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를 하다가 심하게 피로를 느낄 때 잠시 손에서 책을 놓고 음악을 듣는 학생이 많다. 이렇게 다른 일을 하면서 동시에 듣는 음악을 배경에 흐르게 한다고 해서 배경음악이라고 부른다. 그런데 공부를 하거나 책을 읽으면서 음악을 듣다가 어른들에게 걱정을 듣는 경우가 종종 있다. 동시에 두 가지 일을 하면 집중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충분히 설득력 있는 이야기이지만, 클래식 음악을 배경음악으로 듣는 경우에는 사정이 다르다. 왜 그럴까? 책 읽기, 공부, 글쓰기, 서류를 다루는 업무는 모두 왼쪽 뇌를 주로 사용하게 되는 활동들이다. 이럴 때 클래식 음악을 듣게 되면 오른쪽 뇌도 함께 활동하게 된다. 그리고 오른쪽 뇌를 자극하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과열된 왼쪽 뇌가 휴식을 취하게 된다. 그렇다고 모든 클래식 음악이 배경음악으로 적합한 것은 아니다. 배경음악으로 좋은 클래식 음악은 몇 가지 조건에 맞아야 한다. 첫째, 음악과 음색, 그리고 리듬의 변화가 적은 곡이 좋다. 격렬한 변화 없이 부드럽게 흘러가는 곡이 좋은 것이다. 변화가 너무 심하면 왼쪽 뇌의 활동이 때때로 방해 받을 수가 있다. 둘째, 깊이 생각해서 듣지 않으면 느끼지 못할 정도의 음량을 가진 것이 좋다. 물론 몸과 마음이 조화가 맞지 않아 초조하며 전혀 집중이 되지 않은 상태일 때는 이러한 곡들조차 귀찮게 느껴질 수 있다. 이럴 때는 하던 일에서 손을 놓고 배경음악도 조금 더 이미지가 강하게 떠오르는 곡으로 바꾸어 듣는 등 적극적인 대처를 할 필요가 없다. 이러저러한 특정 목적을 위해서 음악을 들을 때,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찾아 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아무리 배경음악으로 좋다고 알려져 있다 해도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효과가 없기 때문이다. 그러면 공부할 때나 책을 읽을 때 도움이 되는 곡을 알아 보자. 공부할 때와 책을 읽을 때는 낮은 소리를 지닌 음악이 좋다. 우리 귀는 높은 소리에는 민감하게 반응하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변화가 적은 곡으로 헨델의 <수상 음악>,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 <브란덴부르크 협주곡>, <쳄발로 협주곡> 등이 있다. 또 파헬벨의 <캐논>이나 알비노니의 <아다지오>와 같은 곡도 좋다. 어느 정도 환상적인 분위기를 띠고 있으면서, 오른쪽 뇌를 자극하는 음악이 필요할 때는 윌리엄스의 <그린슬리브스에 의한 환상곡>과 이바노비치의 왈츠곡 <도나우 강의 잔 물결>, 시벨리우스의 <슬픈 왈츠>, 드뷔시의 <헝가리 전원 환상곡> 등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