 업의 잠재성이 있습니다.

실재=실재론자(현상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49

(실재)아라한이 버리는 것은 일시적인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윤회에서 다시 태어나지 않습니다, 그들은 탐욕을 버렸기 때문입니다.

(중관)그러나 그들에게 비번뇌의 무명이 있다고 그대들이 주장하듯이

그들에게는 비번뇌의 탐욕도 있다고 주장해야 하지 않습니까?

50

이들 소위 아라한들에게 즐거운 느낌이 있는데,

이 느낌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그들은 이해합니다.

느낌 때문에 탐욕이 생기므로,

그들은 틀림없이 탐욕의 지배 밑에 있습니다.

즐거운 느낌은 애착을,

괴로운 느낌은 미움을 일으킨다.

51

공을 깨닫지 못한 사람이 거친 번뇌를 일시적으로

버려도 결국 그 번뇌는 다시 나타납니다.

분별없는 선정이 끝나면 느낌과 분별심이 돌아오듯이.

그러므로 공을 깨달아야 해탈도 가능합니다.

52

무명으로 고통 받는 중생들을 위해 윤회 속에

보살이 남아있을 수 있는 것은 두 가지 극단인

애착과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났기 때문인데,

이것은 공에 대한 명상이 맺는 열매입니다.

괴로울 땐 무아를 생각하라.

'나'가 없는데 뭐가 괴롭히랴!

53

그러므로 공을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오히려, 추호도 의심을 갖지 말고

우리는 공에 대해 명상해야 합니다.

내 눈앞에 뭐가 나타나든지

난 그게 환영임을 아니

난 삼악도가 두렵지 않네.

-밀라레파

54

공에 대한 깨달음은 번뇌장(煩惱障)과

소지장(所知障)이란 어둠을 쫓아주는 치료제 인데,

어째서 깨달음을 얻고 싶어 하는 이들이

당장 공에 대해 명상하지 않습니까?

모든 장애에 대한 최선의 해결책은 공에 대해 명상하는 것이라네,

장애는 모두 마음의 마술 같은 놀이니까.

-밀라레파

55

어떤 것에 대한 두려움이든지

두려움은 윤회의 고통의 주요원인입니다.

그러나 공에 대한 명상은 이 고통을 없애주는데

어째서 공을 두려워합니까?

옛날 사람들은 공을 두려워했다.

그것은 자기들이 알고있는 것과

너무도 달랐기 때문이었다.

56

만일 '나'가 실제로 존재한다면

두려움이 그것을 괴롭힐 것입니다.

그러나 자아나 '나'가 존재하지 않는데

두려움이 괴롭힐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주객이란 생각 품지 않으면

어떤 마군도 그댈 해칠 수 없네.

57

치아나 머리카락, 손톱은 '나'가 아닙니다.

뼈도 피도 '나'가 아닙니다.

콧물도 가래도 '나'가 아닙니다.

림프액이나 고름도 '나'가 아닙니다.

58

체지방과 땀도 '나'가 아닙니다.

폐와 간도 '나'가 아닙니다.

다른 내장도 '나'가 아닙니다.

대변과 소변도 '나'가 아닙니다.

내 몸도' 나'가 아니고

내 맘도 '나'가 아닌데

'나'가 어디 있는가?

59

살과 피부도 '나'가 아닙니다.

체온과 기(氣)도 '나'가 아닙니다.

신체의 구멍도 '나'가 아닙니다.

여섯 가지 의식도 '나'가 아닙니다.

60

만일 듣는 의식이 영원하다면 그것은

항상 소리를 듣고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 소리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때에 어떻게

그것이 계속해서 소리를 들을 수 있겠습니까?

영원한 것은 변하지 않으므로

아무것도 하지 못한다.

61

의식할 대상이 없어도 의식이 존재할 수 있다면

나무 토막도 의식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의식할 대상이 없으면

아무것도 의식이라고 볼 수 없습니다.

62

어째서 형상을 인식하는 의식이

또한 그것을 듣지 못합니까?

(상캬)소리가 없기 때문에

소리에 대한 의식도 없습니다.

부교도가 아닌 상캬학파는 자아가 영원하고, 

모든것의 원인인 근본물질(원질)이 있다고 주장한다.

63

어떻게 본래 소리를 인식하는 것이 형상을 인식할 수 있습니까?

