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락(苦樂)(1934) _김소월
무겁은 짐 지고서 닷는 사람은
崎嶇(기구)한 발뿌리만 보지말고서
때로는 고개드러 四方山川의
시언한 세상 風景 바라보시오
먹이의 달고 씀은 입에 딸니고
榮辱(영욕)의 苦와 樂도 맘에 딸녓소
보시오 해가저도 달이 뜬다오
그믐밤 날굿거든 쉬어가시오
무겁은짐 지고서 닷는 사람은
숨차다 고갯길을 탄치말고서
때로는 맘을 눅여 坦坦大路(탄탄대로)의
이제도 잇슬것슬 생각하시오
便安이 괴롭음의 씨도 되고요
쓰림은 즐겁음의 씨가 됩니다
보시오 火田망정 갈고 심그면
가을에 黃金이삭 수북달니오
칼날우헤 춤추는 人生이라고
물속에 몸을 던진 몹쓸 게집애
어찌면 그럴듯도 하긴하지만
그럿치 안은 줄은 왜 몰낫든고
칼날우에 춤추는 人生이라고
自己가 칼날우헤 춤을 춘게지
그 누가 밋친춤을 추라햇나요
얼마나 빗꼬이운 게집애든가
야말로 재고생을 제가 사서는
잠을데 다시업서 엄남기지요
무겁은짐 지고서 닷는사람은
길까의 청풀밧테 쉬어가시오
무겁은짐 지고서 닷는 사람은
崎嶇(기구)한 발뿌리만 보지 말고서
때로는 春夏秋冬 四方山川의
뒤밧귀는 세상도 바라보시오
무겁다 이짐일낭 버슬겐가요
괴롭다 이길일낭 아니것겟나
무겁은짐 지고서 닷는사람은
보시오 시내우헤 물한방울을
한방울 물이라지 모여흐르면
흘러가서 바다의 물결됩니다
하눌로 올라가서 구름됩니다
다시금 땅에나려 비가됩니다
비되여 나린물이 모둥켜지면
山間엔 瀑布되어 水力電氣요
들에선 灌漑(관개)되어 萬鐘石이오
매말러 타는 땅엔 기름입니다
어엽분 꼿한가지 이울어갈제
밤에찬 이슬되여 축여도 주고
외롭은 어느 길손 창자조릴제
갈까의 찬샘되여 눅궈도주오
시내의 여지업는 물한방울도
흐르는 그만뜻이 이러하거든
어느人生 하나이 저만저라고
崎嶇(기구)하다 이길을 타발켓나요
이짐이 무겁음에 뜻이잇고요
이짐이 괴로움에 뜻이잇다오
무겁은짐 지고서 닷는사람이
이세상 사람답은 사람이라오
『三千里』 56호. (1934. 11). pp.208~211.
<자료출처: 한국저작권위원회 / 재편집: 오솔향>
카페 게시글
검색이 허용된 게시물입니다.
오솔향 명시방
김소월_고락(苦樂)
오솔향
추천 0
조회 35
21.02.15 22:44
댓글 0
다음검색