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원약허(贈元若虛)-홍대용(洪大容)
원약허에게 드립니다-홍대용(洪大容)
愛君蘭蕙姿(애군란혜자) : 그대의 향기로운 인품을 사랑하오 早悅山水音(조열산수음) : 젊어서부터 자연의 소리를 좋아했지 文心述家訓(문심술가훈) : 아름다운 마음씨 가정 교육 말하고 眞意見疏襟(진의견소금) : 진실한 뜻은 넓은 흉금을 보여주네 長揖桃李谿(장읍도리계) : 벼슬길은 끝내 사양하고 振衣桑柘林(진의상자림) : 떨치고 시골로 돌아가는구나 海國饒甘旨(해국요감지) : 섬에느 맛있는 산물도 많아 稻蟹秋已深(도해추이심) : 익은 벼, 살찐 개, 가을도 깊었으리 暖室當狐白(난실당호백) : 따뜻한 방은 비싼 옷 입은 듯 牙籤抵南金(아첨저남금) : 지혜의 말씀은 돈보다 좋을 것이네만 而余尙世情(이여상세정) : 나는 오히려 세상 인정에 얽혀 塵網日相侵(진망일상침) : 세속의 그물이 날마다 침범한다네 湛湛繁露色(담담번로색) : 촉촉한 이슬빛에 마음은 고달퍼고 惻惻寒螿吟(측측한장음) : 찌르륵 쓰르라미 소리 가을을 알리네 悲秋又送歸(비추우송귀) : 서글픈 가을에 또 그대를 보내려니 憂端齊嶔岑(우단제금잠) : 근심스런 마음은 산더미 같구나 贈言無佳句(증언무가구) : 이별의 말 해주려니 좋은 글귀 하나 없으니 何以慰君心(하이위군심) : 무엇으로 그대 마음 위로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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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엄철교성3(寄嚴鐵橋誠3)-홍대용(洪大容) 철교 엄성에게 부림-홍대용(洪大容)
悠悠積雨霽(유유적우제) : 조금씩 장마비 걷히고 爽氣濯炎燠(상기탁염욱) : 시원한 기운 더위를 씻어낸다 月生羣動息(월생군동식) : 달 떠니 모든 생물 조용하고 天地淨加掃(천지정가소) : 천지는 비로 쓴 듯 깨끗하다 林園響虛籟(림원향허뢰) : 동산 수풀엔 바람 소리 일고 淸露結幽草(청로결유초) : 깊숙한 풀섶엔 맑은 이슬 맺힌다 宴坐且忘言(연좌차망언) : 편안히 앉으니 할 말도 잊어 披襟息煩惱(피금식번뇌) : 옷깃 풀어헤치니 번뇌가 사라진다 此中有深省(차중유심성) : 이 속에 깊은 깨달음 있건만 眞意誰共討(진의수공토) : 참 뜻을 함께할 사람 그 누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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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엄철교성2(寄嚴鐵橋誠2)-홍대용(洪大容) 철교 엄성에게 부림-홍대용(洪大容)
宴坐息機事(연좌식기사) : 몇 가지 일 그치고 편안히 앉으니 悠然心自閑(유연심자한) : 편한하여 마음이 저절로 한가롭구나 浮雲任舒卷(부운임서권) : 뜬 구름은 마음대로 퍼졌다가 걷히고 飛鳥亦往還(비조역왕환) : 나는 새도 갔다가는 되돌아오는구나 形神雙寂寞(형신쌍적막) : 몸과 마음 모두거 적막하니 萬象有無間(만상유무간) : 만물은 이 시간 본질에 놀고 있구나 筋骸各安宅(근해각안댁) : 힘줄과 뼈가 다 제대로 편안하다면 淑氣登容顔(숙기등용안) : 맑은 기운 얼굴빛에 나타날 것이라 苟能存此境(구능존차경) : 진실로 이런 심경 간직할 수 있다면 至道可躋攀(지도가제반) : 지극한 도에 오를 수 있을 것이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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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엄철교성1(寄嚴鐵橋誠1)-홍대용(洪大容) 철교 엄성에게 부림-홍대용(洪大容)
