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 노동절, 전국 5만 노동자 운집 ‘세월호 참사’ 추모
서울대회 1만 예정, ‘세월호 애도, 분노’ 모아 도심 추모행진...투쟁 선포
윤지연 기자
오는 5월 1일 노동절을 맞아 민주노총이 전국 15개 광역시도에서 대규모 노동절대회를 진행한다. 민주노총은 노동절대회를 통해 세월호 참사 희생자 애도와 정부에 대한 분노를 모아간다는 계획이다.
오후 2시 서울역
오후 5시 서울 시청광장에서 만나요.
파업전야(1990)
▲ <파업전야> 포스터 감독 : 이은기, 이재구, 장동홍, 장윤현 제작사 : 장산곶매 제작년도 1990년 대본 읽기 <--딸깍!
파업전야 영상 1
파업전야 영상 2
파업전야 영상 3
파업전야 영상 4
1990년 세계노동절 101주년 기념으로 장산곶매에서 제작한 16㎜영화이다. 국내 최초의 노동영화로 실제 노동현장에서 노동자들과 함께 촬영하였다. 정부로부터 상영금지 처분을 당하여 대학가를 중심으로 상영되면서 상영현장에 최루탄이 터지고 경찰이 투입되는 등의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그런 와중에서도 30만 명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독립영화의 상징처럼 자리잡았다. 1987년 인천 남동공단을 배경으로 노동조합 결성을 둘러싼 노동자와 회사 간의 대결양상을 그렸다.
'드라마'의 힘 - <파업전야>
윤 대 봉(한국독립영화협회, randyyoon@kofilm.com)
<파업전야>를 보았다. 영화를 보고 가장 먼저 든 고민은 '과연 어떻게 쓸 것인가?'였다. 이 '어떻게'를 정리해 보면 다음 세 가지로 요약 될 수 있을 것이다. 먼저 이 영화의 영화사적인 의미에서 쓸 것인가가 첫 번째이고, 아니면 그 당시의 시대적 배경을 중심으로 쓸 것인가가 두 번째가 될 수 있을 것이며, 그것도 아니면 단지 영화만 독립 시켜 내러티브와 스타일 적인 면에 대해서만 쓸 것인가가 세 번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영화사적인 의미에서 쓴다는 것은 독립 영화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이 최근 몇 년간의 일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자료를 이전의 기록들에 의존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시대적 배경을 논한다는 것은 90년대 중반에 대부분의 학창시절을 보낸 필자에게는 현실감이 없으며, 거기에 그 당시 노동운동에 대한 지식은 운동권 친구를 둔 것이 전부이기 때문에 이것 역시 무리가 있다. 그럼 내러티브와 스타일은 어떠한가? 개봉한지 10년이 지난 영화를 지금에 와서 이렇다 저렇다 한다는 것도 무리가 있는 것은
영화에서 묘사되는 작업장은 그 당시의 시대 상황과 크게 틀리지 않는다. 1988년 동성철강이라는 사업장에서 노동자들은 음식이라고 부르기에 형편없는 음식을 먹으며 연일 잔업과 특근에 열악한 작업환경, 그리고 저임금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영화의 시작은 이런 환경에 견디다 못한 한 노동자의 식당에서의 궐기로 시작된다. 하지만 이런 궐기는 실패로 돌아가고 동성철강에는 부당한 대우가 이어질 뿐이다. 그러던 중 전 직장에서 해고된 경력이 있는 원기와 어느 정도의 계급의식을 지닌 석구를 중심으로 노조 결성 과정이 이어진다. 하지만 가난에 찌들어 이런 가난을 탈피하려는 한수를 고향 선배인 공장의 주임은 구사대로 이용한다.
