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맹상제(寬猛相濟)
관용과 엄한 징벌을 함께 시행한다는 뜻으로, 사람을 다스릴 때 부드러운 훈계와 엄벌이 서로 잘 어울려야 한다는 말이다. 너그러움과 엄격함이 서로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의미이다.
寬 : 너그러울 관(宀/12)
猛 : 사나울 맹(犭/8)
相 : 서로 상(目/4)
濟 : 건널 제 관(氵/14)
(유의어)
관이제맹(寬以濟猛)
맹이제관(猛以濟寬)
출전 : 좌전(左傳) 소공(昭公) 20년
이 성어는 춘추시대 정(鄭)나라의 재상인 공손교(公孫喬= 자산.子産; 정나라 사람이라 정자산이라 한다)가 한 말이다.
춘추시대 정(鄭)나라의 공손교(公孫喬)는 수십 년을 집정하는 동안 귀족들의 권력을 타파하고 토지 제도와 군사 제도를 개혁하여 정나라의 기틀을 바로잡고 나라를 강성하게 만들었다.
자산이 병이 들자 공자 대숙(大叔)에게 말했다. “내가 죽으면 당신이 집정하게 될 것이오. 덕이 있는 사람이라야 관대한 정치로 국민을 설복시킬 수 있소. 그 다음으로는 엄하게 다스리는 길보다 좋은 수가 없소. 불은 뜨겁기 때문에 백성들이 그걸 보고 무서워한다오. 그러므로 불로 죽는 일이 별로 없는 것이오. 물은 약한 것이어서 사람들이 친근히 여겨 가지고 놀기 때문에 물 때문에 죽는 일이 많소. 그러기에 관대한 정치로 백성들을 굴복시키기는 어려운 것이오.”
자산은 몇 달을 앓다가 세상을 떠났다.
대숙이 집정을 하게 되었는데 차마 엄격한 정치를 못 하고 관대하게 했다. 그러자 도둑이 많아져 추부(萑苻)의 택지에서 인명을 빼앗는 일이 생겼다.
대숙은 후회하며 “내 일찍 그분의 말씀대로 했다면 이런 경우를 만나지 않았을 것이다.”고 말하고, 병사들을 출병시켜 추부 지방의 도둑을 잡아 죽이자 도둑이 뜸해졌다.
공자(孔子)가 말했다. “옳도다. 정치가 관대하고 후덕해지면 백성들이 경박해지는데, 백성들이 경박해지는 것을 시정하려면 엄격함으로 다스려 바로잡아야 한다. 엄한 정치는 백성들을 해치는데, 백성이 해침을 당하면 관대함을 베풀어야 한다. 관후함으로써 엄격함을 조절하고 엄격함으로써 관후함을 조절하면 정치는 이로써 조화를 이루게 된다.”
(鄭子産有疾, 謂子大叔曰, 我死, 子必爲政. 唯有德者, 能以寬服民. 其次莫如猛. 夫火烈, 民望而畏之. 故鮮死焉. 水懦弱, 民狎而翫之, 則多死焉. 故寬難. 疾數月以卒. 大叔爲政, 不忍猛而寬, 鄭國多盜取人於萑苻之澤. 大叔悔之曰, 吾早從夫子, 不及此. 興徒兵以攻萑苻之盜 盡殺之, 盜少止. 仲尼曰, 善哉. 政寬則民慢, 慢則糾之以猛, 猛則民殘, 殘則施之以寬. 寬以濟猛, 猛以濟寬, 政是以和.)」
관후함으로써 엄격함을 조절하고 엄격함으로써 관후함을 조절한다는 말에서 ‘관맹상제’가 유래했다.