踈雨響庭梧(소우향정오) : 성긴 비는 뜰 앞 오동나무 울리고 高齋生夕凉(고재생석량) : 높고 큰 집에 서늘한 기운 감도네 古鼎香煙歇(고정향연헐) : 묵은 화로에 향불 다 꺼지니 淸琴自橫床(청금자횡상) : 거문고 절로 상에 놓았구나 炎署忽己徂(염서홀기조) : 불같은 더위 홀연 가버리고 時物增感傷(시물증감상) : 세월 갈수록 더욱 느꺼워진다 沈吟不能寐(침음불능매) : 생각에 잠겨서 잠도 오지 않고 悠悠思遠方(유유사원방) : 아득히 멀리 있는 친구가 생각나네 洪濤隔滄海(홍도격창해) : 큰 물결에 바다가 막혔으니 萬里空相望(만리공상망) : 만리 밖에서 부질없이 바라만 본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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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우인귀향(贈友人歸鄕)-홍대용(洪大容) 친구의 귀향에 주다-홍대용(洪大容)
知君非長往(지군비장왕) : 그대 오랫동안 숨어있진 않을 것이니 奇跡同陽鳥(기적동양조) : 기이한 그대 자취 기러기와 같구려 阿閣思鳳擧(아각사봉거) : 조정에서는 봉황의 움직임 생각하고 澤梁戒雉鷕(택량계치요) : 어촌에서는 꿩의 울음을 경계하노라 矰繳不敢施(증격불감시) : 주살과 그물 감히 칠 수 없으니 逸翮振空杳(일핵진공묘) : 날개 활짝 펴고 아득히 창공에 떨쳐라 永言保貞信(영언보정신) : 진리의 말은 곧음과 믿음의 보전 有如江月皎(유여강월교) : 강가의 달빛처럼 밝음을 가져야 하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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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회원인(有懷遠人)-홍대용(洪大容) 멀리 있는 친구를 생각하며-홍대용(洪大容)
皓天久溟漠(호천구명막) : 하늘이 오래 깜깜하더니 黑月迷中原(흑월미중원) : 중원에는 검은 달빛 희미하오 矯矯二三子(교교이삼자) : 씩씩한 두세 친구들 華冑有賢孫(화주유현손) : 명문 가문에 어진 자손이었오 儒林旣鳳擧(유림기봉거) : 유림에서 이미 봉황처럼 날리고 藝苑亦鴻軒(예원역홍헌) : 예원에서도 기러기처럼 휘날렸다오 天地大父母(천지대부모) : 천지는 큰 부모이고 四海同弟昆(사해동제곤) : 사해는 한 형제로다 一樽乾淨地(일준건정지) : 깨끗한 땅에서 술 나눌 때 脉脉已忘言(맥맥이망언) : 맥맥히 흐르는 정 이미 말을 잊었다 東來歲月深(동래세월심) : 돌아온지 세월 이미 묵어 天涯各翩翻(천애각편번) : 만 리 밖에서 서로 무엇들 하는지 孤懷無與語(고회무여어) : 외로운 회포 나눌 이 없어 十年杜余門(십년두여문) : 두문불출 한지 이미 10년이라오 鼎香燒不盡(정향소불진) : 태우는 향내는 삭아지지 않는데 鑪酒爲誰溫(로주위수온) : 누구를 