(상캬)한 사람이 아들도 되고 아버지도 될 수 있습니다.

(중관)그러나 우리가 그렇게 부를 수 있을 뿐이지

실제로 그의 본성은 둘이 아닙니다.

'가'가 아버지이고

'나'가 아들인 경우

'가'와 '나'는 한 사람일 수가 없다.

64

 그대들의 주장에 의하면 두 별개(別個)의 개체가

하나의 성질에 속할 수 있다고 하는데, 실제로 그런 것은 없습니다.

그렇다면 소리의 인식자와 형상의 인식자도 하나의 성질에

속한다고 주장해야 하는데, 실제로 그런 것은 없습니다.

65

(상캬)배우가 다른 역을 맡듯이, 자아가 형상을 인식할 때

소리 인식은 끝납니다.

(중관)그렇다면 그 자아는 변함없는 것이 아닙니다.

(상카)양상은 변해도 본성은 같습니다.

(중관)소리인식과 형상인식이 같다는 말인데,

이런 것은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청각과 시각은 대상이 다르므로 같다고 볼 수 없다.

66

(상캬)양상은 그르나 본성은 하나로 진실하고 변하지 않습니다.

(중관)양상이 그르다면, 어째서 본성은 진실하다고 주장합니까?

(상캬)단지 의식 있는 인식자라는 점에서 진실하고 같습니다.

(중관)그렇다면 모든 중생이 같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67

게다가, 의식 있는 것과 없는 것이 모두 같다는 결론이 나옵니다.

(상캬)양상은 그르지만, 전반적인 성격은 같고 진실합니다.

(중관)개별적인 예가 그르다면 어떻게 전반적인

기반이 진실하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까?

68

그대가 주장하는 물질적인 자아는

항아리처럼 의식이 없으므로 자아가 될 수 없습니다.

(외도)자아는 물질이지만 마음과 관계를

갖고 있으므로 대상을 알 수 있습니다.

중관론의 논리가 얼마나 치밀하고

타당한지 살펴보라!

69

(중관)만일 자아가 변하지 않는다면 그것이

의식을 갖고 있다고 해서 무엇이 성취됩니까?

의식이 없고 이런 식으로 어떤 활동에도 참가하지

않는 것의 본성은 허공과 같은 것입니다.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행위에는 반드시 변화가 따르니까.

70

(외도)만일 자아가 없다면 행동과

결과의 관련이 가능하지 않습니다,

어떤 행동을 한 사람이 죽으면

누가 그 결과를 겪습니까?

71

(중관)행동과 그 행동의 결과의 기반은 같지

않으므로 여기에는 자아가 설 자리가 없습니다.

이 점에 관해 그대들과 우리들의 의견이 같으니

더 이상 논의하는 것은 의미가 없습니다.

모든 조건이 끊임없이 변하므로

어떤 행동을 겪을 때의 사람은

그 행동을 한 사람과 다를 것이다.

72

어떤 행동을 하는 때에 그 행동의 결과를 겪을

사람을 보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다만 하나의

마음의 상속체에 우리가 행위의 주체와 행위의

결과의 경험자라는 관념을 부여할 뿐입니다.

"나는 과거에 태어났다"는 주장은 지지할 수 없는 주장이다.

그 과거에 태어난 사람은 바로

이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다.

-나가르주나

73

과거나 미래의 마음은 '나'가 아닙니다.

그것은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만일 현재의 마음이 '나'라면

그 '나'도 다음 순간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과거는 이미 가고 없어 잡을 수 없고,

미래는 오지 않아 잡을 수 없으며,

현재는 변하고 있어 잡을 수 없다.

74

바나나 나무의 줄기를 조각으로 나눠보면

아무 실체가 없듯이

'나'도 분석해 보면

실제로 존재하는 개체가 없습니다.

외부 세계[法]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고[法空],

내부 세계[我]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네[我空].

75

(반론)중생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자비심은 누구를 위한 것입니까?

(중관)무지 때문에 자기들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생각하는

중생들을 위해 우리는 부처가 되겠다고 약속합니다.

76

(반론)중생들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누가 자비에 관한 명상의 결과를 얻습니까?

(중관)자비도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중생들의 고통을 없애기 위해 명목상으로 존재하는 자비는 인정합니다.

