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7월 31일(수) 우즈베키스탄 실크로드 제 6일 푸른도시 사마르칸트
어제 캬라반호텔에서 안내 받은 방의 샤워시설에 문제가 있어 방을 바꿔달라고 요구를 하니 2층 다른 방은 청소가 안 되어 있다며 다음 날 바꿔준단다. 그래서 오늘 바꿔달라고 하니 아래 층으로 안내했다. 그곳도 안 좋기는 마찬가지. 그런데 자는 동안 온 몸이 벌레에 물려서 밤새 긁었다. 거울을 보니 배 주변 30곳 이상은 될 것 같다. 나와서 호텔 안내에 말을 하고 다시 2층 방으로 바꿔달라고 하니 오후에 바꿔준단다.
6:30에 우리는 아름답다고 이름난 비비하눔 사원으로 갔다. 호텔에서 걸어서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다.
비비하눔 모스크는 1399~1404년 사이에 지어진 모스크로 사마르칸트에서 가장 유명한 명소로 손꼽히는 건축물이다. 티무르가 가장 좋아했던 왕비 비비하눔을 위해 건설한 엄청난 규모의 사원으로 티무르가 가장 공을 들인 건축물이라고 소개되어 있다. 그런데 아랍 역사에 정통한 학자 정수일은 비비하눔이 원정간 티무르를 위해 지었다고 하는데, 어떤 이야기가 정말인지는 모르겠다.
우즈벡 가이드는 설명에서 젊은 건축가가 비비하눔에게 얼굴 한 번 보기를 청해서 얼굴을 보여준 것이 발각되어 젊은 건축가는 그 자리에서 살해되었다고만 했는데, 정수일의 책에선 볼에 키스자국이 남아, 그것을 알고 건축가는 단칼에 죽이고 비비하눔은 첨탑에서 떨어뜨려 죽였다고 한다. 어찌되었던 슬픈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이른 아침인데도 햇살이 벌써부터 뜨겁다. 비비하눔 사원 건축물은 규모도 거대할뿐만 아니라 다양한 푸근색이 오묘하면서도 눈이 부실 정도로 아름답다. 사방에 세워진 기둥의 원형 돔에 주름을 잡아넣은 것도 특이하다. 히바나 부하라에서 발견할 수 없는 모양이다. 내부는 지진과 전쟁으로 많이 파괴되어 허술하기 그지없다. 하지만 빛을 받아 반짝이는 외관은 아름답기 정말 아름답다.
아침 8시. 다시 호텔로 돌아와서 풍성하게 차려진 아침식사를 했다. 다양한 과일에 여러 가지 빵과 버터, 치즈. 집에서 만들었다는 살구잼. 이들이 즐겨먹는 달걀부침에 커피 등. 식탁에 더 이상 올려놓을 수 없을 정도다.
오전 10시. 기온이 많이 올랐다. 비비하눔 사원 옆에 큰 바자르가 있어 방을 같이 쓰는 친구하고 바자르를 둘러봤다.사람들로 북적인다. 이 시장은 식품별로 나눠져서 구경하기도, 물건 사기도 편하게 돼 있다. 먼저 달걀 파는 곳으로 가니 보는 사람마다 '일본인'이냐고 묻는다. 한국인이라고 하면 그제야 고개를 끄덕인다. 그 동안 일본인들이 숱하게 찾았나 보다. 여행하는 동안은 일본인 한 팀만 만났을 뿐이다. 그들의 관심은 이제 다른 곳으로 간 것 같다. 그 옆에는 과일시장이, 또 그 옆에는 견과류시장이 문전성시를 이룬다, 이곳에서 아몬드 1kg를 샀다. 22000숨에. 채소시장을 둘러보다가 어느 할아버지가 와서 사진 한 장 찍자고 한다. 찍은 사진을 보여주고 발길을 돌렸다. 한참 다른 곳으로 가고 있는데 제차 와서 그 사진을 보내달란다. 주소를 적으며 읽어줬는데, 나중에 현지 가이드에게 보여주니 도통 모르겠단다. 한국에 와서 그 주소로 보내드리려고 했는데.....
현재 기온 46도. 비비하눔 사원 옆에 카페 겸 레스토랑이 있어 에어콘 앞에 앉아 시간을 보냈다.
아침에 들어가려고 했던 레기스탄(중앙이라는 의미) 광장에 있는 웅장한 건물을 보러 가려고 했는데, 무슨 행사 준비를 한다며 오후 1시 이후에나 들어갈 수 있다고 해서 기다렸다.
레기스탄 광장은 고대 역사도시 사마르칸트의 심장이라고 할 수 있는 곳으로 광장의 양 옆과 위쪽에 웅장한 세 개의 건물들이 자리 잡고 있다. 광장 맨 앞에 있는 푸른 돔과 아치형 입구가 인상적인 건물은 울루크벡 마드레사로 중세시대에 지금의 대학과 같은 역할을 했던 최고의 종교 교육기관이었다. 가운데 건물은 왕궁이고 가장 오른쪽에 있는 건물은 숙소동이라 한다.