위해서 따뜻이 술을 데우리 靑眼爲子開(청안위자개) : 푸른 눈동자 그대 위해 떠본다 大燭張黃昏(대촉장황혼) : 큰 촛불 켜서 황혼을 밝히고 高談半江左(고담반강좌) : 고담준론하는 자 강좌에 반이라오 意氣窄乾坤(의기착건곤) : 높은 의기는 천지를 좁히고 峩洋出新聲(아양출신성) : 새로 작곡한 거문고 한 곡조가 大招吳山魂(대초오산혼) : 크게 오나라 산의 혼을 부른다오 眞意少人知(진의소인지) : 이 참 뜻 아는 이 적으니 知音惟前村(지음유전촌) : 알아주는 자 오직 앞마을에 있었네 多言有衆猜(다언유중시) : 말이란 많으면 사람들 시기하니 請君且心存(청군차심존) : 그대에게 청하노니, 마음에 간직하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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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도산해관등망해정유회전당제인(回到山海關登望海亭有懷錢塘諸人)-홍대용(洪大容) 산해관에 와서 망해정에 올라 전당 몇 사람을 생각하며-홍대용(洪大容)
紅羅景員三萬里(홍라경원삼만리) : 넓은 홍라 강산 3만 리 黃河消息五百年(황하소식오백년) : 황하수 소식 5백 년이로다 一泓東海小如杯(일홍동해소여배) : 한 모퉁이 동해는 술잔처럼 작은데 漆室何人涕泗漣(칠실하인체사련) : 칠실에서 어떤 사람 눈물 흘리나 終歲百畝吾輩憂(종세백무오배우) : 한 평생 사는 일은 우리들 걱정 且樂歌笑春酒筵(차악가소춘주연) : 노래와 웃음으로 봄 술잔치 즐겨보자 儒林述作非我事(유림술작비아사) : 학자의 저술은 내 할 일이 아니고 帝室衰旺付英賢(제실쇠왕부영현) : 왕실의 흥망성쇠 어진 이에게 맡긴다 眼前身家康濟術(안전신가강제술) : 눈앞의 몸과 집안 편안할 방법으로 願得良友加策鞭(원득량우가책편) : 좋은 친구 얻어서 사귀는 것 바란다오 分外妄想終無益(분외망상종무익) : 분수 밖의 망상은 끝내 유익하지 못해 誰見凡骨能成仙(수견범골능성선) : 범골이 신선됨을 그 누가 보았느냐 但將實心做實事(단장실심주실사) : 다만 참된 마음으로 생활 일을 행하면서 道義門中度此身(도의문중도차신) : 도의의 안에서 이 몸을 살피리라 長笑一聲乘化去(장소일성승화거) : 긴 웃음 한 소리에 변화 따라 가버리니 古來寧沒有幾人(고래녕몰유기인) : 옛부터 평안히 죽은 사람 얼마나 되던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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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금척리안산정부국(與金戚履安山亭賦菊)-홍대용(洪大容) 친척인 김이안과 산정에서 국화를 노래하다-홍대용(洪大容)
寥落東籬下(요락동리하) : 쓸쓸한 동쪽 울타리 밑 黃花發幽香(황화발유향) : 국화꽃 만발하여 향기롭구나 林園日蕭索(림원일소색) : 뜰 숲엔 가을 햇빛 쓸쓸한데 爛然獨成章(란연독성장) : 찬란하게 외로이 멋을 이루었다 蕪沒荒草間(무몰황초간) : 황폐한 풀 속에 묻히어 棄置足悲傷(기치족비상) : 버려둔 것이 정말 가슴아파라 榮枯各有時(영고각유시) : 성함과 쇠함이 각가 때가 있나니 天運豈渺茫(천운기묘망) : 천운이 어찌 그렇게 묘망한가 病餘成宴坐(병여성연좌) : 병 앓던 끝에 모임 가지니 茶湯勝酒盃(다탕승주배) : 끊인 차맛 술맛보다 