명목상으로=세속적으로

77

고통의 원인인 '나'에 대한 집착은

자아가 있다는 망상 때문에 증가합니다.

그러므로 '나'에 대한 집착을 끊으려면

무아에 대해 명상하는 것이 최고의 방법입니다.

'나'가 있게 되면 '남'이 있게 되고

나에 대한 애착과 남에 대한 미움이 생겨

이로 말미암아 온갖 허물이 생긴다.

- 다르마키르티(Dharmakirti)

78

몸은 발이나 장딴지도 아닙니다.

넓적다리나 궁둥이도 아닙니다.

그것은 배나 등도 아니며,

가슴이나 팔도 아닙니다.

자신의 마음속에서 마음의 본래의 상태를 명상하면

망상은 저절로 녹아 법계로 들어가니

괴롭히는 자도 괴롭힘을 당하는 자도 볼 수 없다네.

-밀라레파

79

그것은 손이나 옆구리도 아니고,

겨드랑이나 어깻죽지도 아니며,

목이나 머리도 아닙니다.

그렇다면 이들 중에서 어느 것이 몸입니까?

'나' 안에도 밖에도 아무 것도 없는 경지-

이것이 공삼매(空三昧),

무아경(無我境)

80

(반론)몸은 이들 모두 안에 부분적으로

존재한다고 봅니다.

(중관)부분들 안에 들어있는 것은 부분들일 뿐이니,

몸 자체는 어디에 있습니까?

무아(소승)=아공(我空)

무아(대승)=아공(我空)+법공(法空)

81

만일 몸이 손과 모든 다른 부분들 안에

통째로 존재한다면,

얼마나 많은 부분들이 있든지 간에

그 부분들만큼 많은 수의 몸이 있을 것입니다.

82

몸은 내부에도 없고 바깥에도 없는데,

어떻게 몸이 손과 다른 부분들안에 있겠습니까?

그것은 손과 다른 부분들과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그것을 찾을 수 있습니까?

'나'는 있는 것(존재)이 아니라

변하는 것(과정)일 뿐이다.

모든 게 끊임없이 변하는데

무엇을 '나'라고 할 수 있는가?

83

그러므로 몸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미혹으로 말미암아 우리는 손과 다른 부분들과 관련해서

그들의 특정한 모습 때문에 몸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기둥을 보고 그것이 사람이라고 생각하듯이.

어제의 '나'

오늘의 '나'

내일의 '나'

모든 다른 '나'

84

조건들이 모여 있는 한

그 기둥은 사람처럼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손과 다른 부분들이 있는 한

몸이 그것들 안에서 계속해서 보입니다.

85

마찬가지로, 발가락이 모여 발을 이루는데

어느 것이 발이라고 할 수 있습니까?

마찬가지로, 관절들이 모여 발가락을 이루는데

어느 관절을 발가락이라 할 수 있습니까?

86

신체의 부분들도 나누어 원자까지 내려갈 수 있고,

원자도 방향에 따라 나눌 수 있으며,

방향에는 부분이 없으므로 나누면 공간이 남습니다.

그러므로 원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물질도 실체가 없고

의식도 실체가 없고,

87

이렇게 분석해보면, 모든 형상은 꿈과 같은데

어떤 사람이 어떤 형상을 보고 기뻐하겠습니까?

그리고 몸이 실체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무슨 여자나 남자가 존재하겠습니까?

고통도 공하고

기쁨도 공하네.

88

만일 고통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째서 그것은

사람들이 기쁠 때에 그들을 괴롭히지 않습니까?

만일 맛있는 음식 같은 것이 즐거움이라면, 어째서 그것은

슬픔에 빠져있는 사람에게 즐거움을 주지 않습니까?

89

(반론)괴로울 때 즐거움을 경험할 수 없는 것은

괴로운 느낌이 즐거운 것을 억누르기 때문입니다.

(중관)경험할 수 없는 느낌을 어떻게

느낌이라 부를 수 있습니까?

기쁨과 슬픔을 하나로

느끼니 얼마나 행복한가!

-밀라레파

90

(반론)강한 즐거운 느낌이 일어날 때

아직도 섬세한 괴로운 느낌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중관)만일 섬세한 괴로움이 있다면 무슨 방법으로

강한 즐거운 느낌이 그것을 압도합니까?