주변에 세 개의 건물이 버티고 있으니 웅장하면서도 그 당시의 힘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에머랄드빛을 발하는 돔과 그 주변에 세워진 네 개의 특이하면서도 신비로운 기둥의 조화는 이슬람 건축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아름다움일 것이다. 건물 하나하나 둘러보면서 그 안에서 파는 기념품들을 보는 것이 재미있다. 정말 정교하면서도 예쁘다. 그동안 관심이 갔던 전통문양의 접시 두 개를 샀다. 하나에 12달러를 주고.
가운데 건물은 벽이 온통 금으로 발라져 있다. 실제로 금을 녹여서 벽을 장식했다고 하니 다른 곳보다 화려하기 그지없다. 세번 째 건물은 먼 곳에서 온 사람들을 위한 숙소라 한다. 그래서인지 관리가 허술하고 복구도 많이 돼지 않았다.
나와서 차로 이동하여 구르 아미르 티무르 묘당으로 갔다. 구르는 '무덤'이라는 뜻이고, 아미르는 '지배자'라는 뜻이다. 원래 이 무덤은 티무르가 페르시아 원정에서 전사한 손자를 기리기 위해 만든 무덤이다. 그가 죽은 뒤에는 일가족의 무덤이 되었다. 티무르의 흑갈색 연옥 관을 중심으로 주위에 그의 스승과 아들, 두 손자들의 돌 관이 놓여 있다. 그런데 지상에 있는 이 관들은 모두 비어 있는 가짜란다. 진짜 돌 관들은 4미터 지하의 바로 그 위치에 그대로 배치되어 있다고 한다. 도굴을 막기 위한 연막술로 지하로는 통하게 되어 있지만 일반인의 참관을 불허한다. 이 무덤 내부의 천장이 특히 화려하다. 각을 이루는 벽 모서리에는 특이한 무늬의 조각으로 아름다움을 나타낸다.
다시 나와서 울루크백 천문대를 잠깐 들러서 사마르칸트의 마지막 코스인 샤하진다묘로 갔다. 더위에 지치고 별 기대도 하지 않은 곳이다. 그런데 들어가는 입구부터 예사롭지 않다. 계단을 여러 개 밟고 올라가니 예상 외로 화려한 건축물들이 즐비하다. 지금까지 돌아본 곳 중에 현지인들이 가장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이 묘는 아프라샤프 언덕의 남서쪽 경사면에 자리잡고 있다. 샤하잔다 묘는 사자(死者)의 거리라고 불리는 무덤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14~15세기의 사마르칸트의 발전된 건축술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으로, 다양한 건축양식을 시도했던 티무르 왕가의 성향을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왕족들이 모여 있는 이곳은 묘지라고는 생각하지 못 할 정도로 사마르칸트 유명한 건축물에 비교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로 화려함이 눈부시다. 현란한 건축물이 한 두채도 아니고 수 십 채가 양 옆으로 이어지니 걸어 들어가면서 어디를 먼저 봐야할지 행복한 고민을 했던 곳이기도 했다. 쭉 걸어 들어가면 맨 끝에 정면으로 만나는 건축물이 나온다. 그 건물이 제일 마지막에 지어진 건물이라고 했다. 한국을 떠나기 전부터 '사마르칸트'는 그리움의 대상이 된 도시였다. 그 중에서도 맨 마지막에 본 이 묘지가 이렇게 진한 감동을 남길줄이야.....
거의 50도에 육박하는 무더위 속에서 화려하면서도 푸른색이 분부시게 아름다웠던 사마르칸트의 건축물을 가슴 한켠에 남기고, 그곳에서 꽤 유명한 레스토랑을 갔다. 자리에 앉으니 오후 6시. 어디가나 나에게 가장 무난한 음식은 'Chicken noodle soup'이다. 또한 어느 집에서나 예외 없이 시킨 음식은 토마토에 오이, 양파를 넣어 만든 샐러드다. 이것은 여행 내내 열심히 먹었다. 그외 다른 사람들은 짬뽕같은 라그만을 시킨다. 이곳에서도 대부분 양고기를 음식에 넣는데 난 도저히 냄새가 나서 먹을 수 없어, 그 중에서도 냄새가 가장 적은 Chicken이 들어간 음식을 시켜 먹었다.
호텔로 돌아와서는 다시 2층으로 방을 바꾸서 편안한 휴식시간을 갖고 행복하게 잠자리에 들었다. 그런데 이게 어쩐일인가? 에어콘이 밤새 아팠다. 그날 밤에는 열대야 현상까지 있어서 도저히 잠을 잘 수 없었다. 혼자 몸부림을 치다가 새벽 4시, 좀 선선해 진 시간에 창문을 열어 놓고 겨우 두 시간 잠을 잘 수 있었다. 캬라반 호텔~ 정말 나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줬다.