낫구나 灑落明月光(쇄락명월광) : 상쾌하여라, 밝은 달빛 眞率故人來(진솔고인래) : 참되고 솔직한 옛 친구 오니 幽香時入戶(유향시입호) : 그윽한 향기 때로 문 안에 든다 小庭叢菊開(소정총국개) : 좁은 뜰의 국화가 핀 때문이지 修飾恥虛譽(수식치허예) : 수식하는 일은 헛된 명예 부끄러워 狂笑亦快哉(광소역쾌재) : 미친듯 웃는 것이 또한 장쾌하리라 何當一樽酒(하당일준주) : 어찌 꼭 한 동이 술을 가지고 提携上高臺(제휴상고대) : 벗과 함께 높은 누각에 올라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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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신념재부증박연암지원(與申念齋賦贈朴燕巖趾源)-홍대용(洪大容) 신염재와 같이 지어서 박연암 지원에게 주다-홍대용(洪大容)
原隰饒黍稻(원습요서도) : 들판에 기장과 벼 풍년이고 邊圉息戰爭(변어식전쟁) : 변방엔 전쟁이 끝났는가 하오 喬木有餘蔭(교목유여음) : 키 큰 나무에는 남은 소리 짙어 있고 丹帷列俊英(단유렬준영) : 단유에는 뛰어난 선비 줄지어 앉았오 四民各有業(사민각유업) : 사농공상 백성들 모두 직업을 가졌으니 王化日淸明(왕화일청명) : 왕의 교화가 나날이 말고 밝아진다오 ꝯꝯ側陋子(쇄쇄측루자) : 자질구레하고 미천한 자까지도 慚愧停筆耕(참괴정필경) : 붓을 팽개치고는 것 부끄러워하오 守分以全身(수분이전신) : 분수 지켜서 몸 온전히 하여 邱壑寄餘生(구학기여생) : 산골에서 여생을 마치자오 安危稷契在(안위직계재) : 나라의 안위에 직설같은 신하가 있는데 豈敢忘周京(기감망주경) : 어찌 감히 주나라 서울을을 잊겠소 飽暖思恩澤(포난사은택) : 배불리 먹고 따스하게 입으며 임금 은택 바라고 嘯歌頌昇平(소가송승평) : 휘파람 불고 노래하며 태평성세나 송축하네 素乏經濟姿(소핍경제자) : 본래 경제의 토대가 결핍되어 匪擬高尙情(비의고상정) : 고상한 뜻 가지려고 하지 않았소 雨露雖均布(우로수균포) : 비와 이슬의 혜택 고르게 편다 하여도 梧棘異枯榮(오극이고영) : 오동나무와 가시나무는 영고성쇠 다르다오 但願隆皇道(단원륭황도) : 다만 내 소원은 황도가 융성하여 唐虞同弟兄(당우동제형) : 요임금 순임금이 세운 당과 우와 견주었으면 長從由光蹟(장종유광적) : 허유ㆍ무광의 자취 쫓아서 終偸逸民名(종투일민명) : 마침내 일민의 이름 훔치려 한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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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신념재선직운(次申念齋先直韻)-홍대용(洪大容) 신염재 선직의 시를 차운하다 -홍대용(洪大容)
愛君寡世情(애군과세정) : 사랑스러워라, 그대의 속기 적음이여 動息皆眞機(동식개진기) : 움직이고 쉼이 모두다 자연이로구나 許心無長少(허심무장소) : 노소를 구별 않고 마음을 주고 縱談忘是非(종담망시비) : 시비를 잊고 자유스럽게 말을 나누네 奇氣已蓋世(기기이개세) : 기이한 기개는 이미 세상을 덮였고 靈襟亦炳幾(령금역병기) : 신령한 흉금은 또한 마음을 밝히는 구나 情至望故深(정지망고심) : 뜻이 지극하니 소망이 더욱 깊고 交誡爛同歸(교계란동귀) : 벗들의 경계를 