상대적인 분별 버리면

모든 게 한맛(一味)

..........

94

하나의 원자는 다른 원자에 들어갈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빈 공간이 없고 크기가 다른 것과 같기 때문입니다.

하나가 다른 것에 들어가지 못하면 그것들은 결합할 수 없고,

결합하지 않으면 접촉할 수 없습니다.

원자와 원자의 만남도 불가능

95

도데체 어떻게 부분들이 없는

두 개체가 만날 수 있겠습니까?

이것이 가능하다면

증명해 보세요.

부분들이 없는 것

(더 이상 나눌 수 없는 것)은 면적이나 크기가 없으므로

존재하지 않는다.

96

의식은 물질적인 성질을 갖고 있지 않으므로

의식과 형상은 접촉할 수 없습니다.

더구나,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합성물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것과의 접촉도 불가능합니다.

의식과 물질의 만남도

불가능

97

접촉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면 접촉으로부터

일어나는 느낌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러니 어째서 즐거운 느낌을 얻으려고 애씁니까?

무엇이 누굴 괴롭힐 수 있겠습니까?

98

실제로 존재하는 느낌이 없고,

그것을 경험할 사람이 없다면,

이런 사실을 깨달은 뒤에도

어째서 탐욕을 버리지 않습니까?

세세생생 쌓여온 우리들의

무명의 어둠이 너무 짙고

번뇌의 습기가 너무 강해

해탈의 길은 멀고 머네!

99

시각과 촉각은 꿈과 같고

환영과 같습니다.

느낌은 마음과 동시에 일어나므로

마음에 의해 인식되지 않습니다.

100

지나간 느낌은 기억은 할 수 있으나 경험할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 일어날 느낌은 아직 일어나지 않아서 경험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느낌은 자신을 경험할 수 없고,

실제로 존재하는 어떤 다른 의식도 그것을 경험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다른 어떤 것과도

관계를 맺을 수 없다.

101

그리하여, 느낌의 경험자가 실제하지 않고,

느낌 자체도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데,

어떻게 이 자아 없는 오온의 집합체가

해를 입을 수 있겠습니까?

오온의 집합체=사람

102

마음은 감각 기관에도 없고,

형상과 다른 감각의 대상에도 없으며,

그들 사이에도 없습니다. 마음은 내부와 외부,

다른 어느 곳에도 보이지 않습니다.

마음의 공(空)을 깨닫지 못하는 사람은

악의 영향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네.

-밀라레파

103

몸 안에도 그 밖의 어느 곳에도 없고,

가운데에 섞여 있지도 않고, 어디에도 따로

떨어져 있지도 않은 것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그러므로 중생들은 본래 해방되어 있습니다.

104

만일 의식이 의식의 대상에 앞서 일어난다면

무엇에 의존하여 그것은 일어납니까?

만일 의식이 의식의 대상과 동시에 일어난다면,

무엇에 의존하여 그것은 일어납니까?

의식이 대상 이전에 일어난다면

무엇이 의식을 일으키는가?

둘이 동시에 일어난다면

서로 대상의 원인이 될 수 없다.

105

만일 의식이 의식의 대상 뒤에 일어난다면,

그것은 무엇으로부터 일어납니까?

이런 식으로 따져보면

의식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증명됩니다.

만일 의식이 대상의 자극이 

그친 뒤에 일어난다면

그 대상은 그 의식의

직접적이고 유일한 원인은 아니다.

106

(반론)그렇다면 세속적인 진리도 존재하지 않게 되고,

세속적인 진리가 없으면

궁극적인 진리도 확립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중생들이 해탈할 수 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까?

중생들의 세계는

고통과 기쁨이 공존하는

이원적인 세계

107

(중관)세속적인 진리는 중생들의 생각일 뿐이지

그것은 열반한 이들의 세속적인 진리가 아닙니다.

열반 후에도 생각이 일어나면 그건 세속적인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세속적인 진리는 그쳤습니다.

부처님들의 세계는

안락만이 존재하는

통합적인 세계

108

분석과 분석할 대상은 서로 의존하고,

합의를 기반으로 모든 분석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이해하는 용어로

표현됩니다.

109

(반론)그러나 분석의 과정이

또 분석의 대상이 되면,

이 분석도 마찬가지로 분석될 수 있으므로

분석은 끝이 없는 과정입니다.

