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화의 한 종류로 한문자와 그 의미를 형상화한 그림.
글자의 의미와 관계가 있는 고사나 설화 등의 내용을 대표하는 상징물을 자획(字畵) 속에 그려넣어 서체를 구성하는 그림으로 대개 병풍 그림으로 그려졌다. 18세기 후반부터 시작하여 19세기에 이르러 민화와 함께 널리 유행하였다. 민간에서는 꽃글씨라고도 하며, 한자 문화권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조형예술로서 한자의 의미와 조형성을 함께 드러내면서 조화를 이루는 그림이다. 민화에 등장하는 문자도에는 크게 세 종류가 있다. 첫째 유교적 윤리관과 삼강오륜(三綱五倫)의 사상이 반영된 효(孝)·제(悌)·충(忠)·신(信)·예(禮)·의(義)·염(廉)·치(恥) 등 여덟 글자를 희화(戱畵)하여 그린 그림으로 효제도(孝悌圖) 또는 팔자도(八字圖)라고 한다.
즉 유교의 도덕강령으로 인(仁)의 근본이며 군자가 행해야 할 행동지침인 8가지 덕목을 가리키는 글자에 이와 관련된 이야기나 동식물을 곁들인 그림을 말한다. 보통 8폭 병풍으로 만들어 집안을 장식하고 그 덕목을 되새기는 용도로 사용했다. 둘째 용(龍)·호(虎)·구(龜) 등의 글자를 이용한 수호적 상징문자도로, 고대 사신 사상과 애니미즘, 풍수사상을 반영한 그림이다. 이는 풍요·복·장수 등 현세의 평안을 희망하는 그림이다.
셋째 부귀(富貴)·수복강녕(壽福康寧)·다남(多男) 등의 글자를 이용한 길상 문자도로 염원이나 꿈 등을 획이나 글씨로 표현하여 현세의 행복, 장수, 안락을 희망하는 그림이다. 특히 수와 복자를 가장 많이 사용했다. 주로 각종 생활 용품의 문양으로 사용되었는데, 부엌과 안방에 많이 쓰여 생명과 생활에 꼭 필요한 글자로 인식했다. 그밖에도 구름과 용으로 꾸민 운룡문자도(雲龍文字圖)와 바람과 호랑이로 꾸민 풍호문자도(風虎文字圖), 용·잉어·새우·대합 등으로 꾸며 어변성룡(魚變成龍)과 하합상하(蝦蛤相賀)의 뜻을 나타낸 충자도(忠字圖) 등이 있다.
문자도는 궁중의 장식문양뿐만 아니라 불교나 도교의 장식문양과 일반서민들의 일상생활에 사용하던 문양들을 회화적인 차원으로 끌어올려 당대 회화 발전에도 큰 역할을 했다. 제작기법으로는 붓을 사용하는 것 외에도 가죽붓을 재빨리 구사하는 혁필화(革筆畵) 기법, 인두를 불에 지져서 그리는 낙화(烙畵) 기법이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회화성이 더 강조되기도 했는데 글자의 의미보다 도안적인 장식성에 치중하여 때로 문자의 형태가 무시된 상태로 그려지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오늘날까지도 문자도의 생산은 계속되며, 사회변화에 따라 혁필화로 형식이 변화되어 이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