받아 같은 길 밟노메라 君看古賢達(군간고현달) : 그대는 옛 어진 자를 살펴 통달하니 積學彌四圍(적학미사위) : 쌓이는 학문이 사방에 가득 차는구나 躋攀有塗轍(제반유도철) : 붙잡고 올라가는 길이 있으니 磨礪視弦韋(마려시현위) : 현위를 보아서 갈고 닦아야지 玄髮未老大(현발미로대) : 검은 머리 아직 늙지 않았으니 晼晩非所唏(원만비소희) : 시기가 늦음은 슬퍼함은 옳지 않도다 努力事詩書(노력사시서) : 힘껏 노력하여 시서를 일삼아 勿復歎心違(물부탄심위) : 마음에 어긋남을 다시 탄식 말게나 毋岳山高江水長(무악산고강수장) : 무악산은 높고 강물은 긴데 秋風落木漢陽城(추풍락목한양성) : 가을바람에 한양성에 낙엽이 진다 城南居士心不樂(성남거사심불악) : 성 남쪽 거사눈 마음 언짢아 布衣素帶吟且行(포의소대음차행) : 베옷을 걸치고 읊조리며 돌아다닌다 一春壺中白日長(일춘호중백일장) : 한 병의 술 속에 봄날 해는 더디 지고 象外神交麯先生(상외신교국선생) : 세속 밖의 사귐은 오직 술이로구나 俯臨寰宇仰天笑(부림환우앙천소) : 우주를 굽어보고 하늘 우러러 크게 웃노니 紫電靑霞作性情(자전청하작성정) : 붉은 번개 푸른 노을이 나의 성정이로다 蟪蛄啾啾鳴聲悲(혜고추추명성비) : 쓰르라미 찌르륵 우는 소리 서글퍼라 冷眼書林月朝評(랭안서림월조평) : 맹정한 서림의 월조평 인물평이 듣기 싫어 壯氣直欲凌神州(장기직욕릉신주) : 늠름한 기개로 신주로 나아가서 長驅滿洲尊皇明(장구만주존황명) : 만주를 몰아내고 황명을 높여 보리라 尙憶燕城春樹裏(상억연성춘수리) : 옛날 연성의 봄날 나무숲 속을 기억하니 道傍雙闕猶崢嶸(도방쌍궐유쟁영) : 길가의 쌍궐은 나무숲 우거졌도다 漏天風雨日漂搖(루천풍우일표요) : 흐린 하늘에 비바람 밝은 해는 쫓겨 흘러가는데 子有赤手能雙擎(자유적수능쌍경) : 자네가 맨손으로 떠받칠 수 있겠는가 讀子之詩灰我心(독자지시회아심) : 자네의 시 읽고 나의 마음 넓혔으니 且將與子斟兕觥(차장여자짐시굉) : 장차 자네와 함께 술이나 마시고 싶다네 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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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차참판종숙부운여제종공부(謹次叅判從叔父韻與諸從共賦)-홍대용(洪大容) 삼가 참판 종숙부의 운을 따서 여러 종반(從班)과 함께-홍대용(洪大容)
我生幸圓臚(아생행원려) : 나는 다행히 사람으로 태어나 燦然涵天衷(찬연함천충) : 환하게 본 마음 흉중에 간직하였다 玄聖肇垂法(현성조수법) : 공자는 비로소 법을 드리우고 晦父繼牖蒙(회부계유몽) : 주자는 이어받아 어두움을 깨치셨도다 丈夫四方志(장부사방지) : 천하에 뜻을 세운 장부라면 寧復戀閨櫳(녕부련규롱) : 어찌 다시 안방의 생각 못 잊으리오 欲建天地化(욕건천지화) : 천지의 조화를 세우려 한다면 先劬銖絲功(선구수사공) : 정밀한 공부부터 먼저 힘써 보자 晝處緬昔吊(주처면석적) : 낮이면 옛 생각에 조상을 하고 宵昵戒失容(소닐계실용) : 밤이면 위의 잃을까 경계하노라 苟不愼此關(구불신차관) : 진실로 이 관문을 삼가지 않으면 萬化俱無庸(만화구무용) : 모든 변화가 소용이 없으리라 薰蒸徹四國(훈증철사국) : 훈훈한 바람 온 나라에 불어드니 展矣繇整躬(전의요정궁) : 참으로 몸가짐도 엄숙히 가지겠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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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곤일초정주인(乾坤一草亭主人)-홍대용(洪大容) 건곤일초정주인-홍대용(洪大容)