멀리 보이는 비비하눔 사원 모습
이른 아침에 찾아간 비비하눔 사원 정문, 새벽 6:30인데도 입장권 받는 사람이 있다. 아마 너무 더워서 일찍부터 문을 여는 것 같다.
원형 돔에 주름모양을 잡아놓은 것은 사마르칸트에서만 볼 수 있다.
기하학적인 아름다운 무늬와 다양한 푸른색은 신비로움을 준다.
1960년대 대 지진으로 내부는 금이 많이 가고, 외부도 여기저기 타일이 많이 떨어진 모습이다.
예산상 지금은 복구작업을 중단한 상태. 더 파괴되기 전에 예전의 아름다운 모습을 되찾길 바라며...
슬픈 이야기가 전해지지만 그 아름다움은 여전하다. 하지만 뒤로 갈수록 많이 부셔진 모습이 보인다.
비비하눔 사원 바로 옆에 있는 바자르. 우리를 보는 사람마다 일본인이냐고 묻는다. 그동안 얼마나 많은 일본인들이 방문했길래. 이젠 한국사람들이 찾지만 몇 년 지나면 다시 중국인들이 이곳을 찾겠지?
바자르의 규모가 상당히 크다. 식품별로 구역이 나누어져 있어 물건을 사긴 편리하게 돼있다.
우즈벡 시장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물건이 풍성한 과일과 견과류다.
어느 지방이나 모두 건강한 견과류들이 많다. 값도 굉장히 싸서 몇 가지 사가지고도 왔다.
부자가 팔기위해 예쁜 모양을 내고 있는 모습
빵을 파는 시장. 자세히 보면 집집마다 찍는 모양이 다 다르다.
빵을 리어카에 실고 다니며 팔기도 하고 이렇게 짊어지고 다니기도 한다.
사징에서 만난 어린 친구들. 수줍게 웃는 모습이 정말 예쁘다.
사진 찍고있는 나를 보더니 같이 한 장 찍자고 해서 찍은 사진. 그 자리에서 사진을 보여주고 한참을 갔다. 그런데 어느새 나를 쫓아와선 그 사진을 보내달라고 하면서 주소를 적어주신다. 로마자를 쓰는데 도통 모르겠다. 현지인 가이드에게 다시 정서를 해 달라고 하니 그니도 모르겠단다. 어떻게 보내줘야 할까?
레기스탄 광장에 있는 울르크벡 메드레세와 왕궁, 옛날 숙소 등 세 건물이 같이 있다.
왼편 건물이 메드레세고 가운데 건물이 왕궁이다.
이곳 건축물들은 특히 첨탑이 화려하고 아름답다.
왕궁 내부의 벽면은 온통 금으로 발라져 있어 어느 곳보다 더 화려하다.
왕궁 건문 안에도 여전히 기념품을 파는 곳이 많다. 전통의상과 도자기 그릇 등 정교하면서도 거의 손으로 만들어져 갖고싶은 물건들이 가득하다.
화려해서 그런디 다른 어느 곳보다 관광객들이 많이 보인다.
우즈베키스탄의 전통적인 문양들
레기스탄광장에 있는 건물 중 가장 오른쪽에 있는 것으로 이 건물은 주로 숙소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보수가 잘 안 되어있다.
아무르 티무르 묘 앞. 이곳엔 그의 스승과 아들, 두 손자들이 묻혀있다.
지도에서 녹색으로 된 부분이 티무르가 정복한 영토. 지금 탄탄탄의 나라들을 모두 정복했고, 러시와와 함께 이스탄불까지도 세력을 뻗쳤다.
묘당 안에 들어가니 아름다운 천정 장식이 눈에 띄었다.
티무르시대에 천문학이 발달되어 그곳을 알리기 위한 전시관
하늘을 관측할 수 있는 천문대가 설치되어 있는 곳. 그동안 땅속에 묻여 있어서 그 일부만이 복구 된 상태. 촬영을 철저히 금지하고 있었다.
천문대 외부 모습
샤하진다 묘로 올라가는 입구. 별 기대 없이 올라갔는데 예상외로 그 화려함에 깜짝 놀랐다.
묘지 하나하나마다 아름다운 건축물이 보존되어, 양 옆으로 걷다보면 건축물 전시장에 온 기분이 든다.
전혀 기대 없이 입구에 들어섰을 땐 '이건 뭐지?' 놀라움이 먼저 앞섰다.
볼거리가 너무 많은 곳. 죽은자들의 거리지만 사라르칸트에서 이곳을 지나치면 후회되는 곳이다.
내부 모습도 건물마다 조금씩 특징을 가지고 있어서 구경하는 즐거움을 더 한다.
정면에 보이는 곳이 제일 마지막에 지어졌다고 한다. 어느 공주의 무덤.
첫댓글 웅장함과 아름다움을 겸비한 곳이군요
가보고 싶네요
구경 잘 했습니다.
가지 않고도 볼 수 있게 해 주시니 고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