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태어난 구리시 한강유채꽃축제 방문객이 올해만 대략 2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러한 통계는 지역축제로서 특기할 만한 일일뿐 아니라 구리시 발전방향에 확실한 모티브를 제공하는 일로 시 정책에 반영되어야 함은 물론 이를 적극 육성시켜야 한다고 본다. 이번 구리시 한강유채꽃축제를 통해 시가 벌이는 축제의 성과와 발전가능성을 점검해본다.
△지역축제 방문객 3700만명
방문객 20만명, 축제비용 5000만원, 축제수입 1400만원. 2007년 구리시 한강유채꽃축제의 성적표다.
현재 전국 각 지자체가 벌이는 지역축제 숫자는 무려 1176개나 된다. 금년 문화관광부 집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지역축제 방문객 총수는 3700만명이나 된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한 달 평균 100여개 자치단체에서 축제가 벌어지고 있다. 가히 ‘축제공화국’이라 할 만큼 이곳저곳에서 축제가 열리고 있다.
△4만평 유채꽃밭 관람객 인기
문광부는 지역축제 중 소위 ‘명품축제’를 개최하는 지자체 33곳을 선정, 연간 35억원 정도를 지원하고 있다.
구리시는 코스모스축제가 경기도 지정 축제로 등록되었을 정도다. 경기도는 축제지원금이 한 푼도 없다. 그만큼 중앙정부에서 인정받는 축제가 드물다는 것이다.
또한 각 지역축제들이 봄, 가을에 집중돼 있어 봇물 터지듯 열리기 때문에 대개의 경우 도토리 키 재기 식의 축제도 적지 않다.
그중 한강유채꽃축제는 조금 단조로운 축제상품인데도 불구하고 방문객이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한강과 면한 총 4만평에 이르는 유채꽃 현장은 말 그대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축제기간 거주민보다 외지 방문객들이 훨씬 많아서 지역축제로서 성공가능성을 유감없이 보여준 축제였다. 특히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관람객이 적지 않아 잘만하면 명품축제로서 성장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지역축제 중 성공사례로 꼽히는 전남 함평 나비축제의 경우, 2000년 5월 축제가 시작되면서 방문객이 무려 60만명을 웃돌았다. 1500만평의 광활한 땅에 유채꽃과 자운영을 심어놓았으니 장관을 이룰 수밖에 없다.
거기에 비해 4만평의 유채꽃밭은 조족지혈과 같지만 방문객을 단순 비교해도 함평 나비축제와 크게 뒤질 것이 없다.
△‘축제의 경제학’ 도입 필요
축제를 성공시킨 지자체는 자신들이 벌이는 축제와 관련 홈페이지를 구축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구리시는 아직 유채꽃이나 코스모스축제와 관련한 홈페이지가 준비돼 있지 않다. 시의 입장을 보면 구슬은 서 말인데 그 구슬을 꿰어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현재 전국 꽃 축제는 크게 나뉘어 진해 벚꽃을 비롯 경주보문 꽃 단지, 지리산 산수유꽃, 해남 동백꽃 등으로 대별하고 있다. 이 지역들은 인터넷 여행회사들의 관광일정에 들어 있는 꽃 축제들이다.
하지만 구리시는 아직 그런 세세한 곳까지 생각하지 못하고 있어 아쉽기만 하다. 구리시의 봄, 가을 꽃 축제는 유채꽃과 코스모스의 단조로운 볼거리지만 엄청난 방문객을 유인해내고 있다. 이는 경이로울 정도다. 물론 수도권이어서 접근성이 용이한 점이 강점이다.
잘만하면 대박을 낼 수도 있다는 말이다. 타 자치단체에 비해 탁월한 입지조건임에도 연례행사로만 끝내는 것 같아 다소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또 축제비용에 비해 입장수입이 미미하다. 수익사업이래야 주차요금과 특산물 판매 정도다. 몰려든 방문객들에 비해서 ‘축제의 경제학’이 필요한 부분이다.
함평의 경우, 축제기간이 상황에 따라 다르게 운용되고 있다. 나비생태관을 운영해 입장수입으로 벌어들이는 수입도 수억원이나 된다. 입장요금도 2006년 기준 성인 7000원하던 것을 금년에는 5000원으로 대폭 낮추었다. 그뿐 아니라 지역특산물을 다양하게 구비, 판매하는 등 축제를 통해서 지역경제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축제 전담부서 신설 급선무
구리시는 유채꽃축제와 코스모스축제, 동구릉과 고구려테마단지, 농수산물도매시장을 연계 사계절 관광을 전담하는 부서를 신설해 이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에 임해야 한다.