買宅深巷裏(매댁심항리) : 깊은 마을 골목에 집 샀으니 西園一草盧(서원일초로) : 서쪽 동산 한 채의 초갓집이라 雖無山泉賞(수무산천상) : 볼 만한 산과 샘 없어도 林壑頗淸虛(림학파청허) : 촘촘한 숲의 골짜기 깨끗하구나 繁陰翳崩岸(번음예붕안) : 짙은 그늘은 무너진 언덕 가리고 幽草遍層除(유초편층제) : 우거진 풀은 층계 끝을 둘렀구나 門無長者轍(문무장자철) : 문 앞엔 어른의 수레 없으나 床有遠方書(상유원방서) : 책상엔 원방의 서적 쌓여있구나 永懷先師訓(영회선사훈) : 선사의 교훈 길이 생각하니 日與世人疏(일여세인소) : 날로 세상 사람과 멀어지는구나 無競免積毁(무경면적훼) : 경재이 없으니 온갖 비방 면하고 不才絶虛譽(불재절허예) : 재주없으니 헛된 명예 있겠는가 好友時叩門(호우시고문) : 좋은 친구 수시로 찾아오면 壺酒有嘉蔬(호주유가소) : 아름다운 산나물 술안주 있다오 淸琴嚮危欄(청금향위란) : 높은 헌함에 비껴 서서 거문고 타니 中曲且悲噓(중곡차비허) : 곡조 속의 슬픈 감상 그 누가 알리오 棄置固天放(기치고천방) : 불우함은 진정 하늘이 버림인가 素心或虛徐(소심혹허서) : 본래의 마음이 혹 태연해지려나 憂樂無了時(우악무료시) : 근심과 즐거움 다할 때는 없나니 物性奈如予(물성내여여) : 물성이 나에게는 어찌할 생각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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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원현천귀전사이수2(贈元玄川歸田舍二首2)-홍대용(洪大容) 원 현천이 전사로 돌아갈 준 두 편의 시 -홍대용(洪大容)
銀海漭無垠(은해망무은) : 은빛 바다 끝이 없는데 島夷有名都(도이유명도) : 섬 오랑캐에는 이름난 도읍 있도다 磅礴富士山(방박부사산) : 부사산은 높이 솟고 宏濶琵琶湖(굉활비파호) : 비파호는 광활하기도 하다 伊藤旣鳳擧(이등기봉거) : 이등은 이미 고관이었고 徂徠亦鴻儒(조래역홍유) : 조래 또한 큰 선비였도다 四海皆天民(사해개천민) : 사해 모두 하늘이 낸 백성이니 賢俊非一途(현준비일도) : 뛰어난 재주 한 길만 있는 것 아니니라 偉哉玄川翁(위재현천옹) : 위대하구나, 현천옹이여 耿介懷遠圖(경개회원도) : 고상한 자질로 먼 계획 품었도다 譚經篤倫綱(담경독륜강) : 경서를 연구하여 윤강 돈독히 하고 衛道崇孔朱(위도숭공주) : 도를 지키어 공자ㆍ주자 숭배한다 翰墨亦有神(한묵역유신) : 글짓는 일 또한 묘기가 있으니 照耀紅氍毹(조요홍구유) : 붉은 담요에 빛이 날것이다 斗南朝列侍(두남조렬시) : 아침엔 두남에게 강론하고 鶴臺夕趨隅(학대석추우) : 저녁엔 학대에게 배우리라 言貌雖異俗(언모수이속) : 말과 모습은 비록 풍속이 다르지만 氣義皆吾徒(기의개오도) : 기상과 의리는 우리와 같도다 韓人矜褊心(한인긍편심) : 우리 나라 사람은 편협한 마음 자랑하며 深文多譖誣(심문다참무) : 깊은 문장으로 속임이 많도다 偉哉玄川翁(위재현천옹) : 위대하도다, 현천옹이여 博愛遵聖謨(박애준성모) : 널리 사랑함으로써 성인의 법을 따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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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원현천귀전사이수1(贈元玄川歸田舍二首1)-홍대용(洪大容) 원 현천이 전사로 돌아갈 준 두 편의 시 -홍대용(洪大容)
