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6 問曰病有結胸 有臟結 其狀何如? 答曰按之痛 寸脈浮 關脈沈 名曰結胸也. 何謂臟結? 答曰如結胸狀 飮食如故 時時下利 寸脈浮 關脈小細沈緊 名曰臟結. 舌上白胎滑者 難治.
묻기를, 병에 결흉(結胸)이 있고 장결(臟結)이 있는데 그 양상이 어떠한가? 대답하기를, 눌러보면 아프고 촌맥이 부(浮)하며 관맥이 침(沈)한 것을 결흉이라 한다. 무엇을 장결(臟結)이라 하는가? 대답하기를, 결흉의 양상과 비슷하니 먹고 마시는 것이 평소와 같으면서 늘 설사를 하고, 촌맥이 부(浮)하며 관맥이 소세침긴(小細沈緊)한 것을 장결이라 한다. 혀에 백태(白苔)가 끼고 활(滑)한 경우는 치료하기 어렵다.
이 조문에서는 문답의 형식으로 결흉(結胸)과 장결(臟結)을 대비함으로써 둘의 특징과 감별요점을 밝혔습니다. ‘결흉(結胸)’과 ‘장결(臟結)’의 ‘결(結)’이란 응결되었다는 뜻입니다. 결흉을 가지고 말하자면, 흉(胸)은 양(陽) 부위로서 흉중(胸中)으로 전해진 태양의 사기가 흉에서 심하(心下)로 내려갑니다. 가슴속에서부터 시작하는 것이지요. 흉이 일종의 문호(門戶)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양열(陽熱)의 사기가 수(水)를 만나 응결하면 동통이 출현하니, 이는 실증(實證)입니다. “눌러보면 아프다.”고 했는데, 왜 아플까요? 실증이기 때문에 아픈 것입니다.
‘장결(臟結)’의 ‘장(臟)’은 오장(五臟)을 말합니다. 장(臟)은 음(陰)에 속하므로 흉(胸)과는 다르지요. 흉은 상부에 위치하고 장은 내부, 리에 위치합니다. 장결은 한사입니다. 결흉은 열이 수와 함께 맺힌 것이고, 장결은 한사가 장기와 함께 응결된 것입니다. 그래서 역시 동통이 있지요. “무엇을 장결이라 하는가? 대답하기를, 결흉의 양상과 비슷하나…….” 장결 역시 동통이 있어서 결흉의 증상과 비슷하지만 사실은 결흉이 아닙니다. 병기도 다르지요. 결흉의 사기는 흉에서부터 심하에 이르지만 장부에는 도달하지 않습니다. 장결은 리의 장기가 한사와 응결된 병증으로, 당연히 내장의 양기가 허해서 한에 의해 응결된 것입니다. 결흉은 실열증(實熱證)이고, 장결은 허한증(虛寒證)이지요. 장결은 장에 있고 결흉은 양 부위인 흉에 있습니다. 이렇게 다르지만 둘 다 증상에 동통이 있어서, 장결도 결흉과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맥상으로 보자면 ‘촌맥이 부(浮)하고 관맥이 침(沈)한’ 것이 결흉입니다. 사기가 표인 경에서 리인 흉으로 들어간 병증이니, 여기서 촌맥이 부(浮)하다는 것은 병의 발단이 어디인지를 말하는 것이고, 관맥이 침(沈)하다고 했는데 침(沈)은 수(水)입니다. 옛사람들은 때로 이렇게 맥을 말함으로써 병리, 병기를 대신했습니다. “태양중풍은 양이 부(浮)하고 음이 약(弱)한데, 양이 부하면 열이 처음부터 나고 음이 약하면 땀이 처음부터 난다.”고 한 것도 맥리(脈理)로 병기를 대신한 예이지요. 상한론과 금궤요략에서 맥을 논한 곳은 모두 이러한 양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요컨대 결흉의 맥은 침하다는 것으로, 나중에 구체적인 설명이 나옵니다. 그런데 촌맥이 부하다는 말은 왜 써놓았을까요? 촌은 흉을 나타내니, 사기가 흉중에 리를 발전해 들어가 열이 수와 함께 맺힌 병이라는 것을 ‘촌맥부(寸脈浮)’라고 표현했습니다. 주된 것은 ‘관맥침(關脈沈)’입니다. 맥이 침(沈)하고 긴(緊)한 것이야말로 열이 수와 함께 맺힌 실증입니다. 뒤의 제143조에 결흉삼증(結胸三證)이 나오지요. “맥이 침(沈)하면서 긴(緊)하고 심하(心下)가 아프며 누르면 돌처럼 단단하다.”고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다.
