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수시설 운영관리사 총 2,850명 배출
배출된 관리사 중 33%만 정수장에 근무
무면허자가 정수장과 관망 운영관리
정수장의 운영관리에 대한 전문성 강화를 위해 지난 2007년부터 실시한 정수장 운영관리사 제도가 시행 13년을 지나지만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있다.
첫 시행하던 2007년 1801명이 응시하여 29%인 531명을 합격시킨 이후 2020년 27회에서는 232명이 응시, 71명이 합격(30.6%)하여 13년 동안 총 2,850명을 배출시켰다. 하지만 2017년 환경부 자료에 의하면 전국 시·도 정수장 418곳에 배치된 정수시설운영관리사는 법정 필요인원 1332명의 61.8%에 불과한 817명만이 근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는 배출된 정수시설운영관리기사 2,433명(2017년 기준)중 33%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70%가 무면허 돌팔이 의사들이 정수장을 진단 운영하고 있어 우리나라 정수장 운영은 사고위험이 높고 사고대응력도 낮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뒷받침하고 있다.
지난해 서울시 문래동사고나 인천시 공촌정수장사고, 올해 유충사고까지 일련의 사건들은 모두 무면허 돌팔이 의술로 인해 발생된 인재라는 점에서 잘 입증되고 있다.
환경부는 최근 정수시설운영관리기사와 흡사한 방식의 상수도관망관리 강화를 위해 대행업과 관리사 제도를 신설한다는 내용의 개정안을 입법 예고한 바 있다.
지자체인 일반 수도사업자에게 관망관리 의무를 부과함으로써 전문성을 강화한다는 방향인데 관망관리기사는 지자체는 물론 신설되는 대행업에서도 채용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13년간 정수장 운영관리 기사를 배출하고서도 실제로 지자체들이 전문 인력을 활용하지 않거나 못하는 등 운영관리가 작동되지 않고 있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 상수도 관리의 단면이다.
이미 2010년에도 수자원공사에 근무했던 안효원 박사는(한국 종합 엔지니어링 사장) ‘상수도관망관리를 위해서는 수압, 유속, 수량, 수질 및 노후화 기능 열화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며 ‘노후화가 발생된 수도관에 보수, 보강, 개량사업을 통한 기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전문 인력인 관망운영관리사 도입이 시급하다.’고 말한 바 있다.
문제는 정수장 운영관리 기사나 향후 실행 예정인 관망관리 기사나 현실적으로 우리나라 인사정책과는 상당한 괴리가 있어 현재 상황에서는 제대로 활용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서울시를 비롯하여 특·광역시와 소규모 지자체들은 그 여건이 더욱 열악하고 지자체장의 특권적 인사정책으로 9급에서 6급 상당의 실무형 공무원들이 상수도 기피현상이 뚜렷한 분위기에서는 굳이 관리기사 자격증을 획득하려는 의지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어 효율성을 찾기 어렵다.
상수도에 오랜 연륜을 지닌 전문가들은 신속한 관로정보 및 운영관리데이터 부재, 제수밸브의 궤도수, 영향관로정보, 유속 등의 정보, 제수밸브의 운영정보, 단수작업의 어려움, 제수밸브 현황조사의 빈곤 등을 시급히 개선해야 할 문제점으로 지적한 바 있다. 여기에 데이터 구축을 통한 스마트 상수도사업이 급속도로 전개되는 현실에서 빅데이터 수집과 구축, 맞춤형 수돗물 관리를 위한 계량화된 관리 과학화, 원격검침 등 계량계측의 과학화와 모델링의 기능 강화 등에 필요한 스마트 상수도에 걸맞은 전문 인력도 필요하지만 이들에 대한 전문 인력 구축은 현재로는 무방비 상태이다.
즉, 상수도도 과학화와 스마트화한 시스템 구축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이를 운영 관리하는 전문가들의 확보는 과거형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서 상충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현장에서의 오랜 경험이 축적되어야 정확하고 실질적인 데이터가 구축될 수 있는데 경험자들은 퇴직을 하고 비전문가들이 자리를 메움으로써 스마트 상수도사업의 우선순위인 기초 데이터마저 신뢰성을 지닐 수 있는가이다.
환경국제전략연구소 김동환 박사는 ‘상수도는 이미 운영관리 시대로 접어들었다. 그러나 정부와 지자체는 운영관리 시대에 걸맞은 법과 제도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세계가 스마트 관리로 전환한다고 해서 기초 작업도 마무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스마트 상수도를 향해 출발선을 넘어서고 있다. 상수도가 이미 고도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관련 인력들은 아날로그에 머물고 있다. 현장감 있는 인력과 시스템 관련 인사, 데이터의 운영관리 전문 인력 등 스마트한 시스템에는 스마트한 인력이 필수적이다. 아날로그형 인사와 스마트한 인사들의 적절한 배합이 필요하고 이들이 퇴임 시까지 안정적 지위를 가지기 위한 기반 마련이 정착되어야만 선·후배 간의 긴밀한 정보교환으로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다.’라고 조언하고 있다.
13년의 연륜을 지닌 정수장 운영관리사(관리사 시험 주관은 초기 상하수도협회에서 산업인력공단이 주관)는 그동안 배출된 관리사 중 70%가 이미 고령화되었고 많은 인사들이 퇴직한 상황에서 젊은 층 수혈이 되지 않고 있는 현실은 상수도사업이 전력, 가스, 물류, 도로 등에 비해 노후도가 가장 높은 분야가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인사제도의 대대적 혁신이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환경경영 신문/박남식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