微月翳禁林(미월예금림) : 금원의 숲엔 달빛 희미하고 商籟嚮園墟(상뢰향원허) : 옛 동산엔 가을 바람 서늘하다 寂寂窮巷士(적적궁항사) : 쓸쓸한 시골 선비 暖暖守室廬(난난수실려) : 침침한 빈 집 지킨다 永懷玄川子(영회현천자) : 영원히 마음에 있는 현천자도 心與世俗踈(심여세속소) : 마음은 세속을 멀리 하는구나 揮手仕官徑(휘수사관경) : 손 흔들어 벼슬길 거절하고 抗志雲水居(항지운수거) : 뜻을 거슬러 운수 따라 사는구나 松郵有脚春(송우유각춘) : 송라찰방 때에는 봄볓이 있었고 海槎行秘書(해사행비서) : 일본에 사신 갈 땐 비서 노릇도 하였다 才難不其然(재난불기연) : 인재 얻기 어렵다더니 그렇지 않은가 國士歸樵漁(국사귀초어) : 이런 국사가 시골로 돌아간다네 余亦思長住(여역사장주) : 나 또한 은거할 생각 있으니 西湖策蹇驢(서호책건려) : 서호로 나귀 채찍질 하려하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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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신념재선직운(次申念齋先直韻)-홍대용(洪大容) 신염재 선직의 운을 따서-홍대용(洪大容)
愛君寡世情(애군과세정) : 그대 세상인정 적음 사랑스러워 動息皆眞機(동식개진기) : 움직이고 멈춤이 모두 자연이로구나 許心無長少(허심무장소) : 노소를 구별 않고 마음을 주고 縱談忘是非(종담망시비) : 이야기를 해도 시비를 잊고 말 하는구나 奇氣已蓋世(기기이개세) : 기이한 기개는 이미 세상을 덮고 靈襟亦炳幾(령금역병기) : 신령한 마음은 또한 기틀에 밝구나 情至望故深(정지망고심) : 뜻이 지극하니 소망이 도리어 깊고 交誡爛同歸(교계란동귀) : 벗들의 경계에 같은 길에 찬란하도다 君看古賢達(군간고현달) : 그대는 옛 현인들을 살펴보았지 積學彌四圍(적학미사위) : 쌓이는 학문이 사방에 가득 찬 것을 躋攀有塗轍(제반유도철) : 붙잡고 올라가는 길이 있으니 磨礪視弦韋(마려시현위) : 현위를 보아서 마탁해야 한다네 玄髮未老大(현발미로대) : 검은 머리가 아직은 늙지 않았으니 晼晩非所唏(원만비소희) : 시기가 늦음을 슬퍼하지 않겠도다 努力事詩書(노력사시서) : 힘껏 시서를 일삼아 勿復歎心違(물부탄심위) : 마음과 어김을 다시 탄식하지 말게나 山高江水長(산고강수장) : 무악산은 높고 강물은 긴데 落木漢陽城(락목한양성) : 한양성 가을바람에 낙엽이 지는구나 居士心不樂(거사심불악) : 성 남쪽 거사가 마음이 언짢아 素帶吟且行(소대음차행) : 베옷을 걸치고 읊조리면서 걷는도다 壺中白日長(호중백일장) : 한 병의 술 속에 해는 늦고 神交麯先生(신교국선생) : 세속 밖의 사귐은 국선생이로다 寰宇仰天笑(환우앙천소) : 지구에서 하늘 우러러 크게 웃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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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곤일초정주인(乾坤一草亭主人)-홍대용(洪大容) 건곤의 한 초정의 주인-홍대용(洪大容)