한수의 고발로 위장 취업자였던 완익이 잡혀가고 회사의 탄압 속에 노조 결성을 주도했던 산재로 손가락이 절단된 동엽과 해병대 출신의 재필, 야학을 통해 의식화된 숙희와 술과 여자를 좋아하던 재만은 회사에서 퇴직을 당한다. 이들은 매일 회사 앞에서 노조 결성을 위한 투쟁을 계속하고 한수는 이들의 시선을 외면하며 자책 속에 구사대로서 매일 이들과 대치한다. 그러던 중 한수의 여자 친구인 미자의 공장이 파업에 들어가고 미자는 파업의 선봉에 선다. 한수는 더욱 괴로워하고 괴로움 속에 원기를 만나지만 원기는 그를 만나고 돌아오는 길에 사측이 고용한 '제임스 리'라는 청부업자에 의해 구타로 병원에 입원한다. 이에 격분한 석구, 동엽, 재필, 숙희, 재만은 밤에 공장에 침입하여 농성을 시작하고 결국은 깡패들에 의해 처참하게 구타당하고 끌려 나오게 된다. 이에 그 동안 자신이 이용당했다는 것은 알게 된 한수를 중심으로 노동자들은 궐기하고 각각 손에 무기를 들고 공장 안에서 뛰어 나오는 장면에서 스틸로 처리되고 End Credits이 올라간다. 이어서 기록 필름이 디졸브 되며 보여지고 스패너를 든 손을 서서히 들어 올리며 결의하는 한수를 보여주며 영화는 끝난다.
여기까지 나열한 줄거리는 그 당시의 시대상과 그리 틀리지 않는다. 영화 자체가 시대적 배경이고 영화에서 노동자들이 궐기하는 것도 실제 현실에 기인한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런 사실감은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함께 실제 작업 현장에서 노동자들과 합숙하며 이루어 낸 것으로 영화 속에 살아 있는 것이다. 당시 파업 중이던 실제 노동현장에서 촬영이 이루어졌으며 또한 실제 노동자들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에 극영화임에도 불구하고 다큐멘터리가 주는 리얼리티가 그대로 전달되는 것이다. 이런 것이 바로 '드라마의 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현실을 모사 했지만 오히려 현실보다 관객에게 더 다가 갈 수 있고 관객을 움직일 수 있는 그런 힘 말이다.
마지막으로 영화의 스타일은 어떠한가? 영화는 90년도에 등장한 영화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스타일 적인 면에서 상당히 세련되어 있다. 다양한 카메라 앵글이나, 부드러운 장면전환, 클로즈업을 통한 이미지 샷들, 그리고 고정샷과 크레인 샷, 패닝 등 다양한 카메라의 움직임으로 영화에 동적인 이미지를 심어 주었다. 그럼으로 인해 영화를 관객에게 주입시키는 것이 아니라 관객에게 다양한 시점을 심어 주며 생각할 수 있는 사고의 폭을 열어 주는 것이다.
우선 눈 여겨 볼 장면들은 영화의 시작 부분과 끝 부분이다. 영화의 시작은 앞에서 언급했듯이 식당에서 형편없는 식사로 인해 궐기하는 노동자를 보여주며 시작된다. 이때 카메라는 인물을 360도 회전하며 극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는 단지 주동자만 끌려가며 마무리된다. 하지만 영화의 마지막 부분은 다르다. 깡패들에게 끌려가는 동료들을 보고 궐기하는 한수를 중심으로 카메라는 360도 회전하며 역시 극적인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하지만 마지막 부분에서는 스패너를 들어 올리며 궐기하는 한수의 모습을 미디움 샷으로 느리게 보여주면서 영화의 결말을 열어 둔다. 따라서 영화의 엶과 닫음이 같은 방식인 카메라의 회전으로 대칭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다. 이로써 이 영화가 관객에게 전달하려는 아니 관객의 몫으로 남겨두려는 메시지가 완성되는 것이다.
또한 주목할 것은 이 영화에서는 하이 앵글로 찍은 샷들이 많다는 것이다. 크래인 샷을 통해 서서히 하이 앵글로 가던가 아니면 고정샷으로 하이 앵글인 장면들이 많이 등장한다. 영화의 도입부에서 작업반장과 조회하는 장면이나 원익과 석구가 계단을 오르며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라던가, 공장 정문 앞에서 투쟁하는 원익과 석구등이 주었던 전단지를 노동자들이 모여서 보는 장면들은 하이 앵글로서 보여 준다. 이것은 관객에게 관찰자 시점을 부여하며 마치 그 현장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고 이것은 영화에 사실감을 주게 되는 장치가 되는 것이다. 영화는 카메라 앵글들 뿐 아니라 공장 외부 배경의 이미지 샷을 통한 장면전환이나 작업 현장의 클로즈업을 통한 이미지 샷들로 영화를 상당히 부드럽게 만들어 준다. 이렇듯 <파업전야>는 당시로서는 상당히 세련된 스타일을 보여주고 있다.