먼저 사기가 흉에서부터 온다는 것을 말하려고 촌맥이 부(浮)하다고 했습니다. 그럼 어떤 것을 장결이라고 할까요? 장결의 맥은 또 어떤 맥일까요? 장결의 맥은 태양에 사기가 있을 때 오하(誤下)하여 사기가 표에서 리로 들어갔기 때문에 역시 촌맥이 부한 양상을 보입니다. 촌맥이 부하다는 것은 병의 시발점을 말하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본질은 무엇일까요? 관맥이 소세침긴(小細沈緊)한 것입니다. 긴(緊)은 한결(寒結)을 나타내고, 소세(小細)는 장기(臟氣)의 부족, 정기의 허쇠를 대표합니다. 결흉의 관맥이 침긴(沈緊)하다는 것은 열이 수와 함께 맺힌 실증임을 뜻하고, 장결의 맥이 소세(小細)하면서 침긴한 것은 정기부족, 내장의 허한을 반영합니다. ‘촌맥부(寸脈浮)’는 병의 발생 경위를 말하니 둘 다 오하로 인해 한사가 내부에서 맺힌 것인데, 하나는 열이고 하나는 한이며, 이것이 두 증의 맥이 차이로 나타납니다.
이것 말고도 차이가 있을까요? 있습니다. 결흉은 실증으로서 흉중이 단단히 맺혔기 때문에 대체로 식욕이 그리 좋지 않습니다. 장결은 허한한 병이므로 ‘음식여고(飮食如故)’합니다. 먹고 마시는 것은 그다지 영향을 받지 않지요. 열이 상부에 있으면 뭘 잘 먹으려 들지 않습니다. 결흉은 대변도 약간 비결(秘結)한데, 장결은 허한증(虛寒證)이기 때문에 계속 설사를 합니다. 이처럼 장결은 허한(虛寒)이고, 결흉은 실열(實熱)로 한열허실의 차이가 있습니다.
설태를 보면, 백태(白苔)가 있으면서 활(滑)한 경우 난치라고 했습니다. 결흉은 혀가 누렇게 됩니다. 열이 있으니까요. 장결의 설태는 백태이면서 미끌미끌합니다. 양기가 허하고 음한이 응결되어 운화되지 못한다는 뜻이지요. 한사가 응결된 설태는 색이 흽니다. 장중경은 여기에서 처음으로 설태를 논했습니다. 뒤집어 보면, 결흉의 설태가 백활(白滑)하겠습니까? 아닙니다. 황색이면서 건조한 설태입니다. 이병은 난치라고 했는데, 무슨 말일까요? ‘난치(難治)’란 불치(不治)와 다릅니다. 치료할 수는 있지만 어렵고 힘이 든다는 것이지요. 리의 양이 왕성하지 못하고, 바깥쪽으로부터 시작된 사기의 울결이 이미 깊은 데까지 진행되었기 때문입니다. 어느 정도까지 깊어질까요? ‘장결’이라는 이름은 한사가 오장에 맺혔다는 뜻이지요. 이처럼 양기도 부진하고 한사가 응결된 것도 깊습니다. 응결된 한사는 공법이 아니면 몰아낼 수 없는데, 오장이 허하니 공격할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난치라고 한 것이지요.
이 조문에서 장결은 부차적인 것이고, 사실상 결흉을 논했습니다. 어떻게 알지요? 뒤에 대함흉탕이나 대함흉환 같은 결흉의 치료법은 나오지만, 장결에 대해서는 치료법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 조문의 중점은 결흉을 논하는 데에 있습니다. 결흉을 논하는데, 장결 이야기는 왜 꺼냈을까요? 이렇게 하면 단순히 결흉만 이야기하는 것보다 더 의미가 뚜렷해집니다. 변증의 관점이 더욱 명료해지지요. 대비시킴으로써 한, 열, 허, 실의 특징을 간파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부차적인 것을 통해서 주제를 더욱 부각시키는 방법은 옛날 문장격식 중 하나로서, 문답형식으로 되어 있습니다. 상한론의 문장에서 지금까지 3가지 표현방식이 나왔습니다. 첫째는 한 조문, 한 조문 나눠서 쓰는 조문형식으로 되어 있지요. 둘째는 각 구절을 4글자씩으로 구성하는 형식이 있었고, 셋째가 문답형식입니다.
출처 류두저우 상한론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