110

(중관)모든 것이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석하는 마음이 깨달으면 그 마음의 존재도 부정됩니다.

주체와 대상 모두 존재하지 않는 이상태를

'자연 상태의 열반'이라고 부릅니다.

오랫동안 공(空)에 대해 명상하면 

실제상태의 열반에 도달한답니다.

111

의식과 대상이 실제로 존재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은 자기들의 주장을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만일 의식이 대상의 존재를 보여준다면

무엇이 의식의 존재를 보여줍니까?

112

만일 대상이 의식의 존재를 보여준다면

무엇이 대상의 존재를 보여줍니까?

만일 양쪽이 서로 의존해서 존재한다면

둘 다 실제로 존재할 수 없습니다.

다른 것에 의존하는 것은

실체(實體)나 자성(自性)이 없다.

113

(반론)아버지가 없다면,

어떻게 아들이 있을 수 있습니까?

(중관)아드리 없으면 아버지도 없듯이

의식과 의식의 대상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114

(반론)새싹이 씨로부터 나온다는 것은

씨가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의식이 대상으로부터 일어난다는 것은

대상이 존재한다는 것을 보여주지 않습니까?

어디든지 이 지혜바라밀 가르침이 있는 곳에

내가 거기 있노라.

-부처님

116

대부분의 현상들은 원인들로부터 일어난다는 것을

일반인들까지도 분명히 알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연꽃의 줄기와 같은 다른 부분들은

다른 원인들로부터 일어납니다.

117

(반론)무엇이 다른 원인들을 만듭니까?

(중관)선행(先行)하는 다른 원인들입니다.

(반론)어떻게 원인이 결과를 낳습니까?

(중관)원인 속에 잠재하는 힘 때문입니다.

오대(五大)원소:지(地),수(水),화(火),풍(風),공(空)

118

(외도)이쉬라바(Ishvara)가 만물의 창조자입니다.

(중관)그러면 이쉬바라(Ishvara)가 누구인지 설명 해보세요.

만일 그대 오대 원소라면 그렇게 부르지

구태여 애써 이쉬바라(Ishvara)라고 부릅니까?

만물의 창조자가 실제로 있을까요?

119

더구나, 흙과 그 밖의 요소들은 하나가 아니고,

무상하고, 스스로 움직일 수 없고, 신성(神性)도 없으며,

우리는 그 위를 밟을 수 있고, 그들은 불결합니다.

그들은 그대들이 주장하는 그런 신(神)이 아닙니다.

만물의 창조자가 실제로 있을까요?

120

공간은 신(神)이 아닙니다, 자력으로 움직이지 않으니까요.

그것은 자아도 아닙니다, 자아는 존재하지 않음이 증명 되었습니다.

만일 그 창조자가 알 수 없는 존재라면

그에 관해 얘기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121

(중관)그가 창조하길 원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외도)그는 세계와 중생, 자신의 후속 연속체를 만듭니다.

(중관)그는 영원하므로

그런 것들을 만들어 낼 수 없습니다.

영원한 것은 변할 수 없으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다.

122

고통과 행복은 행동의 결과입니다.

그렇다면 그가 무엇을 창조한단 말입니까?

더구나, 어떤 것의 원인에게 시작이 없다면

결과에도 시작이 없을 것입니다.

행동=업(業)

123

그가 다른 어떤 것에도 의존하지 않는다면

어째서 그는 계속해서 창조하지 않습니까?

그에 의해 창조되지 않은 것이 아무것도 없다면

도대체 그는 무엇에 의존합니까?

124

만일 그가 여러 가지 조건에 의존하고 있다면

또 다시 그는 신(神)이 아닙니다.

조건들이 있을 때에 창조하지 않을 힘도,

없을 때에 창조할 힘도 그에게는 없을 테니까요.

모든 것은 조건 따라 일어났다 사라질 뿐이니

스스로를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125

만일 그가 창조하길 바라지 않고도 창조한다면

그는 자신이 아닌 다른 어떤 것의 지배 밑에 있습니다.

그가 창조하고 싶어 한다면 그는 욕망의 지배 밑에 있습니다.

도대체 이런 창조자가 어떻게 전능하겠습니까?