최근 홍보 기법 가운데 UCC를 통한 ‘입소문 마케팅’이 홍보 트랜드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보는 것도 권장할 만한 방법이다.
세계는 물론 전국 각 사이트를 활용하는 적극적인 홍보 전략도 필요하다. 함평의 경우, 축제 후원기관이 환경부, 산자부, 전라남도, 교육청, 관광공사, 문화예술진흥원, 과학기술부, 민간회사인 BC카드, KB카드, 롯데카드, 삼성카드 등이다.
구리시도 이 같은 사안을 검토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현재 전국 축제 중 수익을 내는 자치단체는 10%를 밑돌고 있는 실정이다. 구리시는 수익을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 수도권이라는 입지조건은 타 지방자치단체로서는 매우 부러울 수밖에 없다.
유채꽃과 코스모스만으로도 안된다. 향후 축제시에는 농수산물도매시장 활용방안을 적극적으로 강구해야 한다. 한강수계인만큼 환경부와 협의해서 이를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최근 구리시목공예협회가 구성됐다. 20여명이 넘는 목공예 장인들을 활용 축제 캐릭터 상품을 개발하는 것도 그 방안 가운데로 들어가야 할 것이다. 먹골배를 냉장보관했다가 축제기간 동안 판매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소 쌩뚱 맞은 방법이 될 수 있을지 몰라도 한강둔치에서 매주 상설 소싸움 판을 열었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물론 경마장 운영과 비슷한 접근방식으로 말이다.
이 방안은 구리시의회 모 의원이 기자에게 내놓은 아이디어 중 하나인데, 조금 생경스러운 말 같지만 수도권이라는 훌륭한 입지조건을 잘만 이용한다면 그리 어려운 일만은 아닐 듯하다.
현재 소싸움의 본거지라고 하는 영남지역의 소싸움 판은 계절축제에 그치는 단점이 있다. 지금 우리나라는 주5일제를 시행하고 있는 만큼 매 주말에 벌어지는 상설 소싸움 판은 훌륭한 레포츠로서 손색이 없다고 보여진다. 고려해볼 만한 콘텐츠라는 생각이다.
본 기자는 얼마 전부터 이에 대한 관심을 갖고 관련 자료를 수집 중에 있는데, 잘하면 꽤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무튼 이번 구리시 한강유채꽃축제를 통해 산업축제로서 가능성은 열어놓은 셈이다.
이제 지혜롭게 그 수확물을 거두는 일만 남았다. 그러려면 앞서 지적한대로 각 콘텐츠끼리 연계시켜야 소위 명품축제산업으로 진화할 수 있다.
△콘텐츠 미비, 교통혼잡 ‘숙제’
구리시는 ABC 운동을 비롯한 각기 축제들을 원스톱으로 관장하는 부서 신설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현재 각 해당부서 팀장들이 이 업무를 맡고 있는데, 그리 효율적이지 못하다.
비록 작더라도 주 업무만 전담하는 팀을 구성, 축제에 대한 콘텐츠 발굴이나 개발은 물론 이에 대한 홍보를 전담케 함으로써 그 효율성을 극대화해야 한다.
현재 몇몇 지역축제는 짝퉁축제를 벗어나지 못하는 수준에 있다. 구리시의 경우, 2003년 첫 축제가 열린 이래 불과 수년 안에 이처럼 괄목할 만한 축제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할 만하다.
하지만 돈 많이 들여서 잔치를 벌여놓고 돌아오는 수입이 없으면 그것은 낭비성 축제에 다름 아니다. 물론 주민화합이라는 대전제가 있긴 하지만 거기에 수익까지 덧붙여진다면 더욱 좋은 일이다.
이번 축제에서 드러난 진출입로 부족으로 인한 교통혼잡과 대중교통수단과의 연계성 등은 하루빨리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지역축제가 성공하려면 지역주민이 먼저 즐기는 축제가 되어야 한다”는 명구처럼 한강유채꽃축제가 시민들이 즐길 뿐 아니라 효자노릇까지 할 날이 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