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타령 - 박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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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삼월 삼짓 날 연자(燕子) 날아들고,
호접(蝴蝶)은 편편(翩翩), 나무 나무 속잎 나뭇가지 꽃 피었다.
춘몽은 떨쳐, 원산은 암암(暗暗), 근산은 중중(重重), 기암은 층층(層層),
뫼 산이 울어, 천리 시내는 청산으로 돌고,
이 골 물이 주루루루루 저 골 물이 콸콸,
열의 열두 골 물이 한데로 합수쳐,
천방 자 지방 자 월턱 쳐 굽우쳐,
방울이 버큼.
저 건너 병풍석에다 마주 쾅쾅 마주 때려
산이 울렁거려 떠나간다. 어디 메로 가자느냐?
아마도 네로구나! 이런 경치가 또 있느냐!
2.
새가 날아든다 온갖 잡새가 날아든다
새 중에는 봉황새 만수문전(萬壽門前)에 풍년새
산고곡심(山高谷深) 무인처(無人處) 울림 비조 뭇새들은
농춘화답(濃春和答)에 짝을 지어 쌍거쌍래(雙去雙來) 날아든다
저 쑥국새가 울음 운다. 울어 어 울어 울어 울음 운다
이 산으로 가면 쑥국 쑥국, 저 산으로 가면 쑥쑥국 쑥국
아하 이히 이히 이히 이히이히히이히 좌우로 다녀 울음 운다
명랑한 새 울음 운다 저 꾀꼬리가 울음 운다
어디로 가나 이쁜 새 어디로 가나 귀여운 새
온갖 소리를 모른다 하여 울어 울어 울어 울어 울음 운다
이 산으로 가면 꾀꼴 꾀꼴 저 산으로 가면 꾀꾀꼴 꾀꼴
아하 어이 이히 이히 이히이히히이히 좌우로 다녀 울음운다
3.
말 잘하는 앵무새 춤 잘추는 학 두루미,
솟땅이 수꾹, 앵매기 뚜루루, 대천비우 소루기,
남풍좇아 떨쳐나니 구만 장천의 대붕
☞ 주석 http://blog.naver.com/kayfuan/memo/80020362443
문왕이 나 겨시사 기산조양(岐山朝陽) 봉황새,
무한기우(無恨忌憂) 깊은 회포 울고 남은 공작이
소선적벽(蘇仙赤壁) 시월야(十月也) 알연장명(戛然長鳴) 백학이
☞ 주석 http://blog.naver.com/kayfuan/memo/80081990200
글자를 뉘 전하리 가인상사(佳人相思) 기러기,
생증장액(生憎帳額) 수고란(繡孤鸞) 어여뿔사 채란(彩鸞)새,
☞ 주석 http://blog.naver.com/kayfuan/memo/80154840134
약수(弱水) 삼천리 먼 먼길 서왕모의 청조새
☞ 주석
약수(弱水)란 것은 새털도 뜨지 못 하는 물이다.
약수삼천리(弱水三千里): 선인(仙人)이 있다는 봉린주(鳳麟洲)와 속세 사이를 가로막고 있다는 강물
서왕모(西王母)는 선인(仙人)의 이름이며
청조(靑鳥)는 서왕모의 사자(使者)
위보가인(爲報家人) 수기서(數寄書)에 소식 전턴 앵무새
☞ 주석 http://blog.naver.com/kayfuan/memo/80081990022
성성제혈(聲聲啼血) 염화지(染花枝) 귀촉도(歸蜀道) 불여귀(不如歸)
☞ 주석 羅鄴이란 사람의 詩에는 염화지(染花枝)가 아니라 향화지(向花枝)
성성제혈향화지(聲聲啼血向花枝): 울고 울어 꽃 핀 가지에 피를 토하는구나
귀촉도(歸蜀道): 두견새의 울음소리를 形容한 것이다.
두견새가 촉(蜀)나라 망제(望帝)의 넋이란 전설이 있어서 그와 같은 글자를 모아 놓은 것이다.
불여귀(不如歸): 본래 두견새의 울음소리를 나타내는 말이나 새의 이름으로 사용되었다.
4.
요서몽(遼西夢)을 놀라깨니 막교지상(莫敎枝上)의 꾀꼬리
☞ 주석 http://blog.naver.com/kayfuan/memo/80154769487
만경창파(萬頃蒼波) 녹수상(綠水上)에 원불상리(元不相離) 원앙새
주란동정(周亂東征) 돌아들어 관명우질(鸛鳴又垤) 황새
☞ 주석 詩經의 豳風東山篇 第三章 http://blog.naver.com/kayfuan/memo/80155072078
비입심상 백성가(飛入尋常 百姓家) 왕사당전(王謝堂前) 저 제비
☞ 주석 http://blog.naver.com/kayfuan/memo/80154650126
양류지당 담담풍(楊柳池塘 澹澹風)에 둥둥 뜨는 증경이(=원앙)
낙하(落霞)는 여고무제비(落霞與孤驁齊飛)하고 추수공장천(秋水共長天) 따우기
☞ 주석 http://blog.naver.com/kayfuan/memo/80154766692
팔월변풍(八月邊風)에 높이떠 백리추호(百里秋毫) 보라매
☞ 주석 李白의 放鷹詩 http://blog.naver.com/kayfuan/memo/80155067454
금차하민수감모(今且下民誰敢侮) 연비여천(鳶飛戾天)
☞ 주석
시경 (詩經) 빈풍(豳風)의 치효(鴟鴞: 올빼미) 편에 금녀하민(今女下民) 혹감모여(或敢侮予)라는 구절이 있는데 그 뜻은, “이제 너희 낮은 백성들이 감히 나를 모욕할까?”이다. 금차하민수감모(今且下民誰敢侮)는 이 구절이 와전된 것으로 보인다. 鳶飛戾天(연비려천)은 魚躍于淵(어약우연)의 대구로 시경(詩經) 대아(大雅) 한록(旱麓: 한산 기슭) 편에 나오는 구절이다.