우주의 창조자도 없고

126

세계는 영원한 부분 없는 입자에 의해

창조된다는 주장은 이미 반박 받았습니다.

그대들 상캬파의 주장에 의하면

영원한 일반원칙(원질)이 세계를 창조합니다.

창조하는 물질도 없다!

*부분 없는(partless)=더 이상 나눌 수 없는(indivisble)

127

우주의 구성 요소들의 '즐거움', '고통', '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이

균형상태에 있는 것이 원질(原質)이라 하는데,

우주가 발생하는 것은

이들이 균형을 잃은 때라고 합니다.

상캬파의 주장에 의하면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 자아를

제외하고 모든 것은

원질에 의해 창조된다.

127

우주의 구성 요소들인 '즐거움','고통','즐겁지도 괴롭지도 않은 느낌'이

균형상태에 있는 것이 원질(原質)이라 하는데,

우주가 발생하는 것은

이들이 균형을 잃을 때라고 합니다.

상캬파의 주장에 의하면

영원하고 변하지 않는

자아를 제외하고 모든 것은

원질에 의해 창조된다.

128

하나의 개체가 세 가지 다른 성질을 갖고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그것은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 개별적인 요소들 역시 존재할 수 없습니다,

그들 역시 각각 세 가지 성질들로 이루어질 테니까요.

129

더구나 그 성질들이 없으면, 소리와 그 밖의

감각의 대상들의 존재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천과 같이 의식이 없는 것들은 즐거움 같은

느낌을 갖고 있다고 말할 수 없습니다.

소리도 공(空),

메아리도 공!

모두 지나가는

바람일 뿐이네!

130

물질적인 대상이 그러한 감각의 원인이라면, 그런

대상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이미 밝혀지지

않았습니까? 더구나, 그대들의 주장에 의하면 원인은

즐거움과 같은 것이고, 물질적인 대상이 아닙니다.

131

즐거움 같은 느낌이 천 같은 것들로부터

나온다면 그런 것들이 없으면 즐거움 같은

느낌도 없을 것입니다. 더군다나, 즐거움

같은 느낌은 결코 영원한 것이 아닙니다.

132

만일 즐거움 같은 느낌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어째서 그것은 항상 느껴지지 않습니까?

(반론) 그것은 섬세하게 됩니다.

(중관) 어떻게 그것이 거칠면서 섬세할 수 있습니까?

실제로 존재하는 것은

항상 (영원히) 있어야 하는데,

이 세상 어디에도 그런 것은

아무것도 없다.

133

(반론) 그것들이 거친 상태를 버리면 섬세하게 됩니다.

거친 상태와 섬세한 상태는 무상합니다.

(중관)그렇다면 어째서 그런 식으로

모든 것이 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까?

134

만일 거친 즐거움이 즐거움 자체와 다르지 않다면

분명히 즐거움과 (따라서)원질은 영원하지 않습니다.

그대의 주장에 의하면

결과는 원인과 동시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135

그렇다면 그대는, 의도와는 달리, 전에 존재하지 않던 것이

새로 발생한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결과가 원인 속에 존재한다면

음식을 먹는 것은 똥을 먹는 것과 같습니다.

존재하는 것은 이미 존재하기 때문에 발생하지 않고,

존재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발생하지 않네.

-나가르주나

136

그리고 목화씨를 천 가격으로 사서

옷으로 입는 것과 마찬가지가 될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이 이것을 알지 못하는 것은

무지 때문이라고 그대가 주장한다면,

모든 걸 안다는 그대들의 스승은 알고 있겠군요.

137

아무튼, 보통 사람들까지도 그것을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들이 그것을 모르겠습니까?

보통 사람들의 앎에는 타당성이 없다고 그대가 주장한다면

그들의 눈에 분명히 보이는 것도 타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138

(반론) 그러나 만일 그들의 앎에 타당성이 없다면

그들에 의해 확립된 모든 지식도 타당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대들이 주장하는 공(空)도 타당하지 않은 것이므로

공에 대한 명상도 아무 의미가 없게 됩니다.

139

(중관) 존재하는 것으로 잘못 생각하는 어떤 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어떤 것이 잘못된 것이면,

그것의 비존재도 분명히 잘못된 것이기 때문입니다.

