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총회 회관과 대전의 선교부 부지 등 총회 재산을 담보하여 대출 받기로 한 50억원
이 물거품으로 결론 나자 이에 대한 파장이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그동안 복음병원의
경영 상태가 최악의 상태로 살얼음판을 걸어왔으나, 총회 재산 담보 대출 50억원에 일말의
기대를 걸고 하루 하루를 버텨왔다. 그러나 이 대출건이 지난 6월 27일 거부 유보에 이어
30일 수협에 의해 최종 거부로 결론나자 복음병원의 자금 유동성에 결정적인 악영향을 미치
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관선 이사회는 더 이상 총회로부터의 병원회생 가능성을 포기하
고 고려학원을 제3자에게 인수를 추진하는 쪽으로 고려학원 정상화 방안을 정한 것으로 보
이며, 병원 노조는 이사장에게 책임을 떠넘기며 “어떠한 단체행동도 불사할 것이며, 총력
투쟁에 돌입할 것”을 선언했다.
우선 관선 이사회의 제3자 인수 움직임은 지난 1일 관선 이사장이 교단 지도자들을 만난 자
리에서 이와 같은 뜻을 비춤으로써 확인이 되고 있다. 관선 이사장은 교단 지도자들에게
“지금까지 교단이 해결할 수 있도록 최대한 인내심을 가지고 협력해 왔다. 그러나 교단으
로부터의 회생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으로 판단된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교단에 의존하지
않고 임시 이사회 독자적으로 고려학원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관선 이사장의 이 같은 입장 변화는 병원운영 자금의 절대부족으로 인해 병원을 폐쇄해야
하는 상태이지만, 이사장이 평소 수차례 강조해 온 것처럼 공익기관인 복음병원을 폐쇄할
수 없다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으로 추측된다.
복음병원이 5월 9일 부도가 나자 5월말 위기설과 6월말 위기설이 대두되었다. 그러나 5월
위기설은 교단에서 우여곡절(5억은 교단헌금으로 지원, 10억은 교단이 조병래 장로에게 차
용하여 지원) 끝에 15억원을 지원함으로써 무사히 넘기고, 6월 말까지 또다시 63억원의 지
원금이 필요하다고 병원은 호소했었다. 따라서 교단은 총회회관과 선교부 부지를 담보로 잡
아 50억원을 지원할 계획을 세웠고, 이 계획이 순조롭게 진행되어 6월 위기설도 넘길 것으
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게 수협으로 부터의 대출이 거부되면서 상황은 급반전되
어 지금 최악의 시나리오로 치닫고 있다.
관선 이사장은 1일 교단 지도자들에게 2-3일 안에 50억원을 지원해 주면 교단과 함께 정상
화하겠다고 밝히긴 했으나, 현재 교단이 50억원을 마련하기는 결코 쉽지 않은 상황이다. 따
라서 이번 50억 대출의 무산으로 교단으로부터 지원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이 되고 말았다.
작금의 복음병원 사정은 최악이다. 10개월이 넘는 임금체불로 의사와 간호사, 직원들의 사
기는 바닥까지 내려가 있다. 수술과 진료에 필요한 혈액과 물품을 구입하기 위해서는 당장
현금이 있어야 한다. 병원 정상화의 가장 기본인 정상진료가 되지 않으면, 결국 병원 문을
닫을 수밖에 없는 상황. 또한 협력업체와의 관계도 최악이다. 수 십개에 달하는 제약업체
와 물품납품 업체들의 연쇄부도를 막기에는 이미 무리라는 게 중론이다. 더 이상 ‘기다려
달라’고만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거기에 노조가 생존권을 들고나오면서 체불된 임금
해결 등 6개항을 요구하고 있어 병원 사정은 안팎으로 최악.
일반적인 경우라면 복음병원은 부도에 이어 파산 단계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병원
문을 닫는 것만은 막아야 한다는 것이 교단과 이사장의 일관된 의지였다. 따라서 “이제는
교단에 의존하지 않고 임시 이사회 독자적인 방법으로 고려학원 정상화 방안을 강구하겠
다”는 임시 이사회의 의중은 병원 폐쇄보다는 제3자 인수 방안으로 볼 수 있다. 이 과정에
서 교단내에서는 1일 오후 한때 복음병원이 폐쇄되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제3장 인수’와 관련하여 교단은 매우 곤혹스러운 입장이다. 그동안 부산지역에서는 복음
병원 제3자 인수와 관련하여 온갖 억측과 소문이 난무했었다. 예를 들면 삼성재단 혹은 동
서대학에서 병원을 원한다는 소문도 있었고, 심지어는 ‘결국 최악의 상태에 이르면 박영
훈 장로를 중심으로 몇몇 개인이 힘을 합쳐 경영권을 가져갈 것이다’라는 소문도 교단 내
에서 회자되었다. 그러나 삼성재단은 애초부터 병원 경영에 관한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알
려지고 있으며, 동서대학의 경우에도 복음병원 같은 대규모 병원을 운영할 자금이 없는 것
으로 전해지고 있다. 오히려 관선 이사가 나오고 나서부터는 불교 등 타 종교에서 몇몇 임
시 이사들에게 적극적으로 로비를 한다는 소문이 암암리에 나돌았다. 그래서 교단에서는
“만약 제3자 인수 등 최악의 상황까지 간다해도 복음병원은 타종교로 넘길 수는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교단 내에서는 지금 온갖 불신과 억측들이 난무하고 있다.
우선 사태가 지금까지 오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도 교단이 하나로 뜻을 모으지 못했
기 때문이라는 질타가 가장 많다. 관선이사 파송과 병원의 부도, 그리고 자금의 유동성 위
기 등 순간 순간의 위기 상황에서 순발력 있게 대처하지 못했을 뿐아니라, 종합적인 마스
터 플랜이 없는 상태에서 문제가 발생하면 그때그때 임기 응변식으로 대처하다 보니 효과적
인 대응을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다.
특히 서부산노회 조병래 장로 등 개인 출연과 관련한 불신과 이번 수협 담보대출과 관련하
여 조직적인 방해세력이 있었다는 소문들은 앞으로 두고두고 교단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
인다. 조병래 장로의 경우 출연의 뜻을 가지고 있던 초기에 엄청난 협박과 방해가 있었다
고 이미 여러 회의와 모임에서 발표되었는데, 최근 출연의 뜻을 접었다는 소문이 난 이후에
는 역시 본인에게 ‘잘 생각했다’느니, ‘뭐하려 끼어들어 상처를 자초했냐’느니 등등의
힐난과 조소 섞인 전화가 왔다고 한다. 그리고 뭐니뭐니해도 지금과 같은 강성노조가 존재
하는 한 복음병원의 정상화는 결코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비관론을 더욱 확산시키고 있다.
관선 이사회는 2일 저녁 7시경 긴급 이사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 고려학원 진로에 대
한 중요한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고신교단의 태동과 함께해 온 신학교와 복음병
원, 고신대의 운명을 불신자에게 맡기게 된 오늘의 현실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
까? 베옷입고 금식하며, 재를 뒤집어 쓴 니느웨 백성과 그 왕의 심정으로 오늘의 가슴 아
픈 현실을 바라보지 않을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