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티아고를 걷고 싶은 분들에게 산티아고 대서양 바닷길을 추천합니다.
성 야보고의 유골이 있다는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 성지까지 가는 길은 많습니다.
생장피에드포르에서 시작하는 ‘프랑스길’이 가장 유명한 산티아고 길입니다.
산티아고를 방문하는 순례자의 90% 이상이 그 길을 선택한다는군요.
그럼에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
그 ‘프랑스길’처럼 830km 대서양 바닷길로 이어지는 ‘북쪽길’도 있답니다.
이번 가을에 전체구간을 완주하면서 많은 정보를 구할 수 있었어요.
만약 산티아고를 꿈꾸는 분이 계신다면 북쪽길도 적극 추천합니다.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여러 내용을 공유하도록 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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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티아고 북쪽길, 일명 산티아고 대서양 바닷길입니다. 대서양 바닷가 가을 경치를 둘러보며 걷는 길이죠.
터키 항공을 이용했기에, 이스탄불을 경유하여 비행기를 한번 갈아 탔습니다.
총 10명의 순례단원들이 함께 출발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런저런 이유로 수마야 마을에서 해산하여 각자의 여행을 하게 되었죠.
우린 이곳 이룬에서 '카미노친구들 협회'가 운영하는 알베르게에서 '크리덴시알' 이라고 하는 순례자 증명서를 발급받았습니다. 그것으로 매일같이 알베르게에 도착할 때마다 도장을 찍어야 합니다. 그래서 결국 완주를 하고 난 후에,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에 도착하면 우리와 같은 순례자들에게 완주중명서를 발급해 준답니다.
프랑스여행을 마치고, 우리는 TGV기차를 타고, 프랑스 국경을 넘어 스페인 이룬역에 도착하였습니다. 5명씩 나누어져서 앉게 되는 바람에, 우리는 내릴때까지 서로 만나지 못했답니다. 저녁 5시반경 이룬역에 한팀은 잘 내렸는데, 제가 속해 있던 다른 팀은 그 이전 역에 내리는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답니다. 산티아고 순례가 시작되기 전날 밤부터 중대 사건이 발생했던 것이죠. 한시간을 지체하다가 결국 이산상봉 재회한 후, 부랴부랴 찾아들어간 알베르게 숙소 내부 전경. 가장 시설이 낙후된 곳에 들어가게 되었답니다. 지하실을 개조해서 저희와 같은 순례자들에게 제공되는 숙소였죠.
바다와 만나는 강하구 둑을 돌아 내륙으로 이어지면서 본격적인 순례가 시작되었습니다. 산티아고 대서양 바닷길 825km의 초입입니다.
우리는 하이스키벨 산을 넘어 바다로 향하는 언덕을 계속 걸었습니다. 첫 날임에도 좀 무리했는지 모두가 지쳐 보였습니다.
5시간여 산행을 하고 나니 항구를 낀 이 마을에 도착했어요. 점심도 제때 못먹고 지나는 바람에 모두가 힘겨워 했답니다.
이곳에서는 1인당 0.7유로를 지불하고 배를 타야 합니다. 그래야 건너편 보이는 항구로 넘어갈 수 있게 되어 있답니다. 첫날부터 우리는 배를 탔죠. 약 3분정도면 건널수 있습니다. 통통배는 그렇게 한대가 오가면 사람들과 자전거 순례자들을 실어나르고 있었습니다.
이정표가 해안길을 따라가게 되어 있었기에, 우리는 시내의 좋은 숙소를 포기해야 했습니다. 애초 계획으로는 점심을 먹고 가려했는데 물가도 비쌋고, 먹을 곳도 변변치 않아 굶게 된 것이죠.
결국, 해안 절경을 감상하며 다시 산을 올랐습니다. 무릎이 좋지 않은 참가자 몇 분들이 당혹스러워 했습니다. 급경사로 이르는 해안절벽을 가는 난코스였습니다.
그래도 이 아름다운 풍경앞에서 쉬엄쉬엄 지친 내색 않고 열심히 걸었죠.
결국 우리는 아주 아담하고 시설좋은 알베르게를 발견해서 이른 오후(15시경)에 하루 일정을 끊고, 마무리 하기로 하였답니다. 이곳은 도네이션으로 운영되는 숙소이며, 유기농 베지테리언 식당을 운영하고 잇는 곳이랍니다. 밥값도 도네이션 기부제입니다. 숙식 모두 형편껏 내고 나올 수 있는 곳이며, 주인장과 스텝들이 너무 친절하고 맑은 기운의 얼굴 표정에서 얼마나 따뜻한 분들이란걸 느낄수 있었습니다. 누군가라도 산티아고 북쪽길을 가고자 한다면 이곳 숙소를 추천합니다. 이 주인장은 가족들과 직원들이 힘을 모아 새벽부터 빵을 만들어 근처 도심의 '산세바스티인'으로 매일같이 빵을 배달하며 주문판매를 하고 있었습니다. 우리와 같은 순례자들을 위해 캠핑장도 운영하고, 숙식도 제공해 주면서 살고 있었죠. 신선하고 깨끗한 유기농 채식주의자들이 운영하는 공간이라고 음식도 아주 깔끔하게 잘 나왔습니다.
참 맑은 분들이예요. 저 분들의 보살핌으로 하루 밤 잘 쉬었다 갑니다.
다음 날 우리는 숙소에서 나와 산세바스티안 바닷가에 이르렀습니다. 그곳에서 식량을 보충하고, 순례단원들 간에 음식을 나눈 후에 다시 길을 나섰죠.
지나는 길에 크리덴시알 순례자 여권에 도장을 찍을 수 있도록 길가에 비치해 둔 것을 보았습니다. 세번째 찍는 도장입니다.
열심히 걸어서 우리는 사라우츠 해변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사라우츠의 넓은 해변에서는 파도타기를 위한 서핑 맴버들이 파도속에 잠기는 모습들이 목격할 수 있는 곳입니다. 드 넓은 해역에서 개미때처럼 줄줄이 보이는 해변가 풍경이 이채로웠고 부럽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기회되면 꼭 윈드서핑에 도전해 보아야 겠다는 소망을 잠시 품었답니다.... 대여료가 20유로라고 했으니..부담도 적었습니다.
그럼에도 우리의 주 목적은 산티아고 순례였기에 다시 아쉬움을 뒤로 하고 걸었습니다. 례
헤타리아, 또는 게타리아 (getaria) 라는 해변 언덕의 마을에 있는 공립 알베르게 숙소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우리는 수마야 또는 주마이야(zumaia) 라고 발음하는 도심지에 도착했습니다. 산티아고 대서양 바닷길 코스를 따라 걷는 순례길이기에 해변에 위치한 도심지를 계속 만나게 됩니다. 아름다운 수마야의 밤풍경입니다.
수마야의 밤풍경입니다. 저녁마다 골목골목 축제처럼 카페테리아나 레스토랑에 사람들이 모여 맥주 한잔하며 북적북적거리는 곳입니다. 높은 언덕의 성당이 중세기의 그 모습 그대로 이 마을의 수호신처럼 우뚝 서 있는 모습이 장관입니다.
우리 순례단은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이곳 수마야까지만 함께 하고 각자 원하는 방식과 체력에 맞추어 순례를 이어가기로 하고 다음날 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