▶️ 寬(너그러울 관)은 ❶형성문자로 寛(관)의 본자(本字), 宽(관)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넓다는 뜻을 나타내는 글자 萈(환, 관)이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❷형성문자로 寬자는 ‘너그럽다’나 ‘관대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寬자는 宀(집 면)자와 萈(산양 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萈자는 숫 산양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환→관’으로의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寬자는 본래 넓은 크기로 지어졌던 방의 일종을 뜻했던 글자였다. 그러나 후에 사람의 심성이나 배포를 넓은 방에 비유하게 되면서 ‘너그럽다’나 관대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寬(관)은 집이 넓다의 뜻이 전(轉)하여 넓다, 마음이 크다의 등의 뜻으로 ①너그럽다, 도량(度量)이 크다 ②관대(寬大)하다 ③관대(寬大)히 용서하다 ④느슨하다, 늦추다 ⑤넓다, 광활(廣闊)하다 ⑥크다 ⑦물러나다, 멀어지다 ⑧떠나다, 멀어지다 ⑨사랑하다 ⑩위로(慰勞)하다 ⑪(옷을)벗다 ⑫줄이다 ⑬성(姓)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사나울 맹(猛)이다. 용례로는 마음이 너그럽고 큼을 관대(寬大), 마음이 넓어 남의 말을 너그럽게 받아들이거나 용서함을 관용(寬容), 너그럽고 도량이 큼을 관홍(寬弘), 너그럽게 대접함을 관대(寬待), 너그럽게 다스리는 정치를 관정(寬政), 너그럽고 어짊을 관인(寬仁), 너그럽고 후함을 관후(寬厚), 마음이 아주 넒음을 관광(寬廣), 죄나 허물을 너그럽게 용서함을 관면(寬免), 너그럽게 용서함을 관서(寬恕), 앞이 탁 트여 넓음을 관창(寬敞), 너그러움을 관유(寬裕), 법을 너그럽게 적용하는 일을 관법(寬法), 마음을 너그럽게 가짐을 관심(寬心), 너그럽고 자애로움을 관자(寬慈), 죄를 너그럽게 용서함을 관죄(寬罪), 관대하고도 엄격함을 관엄(寬嚴), 너그러운 마음으로 참음을 관인(寬忍), 기한을 넉넉히 물림을 관한(寬限), 관대한 형벌을 관형(寬刑), 너그럽게 용서함을 관대(寬貸), 너그러움과 엄함을 관맹(寬猛), 너그럽게 억제함을 관억(寬抑), 도량이 넓고 성질이 활달함을 관활(寬闊), 마음이 크고 넓음을 유관(裕寬), 사람에게 관대하면 인심을 얻는다는 말을 관즉득중(寬則得衆), 너그럽고 덕망이 있어 여러 사람의 위에 설 수 있는 사람을 관대장자(寬大長者), 마음이 너그럽고 인자하며 도량이 넓다는 말을 관인대도(寬仁大度), 깊고 넓은 물에는 큰 고기가 깃든다는 말을 수관어대(水寬魚大) 등에 쓰인다.
▶️ 猛(사나울 맹)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개사슴록변(犭=犬; 개)部와 음을 나타내는 孟(맹)으로 이루어졌다. 힘센 개의 뜻이 전(轉)하여 '사납다'는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猛자는 ‘사납다’나 ‘용맹스럽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猛자는 犬(개 견)자와 孟(맏 맹)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孟자는 아이를 대야에 씻기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맏이’나 ‘우두머리’라는 뜻을 갖고 있다. 猛자는 이렇게 ‘우두머리’를 뜻하는 孟자에 犬자를 결합한 것으로 ‘개(犬)들의 우두머리(孟)’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무리를 이끄는 지도자는 굳세고 용맹스러워야 할 것이다. 그래서 猛자는 ‘강하다’나 ‘엄격하다’와 같은 뜻으로 쓰였었지만, 후에 ‘사납다’나 ‘잔혹하다’와 같이 무리를 이끌어야 하는 지도자의 다른 면을 표현하게 되었다. 