140

예를 들어, 꿈에 아들이 죽었을 때

"그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그의 존재에 대한 생각이 일어나는 것을 막는데,

그것 역시 그릇된 생각입니다.

141

이런 분석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아무것도 원인 없이 존재하지 않으며,

아무것도 원인 속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개별적인 원인이든 복합적인 원인이든.

142

아무것도 어떤 다른 것으로부터 나오지 않고,

아무것도 남아있지도 떠나지도 않습니다.

바보들이 실제라고 믿는 것과

환영이 어떻게 다르겠습니까?

143

여기에 대해 생각해 보세요: 무엇이 환영에 의해

만들어지고, 무엇이 원인들에 의해 만들어집니까?

그들은 각각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갑니까?

144

비쳐진 그림자와 같이 만들어진 어떤 것이

어떻게 실제로 존재할 수 있겠습니까?

그것은 어떤 다른 것이 있을 때만 보이고,

없을 때에는 보이지 않는데요.

145

만일 어떤 것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것을 만들 원인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그리고 만일 어떤 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또한, 원인이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146

백천만 가지 원인이 있더라도

비존재를 존재로 바꿀 수는 없을 것입니다.

만일 그것이 비존재로 남아있다면

어떻게 그것이 존재가 될 수 있겠습니까?

147

아무 존재도 없다면

언제 존재가 일어날 수 있겠습니까?

존재가 일어나지 않는 한

비존재 자체가 사라지지 않을 테니까요.

공에 대해 명상하면

초월적 지혜의 공덕을 쌓는다.

148

그리고 만일 비존재가 사라지지 않으면

존재가 일어날 가능성이 없습니다.

존재하는 것은 비존재가 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된다면 한 개체가 두 가지 서로 용납하지 않는

성질을 갖게 되는 모순이 일어나니까요.

149

그리하여 발생하는 것이 없으므로

소멸하는 것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중생들은 실제로

태어나지도 죽지도 않습니다.

공의 지혜로 보면

어떤 발생이나 소멸,

어떤 존재도 없다,

영원한 정적 외에.

150

중생들은 꿈속의 대상 같아

실체가 없는 무지개와 같습니다.

아무것도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 없으므로,

열반과 윤회도 차이가 없습니다.

저기 건너가야 할 열반도 없고

여기 버려야 할 윤회도 없다네.

진실로 자신의 마음을 아는 게

스스로 부처가 되는거라네.

- 밀라레파

151

모든 것이 이렇게 공(空)한데, 얻을 것이

무엇이 있고, 잃을 것이 무엇이 있겠습니까?

누가 있어 나를 칭찬하고,

누가 있어 나를 비판하랴?

외로움이 두려워 친구를 구했더니

내가 얻은 친구는

영원한 공의 기쁨이니

나 이제 외로움 두렵지 않네.

-밀라레파

152

무엇으로 행복이나 불행이 나올 수 있겠습니까?

무엇이 좋아하고, 무엇을 싫어할 수 있겠습니까?

궁극적인 진리로 비춰 볼 때, 누가 있어

탐을 내고, 무엇이 있어 탐내겠습니까?

처음부터 마음은 한번도

존재한 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는 사람은 삼세의 부처님들의 마음을 깨닫는다.

-사라하(Saraha)

153

이렇게 분석해 볼 때 누가 이 세상에 살고,

누가 실제로 죽겠습니까?

누가 앞으로 태어나고, 누가 지금까지 태어났습니까?

누가 친척이고, 누가 누구의 친구인가요?

허공의 공(空)을 체득했더니

삼라만상이 나와 하나 되었네.

-밀라레파

154

나 자신과 같은 이들이여, 깨달으소서.

모든 것은 허공과 같다(공하다)는 것을,.

이것은 윤회의 뿌리를 지를 가장 예리한 칼이요,

깨달음으로 이르는 가장 중요한 길입니다.

누구나 타고난 빛나는

공한 마음을 깨달으면

부처가 된다네.

- 밀라레파

155

사람들은 모두 행복을 바라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고통 속에서 보냅니다.

자신의 욕망을 채우려고 남들과 싸우고

해치며 온갖 악행을 저지르기 때문입니다.

정견(바른 견해)은 공(空)의 지혜요,

수행(修行)은 무집착의 깨달음이며,

정행(正行)은 무욕의 영원한 놀이요,

성취는 티 없이 깨끗한 발가벗음이네.