노동자를 다룬 영화하면 생각나는 나라는 영국이다. 굳이 감독을 들자면 켄 로치 감독이고. <파업전야>를 보면서 <빵과 장미>(켄 로치 감독, 2000년)를 생각했다. 그리고 두 영화가 참으로 닮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파업전야>가 상영된 지 10여 년이 지난 지금 왜 우리는 <빵과 장미>같은 영화가 나오지 않는지 궁금해 졌다. 그리고 그때보다 지금이 살기 좋은지 잠깐 생각해 보았다. 인간다운 삶이란 무엇인가라는 생각도 함께.
노동영화 <파업전야>
김수정(월간 COREA, heemang@ncorea.co.kr)
감독_이은기, 이재구, 장동홍, 장윤현 / 상영시간_110분 / 제작년도_1990 / 국가_이남
지금은 21세기다!
지금은 1980년대야! 동성금속사장이 노조를 관리하기 위한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라며 내뱉는다. 사장의 지시를 따르는 부장은 구사대 조직, 조직폭력배 동원, 당국과의 협조 등 온갖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영화가 만들어진 지도 14년, 시간이 흘러 이제 2004년이 되었다. 그러나 노조를 ‘관리’하기 위한 방법은 변한 것이 없다. <파업전야>는 노동운동이 태동하던 1980년대를 그리고 있다. <파업전야>의 사건조직과 인물전형화는 훌륭히 이루어졌으며, 당시 노동자들의 삶과 투쟁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파업전야>가 노동영화로서 여전히 평가받고 명작으로 남는 것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영화제작집단 장산곶매가 1990년 노동절을 기념하여 만든 작품인 <파업전야>는 2004년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주며, 이남 노동영화를 소개하는데 빠질 수 없는 영화다.
동성금속에는 200여명의 노동자들이 생활하고 있다. 잔업이 쉬지 않고 쏟아지는 통에, 야근과 특근이 계속된다. 그러나 이들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다. 한수는 허리띠 졸라매고 열심히 일해 돈을 모으려 한다. 동생 뒷바라지도 하고, 애인 미자와 결혼이라도 하려면 죽기 살기로 일할 수밖에 없다. 고된 노동에 찌들어있는 이들에게 원기의 행동과 완익의 등장은 활력을 불어넣는다. 원기는 일하라며 달달 볶는 작업반장을 골탕 먹이고, 사람들은 이러한 행동에 통쾌함을 느낀다. 월급날이니까 소주 한 잔 하자며 시작한 집단적인 행동은 점점 커져, 노동자들에게 노조의 필요성을 인식하게 만든다.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고 비밀리에 토론도 시작된다. 그러나 노조건설 움직임을 감지한 사측은 사람들을 회유한다. 한수도 이에 속아 사측의 입장에 깊이 빠져들고, 완익을 고발하기에 이른다. 한편 한수의 애인 미자는 노조활동을 하며, 구사대에 매여있는 한수를 원망한다. 노조를 결성한 이들은 식당에서 투쟁을 조직하고, 사측은 그들 모두를 해고한다. 투쟁이 고조되자 사측은 핵심인 원기를 폭행한다. 분노한 노조원들은 사무실을 점거하고 시위를 전개한다. 그러나 사측이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노조간부들을 강제로 끌어내자 그 모습을 목격한 노동자들은 기계를 멈추고, 스패너를 움켜쥔다.
<파업전야>는 당시 악독한 노조파괴책동 속에서 건설되는 동성금속노조의 투쟁을 그리고 있다. 감독은 <파업전야>에 해병대, 한 집의 가장, 여성노동자 그리고 핵심운동가, 위장취업자 등 개성있는 인물들을 등장시킨다. 그리고 그들이 하나로 뭉쳐 각자의 역할을 해내며, 영화는 논리에 맞게 전개된다. 원기는 민주노조위원장으로서 조직이 건설되기까지 자신의 몫을 훌륭히 해낸다. 최고참 동업은 선뜻 나서지 못하지만, 그가 참여하기 시작하며 부르는 노래 한곡은 노조의 활력이 된다. 해병대 출신 재필은 투박하고 공산주의라면 덮어두고 반대하지만, 한 번 결심한 것을 끝까지 수행한다. 한수는 동생과 미자를 생각하며, ‘현실’을 벗어나지 못한다. 그러나 미자의 깨우침에 누구보다 먼저 기계를 멈추는 노동자가 된다.
