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조동산(我徂東山)하여
나는 동산에 가서
도도불귀(慆慆不歸)러라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했는데
아래자동(我來自東)할새
내가 동쪽에서 올 적에
영우기몽(零雨其濛)이러라
보슬보슬 비가 내렸었네
아동왈귀(我東曰歸)에
내가 동쪽에서 돌아가리라 하며
아심서비(我心西悲)러라
내 마음은 서쪽 생각에 슬퍼했었네
제피상의(制彼裳衣)하여
돌아가 입을 옷 지으며
물사행매(勿士行枚)로다
다시는 전장에 나가지 않으리라 했었지
연연자촉(蜎蜎者蠋)이여
꿈틀꿈틀 뽕나무 벌레
증재상야(烝在桑野)로다
홀로 들판 뽕나무에 기어오르고
퇴피독숙(敦彼獨宿)이여
웅크리고 홀로 자는 병사
역재거하(亦在車下)로다
수레 밑에서 새우잠 잔다
아조동산(我徂東山)하여
나는 동산에 가서
도도불귀(慆慆不歸)러라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했는데
아래자동(我來自東)할새
내가 동쪽에서 올 적에
영우기몽(零雨其濛)이러라
보슬보슬 비가 내렸었네
과라지실(果臝之實)이
하눌타리 열매
역이우우(亦施于宇)며
그 덩굴 차마 밑까지 뻗고
이위재실(伊威在室)하고
쥐며느리는 방 안에
소소재호(蠨蛸在戶)며
다리 긴 갈거미는 문에 있고
정탄녹장(町畽鹿場)하고
집 근처 빈터는 사슴 놀이터 되어
습요소행(熠燿宵行)이러라
반딧불이 반짝이리
불가외야(不可畏也)요
생각하면 두렵기보다
이가회야(伊可懷也)로다
그곳이 그리워라
아조동산(我徂東山)하여
나는 동산에 가서
도도불귀(慆慆不歸)러라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했는데
아래자동(我來自東)할새
내가 동쪽에서 올 적에
영우기몽(零雨其濛)이러라
보슬보슬 비가 내렸었네
관명우질(鸛鳴于垤)하고
황새가 개미 둔덕에서 울고
부탄우실(婦歎于室)하며
아내는 집에서 탄식하며
쇄소궁질(洒埽穹窒)하고
청소하고 쥐구멍 막고 할 때
아정율지(我征聿至)리라
내 마침 돌아왔다
유퇴과고(有敦瓜苦)여
대롱대롱 달린 여주
증재율신(烝在栗薪)이로다
그 덩굴 밤나무 장작더미에 걸렸다
자아불견(自我不見)이
내 그것을 보지 못한 지
우금삼년(于今三年)이로다
어느덧 3년
아조동산(我徂東山)하여
나는 동산에 가서
도도불귀(慆慆不歸)러라
오랫동안 돌아오지 못했는데
아래자동(我來自東)할새
내가 동쪽에서 올 적에
영우기몽(零雨其濛)이러라
보슬보슬 비가 내렸었네
창경우비(倉庚于飛)여
꾀꼬리 날아
습요기우(熠燿其羽)로다
그 날개 곱고 빛난다
지자우귀(之子于歸)여
그녀 시집올 적에
황박기마(皇駁其馬)로다
수레 끈 말은 황백색과 적백색
친결기리(親結其縭)하니
어머니가 딸 허리에 채워 준 수건
구십기의(九十其儀)로다
그 의례와 절차 가지가지
기신공가(其新孔嘉)하니
신혼부부도 그토록 좋은 걸
기구여지하(其舊如之何)오
오랜 부부야 오죽하랴?
* 敦 도타울 돈, 다스릴 퇴, 제기 대, 모일 단, 아로새길 조, 덮을 도
* 施 베풀 시, 옮길 이
* 畽 염우없을 톤, 마당 탄
* 아정율지(我征聿至) ; 정은 행 즉 '간다'는 의미, 율은 조사로 '때마침'의 뜻
* 공가(孔嘉) ; 부부의 사이가 대단히 좋았다는 뜻
[해설]
주공의 동정에 종군했던 사람이 3년 만에 귀가하여 고향과 처자를 그리워하는 마음을
술회한 작품
이 작품의 표현력과 상상력은 시경 작품 중에서도 높은 수준으로 알려진 작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