그 뜻을 추려보면 군자(=주의 문왕을 지칭함) 솔개처럼 하늘까지 날고 너희 낮은 백성은 물고기처럼 물에서 노는 것이니 이제 너희 낮은 백성들은 감히 나를 모욕하지 말라는 뜻이다.
5.
쌍비총구안(雙雙冢鳩眼)에 쌍거쌍래 비둘기,
춘산무반독상구(春山無伴獨相求) 벌목정정(伐木丁丁) 따쩌구리
☞ 주석 http://blog.naver.com/kayfuan/memo/80154646169
어사부중(御使府中) 밤이 들어 울고 가는 갈가마귀
☞ 주석 http://blog.naver.com/kayfuan/memo/80154840134
정위 문전(廷尉門前)에 갓드렸다, 작지강강(鵲之彊彊) 까치,
☞ 주석 http://blog.naver.com/kayfuan/memo/80154840134
만천소우몽강남(滿天疎雨夢江南)은 한가하다 해오리
6.
우후청강(雨後淸江) 맑은 홍 묻노라 저 갈매기
추래견월다귀사(秋來見月多歸思) 하니 열고 놓으리 두루미
☞ 주석 唐 詩人 雍陶가 지은 孫明府還舊山 http://blog.naver.com/kayfuan/memo/80155366111
출림비조(出山林飛鳥) 뭇새들은 농춘화답(弄春和答) 짝을지어 쌍거쌍래(雙去雙來) 날아든다
공기적동 공기 뚜루룩 숙궁 솟뎅 가갑술에 날아든다
추월공산 깊은 밤에 두견새는 슬피운다
7.
오색채의를 떨쳐입고 아홉아들
열두딸을 좌우로 거느리고
상평전 하평전으로 아주 펄펄 날아든다
장끼 까투리가 울음 운다 꺽꺽 꾸르룩 울음 운다
저 무슨 새가 울음 우는고 저 뻐꾸기가 울음 운다
꽃피어서 만발하고 잎피어서 우거진데
청계변으로 날아든다
이산으로 가도 뻑꾹 저산으로 가도 뻑꾹 뻑뻑꾹
좌우로 날아 울음운다 저 무슨 새가 우는고
야월공산 저믄날에 저 두견이 울음운다
이 산으로 오며 귀촉도 저 산으로 가며 귀촉도
짝을 지어서 울음운다 저 꾀꼬리 울음운다
황금 갑옷 떨쳐 입고 망류청정 버드나무 제 이름을 제가 불러
8.
이리로 가며 꾀꼬리 루리루
저리로 가며 꾀꼬리 루리루
머리 곱게 빗고 시집 가고 지고
게알 가가심심 날아든다
저 할미새 울음운다 제 집 할미새
무곡통(貿穀桶: 사재기할 때 쓰는 큰통) 한 섬에 칠푼오리가 없어
못 팔아 먹는 저 방정맞은 할미새
경술년 대풍 시절에 한양에 쌀 열두말씩 해도
굶어 죽게 생긴 저 할미새
이리로 가며 팽당그르르 저리로 가며 팽당그르르
가가감실 날아든다 저 머슴새 날아든다
초경 이경 삼사오경 사람의 간장 녹이려고
이리로 가며 붓붓 저리로 가며 붓붓
이리로 한참 날아든다
저 비둘기 울음운다 춘비춘홍 못이기어
숫 비둘기 나무에 앉고 암 비둘기 땅에 앉아
콩 한줌을 홀로주니 숫놈은 물어 암놈을 주고
암놈은 숫놈 주며 주홍 같은 입을 대고
궁글궁글 울음운다
저 무슨 새가 우는고,
오색단청 따쩌구리 녀련 묵은 고목나무
벌레 하나 얻으려고 오르며 딱딱그르 내지며
딱딱그르 이리 한참 울음 울고
저 가마귀 울음운다
아랫념 갈가마귀 거지중천 높이 떠서
까옥까옥 울음운다
소상강떼 기러기 장성 갈재 넘으려고
백운을 무릅쓰고 뚜루룩 너울너울 춤을 춘다
춘삼월 호시절에
한길을 오르며 종지리 종지리
두길을 오르며 종지리 종지리
두길을 오르며 종지리 아주 펄펄 노니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