<파업전야>는 매 장면이 변증법적으로 연관되어 있다. 첫 장면인 식당에서 한 노동자의 외로운 투쟁은 10여명 남짓한 노조원들의 투쟁으로 발전한다. 그리고 식당에서의 ‘민주노조 결성 선언식’은 전체의 파업 투쟁으로 발전하는 결정적 계기가 된다. ‘파업’으로 가기 직전까지 노동자들의 투쟁은 양적 축적을 통해 질적으로 발전하며, 긍정, 부정 그리고 부정의 부정의 단계를 거쳐 꽃을 피운다. 이러한 사건 구성은 영화에서도 일관되게 보여주며, 영화의 짜임새를 보장한다. 또한 사장과 부장, 주임의 방탕한 술자리는 ‘전주집’에서 노동자들이 기울이는 소주 한 잔과 대비를 이룬다. 알지 못 할 완익의 노래는 동업의 노래로 이어지고, 전체 노동자들의 노래로 발전한다. 영화는 선명한 인물간의 대립관계를 설정하고 사건의 발전과정을 풀어간다. 특히, 미자와 한수의 애정선과 이 둘의 대비되는 삶은 한수의 고뇌와 성장을 보여준다. 한수는 미자 때문에라도 돈을 벌려하지만, 미자는 적금을 깨고 투쟁비로 쓴다. 한수는 잔업 때문에 미자를 만나지 못하지만, 미자는 파업 때문에 바쁘다. 노조활동을 하는 미자는 한수가 성장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한다.
핵심활동가인 원기는 한수를 포기하지 않는다. 원기는 소박하게 투쟁을 시작하지만 배포 크게 사업한다. 원기 역시 한수의 성장과정을 돕는 긍정인물이다. 구사대 경험이 있는 원기는 한수를 포기하지 않는다. 원기가 폭행을 당해 병원신세를 지게 되는 사건은 한수를 각성시키는 계기가 된다. 이처럼 감독은 인물간의 갈등관계와 일화들을 배치하여 영화의 극적 효과를 높인다. <파업전야>에는 당시의 시대상을 반영한 일련의 사건들을 사실적으로 묘사한다. 노조파괴전문가 제임스 리의 등장이나, 공장 앞을 가로 막은 구사대의 모습들이 대표적이다. 또 정권과의 유착관계와 노조파괴의 전형적인 행동들인 위장휴업과 폭력조직의 동원으로 묘사하고 있다. 부정인물을 형상하는 데서도 회유를 하는 상무, 집행하는 부장, 마지못해 감시하는 반장을 등장시키며 구분한다.
<파업전야>는 비판에 머물지 않는다. <파업전야>는 ‘억압이 있는 곳에 저항이 있다’는 이치를 보여준다. 또 생존권투쟁에서 시작된 노동자들의 투쟁은 돈이 목적이 아닌 인간답게 살기 위한 것임을 보여준다. 전체 노동자들이 들고 일어나는 것은 동료들에 대한 무자비한 폭력과 반인간적인 처우 때문이다. 단결하면 승리한다는 불변의 진리도 <파업전야>에는 담겨 있다. <파업전야>가 제작된 지 자그만치 14년이 지났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고 하는데 10년이 지나 세기가 바뀌었다. 그러나 이남 노동자들의 현실과, 탄압은 변한 것이 없다. 노동자들은 생활고에 쪼들리고, 단순히 밥그릇이 아닌 인간답게 살아보겠다고 분신하고 거리로 나선다. 자본과 정권은 노동자들의 투쟁을 무자비하게 탄압하고 있으며 대량실직 사태가 반복된다. 이런 사회에서 <파업전야>의 성과는 더욱 빛이 난다. 지금은 21세기다. 이제는 세상이 바뀌어야 할 때이다. <파업전야>는 발전된 차원에서 또 다른 평가를 받아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