그래서 猛(맹)은 어떤 명사(名詞) 앞에 쓰이어 아주 맹렬(猛烈)한의 뜻을 나타내는 말로 ①사납다 ②굳세고 용맹(勇猛)스럽다 ③건장(健壯)하다 ④날래다 ⑤세차다, 맹렬(猛烈)하다 ⑥굳고 강(強)하다 ⑦엄격(嚴格)하다, 준엄(峻嚴)하다 ⑧잔혹(殘酷)하다 ⑨갑자기 ⑩사나운 개,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기세가 몹시 사납고 세참을 맹렬(猛烈), 육식을 주로 하는 매우 사나운 짐승을 맹수(猛獸), 맹렬한 위세를 맹위(猛威), 사나운 범을 맹호(猛虎), 사나운 개를 맹견(猛犬), 사나운 적을 맹적(猛敵), 심한 독기를 맹독(猛毒), 몹시 세게 때리거나 침을 맹타(猛打), 맹렬하게 부는 바람을 맹풍(猛風), 깊이 반성함을 맹성(猛省), 사납고 세찬 기세를 맹세(猛勢), 매나 독수리들 같이 성질이 사납고 몸이 굳센 날짐승을 맹금(猛禽), 거센 흐름으로 세차게 밀어 닥치는 조수를 맹조(猛潮), 세차게 타오르는 불꽃을 맹염(猛炎), 사납고 굳센 장수를 맹장(猛將), 매우 사나운 기질을 맹기(猛氣), 매우 세차게 나아감을 맹진(猛進), 날래고 사나움을 용맹(勇猛), 몹시 사나움을 흉맹(凶猛), 몹시 사나움을 극맹(劇猛), 매우 굳세고 사나움을 강맹(强猛), 빼어나게 용맹함을 영맹(英猛), 모질고 사나움을 영맹(獰猛), 풀밭에 엎드려 있는 범이란 뜻으로 영웅은 일시적으로는 숨어 있지만 때가 되면 반드시 세상에 드러난다는 말을 맹호복초(猛虎伏草), 사나운 호랑이가 숲속에서 나옴의 뜻으로 용맹하고 성급한 성격의 사람을 일컫는 말을 맹호출림(猛虎出林), 범도 위엄을 잃게 되면 쥐와 같다는 뜻으로 군주도 권위를 잃게 되면 신하에게 제압을 당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맹호위서(猛虎爲鼠),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는 뜻으로 한 나라에 간신배가 있으면 어진 신하가 모이지 않음을 비유한 말을 구맹주산(狗猛酒酸), 위엄이 있으면서도 무섭지 않고 부드러움을 위이불맹(威而不猛), 용맹스럽게 힘써 나아감을 용맹정진(勇猛精進), 가혹한 정치는 호랑이 보다 더 사납다는 뜻으로 가혹한 정치의 폐해를 비유하는 말을 가정맹어호(苛政猛於虎) 등에 쓰인다.
▶️ 相(서로 상, 빌 양)은 ❶회의문자로 재목을 고르기 위해 나무(木)를 살펴본다는(目) 뜻이 합(合)하여 나무와 눈이 서로 마주본다는 데서 서로를 뜻한다. 나무에 올라 지세(地勢)를 멀리 넓게 보는 모습, 목표를 가만히 보다, 보고 정하는 일, 또 보는 상대, 상대의 모습 따위의 뜻으로도 쓴다. 지상에서 제일 눈에 잘 띄는 것은 나무이기 때문에 木과 目으로 합(合)하여 쓴다는 설도 있다. ❷회의문자로 相자는 ‘서로’나 ‘모양’, ‘가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相자는 木(나무 목)자와 目(눈 목)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相자는 마치 나무를 바라보고 있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졌다. 그래서 相자의 본래 의미도 ‘자세히 보다’나 ‘관찰하다’였다. 相자는 나에게 필요한 목재인지를 자세히 살펴본다는 의미에서 ‘자세히 보다’를 뜻했었지만, 후에 나무와 눈의 대치 관계에서 착안해 ‘서로’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相(상, 양)은 (1)얼굴의 생김새 (2)각 종류(種類)의 모양과 태도(態度) (3)그때그때 나타나는 얼굴의 모양새 (4)옛적 중국(中國)의 악기(樂器)의 한 가지. 흙으로 만들었는데 모양은 작은 북과 같음. 손에 들고 장단(長短)을 맞추어 두드림 (5)물리적(物理的), 화학적(化學的)으로 균질(均質)한 물질의 부분, 또는 그리한 상태. 기상(氣相), 액상(液相), 고상(固相)의 세 가지가 있음 (6)명사(名詞) 뒤에 붙어서 그 직위(職位)가 각료(閣僚)임을 나타내는 말 (7)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서로 ②바탕 ③도움, 보조자(補助者) ④시중드는 사람, 접대원(接待員) ⑤담당자(擔當者) ⑥정승(政丞) ⑦모양, 형상 ⑧방아타령 ⑨악기(樂器)의 이름 ⑩자세히 보다 ⑪돕다 ⑫다스리다 ⑬가리다, 고르다 ⑭따르다 ⑮이끌다 ⑯점치다 ⑰생각하다 그리고 ⓐ빌다, 기원하다(양) ⓑ푸닥거리하다(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서로 호(互)이다. 