買宅深巷裏(매댁심항리) : 깊은 골목 안에 집을 샀더니 西園一草盧(서원일초로) : 서쪽 동산 한 채의 초가집이라 雖無山泉賞(수무산천상) : 볼 만한 산과 샘 없어도 林壑頗淸虛(림학파청허) : 숲과 골짜구니 자못 깨끗하도다 繁陰翳崩岸(번음예붕안) : 짙은 그늘 무너진 언덕 가리고 幽草遍層除(유초편층제) : 우거진 풀은 층계 언저리를 둘렀구나 門無長者轍(문무장자철) : 문 앞엔 어른들의 수레 없으나 床有遠方書(상유원방서) : 책상엔 원방의 서적 쌓였도다 永懷先師訓(영회선사훈) : 앞서간 스승들의 교훈 길이 생각하니 日與世人疏(일여세인소) : 세상 사람과는 날로 멀어지는구나 無競免積毁(무경면적훼) : 다툼이 없으니 온갖 비방 면하고 不才絶虛譽(불재절허예) : 재주 없으니 거짓 명예 있을까 好友時叩門(호우시고문) : 좋은 친구 때때로 찾아오는구나 壺酒有嘉蔬(호주유가소) : 술에는 맛있는 산나물 술안주가 있으니 淸琴嚮危欄(청금향위란) : 높은 헌함에 기대어 서서 거문고 타노니 中曲且悲噓(중곡차비허) : 곡조의 슬픈 감상을 그 누가 알리오 棄置固天放(기치고천방) : 세상의 불우함이 진실로 하늘의 뜻이면 素心或虛徐(소심혹허서) : 꿈임 없는 본래의 마음이 혹 태연하려나 憂樂無了時(우악무료시) : 근심과 즐거움은 다할 때 없으니 物性奈如予(물성내여여) : 물성이 나를 어찌하겠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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乾坤一草亭主人(건곤일초정주인)-洪大容(홍대용) 천지의 한 초정의 주인-洪大容(홍대용)
買宅深巷裏(매택심항리) : 깊숙한 시골에 집 한 채 사서 西園一草廬(서원일초려) : 서쪽 동산에 한 초가집이라오. 雖無山泉賞(수무산천상) : 볼 만한 산수가 없다고 해도 林壑頗淸虛(임학파청허) : 숲과 골짜기 자못 고요하고 맑도다. 繁陰翳崩岸(번음예붕안) : 짙은 그늘은 무너진 언덕을 가리고 幽草遍層除(유초편층제) : 우거진 풀은 섬돌을 뒤덮었네. 門無長者轍(문무장자철) : 문에는 찾아오는 힘 센 자 없어도 床有遠方書(상유원방서) : 책상에는 머리서 온 글 쌓였소 永懷先師訓(영회선사훈) : 길이 선사의 교훈 마음에 두고 日與世人疏(일여세인소) : 날마다 세상 사람과는 멀어지네 無競免積毁(무경면적훼) : 다툼이 없으니 온갖 비방 면하고 不才絶虛譽(부재절허예) : 재주가 없어 헛된 명예 없도다 好友時鼔門(호우시고문) : 좋은 벗 때때로 찾아오면 壺酒有嘉蔬(호주유가소) : 술과 좋은 나물반찬 있도다. 淸琴響危欄(청금향위란) : 높은 난간에 앉아 거문고 울리면 中曲且悲噓(중곡차비허) : 곡 연주 중에 때로는 슬픈 한숨이 난다 棄置固天放(기치고천방) : 세상에 버림받음이 원래 나의 천명이나 素心或虛餘(소심혹허여) : 본 마음이 비어있어서라네 憂樂無了時(우락무료시) : 근심과 즐거움이 다할 때가 없다지만 物性奈如予(물성내여여) : 물성이 나를 어찌 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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