- 밀라레파

156

때로는 삼선도(三善道)에 다시 태어나서

잠시 일시적인 행복을 누리다가

죽어서는 다시 삼악도(三惡道)에 떨어져서

오랫동안 고통을 겪습니다.

157

이 세상에는 고통으로 이르는 함정들이 많이 있어,

해탈로 이르는 공(空)의 길을 찾지 못하고,

우리는 존재에 대한 집착으로 묶여 있습니다.

윤회의 세계에 있는 동안 공의 길을 찾지 못하면

모든 형상이 환영일 뿐임을 깨달아

나는 아집(我執)이란 질병에서 벗어나 

윤회의 주객(主客)이란 족쇄도 잘라 버리고

불변의 법신(法身)인 붓다의 영역에 이르네.

- 밀라레파

158

우리는 계속해서 끝없는 고통을 겪게 되는데

그 고통은 너무도 견딜 수 없어 비교조차

할 수 없습니다. 거기에서는 힘도 부족하고,

수명 또한 짧습니다.

어느 날 난 깨달았네,

환영 같은 '나' 가

환영 같은 '나' 를

괴롭힌다는 것을!

159

모든 활동은 삶과 건강,

굶주림과 피로를 덜기 위한 것이고,

시간은 수면, 온갖 사고와 부상, 어리석은

이들과의 쓸데없는 교제로 소모됩니다.

160

그리하여 인생은 빠르게 의미 없이 지나가고,

공(空)을 깨닫기는 너무 어려우니,

이런 상태에서 번뇌로 말미암아 마음이

흩어지는 것을 막을 방도가 어디에 있습니까/

161

더구나, 악한 세력들이 악도에 던져 넣으려고

끊임없이 애를 쓰고 있고,

우리들을 잘못 인도할 그릇된 길은 많아

의심은 극복하기 어렵습니다.

162

그리고 불법을 수행할 여가는 다시 얻기 어렵고,

깨달은 스승님들을 만나기는 더욱 어려우며,

번뇌의 홍수 막기 어려우니,

아, 이 무슨 고통의 연속인가요?

나는 가장 가치 있는 사람이라네,

인간으로 태어난 귀중한 기회를

가장 잘 이용하는 일에 종사하고 있으니까.

- 밀라레파

163

오, 가엾어라! 이토록 지독한

고통의 홍수에 표류하면서도

자기들 자신의 비참한 처지를

깨닫지 못하고 있으니!

이 고통을 이용하여 정신적인

성장을 증진시키지 못한다면

어떻게 모든 슬픔과 맹목적인

투쟁을 극복할 수 있으랴?

- 밀라레파

164

예를 들어, 어떤 고행자들은 찬 물 속에

들어갔다가 나와서 자신을 불로

태우고 또 태워 큰 고통을 겪지만

자신들은 행복하다고 자랑스럽게 주장합니다.

165

사람들은 이렇게 살면서 자기들이

늙거나 죽지 않을 것처럼 생각하지만

염라대왕에게 잡혀 무서운 고통을 받고

견딜 수 없는 악도의 고통 속으로 던져집니다.

166

나의 공덕의 구름으로부터

줄줄 쏟아지는 행복의 비로

모든 중생들을 괴롭히는

저 고통의 불길이 꺼지게 하옵소서!

한순간 동안 공에 대해 명상하는 것이

열 겁 동안 지혜바라밀에 관한 가르침을

다른 중생들에게 설명해주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공덕을 얻는다고 합니다.

167

그리고 부지런히 공덕을 쌓고

공(空)을 깨달은 지혜를 갖춰

아집 때문에 고통 받는 모든 중생들에게

제가 공을 가르치게 하옵소서!

내게 가장 소중한 레충파야,

관념을 버리고, 모든 걸 포괄하는

공을 깨닫고, 이원성을 멸하라.

이것이 나의 마지막 유언이니라.

- 밀라레파

배고픈 사람이 음식 이름만으로

만족할 수 없고 음식을 먹어야 하듯

공을 이해하려면

그것의 정의를 알기보다

명상으로 그것을 체험해야 한다네.

- 밀라레파

                   - 샨티데바(적천 寂天) 보살. 입보리행론. 9장 지혜바라밀(초월적 지혜) 마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