용례로는 서로 서로를 상호(相互), 서로 도움을 상조(相助), 두 가지 이상의 요소가 서로 효과를 더하는 일을 상승(相乘), 서로 어울림이나 상호 간에 교제함을 상고(相交), 서로 짝짐이나 서로 함께 함을 상반(相伴), 서로 반대됨 또는 서로 어긋남을 상반(相反), 서로 믿음이나 서로 신용함을 상신(相信), 두 가지 일이 공교롭게 마주침을 상치(相値), 서로 같음을 상동(相同), 서로 고르게 어울림이나 서로 조화됨을 상화(相和), 남녀가 불의의 사통을 함을 상간(相姦), 서로 마주 보고 있음이나 마주 겨룸 또는 그 대상을 상대(相對), 생김새나 모습을 양상(樣相), 잘 알려지지 않거나 잘못 알려지거나 감추어진 사물의 참된 내용이나 사실을 진상(眞相), 어떤 사물이 다른 사물과의 관계 속에서 가지는 위치나 양상을 위상(位相), 실제의 모양을 실상(實相), 사람의 얼굴의 생김새를 인상(人相), 겉에 드러나는 추한 몰골을 흉상(凶相), 서로 높이고 중하게 여김을 상호존중(相互尊重), 서로 바라보이는 가까운 곳을 상망지지(相望之地), 남녀가 서로 그리워하면서도 만나보지 못함을 상사불견(相思不見), 사랑하는 남녀가 서로 그리워해 잊지 못함을 상사불망(相思不忘), 서로 사랑하고 서로 도움을 상애상조(相愛相助), 윗물이 흐리면 아랫물도 맑지 않다는 상즉불리(相卽不離) 등에 쓰인다.
▶️ 濟(건널 제)는 ❶형성문자로 済(제)의 본자(本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齊(제)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齊(제)는 물건이 많이 가지런한 일을 말한다. 또 濟(제)는 물건이 가득 있는 강인데, 제수(濟水)란 중국의 사대하천(四大河川)의 하나로 그 근처에 옛날 제(齊)라고 하는 큰 나라가 있었다. 더욱이 제(齊)는 다스리다, 가지런하여지는 일이므로, 제(濟)란 강을 건너게 하다, 구제하다란 뜻으로도 쓰인다. ❷형성문자로 濟자는 ‘건너다’나 ‘돕다’, ‘구제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濟자는 水(물 수)자와 齊(가지런할 제)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齊자는 ‘가지런하다’라는 뜻이 있지만, 여기에서는 발음역할만을 하고 있다. 濟자는 사실 강 이름을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였다. 하지만 지금은 단순히 ‘건너다’나 ‘구제하다’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濟(제)는 ①건너다 ②돕다 ③도움이 되다 ④구제하다 ⑤이루다 ⑥성공하다 ⑦성취하다 ⑧더하다 ⑨소용(所用) 있다 ⑩쓸모가 있다 ⑪유익하다 ⑫많다 ⑬그치다 ⑭원조(援助) ⑮도움 ⑯나루 ⑰물의 이름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구원할 구(救)이다. 용례로는 물을 건넘이나 물을 건네줌을 제도(濟度), 제주도에서 나는 말을 제마(濟馬), 세상의 폐해를 없애고 사람을 고난에서 건져줌을 제세(濟世), 어려운 사람을 구제함을 제빈(濟貧), 인류가 재화를 획득하여 그 욕망을 충족시키는 활동을 경제(經濟), 어려운 지경에 빠진 사람을 구하여 냄을 구제(救濟), 결정하여 끝맺음을 결제(決濟), 빚을 갚는 것을 변제(辨濟), 줄 돈을 다 갚는 것을 반제(返濟), 건져 구제함을 증제(拯濟), 힘을 합하여 서로 도움을 공제(共濟), 적을 치러 가면서 배를 타고 물을 건너고 나서는 그 배를 태워버린다는 제하분주(濟河焚舟), 세상을 구제할 만한 뛰어난 재주와 역량을 제세지재(濟世之才), 중생을 제도하여 이익을 주는 일을 제도이생(濟度利生), 고해에 있는 중생을 건져주는 일을 제도중생(濟度衆生), 세상을 구제하고 백성을 편안하게 함을 제세안민(濟世安民), 약한 나라를 구제하고 기울어지는 제신을 도와서 붙들어 줌을 제약부경(濟弱扶傾), 몸가짐이 위엄 있고 질서 정연함을 제제창창(濟濟蹌蹌)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